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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두48235 판결

[감차명령처분취소등][공2016상,618]

판시사항

[1] 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 이 규정하는 취소 확정판결의 ‘기속력’과 같은 법 제8조 제2항 에 의하여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216조 , 제218조 가 규정하는 ‘기판력’의 의미

[2] 종전 처분이 판결에 의하여 취소된 경우, 종전 처분과 다른 사유를 들어 새로이 처분을 하는 것이 기속력에 저촉되는지 여부(소극) 및 이때 동일 사유인지 다른 사유인지 판단하는 기준 / 취소 확정판결의 당사자인 처분 행정청이 종전 처분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를 내세워 다시 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새로운 처분의 사유가 종전 처분의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다르지만 종전 처분 당시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당사자가 알고 있었던 경우, 이를 내세워 새로이 처분을 하는 것이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는지 여부(소극)

[3]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의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이에 이르렀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 은 “처분 등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그 사건에 관하여 당사자인 행정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을 기속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취소 확정판결의 ‘기속력’은 취소 청구가 인용된 판결에서 인정되는 것으로서 당사자인 행정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에게 확정판결의 취지에 따라 행동하여야 할 의무를 지우는 작용을 한다. 이에 비하여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에 의하여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216조 , 제218조 가 규정하고 있는 ‘기판력’이란 기판력 있는 전소 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후소를 허용하지 않음과 동시에,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한다.

[2] 취소 확정판결의 기속력은 판결의 주문 및 전제가 되는 처분 등의 구체적 위법사유에 관한 판단에도 미치나, 종전 처분이 판결에 의하여 취소되었더라도 종전 처분과 다른 사유를 들어서 새로이 처분을 하는 것은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동일 사유인지 다른 사유인지는 확정판결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된 종전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고,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하여진 때의 법령과 사실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확정판결의 당사자인 처분 행정청은 종전 처분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를 내세워 다시 처분을 할 수 있고, 새로운 처분의 처분사유가 종전 처분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하지 않은 다른 사유에 해당하는 이상, 처분사유가 종전 처분 당시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당사자가 이를 알고 있었더라도 이를 내세워 새로이 처분을 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는다.

[3]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2조 제1항 본문의 내용 및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의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운송사업자의 명의를 이용하여 운송사업자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운송사업자의 일반적인 지휘·감독 아래 개별 차량을 운행하게 한 것에 불과하다면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운송사업자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함으로써 명의이용행위에 이르렀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차량의 공제조합 가입명의인 및 관련 운전종사자들과의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명의상 고용주가 누구인지 등 외형적 요소에 구애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형적 요소보다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차량을 이용하게 된 경위와 이용에 수반된 약정의 내용이 어떠한지, 운전종사자들에 대한 차량 배차나 운행, 휴무, 교육, 납입할 운송수입금의 액수 등에 관한 지휘·감독권한을 누가 실질적으로 행사하는지, 차량 운행에 따른 손익의 위험을 누가 최종적으로 부담하는지, 운전종사자들에 대한 임금과 4대 보험료나 유류비·수리비 등 차량 운행비용을 누가 실질적으로 부담하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신미운수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헌 담당변호사 김대원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서울특별시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산경 담당변호사 이석형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취소판결의 기속력 및 기판력에 관하여(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

가. (1) 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 은 “처분 등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그 사건에 관하여 당사자인 행정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을 기속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취소 확정판결의 ‘기속력’은 취소 청구가 인용된 판결에서 인정되는 것으로서 당사자인 행정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에게 확정판결의 취지에 따라 행동하여야 할 의무를 지우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에 의하여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216조 , 제218조 가 규정하고 있는 ‘기판력’이란 기판력 있는 전소 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후소를 허용하지 않음과 동시에,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다19083 판결 등 참조).

(2) 취소 확정판결의 기속력은 그 판결의 주문 및 전제가 되는 처분 등의 구체적 위법사유에 관한 판단에도 미치나, 종전 처분이 판결에 의하여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종전 처분과 다른 사유를 들어서 새로이 처분을 하는 것은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동일 사유인지 다른 사유인지는 확정판결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된 종전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 동일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고,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에 따라 결정된다 ( 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3두7705 판결 등 참조). 또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하여진 때의 법령과 사실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확정판결의 당사자인 처분 행정청은 종전 처분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를 내세워 다시 처분을 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두14401 판결 등 참조), 새로운 처분의 처분사유가 종전 처분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하지 않은 다른 사유에 해당하는 이상, 해당 처분사유가 종전 처분 당시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당사자가 이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내세워 새로이 처분을 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는다.

(3) 한편 취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판결의 주문에만 미치고, 또한 소송물인 행정처분의 위법성 존부에 관한 판단 그 자체에만 미치는 것이므로 전소와 후소가 그 소송물을 달리하는 경우에는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후소에 미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누582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 신미운수 주식회사(이하 ‘원고 신미운수’라고 한다)는 별지 1 목록 기재 차량 70대를 포함하여 101대의 택시를, 원고 주호교통 주식회사(이하 ‘원고 주호교통’이라고 한다)는 별지 2 목록 기재 차량 23대를 포함하여 101대의 택시를 각 보유하여 일반택시운송사업을 하고 있다.

