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서울고법 1996. 5. 9. 선고 95구19784 판결 : 상고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하집1996-1, 454]

판시사항

[1] 정리해고의 요건

[2] 독립채산제 형식으로 운영된 회사 사업소의 정리해고에 있어, 그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회사 전체의 경영사정을 고려해야 하는지 여부(소극)

[3]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된 124명 중 112명이 명예퇴직의 방법에 의하여 퇴직한 경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신규채용 중단, 명예퇴직 등을 실시하고, 전직훈련계획을 시행하려다 수차에 걸친 노사협의에 의하여 정리해고가 실시된 경우, 회사로서는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였다고 한 사례

[5] 정리해고에 있어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이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무릇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하고,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인원 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회사의 다른 사업부서와 인적·물적 설비가 분리되어 있고 근로자들의 교류도 없는 독립채산제 형식으로 운영되어 온 사업소의 정리해고에 있어, 그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반드시 회사 전체의 경영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것은 아니다.

[3] 정리해고에 있어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로 124명을 선정한 이상, 그 중 112명이 명예퇴직의 방법에 의하여 퇴직하였다 하더라도 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한 사례.

[4] 회사의 사업소가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잉여인원을 사업소 또는 자택 대기 상태에서 임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명예퇴직을 실시하여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였고, 정리해고 당시에도 전직훈련계획을 세워 시행하려고 하자 노동조합측에서 근로자들이 고령이라서 전직훈련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 대안으로 정리해고를 제안하여 수차례에 걸친 노사협의에 의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다면, 회사로서는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였다고 한 사례.

[5] 정리해고에 있어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이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윤필중 외 7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윤종현 외 5인)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동아건설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봉구)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5. 6. 16. 원고들과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95부해140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4호증의 3 내지 10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다.

가. 피고 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는 근로자 6,000여명을 고용하여 건설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 윤필중은 1981. 7. 7. 이동정비직으로, 원고 전해국은 1986. 11. 21. 점보드릴직으로, 원고 조상래는 1987. 5. 4. 휘로다직으로, 원고 송철호는 1987. 4. 6. 크랏샤직으로, 원고 조상기는 1985. 3. 12. 휘로다직으로, 원고 정태웅은 1975. 5. 1. 담프직으로, 원고 석원희는 1988. 10. 8. 레미콘직으로, 원고 김용구는 1981. 5. 12. 담프직으로 각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동 회사 장비사업소에서 근무하다가 1995. 2. 28. 모두 정리해고(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 한다)되었다.

나.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정리해고가 정리해고의 요건을 결한 부당해고라 하여 같은 해 3. 20. 서울특별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결정을 받았고,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해 6. 16. 이 사건 정리해고가 정리해고의 일반적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아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성

가. 원고의 주장

첫째, 위 장비사업소는 회사의 여러 개의 사업 부문 중 하나의 사업 부문에 불과하고 위 장비사업소가 경영상의 독립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 하더라도 법인격을 갖추지 못한 장비사업소를 독립한 기업체 내지 사업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정리해고의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는 참가인 회사 전체의 경영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참가인 회사의 일개 영업 부문 내지 사업소에 불과한 위 장비사업소의 영업상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결정하여서는 아니된다 할 것인바, 비록 위 장비사업소의 적자가 누적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1992년부터 1994년까지 흑자경영을 하여 왔으므로 참가인 회사에게 부득이 정리해고를 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 설사 1995년도에 들어와 참가인 회사측에 부득이 위 장비사업소의 인원을 감축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인원 선정 후 그 대상자 중 112명이 명예퇴직하였으므로 그러한 상황에서는 나머지 10명의 인원을 추가로 해고하여야만 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계속 존재한다고 할 수 없음에도 이 사건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고,

둘째, 참가인 회사는 위 장비사업소의 경영타개책의 일환으로 환경사업에 관련된 기계의 개발제작이라는 새로운 업종을 개발하였고, 1994년 말 당시의 위 장비사업소의 잉여 인원을 명예퇴직의 방법으로 정리하는 한편 나머지는 위 환경사업에 필요한 용접직종 인원으로 전직교육을 통하여 전환배치하기로 결정하고 1994. 11. 3.자로 위 장비사업소 기능직 사원의 전직훈련계획을 수립하였는바, 그렇다면 원고들이 비록 정리대상자로 선정되었으나 계속 회사에 남아 있기를 원하므로 원고들에게는 전직교육을 실시하여 신규 환경사업 분야로 전환배치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였음에도 원고들이 명예퇴직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곧바로 해고한 것은 참가인 회사가 정리해고의 요건인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아니한 것이라 할 것임에도 참가인 회사가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였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고,

셋째, 참가인 회사는 1993. 1. 18.자 인원 감축시에는 50세 이상 고령자를 정리기준으로 하였으나 이 사건 정리해고에 있어서는 아무런 이유 없이 단기근속자 순으로 정리대상자를 선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단기근속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근로자들의 최초 입사일자는 고려하지 아니하고 최종 재입사일을 기준으로 선정함으로써 중간에 국외로 파견되어 근무하다가 복귀한 근로자의 경우 중간에 입사한 자보다 단기근속자로 취급되어 정리대상자가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되었는데 실제로 원고 전해국도 위와 같은 불합리한 기준에 의하여 단기근속자로 취급받아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되었는바, 위와 같이 참가인 회사가 불합리한 기준에 의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의 대상자를 선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정리해고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해고 대상자가 선정되었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고,

