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강간치상,상습강제추행보호관찰명령청구
2018고합362유사강간치상,상습강제추행
2018초기1821(병합) 보호관찰명령청구
A
손진욱(기소, 공판)
변호사 최충단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이용훈
2018. 9. 19.
피고인을 징역 6년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이 사건 보호관찰명령 청구를 기각한다.
범죄사실1)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는 1986. 7. 17.경 부산 중구 B에 'C 소극장'을 개관하고 'D'라는 극단을 창단한 후 'E', 'F', 'G' 등 연극 시나리오. 창작, 기획, 연기지도, 연출 등을 도맡아 하면서 1999년경 밀양시 H에 'I'을, 김해시 J에 'K'를 만들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공연 활동을 해 오던 사람으로, 실험적인 공연으로 대중의 인기가 높을 뿐만 아니라 L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N대학교, 대학교, P대학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극계 내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1. 상습강제추행
피고인은 'D'의 실질적인 운영자이자 연출가로서 2010년 여름경부터 2016. 12.경까지 사이에 아래와 같이 상습으로 'D' 소속 배우 또는 피고인이 연출한 연극에 출연한 배우 등 피해자 8명을 총 18회에 걸쳐 폭행으로 추행하였다.
가. 피해자 AI에 대한 범행 피해자 AI(여, 30세, 가명)는 2011. 2.경부터 2018. 2. 19.경까지 'D' 소속 배우였다. (1) 피고인은 2012년 여름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22:00경 위 'K' 안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해자(당시 24세)에게 안마를 해달라고 요구한 다음 "소화가 안 되는 것 같다. 배 좀 문질러라."고 하면서 하늘을 보고 누워 피해자가 원을 그리듯이 배를 주무르자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당겨 피고인의 팬티 안으로 넣은 후 성기 주변을 주무르게 하고,
(2) 피고인은 2015. 6. 내지 7.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오후에 위 'I'에서 'AU'라는 작품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있는 피해자를 사무실로 부른 다음 "소리 연습을 해보자."라고 하면서 피해자로 하여금 기마자세로 서게 한 후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피해자의 등 뒤에서 피고인의 몸을 밀착시키고 피해자의 허벅지 안쪽을 만지고 피해자의 청바지 단추를 푼 다음 갑자기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의 음부 위 부위를 만지면서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에 닿게 하고,
(3) 피고인은 2016. 9.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01:00경 부산 기장군 AV에 있는 AW극장에서 'AX'이라는 작품 공연을 위해 연습 중인 피해자에게 "노래 연습을 더 하자."라고 하면서 식당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간 다음 피해자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 하던 중 고음 부분에 이르자 "여기에 힘을 줘라."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갑자기 피해자의 상의와 브래지어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쥐고,
(4) 피고인은 2016. 12.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저녁 무렵 위 'K' 연습실에서 'W'이라는 작품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연기를 할 때 눈을 떠야 한다. 연기를 하려면 약간 비이성적인 상태가 필요하다. 어떤 것을 경험하면 배우 눈이 바뀐다. 나한테 너를 맡겨라."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갑자기 양팔로 피해자를 끌어안은 다음 피해자의 입술 주위를 혀로 핥고,
(5) 피고인은 2016. 12.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점심 무렵 위 'K' 연습실에서 'W'이라는 작품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있던 피해자가 고음을 내야 하는 부분에 이르자 피해자의 상의를 목까지 걷어 올린 다음 "걸리적거리니까 브래지어 끈을 풀어라."라고 말을 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브래지어를 풀게 한 후 피해자에게 고음을 내보라고 하고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갑자기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입으로 피해자의 유두를 빨았다.
나. 피해자 AJ에 대한 범행 피해자 AJ(여, 40세, 가명)은 2012년 초경 피고인이 연출하는 'AY'라는 연극의 배우로 출연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2. 3. 23. 15:00경부터 16:00경까지 사이에 대전 서구 AZ에 있는 BA 분장실에서 연극 'AY'의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피해자(당시 33세)를 불러 의자에 앉힌 다음 "너는 발성이 약하다."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피해자의 등 뒤에서 갑자기 피해자를 껴안고 상의와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다음 양쪽 가슴을 주물렀다.
다. 피해자 AM에 대한 범행 피해자 AM(여, 37세, 가명)는 2000. 11.경부터 2007. 5. 31.경까지 'D' 소속 배우였다. 피고인은 2015. 4. 16. 오전 무렵 위 'I'에서 극단 여자 선배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온 피해자(당시 33세)를 부른 다음 "너 왜 이렇게 살이 많이 꼈노?"라고 하면서 갑자기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감싸 안고 왼손으로 왼쪽 가슴을 움켜잡았다.
라. 피해자 AL에 대한 범행 피해자 AL(여, 30세, 가명)은 2011년경부터 2013. 1.경까지 'D' 소속 배우였다. (1) 피고인은 2010년 여름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07:00경 위 'I'에서 당시 대학교 대학생으로 자원봉사를 나왔던 피해자(당시 21세)가 화장실을 갔다 오는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에게 "잠깐 와봐라."라고 말을 하여 피해자를 1층 대연습실 안쪽 골방으로 데 려간 후 피해자로 하여금 안마를 하게 하던 중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겨 피고인의 하의 속옷 속으로 집어넣은 다음 피고인의 성기 주변 2)에 피해자의 손을 갖다 대며 "여기를 집중적으로 주물러라."라고 말을 하였고, 피해자가 손을 빼자 다시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겨 피고인의 성기 주변을 주무르게 하고,
(2) 피고인은 2011년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14:00경부터 18:00경까지 사이에 위 'K' 안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대학 졸업 후 극단에 입단한 피해자로 하여금 안마를 하게 하던 중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겨 피고인의 하의 속옷 속으로 집어넣은 다음 피고인의 성기에 피해자의 손을 갖다 대고,
(3) 피고인은 2012. 12. 16. 14:00경부터 16:00경까지 사이에 서울 종로구 BB에 있는 BC에서 'BD'이라는 연극 공연을 준비하던 피해자에게 분장실로 오라고 한 다음 "몸으로 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피해자의 등 뒤에 몸을 밀착시킨 다음 피해자의 배를 누르며 계속 대사를 해 보라고 하다가 갑자기 피해자의 상의와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주물렀다.
마. 피해자 BE에 대한 범행 피해자 BE(여, 32세, 가명)은 2011. 1.경부터 같은 해 12. 말경까지 'D' 소속 배우였다. 피고인은 2011. 3.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위 'K' 연습실에서 여러 단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배우는 몸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 만큼 몸 쓰는 것이 중요하다. 안마도 잘 배워둬야 한다."라고 하면서 갑자기 피해자의 상의를 위로 걷어 올려 속옷을 노출시킨 후 손으로 피해자의 옆구리와 등을 쓰다듬었다.
바. 피해자 AO에 대한 범행 피해자 AO(여, 35세, 가명)는 2012. 9.경부터 2012. 12.경까지 'D' 객원 배우였다. (1) 피고인은 2012. 10.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19:00경 대구 수성구 BF에 있는 BG 대기실에서 'BH'이라는 연극 공연을 위해 대기 중이던 피해자(당시 29세)에게 다가가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소리는 여기서 나야 해."라고 하면서 갑자기 피해자가 입고 있는 기모노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누드브라를 떼어낸 다음 유두를 잡아 비틀고,
(2) 피고인은 2012. 11. 하순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오후 무렵 위 'K' 극장 안에서 'BD'이라는 연극 공연을 위해 연습 중이던 피해자에게 다가가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여기서 소리를 내라."고 하면서 갑자기 피해자의 하의 속으로 손을 넣어 음부를 누르 듯이 만졌다.