(2) 피고는 2008. 5. 22. ‘원고들이 2007. 11. 합계 48대(원고 신미운수 25대, 원고 주호교통 23대)의 택시를 도급제 형태로 운영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게 하였다’는 사유로, 원고들에게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08. 3. 21. 법률 제898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 제76조 제1항 제13호 등에 의해 위 각 택시에 대하여 감차명령(이하 ‘종전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3) 원고들은 서울행정법원 2008구합22549호 로 종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09. 7. 9. 원고들의 택시 48대 운영행위가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유로 종전 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원고들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가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09누22623호 로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0. 1. 27. 그 변론을 종결하여 같은 해 2. 10.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가 이에 상고하였으나 2010. 5. 27. 상고기각되어 그 무렵 위 원고들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확정된 위 원고들 승소판결을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고 한다).

(4) 그 후 피고는 2013. 3. 22. 원고들에 대하여 “원고들이 2006. 7. 3.부터 2010. 9. 14.까지 소외 1에게 차량 1대당 일정 임대료를 매월 지급받는 방법으로 총 263회에 걸쳐 원고들의 차량을 임대하고, 원고 신미운수는 같은 방법으로 2007. 3.경부터 2010. 9. 30.까지 소외 2에게 총 233회, 2007. 4.경부터 2010. 9. 30.까지 소외 3에게 총 294회, 2007. 7.경부터 2008. 12. 31.까지 소외 4에게 79회에 걸쳐 원고 신미운수의 차량을 임대하여 소외 1과 소외 2, 소외 3, 소외 4(이하 ‘소외 2 등’이라고 한다)로 하여금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2조 제1항 , 제85조 제1항 제13호 등에 의하여 별지 1, 2 목록 기재 각 차량에 대하여 감차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① 기판력이 미치는 동일한 소송물인지 여부는 제재처분의 대상이 된 위반사실의 기본적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고, 기판력의 시적 범위는 행정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로 보아야 한다고 전제한 후, ②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2조 제1항 에서 금지된 명의이용행위는 그 구성요건의 성질상 동종행위의 반복이 예상되는 이상, 운송사업자가 일정기간 동일 차량에 관하여 계속적으로 명의이용행위를 하게 한 경우 이는 포괄적으로 1개의 위반행위를 구성하므로, 종전 처분과 이 사건 처분 중 동일한 차량에 관한 명의이용행위를 사유로 한 부분은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아야 하는데, ③ 별지 3 목록 1, 2항 기재 각 차량(이하 ‘이 사건 중복차량’이라고 한다)은 종전 처분에서도 감차대상이었고, 이 사건 처분에서 이 사건 확정판결의 항소심 변론종결시인 2010. 1. 27. 이전의 명의이용행위를 처분사유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중복차량 관련 부분은 이 사건 확정판결의 기속력이나 기판력에 저촉되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라. 그러나 앞서 본 법리 및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판단은 이를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1)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중복차량에 관하여 별지 3 목록 제1, 2항의 해당 차량별 ‘명의이용기간’란 기재와 같이 위반행위 기간을 특정하였다. 그런데 해당 차량 중 별지 3 목록 제1항 순번 2, 4, 7, 9번 및 제2항 순번 3, 5, 6, 7번 기재 차량의 경우 그 처분의 대상인 위반행위에 종전 처분의 대상인 2007. 11.에 있었던 명의이용행위도 포함되어 있고, 이 사건 처분사유 가운데 종전 처분의 대상이었던 이 사건 중복차량 중 일부 차량의 위 기간 동안의 명의이용행위 부분은 종전 처분사유와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이 부분까지도 위반행위에 포함시킨 것은 이 사건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된다 할 것이다.

(2) 그러나 이 사건 처분사유 가운데 종전 처분의 대상이었던 위 기간 동안의 명의이용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볼 때, 종전 처분사유와 그 기간을 달리함으로써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가 위 부분 위반행위를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로 삼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

(3) 그리고 이 사건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소송물이었던 종전 처분의 위법성 존부에 관한 판단 그 자체에만 미치는 것이고, 이 사건 처분을 대상으로 하여 그 소송물을 달리하는 이 사건 소에는 미치지 않는다.