넷째, 이 사건 정리해고와 같은 정리해고는 근로자 신분 자체를 종결시키는 것으로서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의 변동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결코 노사협의회의 협의사항이 될 수 없다 할 것인바, 위 장비사업소 내 전체 인원의 약 절반에 가까운 근로자를 정리해고하는 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체결권을 보유하고 있는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 본조로부터 아무런 위임도 받은 바 없는 위 장비사업소 지부가 노동조합 본조위원장의 지시를 어기고 일방적으로 회사측의 정리해고안에 동의한 1995. 2. 16.자 노사합의는 무효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정리해고에 있어서 노동조합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쳤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에서 든 각 증거들과 갑 제4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3,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5, 6호증, 을 제8 내지 12호증의 각 1, 2, 을 제13호증, 을 제14호증의 1, 2, 을 제15호증의 1, 2, 3, 을 제16호증의 1 내지 11, 을 제17호증의 1 내지 6, 을 제18호증의 1 내지 4, 을 제19호증의 1, 2, 을 제20, 21호증, 을 제22호증의 1 내지 7, 을 제23, 24호증, 을 제25호증의 1, 2, 3, 을 제26호증의 1, 2, 을 제27, 28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고돈석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갑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민병용의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 없다.

(1) 참가인 회사 장비사업소는 1978. 1. 1. 설립되어 1987. 3. 20. 대표이사 사장 직속의 독립채산체 사업소로 운영되어 왔고 1995. 2. 22.자로 건설기계사업소로 명칭을 변경하고 같은 해 7. 20. 독립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2) 위 장비사업소의 근로자들은 중장비 운전직 종사자들로 구성되어 그 동안 참가인 회사의 다른 업종과는 전혀 인적 교류가 없는 반면 그 인사권의 행사에 있어서는 위 장비사업소의 소장이 거의 인사 전권을 행사하여 왔으며, 물적 시설도 독립하여 온양에 위치하여 사실상 인적·물적 시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3) 위와 같이 위 장비사업소는 참가인 회사의 다른 업종과는 그 성격이나 근로조건이 전혀 달라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 본조와는 별도로 1988. 6. 20. 위 장비사업소 지부가 설립된 이래 총괄 단체협약 및 포괄 임금협약을 제외한 사업장별 특수성을 갖는 다른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위 장비사업소와 위 노조지부는 노사협의에 의하여 독자적으로 처리하여 왔다.

(4) 위 장비사업소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중장비 임대시장의 산업구조적 원인에 따라 사업물량이 감소되고 이로 인하여 1990년도부터 계속 적자에 시달리자 점차 기구를 축소하기 시작하여 1990년도 이래 1993. 4.경 보훈대상자 1명을 채용한 이외에는 신규채용을 전면 중단하였고, 현장근무인원 외의 잉여인원을 사업소 대기 또는 자택 대기로 돌리는 한편 이들에게도 임금을 계속 지급하여 왔다.

(5) 그러나 위 장비사업소의 장비가동률이 계속 떨어지는 데다 자연감소에 의한 인원 감축만으로는 늘어나는 적자규모(1990년 22억여 원, 1991년 22억여 원, 1992년 33억여 원, 1993년 39억여 원, 1994년 41억여 원)와 유휴인력의 처리가 불가능하여 경영합리화를 위한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여졌던바, 이에 따라 1993. 1. 18. 노사간의 합의에 따라 50세 이상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여 110명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실시하였다.

(6) 참가인 회사는 위 인원 감축 이후 위 장비사업소의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였으나 장비사업의 시장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더 이상 장비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건축현장 출입차량의 차륜세척기인 세륜기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등 장비사업소의 환경사업으로의 업종전환을 모색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1994년 말 당시의 잉여 인력 중 퇴직희망자를 모집하여 명예퇴직시키고 나머지는 전직교육을 실시하여 직종전환 배치시키기로 하여 1994. 12. 2. 희망근로자 20명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실시하였다.

(7) 한편 참가인 회사에서는 1994. 11. 3.자로 훈련대상 인원 총 94명, 훈련기간 1994 12. 1.부터 1995. 5. 31.까지로 하는 위 장비사업소 기능직 사원 전직 및 기능 향상교육 실시계획을 마련하여 실시하고자 하였으나 노동조합측에서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대부분의 근로자들의 연령이 비교적 고령이어서 직종전환 교육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명예퇴직에 관한 노사협의회 개최를 요구하여 옴에 따라 1995. 1. 26.부터 같은 해 2. 16.까지 사이에 6차례에 걸친 노사협의 끝에 퇴직위로금 지급 및 정리대상 인원 등 이 사건 정리해고에 대한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8) 위 노사간의 정리해고 합의의 내용은 정리해고 대상인원의 선정은 우선 퇴직희망자는 전원 수용하고, 선정기준은 직종별 잉여인원을 노사합의하여 확정하되, 확정된 인원에 대하여 직종별로 희망퇴직자가 부족할 시에는 단기근속자 순(최근 입사일자 순)으로 정리하기로 하여 노사가 합의한 정리인원은 124명이었고, 퇴직금 보조금은 우선 정액으로 1인당 17,000,000원 및 5개월 분 평균임금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9) 그리하여 참가인 회사에서는 정리대상 인원 124명 중 명예퇴직 신청자 112명, 산재요양자 1명, 보훈대상자 1명을 제외한 10명을 노사간에 합의한 위 선정기준에 따라 정리해고하기로 하여 1995. 2. 28.자로 원고들을 포함한 10명을 정리해고하였다.