사. 피해자 AN에 대한 범행 피해자 AN(여, 30세, 가명)은 2010년경부터 2013. 8.경까지 'D' 소속 배우였다. (1) 피고인은 2010. 11.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저녁 무렵 위 'K' 안 황토방에서 'BI'라는 연극 공연을 연습하던 피해자(당시 22세)에게 "니 맡은 역할이 좋냐? 니 대사 해봐 라."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갑자기 피해자의 등 뒤에서 피해자를 껴안아 피해자의 배와 가슴을 만지면서 피해자의 엉덩이 부위에 피고인의 성기를 갖다 대고, 피해자에게 "살과 살이 직접 닿아야 연기가 더 좋아진다."라고 하면서 피해자의 상의를 벗긴 다음 양쪽 가슴을 주무르고 피해자로 하여금 바닥에 눕게 한 후 가슴을 만지고, (2) 피고인은 2011년 일자를 알 수 없는 날3) 14:00경부터 18:00경까지 사이에 위 'K' 안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위 라. (2)항 기재 AL이 안마를 하는 동안 피해자를 가까이 오게 한 다음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겨 피고인의 성기에 갖다 대고, 이에 놀란 피해자가 손을 빼자 "내가 힘들어서 그래. 어린애들 기 좀 받자."라고 하면서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겨 피고인의 성기 주변을 만지게 하고,
(3) 피고인은 2012. 9.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저녁 무렵 위 'T'에서 'BJ'라는 연극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있던 피해자에게 다가가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갑자기 피해자의 등 뒤에서 피해자의 원피스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피해자의 명치부터 가슴 주변까지를 만졌다.
아. 피해자 AK에 대한 범행 피해자 AK(여, 26세, 가명)는 2013. 2.경부터 2018. 2. 19.경까지 'D' 소속 배우였다. (1) 피고인은 2016. 12.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점심 무렵 위 'K' 연습실에서 'W'이라는 작품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있던 피해자(당시 24세)가 고음을 내야 하는 부분에 이르자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피해자의 뒤로 다가가 갑자기 양손을 피해자의 상의 안에 집어넣어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피해자의 앞으로가 "계속해, 계속해."라고 말을 하면서 손으로 피해자의 상의와 속옷을 위로 올린 후 "소리가 유두 쪽으로 빨린다고 생각하고 소리를 내라."라고 하면서 입으로 피해자의 유두를 빨고,
(2) 피고인은 2016. 12. 중순 일자를 알 수 없는 날에 위 I에 있는 'C 소극장'에서 W'이라는 연극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다가가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피해자의 등 뒤로 다가가 갑자기 피해자의 원피스를 들추고 상의와 속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다음 피해자의 유두 부위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움켜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였다.
2. 유사강간치상
피고인은 2016. 12. 중순 일자를 알 수 없는 날에 위안에 있는 'C 소극장'에서 'W'이라는 연극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있는 피해자 AI에게 "저음은 여자의 자궁 있는 부위에 힘을 줘서 소리를 내야 한다. 처음 내는 건 쉽지 않다. 내가 어떻게 힘을 줘야 되는지 알려주겠다."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피해자의 등 뒤로 다가가 갑자기 피해자의 하의 속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다음 "내 손가락을 꽉 조이면서 소리를 내라."고 하면서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고, 이어서 피해자에게 계속 대사를 시키면서 대사의 높낮이에 맞춰 손으로 피해자의 양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피해자의 상의를 걷어 올린 다음 "고음을 낼 때 내가 반 부위를 기억해 거기에 힘을 주어라."라고 말을 하면서 입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빨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폭행으로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넣어 피해자에게 치료기간을 알 수 없는 적응장애, 우울증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각 범죄사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AI, AJ, AK, AL, AM, AN, AO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소견서 사본(2018. 1. 5. 작성, 가명 AI), 가명 AI가 작성한 일기 및 메모장 10장, 가명 AI의 자해 사진, 소견서(2018. 3. 10. 작성 가명 AI) 및 챠트 등
1. 수사보고(D와 A에 대한 정보), 수사보고(피의자 A의 경력 사항)
[판시 상습성]
1. 판시 범행수법, 범행 횟수, 동종의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반복된 점 등에 비추어 상습성 인정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①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이 8명의 여자 배우를 18회에 걸쳐 강제추행한 점, ② 피해자 AI, AN, AM 등과 'D' 단원이었던 AP4)는 범죄사실 외에도 특정하기 어려운 수많은 추행이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인정한 과거의 추행 횟수도 상당한 점, ③ 피고인으로부터 추행 피해를 당한 여자 배우들은 'D' 단원들 또는 피고인이 연출하는 연극에 출연한 배우들로서 모두 피고인의 상당한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들이었던 점, ④ 피고인은 단원들에게 안마를 하게 하면서 추행을 하였고, 배우들에게 연기지도 또는 발성지도를 하면서 추행을 하는 등 유사한 방식의 추행을 오랜 기간 반복한 점, ⑤ 피고인의 추행을 문제 삼아 단원이 퇴단하거나 피고인이 단원들에게 공개사과를 하는 사건이 2회 이상 있었음에도 비슷한 방식의 추행이 계속 반복된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강제추행 범행을 반복하여 저지르는 습벽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05조의2, 제298조(상습강제추행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형법 제301조, 제297조의2(유사강간치상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유사강간치상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이수명령
1. 공개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이 이전에 성폭력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의 극단 내배우 또는 피고인이 연출한 연극에 출연한 배우들 등 특수한 관계적 요인이 존재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피고인이 불특정 제3자를 대상으로 하여 성폭력의 습벽이나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상당한 기간의 수형생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등록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에 대한 등록정보의 공개 또는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기대되는 이익 및 예방효과와 그로 인한 불이익 및 부작용,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 · 고지하여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 취업제한 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18. 1. 16.) 제3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 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상습강제추행죄는 2010. 4. 15. 비로소 신설되었음에도, 검사는 공소장에 모두사실로 상습강제추행죄 신설 전인 1991년경부터 2010. 4.경까지 피고인이 BK(가명) 등 'D' 소속 또는 함께 연극을 하게 된 여자 배우들에게 안마를 시키면서 성기 주변을 주무르게 하고, 성기를 만지는 등 추행을 해왔다는 사실을 기재하였다. 이는 책임주의와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한 것이다.
나. 판단, 범죄의 상습성이란 범죄자의 어떤 버릇, 범죄의 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행위의 본질을 이루는 성질이 아니고 행위자의 특성을 이루는 성질을 의미하는 것이고, 상습성을 인정하는 자료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대법원 1990. 6. 26. 선고 90도887 판결 참조), 유죄의 확정판결 뿐만 아니라 소년 보호처분, 기소유예처분을 받았거나 소송조건 이 구비되지 않은 행위 또한 상습성 인정 자료로 삼을 수 있다. 따라서 상습강제추행죄가 신설(2010. 4. 15.)되기 전의 행위로서 공소시효가 만료되었거나 고소가 없는 행위 또한 상습성 발현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
검사는 위 모두사실 부분을 피고인의 강제추행 상습성 인정 자료로서 기재한 것이라 밝혔고, 상습성 인정 자료로서의 전력을 기재한 것이 책임주의 위반이라거나 법관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는 것으로서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한 것이라 볼 수는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범죄사실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1)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 (4)항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기초가 된 피해자들의 진술은 왜곡되거나 부풀려진 것이어서 신빙성이 없다.
2) 피고인은 '갑자기' 피해자들의 손을 끌어 안마를 하게 하거나 '갑자기', '기습적으 로' 피해자들의 신체를 만진 것이 아니고, 각 행위 당시에 폭행·협박을 한 사실도 없다. 따라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3) 피고인의 연극은 '신체를 이용한 발성'을 특징으로 하는데, 피고인은 연출가로서 연기지도를 위하여 배우들인 피해자들의 신체를 만지게 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는 강제추행이 아니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이다.
