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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8. 12. 26. 선고 2007헌마1149 결정문 [세무사법 제5조의 2 위헌확인]

[결정문]

사건

2007헌마1149 세무사법 제5조의2 위헌확인

청구인

1. 김○범

2. 김○혁

3. 송○숙

4. 윤○례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손난주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세무사자격시험에 응시하려고 준비 중인 자들인바, 세무사법 제5조의2가 일정한 경력을 갖춘 세무직 공무원 등에 대하여 세무사자격시험 중 일부를 면제하고 있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없이 일정 경력 공무원과 일반 응시자를 차별하는 것이고 자유경쟁을 제한하며 일반 응시자인 청구인들의 합격가능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청구인들의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07. 10. 15.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청구취지에서 세무사법 제5조의2 전체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이유를 살펴보면 위 조항에서 세무직 공무원 등에 대하여 세무사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하도록 규정한 것의 위헌여부를 다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험 면제 규정을 ‘탄핵 또는 징계처분에 의하여 그 직에서 파면 또는 해임된 자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같은 조 제3항 및 ‘제1차 시험에 합격한 자에 대하여는 다음 회의 시험에 한하여 제1차 시험을 면제한다’는 같은 조 제4항은 위 주장과 무관하고 달리 이들 규정에 대한 위헌 주장을 찾아볼 수 없는바 이들 규정은 심판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세무사법 제5조의2 제1항, 제2항(각 2005. 12. 29. 법률 제7796호로 일부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라 할 것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으며 관련 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세무사법 제5조의2(시험의 일부면제)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제1차시험을 면제한다.

1. 국세(관세를 제외한다. 이하 같다)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인 자

2. 지방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인 자 중 5급 이상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

3. 지방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20년 이상인 자

4. 대위 이상의 경리병과장교로서 10년 이상 군의 경리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자

②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제1차시험의 전과목과 제2차시험의 과목중 2분의 1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부과목을 면제한다.

1.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인 자 중 5급 이상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

2.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20년 이상인 자

③, ④ 각 생략

2.청구인들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세무사자격시험 제2차시험의 합격선은 매년 60점 미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바, 사실상 상대평가방식에 의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일반 응시자의 합격가능성이 현저히 제한된다고 볼 수 있어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정 경력공무원에 대하여 세무사 자격을 부여해도 좋다고 볼 만한 적정한 소양평가 없이 단지 일정 기간 동안 실무에 종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실무경험과 무관한 과목에 대한 시험도 면제하는 등 시험면제의 대상 및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합리적 근거가 없어 해당 공무원에 대한 보상 내지 특혜에 불과하다고 보여지는 바, 자유경쟁을 제한하여 일반 응시자의 합격가능성을 저해하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 및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즉, 제1차시험 중 세법학개론을 제외한 과목들은 세무관련 행정실무 경험과는 무관한 과목들이므로 이들 과목에 대한 시험을 면제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는 자의적 차별이고, 세법학개론의 경우에는 그 세부 구성분야가 모두 국세에 관한 것이므로 지방세 공무원에 대해 세법학개론 과목 시험을 면제해 주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 또한 경리업무 담당장교의 경우 경리업무는 세무행정의 전문성과는 연관이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제1차시험을 면제하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한편, 제2차시험의 세법학 제2부 과목 중 지방세법은 국세관련 업무와 무관하므로 국세 공무원에 대해 이들 과목의 시험을 면제해 주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

나.국세청장의 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정 경력공무원에 대한 시험면제를 규정하고 있을 뿐 일반 응시자인 청구인들을 직접적인 규율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고, 세무사자격시험은 절대평가방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이들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일정 경력공무원에 대한 혜택이 제거될 뿐 세무사시험의 합격자 수가 당연히 증가하는 것은 아니므로 청구인들의 법적지위가 향상된다고 할 수 없어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단순한 간접적, 사실적 이해관계만 가진다고 할 것이

