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공2010상,507]
[1] 민법 제758조 제1항 에서 정한 ‘공작물 설치·보존상의 하자’의 의의 및 그 존부에 관한 판단기준
[2] 계단의 위쪽에 서 있던 피해자가 지상으로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에서, 계단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와 피해자가 추락한 것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758조 제1항 에서 말하는 ‘공작물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시설이 관계 법령이 정한 시설기준 등에 부적합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유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 계단의 위쪽에 서 있던 피해자가 지상으로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에서, 건물 벽면 바깥으로 돌출되어 난간으로 둘러싸인 곳은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높이 1.1m 이상의 난간을 설치하여야 함에도, 이에 현저히 미달한 76㎝~99㎝의 난간을 설치하여 평균적 체격의 성인 남자가 추락하지 않도록 방호할 수 있는 통상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설치·보존상의 하자와 피해자가 추락한 것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1] 대법원 1994. 10. 28. 선고 94다16328 판결 (공1994하, 3112)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7022 판결 (공1997하, 3446)
원고 1외 3인 (소송대리인 우성종합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문상호)
피고 1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울중앙 담당변호사 정영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 제758조 제1항 은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의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그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시설이 관계 법령이 정한 시설기준 등에 부적합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유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대법원 1994. 10. 28. 선고 94다16328 판결 ,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702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을 그대로 인용하여,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4. 9. 2. 21:00경 부산 사하구 하단2동 (이하 생략) 소재 3층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2층에 있는 피고 1 운영의 ‘ ○○○’라는 주점(이하 ‘이 사건 주점’이라 한다)에서 대학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술을 마신 사실, 이 사건 주점에는 건물 내부 계단으로 통하는 출입문 외에 건물 외부에 설치된 계단(이하 ‘이 사건 계단’이라 한다)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별도로 있는 사실, 술에 취한 망인이 소란스럽게 행동하여 피고 1과 시비가 붙게 되자, 망인의 일행이 망인을 데리고 이 사건 계단으로 통하는 출입문을 통하여 건물 1층으로 내려간 사실, 망인이 같은 날 22:50경 다시 이 사건 계단을 통하여 주점으로 들어와서는 피고 1에게 시비를 걸었고, 피고 1도 화가 나자 망인의 뺨을 2회 때리는 등 상호간에 과격한 실랑이가 벌어진 사실, 피고 1의 처인 피고 2는 망인의 손을 잡고 망인을 이 사건 계단으로 통하는 출입문을 통하여 주점 바깥으로 데리고 나간 사실, 망인은 이 사건 계단 맨 위에 한쪽 발을, 계단 맨 위로부터 첫 번째 계단에 나머지 한쪽 발을 디디고 있다가 중심을 잃고 이 사건 계단의 한편에 설치되어 있는 난간(이하 ‘이 사건 난간’이라 한다)을 넘어 지상 1층 바닥으로 추락하였고, 이로 인하여 망인은 같은 달 7. 뇌지주막하출혈상 등으로 사망한 사실, 이 사건 건물은 피고 3, 4의 공동소유이고, 당시 피고 1은 2층에 소재한 이 사건 주점을 임차하여 영업을 하고 있었던 사실, 이 사건 난간의 높이는 맨 위 계단으로부터 76cm, 위에서 첫 번째 계단으로부터 86cm, 두 번째 계단으로부터 92cm이고, 계단 맨 위에 설치된 사각형 난간 지지대의 높이는 99cm, 계단 맨 위 통로 바닥에서 난간손잡이까지의 높이는 94cm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구 건축법 시행령 제48조 및 구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5조 제4항 제2호 에 의하면 이 사건 난간의 높이는 85cm가 되면 족한데, 이 사건 계단 맨 위에 있는 이 사건 난간의 높이만이 기준에 미달하고 그 미달하는 정도는 약 9cm 정도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난간의 높이가 한 곳에만 일부 규정에 적합하지 않은 것만으로 이 사건 계단이나 난간에 설치·보존상 하자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피고 1, 2에 대한 고객 보호의무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위 피고들의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피고 3, 4에 대한 공작물 소유자 책임의 점에 관하여는, 이 사건 계단에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구 건축법 시행령(2004. 9. 9. 대통령령 제185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0조 제1항 은 “옥상광장 또는 2층 이상의 층에 있는 노대 기타 이와 유사한 것의 주위에는 높이 1.1m 이상의 난간을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당해 노대 등에 출입할 수 없는 구조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의 ‘노대’는 건축물의 일부로서 개방형 구조로 된 바닥형태의 구조물을 의미하는바, 원심판결 이유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계단 맨 윗부분 및 이 사건 계단에서 이 사건 주점 및 같은 2층에 위치한 다른 점포에 이어지는 통로 부분은 건물 벽면 바깥으로 돌출되어 난간으로 둘러싸인 곳으로서 위 시행령상의 ‘노대’ 또는 ‘노대와 유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계단 및 통로의 주위에는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높이 1.1m 이상의 난간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추락한 부분의 이 사건 난간의 높이는 가장 높은 곳이 99cm이고, 가장 낮은 곳은 76cm에 불과하여 위 건축법령상 기준에 현저히 미달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난간 외에는 아무런 방호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이 사건 계단 및 그 난간은 망인과 같은 평균적 체격의 성인 남자를 추락하지 않도록 방호할 수 있는 통상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서 그 설치·보존에 하자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하자의 존재와 이 사건 계단의 위쪽에 서 있던 망인이 이 사건 난간 위를 지나 지상으로 추락한 것과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편, 원심은 구 건축법 시행령 제48조 , 구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이 사건 난간은 그 높이가 85cm가 되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위 조항들은 계단의 양쪽에 벽 등이 있어 난간이 없는 경우에 설치하는 손잡이의 높이에 관한 것일 뿐이라서, 계단의 한쪽에 벽이 없어 그 부분에 난간을 설치하여야 하는 이 사건 계단에 대하여는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은, 이 사건 계단에 그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계단에 대한 점유자가 누구인지, 그 점유자가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심리한 다음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계단에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지 않은 채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여기에는 건축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 및 영조물 설치·보존상 하자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