(10) 원고 전해국은 1969. 7. 13.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2회 해외취업 후 1986. 4. 리비아에서 최종 귀국하였다가 6개월이 경과한 1986. 11. 21. 재입사하였는바, 참가인 회사는 근로자들이 외국에 파견되었다가 다시 국내에 복귀하는 경우 그때 그때 재입사 형식으로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여 왔으나 위 장비사업소와 위 노조지부의 1989년 3/4분기 노사협의 당시 해외취업하였다가 귀국 후 복직된 자 중 6개월 경과 신규입사자에게는 종전과 같이 입사일자는 최종입사일을 기준으로 하되 1호봉 특별승급을 실시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후 1992. 3. 1.자 노사 합의에 의하여 해외취업하였다가 귀국 후 6개월 경과 복직자의 입사일 처리는 종전의 합의사항을 적용하되 그 밖에 해외취업 후 재입사한 근로자의 입사일은 모두 최초입사일을 기준으로 환원하여 주었다.

(11)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 운영규정 제7조는 본 조합은 동아건설산업(주)에 고용된 근로자 중 조합에 가입된 자로서 구성되며, 독립된 사업장의 성격에 따라 지부나 분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3조는 노사협의회는 본사와 단위사업장(해외 포함)으로 분리 설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단체협약서 제74조는 노사협의회에서 합의된 사항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판 단

무릇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인원 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다52119 판결 ).

그러므로 위 정리해고의 요건에 비추어 이 사건 정리해고를 보기로 한다.

첫째, 위 인정과 같이 참가인 회사의 장비사업소가 회사의 다른 사업부서와 인적·물적 설비가 분리되어 있고 근로자들의 교류도 없는 독립채산제 형식으로 운영되어 왔으므로 원고들 주장과 같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반드시 참가인 회사 전체의 경영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인바, 위 장비사업소가 1990년도부터 계속된 적자 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잉여인력을 감축하였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볼 것이고, 이 사건 정리해고에 있어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로 124명을 선정한 이상 그 중 112명이 명예퇴직의 방법에 의하여 퇴직하였다 하더라도 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둘째, 위 인정과 같이 위 장비사업소가 1990년도 이래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잉여인원을 사업소 또는 자택 대기 상태에서 임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명예퇴직을 실시하여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에도 전직훈련계획을 세워 시행하려고 하자 노동조합측에서 근로자들이 고령이라서 전직훈련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 대안으로 정리해고를 제안하여 수차례에 걸친 노사협의에 의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다면 참가인 회사로서는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미 노사합의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된 원고들을 전직배치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해고회피 노력을 다 하지 아니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셋째,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1993. 1. 18.자 인원 감축은 정리해고가 아니라 퇴직희망자를 모집한 것이어서 가능한 한 고령의 근로자를 우선으로 하기 위하여 50세라는 기준을 정한 것이라 할 것이고, 한편 이 사건 정리해고시에는 전직의 가능성이 비교적 어렵고 회사에의 공헌도가 높은 장기근속자를 보호하고자 단기근속자 순으로 대상자 선정기준을 정하였고, 단기근속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해외취업 후 재입사한 사람의 입사일을 모두 최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환원하여 이에 따라 단기근속자를 선정하였으며, 다만 원고 전재국은 최종 귀국 후 6개월이 경과된 자로서 위 노사합의된 내용에 따라 1986. 11. 21.을 위 원고의 입사일로 본 것이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에 있어서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이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넷째, 위 인정과 같이 위 장비사업소에는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 운영규정에 따라 지부가 설치되어 위 장비사업소의 특수한 근로관계에 관한 사항은 노사협의에 의하여 처리하여 왔고, 노사협의회의 합의사항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도 노사협의회의 협의사항이 될 수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설사 위 노조지부가 노동조합 본조 위원장의 지시를 어겼다 하더라도 위 1995. 2. 16.자 노사합의를 무효라고는 볼 수 없으며, 특히 이 사건 정리해고는 위 노조지부가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참가인 회사가 계획한 전직훈련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여 1995. 1. 26.부터 같은 해 2. 16.까지 사이에 6차례에 걸친 노사협의 끝에 이루어진 것이니 노동조합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쳤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정리해고는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어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 할 것이어서 원고들에 대한 해고처분은 정당하고 따라서 이와 같은 판단하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 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명균(재판장) 성백현 김홍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