므로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상당기간 세무행정의 실무 경험을 갖춘 공무원의 경우 세무사자격시험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는 세무행정 관련 전문지식이나 능력을 이미 갖춘 것으로 볼 수 있어 일부 과목에 대한 평가는 불필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정 경력공무원에 대하여 시험의 일부를 면제해 주는 데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구체적인 시험면제의 대상 및 범위는 입법자가 결정할 재량사항으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는데 세무사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해 주는 취지가 경력공무원의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직무의욕을 고취시키고 성실한 장기근무를 유도하는 데에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넘어 자의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과 같은 일반 응시자의 세무사자격시험 응시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고, 세무사자격시험은 일정점수를 취득하면 합격하는 절대평가방식에 의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시험합격 가능성을 저해한다고도 볼 수 없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기획재정부장관의 의견

위 국세청장의 의견과 대체로 유사하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당해 법률에 의하여 청구인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 즉 자기관련성이 없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지만 평등권의 침해를 주장하는 헌법소원사건에서는 비교집단에게 혜택을 부여하

는 법규정이 위헌이라고 선고되어 그러한 혜택이 제거된다면 비교집단과의 관계에서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향상된다고 볼 여지가 있는 때에는 청구인들이 그 법규정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는 자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01. 11. 29. 2000헌마84 , 판례집 13-2, 750, 756).

세무사자격시험 중 제1차시험에서는 매과목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를 합격자로 결정하고(세무사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2차시험에서는 매과목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를 합격자로 결정하되, 다만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가 최소합격인원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동 최소합격인원의 범위안에서 매과목 40점 이상을 득점한 자 중에서 전과목 평균득점에 의한 고득점자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같은 조 제2항).

살피건대, 제2차시험은 제1차시험에 합격한 자 또는 제1차시험이 면제된 자만이 응시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제1차시험을 면제하는 부분이 위헌으로 결정되어 일정 경력공무원에 대한 제1차시험 면제혜택이 제거되면 그만큼 제2차시험 응시자의 수가 감소하여 제2차시험의 경쟁률이 감소하게 된다. 이는 최소합격인원을 정하고 상대평가방식을 병행하고 있는 제2차시험의 합격자 결정에서 청구인들과 같은 일반 응시자를 포함한 응시자들의 합격가능성 증대와 개념상 연결될 수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향상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편, 제2차시험의 경우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전 과목에서 매과목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을 받는 것 보다는 일부 과목에서만 이러한 점수를 받는 것이 쉽

다고 할 것이므로 시험면제혜택이 제거될 경우 매과목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을 받는 경력공무원의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라 최소합격인원을 정하고 있는 제2차시험에서는 그 감소분 중에서 일반 응시자가 합격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일반 응시자의 법적지위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제2차시험에서 위와 같은 점수를 받은 자가 최소합격인원에 미달하는 경우 시험면제혜택을 받는 경력공무원은 제2차시험 과목 중 절반에서만 일반 응시자와 경쟁하여 고득점을 받으면 합격하게 되는 반면 일반 응시자는 전과목에서 고득점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으므로 그만큼 불이익을 받게 되는데, 시험면제혜택이 제거되면 일반 응시자가 받는 위와 같은 불이익이 제거됨으로써 상대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일반 응시자의 합격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일반 응시자인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향상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을 갖는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헌법 제15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직업의 자유를 가지지만, 국가는 국민의 신체와 재산의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직업들에 대해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 직업의 수행에 필요한 자격제도를 둘 수 있으며, 이 때 그 자격제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는 그 직업에 요구되는 전문적인 능력이나 자질, 그 직업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공급 상황 기타 여러 사회ㆍ경제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사항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자격제도의 형성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며, 입법자가 합리적인 이유없이 자의적으로 자격제

도의 내용을 규정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그 자격제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07. 5. 31. 2006헌마646 , 판례집 19-1, 745, 751-752).

이 사건은 세무사라는 자격제도의 형성에 관한 것이므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어 그 내용이 합리적인 이유없이 자의적으로 규정된 경우에만 위헌이라고 할 것인바,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반 응시자와 달리 일정 경력공무원에게 세무사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해 주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가. 평등권 침해 여부

(1) 평등원칙의 의의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평등의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ㆍ실질적 평등을 뜻하며,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뿐이다.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세무사제도는 자격제도의 하나이고 입법자에게는 그 자격요건을 정함에 있어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세무사자격시험에 관해 규율하면서 합리적인 근거 없이 현저히 자의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07. 5. 31. 2006헌마646 , 판례집 19-1, 745, 753-754).