나. 판단
1) 판단의 기초 및 관련 법리
가)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1)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 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등 참조),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362 판결 등 참조).
(2) 성추행 피해자가 그 피해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기나 주위 사람들에게 밝히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부담이 수반된다. 더구나 이 사건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우두머리로 있는 D의 단원들 또는 피고인의 영향력이 막대한 연극계에 종사하던 사람들로서 자신들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뿐만 아니라 극단 또는 동료들에게 미칠 수 있는 피해까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피고인의 영향력 등에 비추어 볼 때 개별적으로 피해사실을 문제 삼더라도 합당한 처분과 재발방지가 이루어진다고 확신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5) 그러던 중 미투(#Me Too)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D 단원이었던 AP 등이 실명을 공개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당한 피해를 SNS, 언론을 통해 폭로하여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피고인은 자신의 성추행을 일부 인정하고 사과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하기도 하였다. 피해자들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피해 사실을 밝힐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 한편 피고인이 기자회견에서 보인 태도 등에 대해 함께 분노하면서 힘을 모아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하고 피고인을 고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피해 폭로 및 고소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은 그 신빙성이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피해자들은 모두 연극배우 등 연극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대부분 피고인을 연극의 스승으로 생각하고 있고, 일부는 D가 해체될 때까지도 극단에 남아있었으며, 이 사건 이후까지도 D에 대한 애착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D가 해체됨으로 인하여 다른 극단이 이익을 얻는 등 부차적인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이 이 사건 고소에 이른 경위가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고, 피해자들이 미투 운동 분위기에 휩쓸렸다거나 특정 인물 또는 세력의 사주를 받아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로 피고인을 무고한다고 볼 수도 없다.
나) 강제추행과 폭행행위에 관하여
(1)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9517 판결,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도52 판결 등 참조).
(2) 강제추행죄에 있어서 폭행 ·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추행을 위한수단으로 행해진 경우 그 폭행·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하지만,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고 폭행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경우 폭행이 상대방의 항거를 제압하는 수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추행행위가 상대방이 항거할 겨를이 없는 사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습추행'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폭행행위가 추행행위가 되는 것은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를 통하여 성적 의사결정권이 침해되기 때문인 것이므로 추행행위가 반드시 상대방이 알아챌 겨를도 없이 찰나의 순간에 이루어지는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할 수는 없다.
다) 연기지도와 정당행위에 관하여
(1)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2) 연출가가 배우들에게 연기에 필요한 발성과 호흡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자세 교정이나 힘을 주는 지점 지적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신체접촉이 수반될 가능성은 있다. 또한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어느 정도의 신체적 접촉을 동반한 연기지도는 D 내에서 수인되어 왔던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신체적 접촉을 동반한 지도의 필요성에 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도 방법에 대한 설명과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피해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신체접촉을 하거나, 피해자들이 동의 또는 수인한 정도를 훨씬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하였고, 그러한 신체접촉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고 피해자들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연기지도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방법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라) 추행의 고의에 관하여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 · 흥분 · 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판결 등 참조).
2) 개별 범죄사실에 관한 판단
가) 피해자 AI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가. (1)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당겨 성기 주변을 주무르게 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가 무릎으로 밟는 안마를 하던 중 무릎이 성기 주변에 닿은 것뿐이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추행의 고의 또한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의 배를 문지르던 중 피고인이 "사타구니 쪽이 아프다."고 하면서 자신의 손을 팬티 안으로 잡아끌었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처음으로 피고인의 숙소에서 안마를 한 날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을 기억한다고 하였는데 피고인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원하는 부위를 잘 모르기 때문에 피고인이 자신의 손을 잡아당겼고, 성기 부위를 몇 번 문지르는 동안 손을 잡고 있었으며, 불편하여 손을 뺐더니 다시 사타 구니 부분으로 손을 가져갔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그 이후로도 안마를 한 적이 많았는데 팬티 안으로 성기가 닿은 적은 없으며, 안마를 거부하거나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하는 등 그 진술 내용과 태도에 비추어 허위로 보이지 않는다. 한편 피해자는 피고인의 상체를 무릎으로 안마한 적이 있지만 이는 위 범죄사실과는 다른 별개의 날이라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록 32쪽). ② 피고인이 피해자로 하여금 안마를 하게 하면서 피해자의 손을 자신의 팬티 안으로 가져가 성기 주변 사타구니를 주무르게 한 것이 '피해자가 알아챌 겨를 없이 순식간에' 한 일은 아니라고 볼 여지도 있지만, 그 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를 종합하여 보면 이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없도록 그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고, 그 행위의 내용 또한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이다. 피해자가 피고인이 사타구니에 손을 대게 할 것을 예상하고서 양해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은밀한 부위를 기꺼이 안마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사정도 없다.
③ 피고인은 사타구니 부분에 피로가 모이기 때문에 몸을 쓰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안마여서 추행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지만, 이성으로 하여금 팬티 안으로 손을 넣어 사타구니 부위를 주무르게 하는 것이 사회 통념상 수긍할 수 있는 안마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나) 피해자 AI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가. (2) 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의 단전 부위를 강화하는 발성 훈련을 시키는 연기지도를 하였을 뿐 강제추행한 것이 아니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체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하고 범행 장소,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사무실로 불러 "대사를 해 봐라, 내가 손을 대는 부분에 힘을 주고 해 봐라."고 말하면서 청바지 단추를 풀고 손을 넣어 피해자의 음부 윗부분(단전 아래 음모가 난 부분)을 눌렀으며, 피고인이 자신의 뒤에 붙어 골반을 잡고 돌렸고 피고인의 성기 부분이 닿았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팬티 안으로 손을 넣어 음부를 만지면 어쩌지 '하고 생각했으나 그런 일은 없었으며, 그 때부터 피고인의 의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고도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록 40쪽).
② 피고인도 피해자의 청바지가 단전 및 치골6)을 조이고 있어 단추를 풀고 연습을 하였고 피해자의 진술과 유사한 행동을 한 것은 맞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훈련을 받은 배우로서 단전의 위치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만진 부위가 단전보다 더 아래였고 이런 식의 지도는 처음이어서 '예상하지 못했다', '창피하고 불쾌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229쪽)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배꼽과 성기의 중간 부분이 아닌 성기 바로 위 음모가 난 부분까지 만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피고인과 피해자의 위치와 자세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성기가 발기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의 엉덩이 부분에 닿았고 피해자가 이를 인식하였음 또한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추행에 해당한다. 당시 문을 여는 소리가 나자 피고인이 황급히 손을 뺀 사실도 인정되는데, 피고인 스스로도 자신의 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D의 메소드를 알려주겠다."고 말한 후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지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연기지도를 해 줄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음부 윗부분을 누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속으로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생각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다) 피해자 AI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가. (3)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손으로 피해자의 명치, 빗장뼈를 누르고 횡격막을 찍어 올리는 발성지도를 하였을 뿐이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범행 장소,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당시 새벽까지 연습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피고인이 자신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고음으로 올라가는 부분은 세게 잡았다가 내려가는 부분은 푸는 식으로 만졌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연습실이 '안이 들여다보이는 구조라 누가 볼까봐 걱정됐다 (증거기록 233쪽)고 진술하여 성추행 피해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하였다.
