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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누16070 판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공1998.5.1.(57),1206]

판시사항

[1] 유니언 숍(Union Shop) 협정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 탈퇴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해고 의무 유무(적극)

[2] 단체협약상의 유니언 숍 협정에 의하여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의 불이행 자체가 구 노동조합법 제39조 제4호 소정의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3] 유니언 숍 협정이 체결된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탈퇴한 4명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이전의 것) 제39조 제2호 단서 소정의 조항, 이른바 유니언 숍(Union Shop) 협정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강화하기 위한 강제의 한 수단으로서 근로자가 대표성을 갖춘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에 유니언 숍 협정에 따라 근로자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어야만 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사용자는 노동조합에서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가 있다.

[2] 단체협약상의 유니언 숍 협정에 의하여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는 단체협약상의 채무일 뿐이고, 이러한 채무의 불이행 자체가 바로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이전의 것) 제39조 제4호 소정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부당 노동행위가 성립하려면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있어야 하는 것인바, 위 조합을 탈퇴한 4명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그러한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가 없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한국전력기술 노동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선수 외 3인)

피고,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한국전력기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용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이전의 것) 제39조 제2호 단서에 의하면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때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단체협약의 체결'이 허용되고 있고, 이러한 단체협약의 조항, 이른바 유니언 숍(Union Shop) 협정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강화하기 위한 강제의 한 수단으로서 근로자가 대표성을 갖춘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에 유니언 숍 협정에 따라 근로자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어야만 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사용자는 노동조합에서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 1996. 10. 29. 선고 96다28899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 조합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5조는 '주임급(55호봉) 이하 전 직원을 노조원으로 하는 유니언 숍으로 한다', 제6조는 '제5조에 해당되는 직원은 입사와 동시에 자동적으로 노조원이 된다', 제7조는 '회사는 노조원의 제명·탈퇴 여부를 일방적으로 해석할 수 없으며 노조의 확인에 따라야 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이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통상적인 유니언 숍 협정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참가인으로서는 그에 따라 원고 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달리 유니언 숍 협정이 있더라도 사용자는 노동조합에서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도 없고, 또 해고할 수도 없다는 입장에서 참가인은 원고 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한 것은 잘못이다.

2. 그러나 단체협약상의 유니언 숍 협정에 의하여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는 단체협약상의 채무일 뿐이고, 이러한 채무의 불이행 자체가 바로 같은 법 제39조 제4호 소정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부당 노동행위가 성립하려면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있어야 하는 것인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 사건 경위에 비추어 볼 때 그 해고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에 있어 사용자인 참가인에게 그러한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가 없다.

나아가 원고는 참가인이 참가인의 전 사업장에 대하여 원고 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들을 해고할 의무도 없고 해고할 의사도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한 것이 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나, 이 사건 변론에 나온 자료들에 의하면 원고 조합이 참가인과의 1995년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해 같은 해 6. 23.부터 시작한 파업이 장기화되자 노조 집행부에 불만을 갖고 파업에 불참 중인 일부 조합원들이 유니언 숍 제도하에서 조합원이 제명되거나 탈퇴할 경우 회사측의 처리 방침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였고, 이에 따라 사업개발처장이 같은 해 7. 27. 질의서를 통해 회사의 명확한 방침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며, 같은 해 8. 3. 및 4.경에는 소외 황문양 등 4명의 조합원이 노조탈퇴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러 참가인은 더 이상 위 질의에 대한 회신을 유보할 수 없어 노동문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파업이 끝난 후인 같은 달 14. 노무처장의 이름으로 전 사업장의 처장, 사업책임자 및 현장사무소장들에게 위 문서를 발송하게 된 사실 및 원고 조합이 같은 달 16. 참가인에게 원고 조합을 탈퇴한 위 4명의 근로자를 해고하여 줄 것을 요구하자 참가인은 같은 달 21. 위와 같은 자문결과에 따라 원고 조합에 대하여 회사는 관계 법령이나 단체협약상 해고의무가 없으므로 해고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한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참가인이 전 사업장에 대하여 위 문서를 발송한 행위는 단체협약의 해석에 관한 부서장들의 질의에 대하여 회신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 원고 조합에 대하여 위 통보를 한 것 또한 원고 조합의 해고 요구에 대하여 답변하기 위한 것일 뿐이며 설사 그 내용에 잘못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참가인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그와 같이 믿고 회신이나 통보를 한 이상 그것이 원고 조합의 단결활동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거기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회신이나 통보가 원고 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이유 설시에 잘못이 있으나 참가인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가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므로 결국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 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최종영 이임수 서성(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6.9.20.선고 95구37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