(2) 차별취급의 존재 여부

일정 경력공무원과 일반 응시자는 세무사법 제3조 제1호에 의해 세무사자격시

험에 합격함으로써 세무사 자격을 취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므로 양자 간에는 동일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세무사자격시험과 관련하여 일정 경력공무원에게만 세무사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해 주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반면 일반 응시자는 세무사자격시험의 전과목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얻어야 시험에 합격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이 존재한다.

(3)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가) 세무공무원의 정의, 선발방법 및 직무범위

조세채권자의 기관으로서 조세의 부과ㆍ징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세무공무원이라 하는데, 국세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란 국세청장, 지방국세청장, 세무서장 또는 그 소속 공무원 및 세관장(국세에 관한 사무를 세관장이 관장하는 경우) 또는 그 소속 공무원, 그리고 국세를 위탁하여 징수하는 경우의 시장, 군수, 구청장 또는 그 소속 공무원 등을 말한다(국세기본법 제2조 제17호). 지방세법상의 세무공무원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그 위임을 받은 공무원으로서(지방세법 제1조 제1항 제3호),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부터 지방세의 과세권을 위임받은 공무원, 즉 세무부서에 근무명령을 받은 자를 말한다.

국세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일반적으로 국가공무원 선발ㆍ채용 절차에 따라 세무직렬(7급, 9급)로 선발되는데, 세무직 국가공무원 시험은 객관식 필기시험으로 병합실시되는 제1·2차 시험과 면접시험으로 실시되는 제3차시험으로 구성되며, 세무직 7급 공무원 필기시험의 경우 국어(한문 포함), 영어, 한국사, 헌법, 세법, 회계학, 경제학 등 7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세무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의 경우 국어,

영어, 한국사, 세법개론, 회계학(회계원리, 원가회계) 등 5과목을 필수과목으로 하고 있다(공무원임용시험령 제7조 제1항 별표1). 이들은 국세청에서 수습기간을 거쳐 국세청장에 의하여 정식으로 임용되고, 국세청에서 거치는 모든 보직은 세무에 관한 것으로 취급되므로 국세청 공무원은 국세행정을 전담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지방세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채용되는 지방공무원으로서 일반적으로 세무직렬(9급)로 선발되며, 보직관리는 세무업무와 감사로 제한되나 5급 이상이 되면 직렬 구분 없이 일반행정으로 통합되어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세무직 지방공무원 시험은 대체로 객관식 필기시험으로 병합실시되는 제1․2차 시험과 면접시험으로 실시되는 제3차시험으로 구성되는데, 세무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의 경우 국어, 영어, 한국사, 세법개론, 회계학(회계원리, 원가회계) 등 5과목을 필수과목으로 하고 있다(지방공무원임용령 제46조 제1항).

(나) 경리병과장교의 선발방법 및 직무범위

일반적으로 군의 경리병과장교는 장교로 임용된 자들 중에서 대학에서 경리업무에 관련된 전공 즉, 경영학이나 회계학을 전공한 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는데, 이들은 각 부대 내의 운영경비에 관한 회계처리, 부대의 예산편성 및 결산, 기타 필요물품 및 공사에 관한 계약체결과 사후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다) 세무사의 직무 및 세무사자격시험의 내용

세무사는 조세에 관한 신고․신청․청구 등의 대리, 세무조정계산서 기타 세무관련 서류의 작성, 조세에 관한 신고를 위한 기장의 대행, 조세에 관한 상담 또는 자문, 세무관서의 조사 또는 처분등과 관련된 납세자의 의견진술의 대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제12조의 규정에 의한 개별공시지가에 대한 이의신청의 대리, 조세에 관한 신고 서류의 확인 및 기타 이에 부대되는 업무를 그 직무로 한다(세무사법 제2조).

세무사자격시험은 제1차시험과 제2차시험으로 이루어지는데, 제1차시험의 과목은 재정학, 회계학개론, 세법학개론, 상법의 회사편, 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택1, 영어로서 객관식 필기시험으로 하고, 제2차시험의 과목은 세법학 및 회계학으로 주관식 필기시험으로 한다(세무사법 제5조, 같은 법 시행령 제1조의4 별표1, 별표2). 한편 응시자격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어 누구나 응시할 수 있고 시험횟수의 제한도 없다. 제1차시험 과목 중 세법학개론은 국세기본법, 국세징수법, 조세범처벌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부가가치세법,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모두 국세에 관한 것이다. 제2차시험 과목 중 시험 면제 과목인 세법학 1부는 국세기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으로 모두 국세에 관한 것이고, 세법학 2부는 부가가치세법, 특별소비세법, 지방세법(취득세ㆍ등록세ㆍ재산세 및 종합토지세에 한함), 조세특례제한법으로 국세 또는 지방세에 관한 것이다.