② 피고인이 제출한 동영상, 피고인이 쓴 책, 피해자를 포함한 D 단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평소 호흡, 소리, 근육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연기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중요시하였는데, 배우들을 상대로 연기 및 발성지도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나 D의 단원이 아닌 경우에도 단전, 명치와 가슴뼈(쇄골 아래 가슴 윗부 분) 부분을 누르거나 머리채, 관자놀이 부분을 잡고 끌어올리는 등 직접 신체를 접촉하면서 지도를 하여 왔던 사실이 인정되며, 이러한 지도 방법은 피해자를 포함한 D 단원들로부터 연기지도의 수단으로 용인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③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②항과 같은 방식의 신체접촉을 통한 연기지도(피고인이 주장하는 흉곽발성을 위해 가슴뼈와 명치를 누르고 횡격막을 들어 올리는 행위)를 한 적도 있지만 "이 때에는 손바닥으로 가슴을 만졌다."고 분명하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증거기록 229쪽, 증인신문 녹취록 18, 42쪽), 피해자 또한 상당한 정도의 신체접촉까지는 연기지도로 용인하여 왔던 점(피해자는 변호인이 제시한 피고인의 연기지도 동영상에 나오는 정도의 신체접촉은 문제될 것이 없고 자신이 당한 피해는 그와 현저하게 다른 정도라고 진술하였다), 가슴뼈를 누르고 횡격막을 들어 올리는 행동과 유방 자체를 움켜잡는 행동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는데 피고인으로부터 오랜 기간 연기지도를 받았던 피해자가 이를 오인했을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이 피해자의 가슴을 손 전체로 움켜잡아 추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라) 피해자 AI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가. (4)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행동을 한 적은 있으나, 피해자가 평소 비염이 있어 연기가 잘 되지 않아 Madness(광기)와 Method(절제)가 결합된 절정의 연기를 경험하게 하기 위한 비상수단으로서 한 행동이다.
(2) 판단
피고인이 한 행위는 피해자의 동의가 없는 이상 목적이 그 어떤 것이든 그 방법의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남편이 같은 단원임에도 이해보다는 불쾌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남편한테 말하지 마라, 니 남편 돈다."고 말한 점, 피고인이 판시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당시의 상황, 접촉 부위 및 방법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하고 추행의 고의 또한 넉넉히 인정된다.
마) 피해자 AI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가. (5)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두를 빤 적은 있으나, 가슴을 움켜쥐었다 놓았다 한 적은 없으며, 이러한 행위는 발성지도를 위한 것이었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자신의 상의를 걷어 올려 브래지어를 풀게 하고 대사를 하도록 한 뒤 고음 부분에서 세게, 음이 내려오는 부분에서는 힘을 풀면서 가슴을 잡고 유두를 빨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당시 입었던 의상, 이후 AK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범행 후의 정황까지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당시 피해자와 함께 연습하면서 판시 범죄사실 제1의 아. (1)항과 같이 유사한 추행을 당한 AK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② 당시 비록 'W'이라는 작품 공연을 위한 연습 중이었고, AK도 함께 있는 곳에서 위와 같은 행위가 이루어진 점은 인정되나, 그 접촉 부위 및 방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는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추행에 해당한다.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하여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해 동의를 한 것으로 볼 사정도 없다.
바) 피해자 AJ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나. 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AY' 공연 직전 피해자의 발성을 도와주기 위해 명치를 누르는 등 지도, 점검을 하였을 뿐, 공소사실과 같은 행동을 한 적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강제추행 행위를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분장실로 불러 "소리를 내 보라."고 하면서 자신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쥐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가슴 윗부분을 옷 위로 누르듯이 만졌던 일과 이 부분 범죄사실과 같이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쥐었던 일을 구분하여 진술하였으며, 당시 자신이 저고리 형태의 베이지색 상의를 입고 있었고, "그만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라고 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분장실을 빠져나왔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다.
② 피해자는 범죄사실 기재의 추행을 당한 후 2013. 12. 21. 'AY'에 출연한 배우의 결혼식장에서 피고인과 함께 사진을 찍은 사실이 있다. 또한 피고인이 연출한 'BL'을 공연할 예정이었던 L 2015년 시즌 단원 모집 오디션에 응시하였는데, 심사위원인 피고인이 "쟤는 아파서 그만 둔 애다."라고 하며 오디션을 보지 못하게 한 사실도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 내용 및 태도, 고소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행동이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것과 모순된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앙심을 품고 허위 사실을 꾸며내고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③ 피고인은 연출가가 공연 직전에 위험을 무릅쓰고 배우를 추행할 리 없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이 평소 여자 배우들의 신체를 빈번하게 만졌을 뿐만 아니라, 여자 배우의 입술을 핥거나 유두를 빠는 행동이 연기가 늘지 않는 배우에 대한 비상조치였다고 주장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 피해자 AM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다. 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피해자에게 반가운 마음에 어깨동무를 한 사실은 있으나, 가슴을 만지는 행동을 한 적은 없다. 피고인은 장례식의 총 책임자였고 모두가 슬픔에 잠겨있는 가운데 피해자를 추행할 상황도 아니었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U의 장례식에서 피고인이 자신을 불러 구 BM 극장(현 C 소극장)으로 들어갔고, 피고인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옷 (트렌치코트) 위로 가슴을 만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너 왜 이렇게 살이 많이 쪘노."라고 하며 오른 손으로 어깨를 두르고 왼손으로 가슴을 움켜 잡았으며, 자신이 임신 중이라는 말을 하며 몸을 피하였고, 피고인이 포스터를 가지고 가라고 했다는 등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피해자 스스로도 "장례식장에서 추행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예상할 수 없었다."라고 진술(증거기록 420쪽)하기도 하였는데, 피해자의 전반적인 진술 내용, 태도로 볼 때 허위 사실을 꾸며냈다고 의심하기 어렵다.
② 피해자가 분향이 이루어졌던 곳이 'C 소극장'임에도 'BN'이라고 기억하거나 피고인이 오른손으로 어떠한 행동을 하였는지에 대한 진술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사소한 부분에 불과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사정은 아니다. 변호인이 제출한 사진(증 제21호증)에 의하면 피해자가 발인 당시 트렌치코트 위에 검은색 파카(패딩 점퍼)를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하나, 피해자가 처음부터 트렌 치코트 위에 파카를 겹쳐 입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당시 임신 중이라 후 배가 가져다 준 파카를 입었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그리고 목도리를 두른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하여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없고,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고 하여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추행이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아) 피해자 AL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라. (1)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 하에 사타구니를 주물러 달라고 하였을 뿐,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잡아 당겨 사타구니를 만지게 한 적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범행 장소,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공용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방으로 들어가려는 도중 만난 피고인이 안마를 해달라고 하였고, 피고인의 어깨, 팔 등을 주무르던 중 피고인이 자신의 손을 바지 안 성기 주변으로 끌어 주물러 달라고 하였으며, 성기 주변을 주무를 수 없어 다리 쪽을 주무르면 피고인이 손을 잡아끌어 성기 쪽으로 가져갔다고 대체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성기 주변을 주물러 달라고 하여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주물렀다는 진술도 하였지만(증인신문 녹취록 12쪽), 진술 전체의 취지는 피고인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주무르는 행동을 한 것인데, 피고인이 '미처 알아차릴 새도 없이 갑자기' 손을 잡아 끈 것은 아니지만, "여기를 주물러 달라."는 말과 동시에 손을 당겨 성기 주위에 손을 갖다 댔다.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증인신문 녹취록 2쪽, 24쪽),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학교 동기에게 알렸는데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는 진술까지 하고 있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
② 당시 피해자는 D 단원도 아니었고 피고인에게 처음으로 안마를 한 것이었다. 피고인이 "사타구니를 주물러 달라.”고 하면서 피해자의 손을 당겼고, 피해자가 손을 빼는데도 피고인이 재차 손을 잡아 성기 주변으로 끌어당긴 것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피해자가 이후 참고 안마를 계속 해주는 등 순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하여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의 추행행위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자) 피해자 AL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라. (2) 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가 미처 알아차리기 전에 '갑자기' 손을 당겨 성기에 닿게 한 적없다. 피해자에게 성기 주변의 혈의 위치를 알려주는 과정에서 성기에 닿았을 수 있으나 의도적으로 성기를 만지게 한 적은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은 추행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고,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을 안마하던 중 피고인이 자신의 손을 잡아 성기 주변에 갖다 댔고, 성기 주변을 주무르다가 피고인이 성기에 피해자의 손을 갖다 대어 성기를 주무르게 되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진술은 범죄사실 제1의 사. (2)항 기재와 같이 당시 함께 안마를 하였던 AN의 진술과 대부분 일치하고, 당시 안마를 하게 된 경위, 안마를 한 시간, 피고인이 했던 말(BO에 관한 이야기) 등 진술 내용 또한 매우 구체적이다. 또한 피해자가 어깨를 두드려주는 등 순수한 안마를 한 적은 더 있으나, 성기 부분을 안마한 것은 2번뿐이라고 진술(증거 기록 449쪽)한 점을 보태어 보면, 그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 ② 피고인이 손을 빼는 피해자의 손을 당겨 성기에 닿게 한 것이 '미처 알아차 리기도 전에 순식간에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보면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없도록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고, 아울러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여서 강제추행에 해당한다.
