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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1. 27.자 2002아34 결정

[위헌제청신청][미간행]

판시사항

[1] 위헌제청신청의 적법 요건

신청인

박태삼 외 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영화 외 1인)

주문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중 구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1998. 9. 14. 법률 제5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 제14조 제3항 , 은행법 제46조 부분에 관한 신청을 각하하고,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1. 주문 기재 법률 제10조 제1항 , 제14조 제3항 , 은행법 제46조 에 대한 위헌주장 부분

법원이 어느 법률의 위헌 여부의 심판을 제청하기 위하여는, 당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을 하기 위한 전제가 되어야 하는바, 여기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함은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고,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 대법원 2002. 9. 27.자 2002초기113 결정 참조).

이 사건 신청사건의 본안소송인 당원 2002두5313 사건은 금융감독위원회(이하 '금감위'라고 한다)가 1998. 6. 29. 주식회사 경기은행(이하 '경기은행'이라고 한다)에게 한 영업정지, 계약이전결정, 임원 전원의 업무집행정지 및 관리인 선임(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한다)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고, 위 각 처분은 금융감독위원회(이하 '금감위'라고 한다)가 '경기은행은 구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1998. 9. 14. 법률 제5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3호 (가)목 의 부실금융기관으로서 법 제11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경영개선명령의 이행 또는 다른 금융기관과의 합병이나 영업의 양도 등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법 제11조 제1항 (임원 전원의 업무집행정지) 및 법 제14조 제2항 (영업정지 및 계약이전결정)에 기하여 한 처분이므로, 법 제10조 제1항 , 법 제14조 제3항 은행법 제46조 는 이 사건 각 처분의 근거 법률이 아니어서 본안소송의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이라고 할 수 없고, 위 규정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본안소송에서 다른 판단을 하게 되는 것도 아니므로, 위 규정들은 본안소송사건의 재판을 하기 위한 전제가 된다고 할 수 없어 이를 대상으로 한 신청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2. 나머지 위헌주장 부분

가.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 또는 법률의 명확성의 원칙 위반 여부 등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은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고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금융기관으로서 금감위 등이 결정한 금융기관을 부실금융기관이라고 하고, 이 경우 '채무와 재산의 평가 및 산정'은 금감위가 미리 정하는 기준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 위 규정에서 사용된 '채무'와 '재산'은 '부채'와 '자산'이라는 금융기관에서 일반적인 개념으로 통용되는 회계학적 용어에 대응하여 사용된 개념으로서 해석상 그 본질적인 한계가 있고, 실제 이러한 개념을 실무상 적용함에 있어서는 해당분야의 기술적·전문적 경험이 필요할 뿐 아니라 국가경제정책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으로 업무의 성질상 금감위의 고시로 위임하는 것이 불가피한 사항이라고 볼 수 있으며, 금감위가 고시로써 미리 정하도록 위임된 사항은 부실금융기관의 산정기준이 되는 세부적인 사항인 재산과 채무의 개념정립 및 그 적용, 재산과 채무에 대한 평가 및 산정에 관한 기준을 정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누구라도 위 규정 자체로부터 금감위의 고시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규정에서 말하는 미리 정하는 기준의 개념이 불분명하다거나, 금감위에게 위임된 기준의 내용이 포괄적이라고 할 수 없다 ( 헌법재판소 2004. 10. 28. 선고 99헌바91 결정 참조).

또한, 위 규정은 재산과 채무를 평가하여 산정한 결과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고,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금융기관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는 외에 추가로 금감위에게 당해 금융기관의 경영부실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지 여부를 판단하여 부실금융기관 해당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취지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규정은 금감위에 대한 권한의 위임이 그 위임의 범위 및 판단 기준에 있어서 충분히 규정되고 제한되어서 그 자의적인 법적용을 배제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