(라)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1) 제1차시험 면제 부분

세무사법은 세무사자격시험의 응시자격에 경력이나 학력 등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바, 그 대신 제1차시험을 두어 응시자의 기본적인 소양을 검증한 후 일정한 점수를 얻어 이러한 기본적인 소양이 확인된 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다시 세무전문지식을 검증하고자 한 것이다.

제1차시험의 과목을 보더라도 세무사의 직무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과목(예를 들면 영어)이 포함되어 있고 법률행위에 관한 기본 과목인 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한 과목을 택하여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으며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의 재정현상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재정학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세무전문지식에 해당하는 세법학, 회계학의 경우에는 제1차시험에서는 개론만을 시험과목으로 하고 있고 제2차시험에서 다시 이들 과목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검증받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무사자격시험 중 제1차시험은 세무관련 전문지식이나 세무사의 전문적인 직무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세무사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요구되는 기본적인 소양을 검증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제1차시험을 면제받는 자들은 국세 또는 지방세에 관한 행정사무 내지 대위 이상의 경리병과장교로서 군의 경리업무에 적어도 10년 이상 종사한 자들인바, 그 선발방법 및 직무범위에 비추어 볼 때 이미 위와 같은 성격의 제1차시험에서 검증하고자 하는 정도의 기본적인 소양은 갖추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고 할 것이다. 특히,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무직 공무원의 채용시험에는 영어, 세법, 회계학, 경제학 등의 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정해져 있는바 세무사자격시험의 제1차시험과 중첩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일부 과목들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불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경리병과장교의 경우 현실적으로 대부분 대학에서 경영이나 회계 등을 전공한 자가 임용되고 군대 내의 전반적인 경리업무에 10년 이상 종사한 점에서 제1차시험을 면제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와 같은 경력이 전혀 없는 일반 응시자와 일

정 경력공무원을 달리 취급하여 일정 경력공무원에게 세무사자격시험의 제1차시험을 면제하도록 정한 것이 세무사자격제도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

2) 제2차시험 일부 면제 부분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인 자 중 5급 이상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와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20년 이상인 자”에 대하여 제1차시험을 면제하는 것에 더 나아가 제2차시험 과목 중 세법학 제1부(국세기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및 제2부(부가가치세법, 특별소비세법, 지방세법, 조세특례제한법)를 면제한 것은 다음과 같은 입법자의 판단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즉 입법자는, 20년 이상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국세행정 사무에 종사하였거나 국세행정의 사무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자 중 그 요구되는 역할이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중요할 수밖에 없는 5급 이상 공무원 등의 지위에서 5년 이상 근무하였다면 그만큼 위 공무원들은 국세행정의 근거가 되는 각종 조세 관련 법률에 관하여 세무사의 직무를 담당할 정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것으로 보았는데[위 시험면제 과목이 대부분 국세에 관련된 것이고 예외가 지방세법인데, 지방세는 대부분 재산에 대하여 일정률의 세율을 과세하는 단순세목인 점, 지방세법은 지방세의 부과와 징수에 관하여 지방세법 및 다른 법령에서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국세기본법국세징수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고(제82조), 지방세에 관한 범칙행위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령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는 점(제84조) 등을 고려하면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하여 위와 같은 경력을 갖춘 자들은 일반적

으로 지방세에 관한 세무사의 직무도 담당할 수 있으리라 짐작된다], 위 시험면제 과목과 시험면제 공무원의 업무 사이에 관련성이 있음을 인정한 입법자의 이러한 판단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일반 응시자와 이들을 달리 취급하여 일정 경력공무원에게 제2차시험 중 세법학 제1부 및 제2부 과목을 면제하도록 정한 것이 세무사자격제도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

