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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다79262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신문 등 언론매체의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 판단하는 기준

[2] 민사상 명예훼손행위의 위법성 조각사유 및 언론매체의 보도를 통한 명예훼손에서 ‘행위자가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3] 갑 신문사가 국회의원인 을이 국정감사장에서 대구·경북지역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꼴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사안에서, 갑 신문사는 을의 발언을 왜곡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고, 그 적시한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매일신문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석창목)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신문 등 언론매체가 특정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경우 그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 ,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1892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원고가 국정감사장에서 대구·경북지역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꼴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는 내용으로 그 발언을 왜곡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예훼손의 허위 사실 적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언론매체의 보도를 통한 명예훼손에 있어서 행위자가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 ,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다3519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기사가 대구·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점, 피고 소속 취재기자가 직접 국정감사장을 방청한 후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한 점, 피고 발행 신문이 석간신문이어서 다른 조간신문들보다 원고의 실제 발언 내용, 발언 의도 등을 충분히 조사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점, 피고가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하기 전날인 국정감사 당일 인터넷 기사로 원고의 발언을 보도한 연합뉴스 등은 원고의 발언 내용과 취지 등을 가감 없이 사실 그대로 보도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함에 있어 그 적시한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기사의 게재 방식과 그 비중, 표현방법 및 내용, 기타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의 명예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으로 피고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크기, 방법의 정정보도문 게재를 명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정보도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