마.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2조 제1항 에서 금지된 명의이용행위의 경우 그 행위의 반복이 예상된다는 법률적·규범적 요소를 위주로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중복차량에 관한 부분 전부가 이 사건 확정판결의 기속력 내지 기판력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확정판결의 기속력 내지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명의이용행위가 있었는지에 관하여(원고의 상고이유 및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

가. 소외 1 관련 명의이용행위가 있었는지에 관하여(원고의 상고이유)

(1)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2조 제1항 본문은 “운송사업자는 다른 운송사업자나 운송사업자가 아닌 자로 하여금 유상이나 무상으로 그 사업용 자동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게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 내용 및 그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의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운송사업자의 명의를 이용하여 그 운송사업자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운송사업자의 일반적인 지휘·감독 아래 개별 차량을 운행하게 한 것에 불과하다면 위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4129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운송사업자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함으로써 명의이용행위에 이르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차량의 공제조합 가입명의인 및 관련 운전종사자들과의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명의상 고용주가 누구인지 등 외형적 요소에 구애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와 같은 외형적 요소보다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차량을 이용하게 된 경위와 그 이용에 수반된 약정의 내용이 어떠한지, 운전종사자들에 대한 차량 배차나 운행, 휴무, 교육, 납입할 운송수입금의 액수 등에 관한 지휘·감독권한을 누가 실질적으로 행사하는지, 차량 운행에 따른 손익의 위험을 누가 최종적으로 부담하는지, 운전종사자들에 대한 임금과 4대 보험료나 유류비·수리비 등 차량 운행비용을 누가 실질적으로 부담하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소외 1이 원고들로부터 택시 총 29대를 월·일별 일정한 가격으로 임차한 후 스스로 운수종사자들을 모집한 점, ② 소외 1은 광명시 (주소 생략)에 사무실을 마련해 지원자들의 입사 구비서류를 제출받고 일부 운수종사자들과는 직접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 ③ 소외 1은 그 모집한 운수종사자들에 대한 택시 배차, 납입할 운송수입금의 액수 및 휴가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행사한 점, ④ 소외 1은 원고들과 별도로 배차일보, 운행일보 등을 작성·보관한 점, ⑤ 소외 1은 그 모집한 운수종사자들이 결근하여 택시가 운행되지 못한 경우에도 원고들에게 약정금액을 지급하기로 한 점, ⑥ 원고들은 그 소속의 정식 운수종사자들과 소외 1 모집의 운수종사자들의 일일 엘피지(LPG) 사용료, 입금액 등을 적은 자료를 별도로 구분·관리한 점, ⑦ 원고들은 소외 1이 모집한 운수종사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으며, 4대 보험료도 LPG 보조금에서 공제하여 실질적으로 이를 부담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들어, 원고들이 소외 1 모집의 운수종사자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더라도, 이는 실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이 단속 등을 회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소외 1은 원고들의 지휘·감독이 배제된 상태에서 원고들의 명의를 이용하여 독립적으로 택시운송사업을 경영하였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의이용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소외 2 등의 명의이용행위가 있었는지에 관하여(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소외 2 등은 소외 1과 달리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지 아니하였고, 원고 신미운수의 배차실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 ② 소외 2 등이 배차일보 등 장부를 별도로 작성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점, ③ 소외 2 등은 원고 신미운수 외에 다른 운송사업자들로부터는 택시를 제공받지 않은 점, ④ 소외 2 등이 원고 신미운수로부터 제공받은 택시는 총 64대에 이르는 반면, 소외 2 등이 모집·관리한 운수종사자들의 인원은 소외 1이 모집·관리한 인원의 절반이 되지 않는 점 등의 사정을 들어, 소외 2 등이 원고 신미운수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 중 별지 3 목록 제3항 기재 차량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① 소외 2 등도 소외 1과 마찬가지로 원고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택시를 제공받아 운수종사자를 모집한 사실, ② 소외 2 등은 그 모집한 운수종사자들에 대한 택시 배차 및 휴가 등에 대한 결정권한을 행사한 사실, ③ 원고들은 소외 2 등이 모집한 운수종사자들의 일일 LPG 사용료 등에 관한 자료를 별도로 관리하였으며, 위 운수종사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고 4대 보험료도 실질적으로 부담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① 소외 2 등도 원고들로부터 택시를 임차한 후 그 운영에 따른 손익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해 왔고, 그 운수종사자들을 관리하여 왔다고 볼 수 있으며, ② 원고 신미운수는 소외 1과 소외 2 등에게 택시를 임대하면서 그 임대조건 및 관리형태 등에서 별다른 차이를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③ 소외 2 등이 원고 신미운수로부터 택시를 임차한 횟수 및 임차기간도 상당하므로, 소외 2 등도 소외 1과 마찬가지로 원고 신미운수의 지휘·감독이 배제된 상태에서 독립적으로 택시운송사업을 경영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리고 원심판시와 같이 소외 2 등이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지 않았거나 배차일보 등 경영상 필요한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명의이용행위를 통한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그 사업을 실제로 경영하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2조 제1항 은 여러 운송사업자들로부터 차량을 빌리는 것을 명의이용행위의 요건으로 하지도 않으므로, 원심판시의 사정들은 소외 2 등이 원고 신미운수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였는지에 관한 판단을 좌우할 만한 정도의 것이 아니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소외 2 등이 명의이용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2조 제1항 에서 정한 명의이용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피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도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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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지 3] 목록: 생략]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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