차) 피해자 AL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라. (3)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발성지도를 위해 피해자의 명치를 누르다가 양 손으로 늑골 쪽에 대고 밖으로 펴면서 들어 올린 사실은 있으나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주무른 사실은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였음이 인정되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분장실로 불러 5~6줄 분량의 대사를 계속 반복하도록 하면서 브래지어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졌다는 취지로 대체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명치를 짚을 줄 알았는데 가슴을 만져 순간 '헉'하고 당황했고(증거기록 453쪽, 증인신문 녹취록 19쪽), 연습 후 피고인이 "내가 이렇게 가슴에 손을 넣었는데 너는 아무렇지도 않느냐. 너 좀 이상 하다."는 말을 하였다는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운 세부적이고 특징적인 사항까지 진술하고 있어 허위로 꾸며 진술을 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② 피해자는 변호인이 제출한 피고인의 발성지도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에 나오.는 신체접촉은 추행이 아닌 연기지도라고 진술하였고, 평소에는 피고인이 배우들의 옷 안으로 손을 넣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록 18, 27쪽). 이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이 주장하는 정도의 신체접촉을 가슴을 만진 것으로 착각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추행을 당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3. 1. 8. SNS에 피고인의 사진과 함께 글을 게재한 바 있는데, 이에 관하여 '추행과는 별개로 그 때에는 피고인이 멋져보였다고 자신이 느꼈던 상반된 감정을 솔직하게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피해자의 감정이 부자연스러워 보이지 않고, 그러한 사정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도 어렵다.
카) 피해자 BE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마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갑자기 기습적으로 피해자에게 강제력을 행사한 적 없고, 이 부분에 대한 증거도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하고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에게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을 인정하면서, 피고인이 옷을 들어 올리자 피해자가 피고인을 돌아보았고, 피고인은 '왜 옷을 들어 올리죠'라는 의미로 생각하였으면서도 지압점을 알려주기 위해 "가만히 있어 봐, 다른 사람들도 봐야지."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245쪽).
② 증인 AI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워크숍에서 단원들끼리 원으로 둘러앉아 서로 안마를 해주던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상의를 걷어 올린 후 브래지어가 드러난 피해자의 옆구리와 등 맨살을 엄지손가락으로 주물렀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 변호인이 제시한 동영상이 당시 상황을 촬영한 것이 맞다고 진술하였다. 아울러 AI는 안마 시간이 끝난 후 동기 남자들이 피해자에게 괜찮냐고 수차례 물어볼 정도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충격적인 장면이었다고도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의 행동은 피고인이 극단 워크숍에서 단원들과 서로 안마를 하던 중 지압점을 알려준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해자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성인 피고인이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상의를 걷어 올려 브래지어가 드러나게 한 후 맨살을 주무른 것은 그 방법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아울러 피고인의 진술과 당시의 상황을 종합하면 피고인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음이 인정된다.
타) 피해자 AO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바. (1)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공연 시작이 임박하여 무대 뒤를 돌아다니며 지시를 하다가 피해자가 입고 있는 기모노 위로 빗장뼈를 누르면서 발성지도를 하였을 뿐,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한 적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였음이 인정되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BH' 공연 약 15분 전 무대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피고인이 "여기서 소리를 내라."고 하면서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누드브라를 떼고 유두를 비틀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속옷(브라탑)에 대한 지적(아래 무죄부분 참조)을 받은 후 의상담당인 AR이 "연출이 안 입은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니 그렇게 해주자."라고 하여 브라탑 대신 누드브라를 착용하였고, 옷이 흘러내릴까 걱정되어 가슴 중간을 핀으로 고정하였다고 하는 등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AR 또한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공연 당시 누드브라를 착용했는지는 모르지만 앞서 본 피해자의 진술처럼 피고인의 지적후에 누드브라를 착용하기로 한 것은 맞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공연 당시 기모노 안에 흰 붕대를 감고 있거나 브라탑 등 속옷을 단단히 고정한 채로 입고 있어서 그 안으로 손을 넣어 누드브라를 떼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하지만, 속옷 등을 단단히 고정한 채 입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로 손을 넣어 누드브라를 떼어내고 가슴을 만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파) 피해자 AO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바. (2)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음부를 만진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단전과 치골사이 부위를 누르면서 발성지도를 한 것이고, 이는 추행이 아니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은 추행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고, 범행 장소,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BD' 공연을 위해 기마자 세로 발성연습을 하던 중 피고인이 뒤에 서서 손을 바지 안으로 집어넣어 음부를 누르 듯이 만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앞서 두 차례 추행[범죄 사실 제1의 바. (1)항 및 아래 무죄부분 참조]을 당한 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짚업 상의를 입고 있었다고 하면서, 피고인 및 자신의 자세, 위치와 사건 이후 피고인이 했던 말 등에 대하여 상세히 진술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D 단원들이 왜 계속 남아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오히려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았으며, 집단을 해하려는 자로 생각할 것 같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등 솔직한 감정을 그대로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530쪽), 그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② 피고인이 연출가라고 하더라도 여자 배우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팬티 위로 음부 부분을 누른 것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추행에 해당하고, 피해자가 이에 대하여 명시적, 묵시,적으로 동의를 하였다고 볼 사정도 없다. 피고인은 연습을 마친 후 피해자에게 "BP, U에게 말하지 말라. 내가 의도는 나쁘지 않으나 걔들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을 하였는데,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자신의 지도 방법에 대해 배우들이 이의를 제기해 왔고, D 단원들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이를 연기지도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 피해자 AN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사. (1)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대사 연습을 시키면서 발성지도로서 피해자의 배와 가슴을 누른 사실은 있으나, 옷을 벗기고 가슴을 만진 사실은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은 추행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고,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고 가슴을 만지고 상의, 속옷을 벗게 한 다음 가슴을 만졌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당시 "살과 살이 직접 닿아야 연기가 더 좋아진다.", "내 손길을 받으면서 호흡을 해봐라, 이 열을 니가 직접 느껴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며(증거기록 932쪽),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 상황을 진술하였다.