그러므로 위 규정이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 또는 법률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법 제11조 제1항 은 일정한 경우 부실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식의 일부소각 또는 병합, 임원의 직무집행정지 및 관리인의 선임, 합병,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양도, 제3자에 의한 당해 금융기관의 인수 등의 경영개선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경영개선명령에 은행업무의 정지나 계약이전결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위 규정에 기하여 은행업무정지 및 계약이전결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를 두고 사유재산권에 대한 불명확한 제한조치를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

법 제14조 제2항 제3호 는 금감위가 부실금융기관에 대하여 계약이전결정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는 경우의 하나로 '채무가 재산을 현저히 초과함으로써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경영개선명령의 이행 또는 부실금융기관의 합병 등이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들고 있는바 , 여기서 '채무가 재산을 현저히 초과하는 경우'라 함은 법 제11조 에 규정된 경영개선명령 또는 합병 등의 알선을 하더라도 그 명령의 이행 또는 합병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획일적으로 정하기 곤란할 뿐 아니라 그 판단에 고도의 전문지식 및 경험이 필요하여 금감위로 하여금 당해 금융기관의 경영부실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그 해당 여부를 판단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므로, ' 채무가 재산을 현저히 초과하는 경우'에 대하여 그 판단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

그리고 법 제14조 제2항 은 계약이전결정을 내리는 국가기관, 대상이 되는 금융기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요건 등을 분명하게 규정하면서, 단지 금감위에게 예금자보호 및 신용질서의 안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계약이전의 대상이 되는 자산의 종류 및 부실의 정도, 이전받는 금융기관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계약이전의 대상이 되는 계약의 범위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은 금감위의 위 권한행사에 관하여 자의적인 법적용을 배제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

그러므로 위 규정이 법률의 명확성의 원칙 등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

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사유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지 여부

금융기관의 부실은 다른 사기업의 경우와는 달리 국가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가 매우 크므로 부실금융기관의 파산, 예금지급불능 등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국가경제를 안정시킬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위하여 부실금융기관의 금융거래에서 발생한 계약상의 지위를 다른 건전한 금융기관 또는 성업공사 등 공적기관에게 이전하고, 그 이전되는 자산과 부채의 차액 상당을 정부 등의 출연을 통하여 보전해 주는 방식(이하 '계약이전방식'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부실금융기관을 정비함으로써 예금자의 보호와 금융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 법 제14조 의 입법목적이 있는 점, 채무가 재산을 현저히 초과하는 등 부실의 정도가 너무 커서 공적자금을 투입하더라도 경영을 정상화하기 어려운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당해 금융기관의 소멸을 전제로 계약이전방식에 의하여 부실금융기관 정비절차를 취하는 것 또한 예금자보호 및 금융거래의 안전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는 점, 계약이전방식에 의한 부실금융기관의 정비는 부실의 정도가 심하여 당해 금융기관이 법 제11조 의 규정에 의한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법 제11조 에서 정하고 있는 방법으로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취하는 예외적인 조치이므로 주주총회의 결의 없이도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는 점, 위와 같은 부실금융기관의 경우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부실경영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조치와 관계없이 이미 그 가치가 사실상 소멸한 상태에 있다고 할 것이고, 주주들은 주주총회 참석, 소수주주권의 행사 등을 통하여 기업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실경영의 결과로 나타난 손실에 대하여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점, 부실금융기관의 정비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해 금융기관이 부실화된 데에 책임이 있는 기존의 임원들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그들을 대신하여 정비업무를 수행할 관리인을 선임할 필요가 적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법 제2조 제3호 (가)목 , 제11조 제1항 , 제14조 제2항 의 각 규정에 따른 계약이전결정 등의 조치는 국가경제의 안정을 실현하기 위하여 적절하고 필요한 수단이고, 위 각 규정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의 비중과 부실금융기관의 주주들이 입는 재산권 침해의 정도를 비교하더라도 양자 사이에 적절한 균형관계가 인정되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사유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거나 헌법 제23조 , 제37조 제1항 , 제119조 , 제126조 등에 위반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

3.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신청대상조항 중 법 제10조 제1항 , 제14조 제3항 , 은행법 제46조 부분에 관한 신청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윤재식(주심) 이용우 김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