3) 한편, 일정 경력공무원에 대하여 세무사자격시험 중 일부를 면제하는 것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당한 기간 세무행정의 실무 경험을 갖춘 공무원의 경우 세무사자격시험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는 세무행정에 관련된 전문 지식이나 능력을 이미 갖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세무사자격시험 중 일부 과목들에 의한 평가는 사실상 불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외에도, 세무행정의 실무 경력이 풍부한 전문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세무행정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직무의욕을 고취하고 성실한 장기근무를 유도하기 위한 점에도 그 입법취지가 있는바(헌재 2007. 5. 31. 2006헌마646 , 판례집 19-1, 745, 753 참조), 이와 같은 정책적 관점에서도 시험면제의 근거를 찾을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험의 일부를 면제함으로써 일반 응시자와 일정 경력공무원을 차별취급한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청구인들과 같은 일반 응시자가 일정 경력공무원에 비해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하는데 어느 정도 불이익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응시자도 세무사자격시험을 보아 합격하여 세무사

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음은 자명하다. 만일 일정 경력공무원에 대한 일부 시험면제제도가 합리성을 결하는 것이고 이 제도와의 관계에서 일반 응시자가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하는 길이 현저히 제약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법률이 규정하고 있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을 것이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정 경력공무원에게 세무사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해 주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달리 세무사자격시험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하는 또는 그럴 위험이 있는 요소를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들이 세무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1. 11. 29. 2000헌마84 , 판례집 13-2, 750, 759 참조).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8. 12. 26.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별지

[별지]

관련 조항

세무사법(2008. 3. 28 법률 제9045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3조(세무사의 자격)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다.

1.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한 자

2. 삭제

3. 공인회계사의 자격이 있는 자

4.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

제5조(세무사자격시험) ① 세무사자격시험은 제1차시험과 제2차시험으로 한다.

② 생략

③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세무사자격시험의 과목 기타 시험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5조의2(시험의 일부면제) ①, ② 각 생략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은 탄핵 또는 징계처분에 의하여 그 직에서 파면 또는 해임된 자에 대하여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④ 제1차시험에 합격한 자에 대하여는 다음 회의 시험에 한하여 제1차시험을 면제한다.

세무사법 시행령(2006. 6. 12. 대통령령 제19513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조의4 (시험의 방법 및 과목) ① 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세무사자격시험(이하 “시험”이라 한다)의 제1차시험은 객관식 필기시험의 방법에 의하고, 제2차시험은 주관식 필기시험의 방법에 의한다.

② 제1차시험과목은 별표 1과 같고, 제2차시험과목은 별표 2와 같다.

제1조의5(시험의 일부면제등) ① 삭제

② 법 제5조의2 제2항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부과목”이라 함은 별표 2의 규정에 의한 시험과목 중 세법학 1부와 세법학 2부를 말한다.

(이하 생략)

제2조(제2차시험 최소합격인원의 결정)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은 세무사의 수급상황 등을 고려하여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2차시험의 최소합격인원을 정할 수 있다.

제4조(시험의 시행 및 공고) ① 시험은 매년 1회 이상 시행한다.

②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은 시험의 일시·장소·방법, 제2차시험의 최소합격인원과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시행 60일전에 공고한다.

제8조(합격자의 결정) ① 제1차시험에서는 매과목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를 합격자로 결정한다.

② 제2차시험에서는 매과목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를 합격자로 결정한다. 다만,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가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최소합격인원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동 최소합격인원의 범위안에서 매과목 40점 이상을 득점한 자중에서 전과목 평균득점에 의한 고득점자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③ 제2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합격자를 결정함에 있어서 동점자로 인하여 최소합격인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당해 동점자 모두를 합격자로 결정한다. 이 경우 동점자의 점수계산은 소수점 이하 둘째자리까지 계산한다.

과목
출제범위
재정학
회계학개론
세법학개론
회사편
상법(회사편), 민법(총칙), 행정소송법(민사소송법 준용규정 포함)
영어

제1차 시험과목(제1조의4 제2항 관련)

제2차 시험과목(제1조의4 제2항 관련)

과목
출제범위
세법학 1부
세법학 2부
부가가치세법, 특별소비세법, 지방세법(취득세․등록세․재산세 및 종합토지세에 한한다), 조세특례제한법
회계학 1부
재무회계, 원가관리회계
회계학 2부
세무회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