②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2010. 11.경 피고인은, 피해자 및 다른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가슴을 만져주니까 AN이가 목소리가 트였다.", "계속 내가 만져줘야겠다.", "가 슴이 젖소 같아, 탄력이 하나도 없어."라는 말을 하였다(피고인 또한 위와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단지 그 주장과 같은 발성지도만을 하고서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③ 피해자는 피고인이 옷을 벗길 줄 예상치 못하여 당황하며 망설였고, 피고인은 자신이 옷이 벗겨지지 않게 양팔을 교차하여 잡고 있자 "괜찮다, 괜찮다."고 하면서 옷을 벗겼으며, 자신이 방에서 나가기 전에 피고인이 "BP에게 말하지 마라."고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934쪽), 이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 또한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거) 피해자 AN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사. (2)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당겨 성기에 닿게 한 적 없다. 피해자에게 성기 주변의 혈의 위치를 알려주는 과정에서 손이 성기에 닿았을 수 있으나 의도적으로 성기를 만지게 한 적은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은 추행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고,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K 내 피고인의 집에서 AL과 함께 피고인을 안마하던 중 피고인이 자신의 손을 사타구니, 성기에 갖다 대고 주무르라고 하였고, 성기 부분을 주무르던 중 피고인이 사정을 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피고인 또한 사정을 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② 피해자가 일관되게 자신이 손을 빼면 피고인이 계속 손을 성기 주변으로 잡아 당겼다고 진술한 점, 피해자와 AL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선생님 거기는 좀 힘듭니다.'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당시 사정을 하여 피해자가 휴지를 건네주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단순히 혈의 위치를 알려 주기 위해 피해자의 손을 당긴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피해자가 동의를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손을 빼는 등 거부 의사를 밝힌 피해자의 손을 잡아끌어 성기 주변을 만지게 한 것은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고, 객관적으로 일반인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너) 피해자 AN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사. (3)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의 뒤에서 명치부터 가슴 주변까지 눌러 발성지도를 하였을 뿐 갑자기 원피스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진 적은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대사를 해라.", "호흡해라."고 말하면서 피해자의 뒤에서 원피스 안으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 위로 가슴을 쥐고 쓸어 올린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옷 위로 명치, 상체 쪽에 대한 신체 접촉을 하는 일은 항상 있었는데, 이 사건 당시에는 옷 위로 명치, 가슴 쪽을 만지다가 옷 안으로 손을 넣어 만졌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929, 930쪽). 이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은 발성지도의 수준을 넘어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졌음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동은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로서 강제추행에 해당하고, 당시 피해자가 입었던 의상,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더) 피해자 AK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아. (1)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신체접촉을 하기 전 "메소드 지도를 하겠다."고 고지하였고 피해자도 이에 동의하여 명치부터 가슴 주변까지 눌러 발성지도를 하였을 뿐, 피해자의 유두를 빤 적은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은 추행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고, 추행의 고의 또한 인정된다.
①) 피해자 AK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뒤에서 가슴 윗부분을 쓸어내듯이 만지다가 옷 안으로 유두 부분을 주무르듯이 만졌고, 자신의 앞으로 와서 속옷을 올려 "소리가 유두 쪽으로 빨린다고 생각하고 소리를 내라."고 하며 유두를 빨았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당시 현장에 같이 있었던 AI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유두를 빠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가 입은 의상(트레이닝바지, 후드티), 피고인의 추행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였다는 점 등 피해자와 AI의 진술이 대부분 일치한다(증거기록 238, 1119쪽,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록 3쪽). 피해자는 피고인이 미리 터치를 하겠다고 하여 승낙을 한 사실이 있고, 자신이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저항을 하자 그 후로 더 이상의 추행은 없었다는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진술도 하였는데, 그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② 앞서 본 것처럼 피해자는 피고인이 신체를 터치하겠다고 하자 이를 승낙하였다. 그러나 피해자가 당시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디를 어떻게 만지겠다고 한 적은 없고, 자신은 피고인이 옷 위로 몸을 만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과 달리 옷 속으로 가슴을 만졌고 갑자기 옷을 들추고 얼굴이 들어왔다고 진술한 점(증인신문 녹취록 2, 16, 17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옷 위로 명치를 누르거나 가슴을 쓸어 올리는 정도를 넘어 옷 속으로 가슴을 만지고 유두를 입으로 빠는 행동까지 승낙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가 승낙, 예상하였던 범위를 넘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③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를 연기지도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하였다는 주장도 하지만, 이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행동을 한 후의 일로 보일 뿐이어서(증거기록 2217쪽) 범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러) 피해자 AK에 대한 범죄사실 제1의 아. (2) 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공소사실과 같은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가 착용한 공연의상인 원피스는 몸에 밀착되기 때문에 손을 넣어 올릴 수 없다. 설령 그러한 사실이 있어도 발성지도에 해당한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은 추행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고, 접촉 부위 및 방법,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AI의 원피스를 들어 올려 손을 넣고 AI의 유두를 뺀 다음 자신에게 와서 원피스를 들추고 상의, 속옷 안에 손을 넣고 유두를 손가락에 끼워 쥐어짜듯이 만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121쪽, 증인신문 녹취록 4쪽), 피해자는 이러한 형태의 추행을 많이 당하여 범행 이후 피고인의 행동이 잘 기억나지 않고, 피해사실이 알려지면 'W' 공연이 중단될까 두려워 피해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하였는데(증거기록 1123쪽), 이는 자신의 기억대로 솔직하게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
② 당시 피해자가 착용하였던 공연의상인 원피스에 달린 지퍼의 위치, 지퍼가 잠긴 상태였는지 등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원피스가 몸에 밀착된다고 하여 이를 들추고 상의와 속옷 속으로 손을 넣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③ 피해자는 추행을 하기 전 피고인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눈치를 보았으며, 피고인이 "특별히 너희들에게만 해주는 훈련이니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고 말하였다고도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122, 1124쪽). 이와 같은 점을 보면, 피고인은 자신의 위와 같은 지도 방법이 D 단원들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연기지도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머) 피해자 AI에 대한 범죄사실 제2항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기 안으로 손가락을 넣은 적이 없다. 피해자는 이미 이 사건 발생 전부터 다른 일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과 상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넣었고, 이로 인하여 상해를 입게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가) 유사강간행위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저음 발성지도를 빌미로 자신의 원피스를 들추고 손을 넣어 "손가락을 쪼이면서 소리를 내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그에 반해 피고인은 검찰에서는 검지로 피해자의 음부를 막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다가 (증거기록 2217쪽),7)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당시 피해자가 공연의상인 원피스를 착용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성기에 손가락을 넣을 수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는 당시 상황과 입었던 의상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질 위치가 여자들마다 다른데 (AK는 앞 쪽에 있고) 넌 뒤쪽에 있어 찾기가 어렵다."라는 말을 했다는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운 세부적이고 특징적인 사항까지 진술하고 있어 이를 허위로 보기 어렵다.
② 피해자와 같이 연습을 하고 있었던 AK 또한 당시 상황, 입었던 의상, 피고인이 했던 말("질을 쪼여라"), 위치 · 자세, 범행 이후 피해자의 반응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는데, 그 진술 내용이 일관되어 있고 피해자의 진술과 대부분 일치한 다.8)
③ 피고인은 원피스 들추고 바지에 손을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AT이 재연한 동영상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퍼가 잘 안 올라가서 옆 지퍼를 열고 연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AK의 진술(AK 증인신문 녹취록 20쪽)과 원피스의 모양, 피해자의 체격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범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나) 상해의 발생 및 인과관계
① 피해자는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 (2)항의 피해를 당한 이후로 성적인 트라 우마가 시작된 것 같고, 결정적으로 'W' 때 터졌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W' 연습을 할 때인 2016. 12.경 피고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추행을 당하였는데 이 사건 범행이 가장 신체 접촉의 정도 및 피해가 크다. 피해자는 이 사건 직후인 2017년 초 자해를 한 바 있고, 당시 피해자의 남편이 같은 단원임에도 불구하고 2017. 3. 24.경 퇴단을 하였다가 남편의 설득으로 다시 들어왔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218쪽), 피해자는 이후 2017. 4.경 맥주잔을 깨서 손바닥을 긋는 자해행위를 하였고, 2017. 6. 21. BQ의원에서 처음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이후로 한 달에 한 번 꼴로 병원에 가 적응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치료를 받았다. 피해자는 2018. 2.경 AP의 미투 폭로 등이 이루어진 후에도 피고인이 단원들에게 '밤에 몰래 와서라도 가르쳐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자 커터칼로 재차 손목을 긋는 자해행위를 하였다.
② 피해자가 2017. 6. 21.부터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면서 진술한 내용을 보면, '선배(피고인)가 연습 중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성적으로 불쾌감 느끼는 행동', '동료배 우(피고인)에게 성추행', '그 사람 때문에 떠나고 싶지는 않다', '그 사람과 떨어져있다' 등 이 사건과 피고인에 대한 감정이 드러나 있다(증거기록 817, 818, 819쪽). ③ 피고인은 피해자가 기존에도 두통 등을 앓고 있었고, 피해자의 상해는 피고인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 이전에는 정신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분명히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의 진료내역에 의하더라도 2008. 7. 3.부터 2017. 6. 21.까지 정신적 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점은 확인되지 않고 두통 정도의 병력만 확인될 뿐이다. 피해자의 2017. 10. 12.자 BQ의원의 진료일지에 이력으로 기재된 환상, 환청, 두통 등도 이 사건과는 별개의 증상으로 보인다.
(④ 앞서 본 피해자의 병력, 내용, 시기, 경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는 그 이전의 개인적인 경험과 피고인의 반복된 추행행위 등으로 인해 성적인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던 중 이 사건 유사강간범행이 발생하자 그로 인한 충격과 개선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무력감, 좌절감 등으로 인하여 우울증과 적응장애의 증상을 얻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범행과 피해자의 정신질환(상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피해자가 가지고 있던 두통, 성적 트라우마 등이 이 사건 발생 전부터 피고인의 행위와 무관하게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그 증상이 확대 · 악화 내지 발전된 것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피고인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5년~45년
2.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 제1범죄: 유사강간치상죄
[유형의 결정]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 13세 이상/상해치상 > 제2유형(일반강간) (※ 성년 유사강간은 2유형에 포섭)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년~7년
○ 제2범죄: 상습강제추행죄
[유형의 결정] 일반적 기준 > 강제추행죄(13세 이상 대상) > 제1유형(일반강제추행) [특별양형인자] 다수 피해자 대상 계속적·반복적 범행, 상습범인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특별 가중영역, 징역 1년 6월~4년 6월
○ 다수범 가중에 따른 최종 형량범위: 징역 4년~9년 3월
○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5년~9년 3월(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을 준수)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작가 겸 연출가로 높은 명성과 권위를 누리고 있었고, 'D'라는 연극공동체를 창단하여 운영하면서 D의 단원들뿐만 아니라 연극계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여 왔다. 피고인은 자신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는 D의 단원들 또는 자신이 연출한 연극에 출연한 배우들을 상대로 안마를 시키거나 연기지도를 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성추행 범행을 하여 왔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별다른 사회 경험 없이 오직 연극을 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D의 단원이 된 사람들이고, 피고인을 스승으로 생각하고 피고인의 지시에 복종하였던 사람들이다.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자신의 권력을 남용한 것임과 동시에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그 권력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의 처지를 악용한 것이며, 그 결과 피해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수치심과 고통 및 좌절감을 안겨준 것이다. 더구나 과거 여러 차례 배우들의 항의와 문제제기가 있었고 피고인에 직접 사과까지 하는 등 피고인스스로 과오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피고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완성도 높은 연극을 위한 과욕에서 비롯되었다거나 피해자들이 거부하지 않아 그 고통을 몰랐다고 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더 나아가 피해자들이 미투 운동에 편승하여 자신을 악인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등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벌금형 1회 전력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및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피해자 AI에 대한 범행 중 일부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 (1)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안마를 하게 하면서 놀란 피해자가 성기 주변에서 손을 빼내려고 하자 양 팔로 피해자의 상체를 끌어당겨 안아 폭행으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나.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양 팔로 피해자의 상체를 끌어당겨 안아 강제추행하였다는 부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가슴부위를 안마하던 중 피고인이 갑자기 양 팔로 피해자의 상체를 끌어안아 당겼다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216쪽), 이 법정에서는 "몸으로 꽉 껴안아서 누르기도 했다는데, 증인이 누른 것인가요, 아니면 피고인이 그냥 끌어안아서 세게 안았다가 놨다 했던 것인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온몸을 밀착시켜서 좀 눌러봐라라고 하면, 제가 몸이 겹쳐집니다. 겹쳐졌을 때 피고인이 팔로 꽉 안는 것입니다."라고 답하였는데(증인신문 녹취록 12쪽), 피고인이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의 몸을 끌어안았다는 것인지 피해자가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피고인의 몸 위로 겹쳐 누웠던 것인지 불분명하다.
② 피해자는 피고인의 상체 위로 체중을 실어 올라간 후 '피고인이 몸을 압박하는 식으로 꽉 안다가 풀고, 다시 또 꽉 안다가 풀고 그런 과정을 반복했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데, 공소사실에 기재된 '성기 주변을 주무르던 피해자를 양 팔로 끌어당겨 안은 행위'에 '피해자가 피고인 상체 위에 올라간 상태에서 꽉 안은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제1의 가. (1)항 부분을 포함한 상습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2. AJ에 대한 범행 중 일부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 2012년 초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서울 마포구 BR에 있는 L 연습실에서 피해자 AJ에게 발성 및 호흡 연습을 시켜주겠다고 한 다음 피해자의 뒤로 가 "여기에 힘을 줘야 한다."라고 하면서 갑자기 피해자를 껴안아 가슴을 만지고, (2) 2012년 초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같은 L 연습실에서 피해자와 다른 여자 배우 2명에게 연극 'AY'의 여주인공 역할을 놓고 경쟁을 시키다가 "나는 이 장면이 좋다. 꼴리게 해 봐 라."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피해자의 뒤에서 갑자기 피해자를 껴안아 가슴을 만지는 등 폭행으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나. 판단
피해자는 D 소속이 아니었는데 다른 극단에서 8년 정도 배우 생활을 하였지만 피고인과 같이 배우의 몸에 손을 대면서 하는 연기지도를 받아 본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소리를 내라."고 하면서 명치와 가슴 윗부분(쇄골뼈 아래 유방이 시작되는 가슴뼈 부분)을 누르는 행동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9) 그런데 당시는 피해자를 포함한 5명 또는 3명의 여자 배우들이 함께 서서 피고인의 지도를 받으며 연습을 하는 상황이었고, 피고인은 차례로 배우들을 상대로 위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인데, 피해자의 순서가 되었을 때 피해자도 별 다른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그러한 과정과 신체 접촉의 부위 및 정도를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또한 당시에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을 연기지도의 방식으로 승낙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피고인이 제출한 동영상과 AI, AL, AS, AR, AT 등의 진술을 종합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배우들을 상대로 연기 및 발성지도를 하면서 명치와 가슴뼈 부분을 누르는 방식의 지도를 하여 왔고 그러한 정도의 신체 접촉은 D 내에서는 발성지 도로 받아들여졌으며, 피고인은 D 단원이 아닌 배우들을 상대로도 같은 방식의 발성지도를 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므로, 당시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상습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3. BS에 대한 범행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해자 BS(여, 32세, 가명)은 2006년경부터 2018. 2.경까지 'D' 소속 배우였다. 피고인은 2014. 9.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위 에서 'BH'이라는 작품 공연을 위해 연습 중인 피해자를 로비로 불러낸 다음 "너 같은 곰이 이런 관능적인 역할은 하기 힘들다."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갑자기 피해자를 끌어안고 몸을 밀착시키며 피해자의 귀에 입김을 불어 넣고 신음소리를 내면서 피해자의 귀와 볼을 핥고 피해자의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진 다음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으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반항하자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겨 피고인의 성기를 위, 아래로 쓰다듬게 하는 등 폭행으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나. 판단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피해자의 진술은 이 법정에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는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상습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4. BE에 대한 범행 중 일부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 2011. 4. 말경부터 같은 해 5. 초순경까지 사이에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위 T 안에 있는 피고인의 방에서 피해자 BE에게 배를 주무르라고 요구한 다음 피해자가 배를 주무르자 "거기가 아니지."라고 하면서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겨 피고인의 성기에 닿게 하였고, 이에 놀란 피해자가 손을 빼자 피해자의 손을 다시 잡아당겨 피고인의 성기 주변을 주무르게 하고, (2) 2011. 10. 말경부터 같은 해 11. 초순 사이에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04:00경 위 'K' 안에 있는 피고인의 방에서 "꿈에서 미친 여자가 나를 괴롭혀서 온 몸이 아프다."라고 하면서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성기 주변을 주무르게 하다가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겨 성기를 만지게 하고, 이어서 "니가 소리가 왜 답답한지 아나? 소리는 이렇게 내야한다."라고 하면서 연기지도를 빙자하여 갑자기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를 등 뒤에서 껴안고 누워 "남자는 여자의 기를 받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피해자의 온몸을 쓰다듬고, (3) 2012년 여름경 위 'I'에서 'D'에서 퇴단한 후 연극을 보려고 찾아 온 피해자에게 "남자 친구랑 아직도 사귀냐?"라고 물어보았고, 피해자가 헤어졌다고 하자 "그럼 이제 너는 내 여자다."라고 하면서 갑자기 피해자를 끌어안는 등 폭행으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나. 판단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위 (1), (3)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는 전혀 없다. 그리고 위 (2)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진술을 한 바도 있으나, "성기를 주무르게 하지는 않고 성기 주변을 지압하도록 하였다."고 하였고(증거기록 2247쪽),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기습적인 강제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취지여서 (2018. 5. 25.자 변호인의견서)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공소사실에 대한 자백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AI의 경찰 진술 중 '동기오빠로부터 들었다'는 부분(증거기록 220쪽)은 전문진술로서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에 따른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증거능력이 없고, AI와 AN의 진술 중 피고인이 공개사과를 했다는 내용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상습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5. AO에 대한 범행 중 일부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2. 9. 하순 일자를 알 수 없는 날 오후 무렵 위 T 안에 있는 BN에서 피해자 AO와 다른 단원들과 함께 'BH'이라는 연극공연을 연습하던 중 피해자가 입고 있던 기모노를 어깨선까지 내리면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자 피해자에게 기모노를 더 내리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피해자에게 다가가 갑자기 피해자가 입고 있던 기모노를 잡아당겨 피해자의 속옷이 노출되게 하여 폭행으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나. 판단.. 피고인과 피해자 및 의상 담당이었던 AR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가 입고 있는 기모노 옷깃을 잡아 당겨 속옷(브라탑)을 입고 있던 피해자의 상반신이 노출되게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AR의 진술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강제추행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당시는 배우들이 무대의상을 갖춰 입고 연출가인 피고인 앞에서 처음 연습을 하던 날로서 피고인이 연출가로서 지도를 하던 중이었고, 피해자가 연기한 장면은 기모 노를 내리면서 '정사신'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피고인은 계속 '가슴골이 보일 정도까지 내려라."고 말로 지시하다가 답답한 나머지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 "여기까지는 벗어야 해."라며 기모노를 잡아당긴 것이다.
② 피고인은 극중 배역이 옷을 내리는 정도에 대한 정확한 연출지도를 한 것인데, 당기면 쉽게 풀리는 기모노의 특성 때문에 속옷을 입은 피해자의 상체가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상체가 모두 드러나기를 바랐던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 이미 '가슴골까지'라고 언급을 했었다."고 답 하였다(증인신문 녹취록 3쪽). 피고인은 피해자가 입고 있던 브라탑을 보고 "이런 것입으면 안 돼."라는 말도 하였으나, 이는 피해자가 속옷을 입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으로 볼 수는 없고 극중 배역에 적합한 속옷을 입으라는 취지로 보일 뿐이다.
③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의 의도와 경과 및 정도에 비추어 보면 이를 강제추행으로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상습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보호관찰명령청구에 대한 판단
1. 청구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범행경위, 횟수, 방법 등에 비추어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
2. 판단
가.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 정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재범의 위험성)'이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성폭력범죄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부착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7410, 2010전도44 판결 등 참조), 이는 보호관찰명령의 요건인 재범의 위험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에게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②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연출가로서 배우들에게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거나 의존관계가 있는 등 특수한 관계가 존재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한 범행에 비해 재범의 위험성이 크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피고인에 대한 상당한 기간의 수형생활과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만으로도 피고인의 재범방지와 성행교정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에 대한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도구(KSORAS) 평가 결과 총점 7점10)으로 재범 위험성이 '중간 수준(7~12점)에서 낮은 편에 속하고,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또한 총점 8점으로 '중간' 수준(7~24점)에서 낮은 편에 속하는 점 및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보호관찰명령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8, 제9조 제4항 제1호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판사황병헌
판사김수민
판사김주영
1)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권으로 범죄사실을 다음과
같이 정정 · 수정한다.
2)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잡고 '성기 주변에 대고 주물러 달라고 한 것은 분명하지만, 피고인이 성기
에도 피해자의 손을 갖다 댔는지, '성기를 주물러 달라'고 하여 피해자가 성기를 주물렀는지는 불분명하다(증거기록 13, 441
쪽, 증인신문 녹취록 11쪽), 피고인 또한 '성기'가 아닌 '성기 주변이라고 주장해온바, 방어권행사에 지장이 없어 보이므로 위
와 같이 수정한다.
3) 당시 피해자와 AL이 함께 안마를 했는데, 범행 시기에 관해 피해자는 늦봄인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고, AL은 1~2월인 것
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면서도 두 사람 모두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고 하였다. 피해자는 매일 같이 피고인에게 안마를 하여
기억이 뚜렷하지 않다고 한 반면, AL은 피고인의 성기 주변을 만진 것이 판시 범죄사실 제1의 라. (1), (2)항에 기재된 두 번
뿐이고, 피해자와 함께 안마한 것은 한 번이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49, 1146쪽), 이에 비추어 보면 AL의 기억이 보다 정
확한 것으로 보인다.
4) 증언 중 안마에 관한 부분
5) 실제로 BE은 피고인의 추행을 문제 삼아 D를 퇴단하였고, 피고인이 이와 관련하여 공개사과를 하기도 했지만 피고인의 추행
은 그 후로도 계속되었다.
6) 피고인은 '단전'은 배꼽과 성기의 중간 지점을, '치골'은 골반 뼈가 시작되는 부분이라고 진술하였다(2018. 8 17.자 피고인신문
녹취록 45, 46쪽).
7) 피해자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방법(손가락으로 음부 입구를 막는 조인트 훈련방식)에 대해서 알고 있으나 이와는 달랐다고 진
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록 22쪽).
8) AK는 이 법정에서 K에서의 범행과 C 소극장에서의 범행 목격 내용을 일부 혼동하여 진술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지만(증인신
문 녹취록 2, 4쪽), 크리스마스 즈음한 공연 직전 무대의상인 원피스를 입고 연습하였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뒤에서 원피스
를 들추고 손을 넣는 것을 보았다는 점에 관한 진술은 일관되어 있다(증거기록 1120쪽, 증인신문 녹취록 4, 10, 18쪽).
9) (2) 부분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었다고 진술하였지만(증거기록 1168쪽), 이 법정
에서는 가슴을 움켜쥔 것이 아니라 누르기만 했다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록 3쪽).
10) 이전 성범죄 횟수 '1회'(1점)로 기재되어 있는바, 이를 제외하면 6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