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서울고법 2011. 2. 24. 선고 2010누8326 판결

[시정명령등처분취소청구] 상고[각공2011상,454]

판시사항

서울대학교병원이, 환자 또는 그 보호자가 주진료과목에 대하여 선택진료를 신청하는 경우 주진료의사에게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진료 적용을 포괄적으로 위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선택진료제도를 운용하고, 또 선택진료의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의사 또는 부재중이거나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않은 의사의 진료행위를 통하여 선택진료비를 징수한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등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납부명령을 한 사안에서, 위 처분 중 일부가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서울대학교병원이, 환자 또는 그 보호자가 주진료과목에 대하여 선택진료를 신청하는 경우 주진료의사에게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진료 적용을 포괄적으로 위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선택진료제도를 운용하고, 선택진료의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의사 또는 부재중이거나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않은 의사의 진료행위를 통하여 선택진료비를 징수한 행위가 자기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거래 상대방인 환자들에게 불이익을 제공한 것으로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등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납부명령을 한 사안에서, 위 병원의 선택진료행위 중 선택진료자격이 없는 전임강사대우가 시행하였거나, 해외연수 등으로 부재중인 의사가 시행한 것으로 처리되었거나,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않은 의사가 시행하는 등으로 운용한 부분은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거래상대방인 환자 등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시정명령은 적법하지만, 위 병원이 환자의 실제 의사(의사)에 따라 주진료의사를 선택한 뒤 그에게 진료지원과목에 대한 선택진료를 지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방식으로 선택진료제도를 운영한 것은 제반사정을 고려해 볼 때 환자의 의사선택권을 의료현실에 맞게 보장함과 아울러 보다 정선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 부분 선택진료 포괄위임의 의도와 목적, 효과와 영향, 의료서비스의 특성 및 거래상황, 이 병원의 우월적 지위의 정도 및 환자 등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까지 모두 더하여 보면 원고의 선택진료제도 운용이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후자에 대한 시정명령과 전자와 후자의 행위를 모두 포함하여 부과한 과징금 납부명령이 위법하다고 한 사례.

원고

서울대학교병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상호 외 4인)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문병규)

변론종결

2011. 2. 17.

주문

1. 피고가 2010. 2. 2. 원고에 대하여 의결 제2010-014호로 한 별지 1 제1항 기재 시정명령과 제3항 기재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0. 2. 2. 원고에 대하여 의결 제2010-014호로 한 별지 1 기재 각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한다라는 판결.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의 지위 및 현황

원고는 의료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업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의학, 간호학 및 약학 등에 관한 교육, 연구와 진료를 통하여 의학발전을 도모하고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1978. 7. 15.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에 따라 국립서울대학교에서 분리되어 설립되었다.

원고의 조직은 2분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2부문(진료부문, 소아진료부문), 1처(행정처), 2실(기획조정실, 홍보실), 1부(교육연구부), 임상의학연구소로 구성되어 있고, 1987. 9. 29. 서울특별시와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여 서울특별시립보라매병원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나. 선택진료제도

(1) 선택진료의 의미

선택진료제란 의료법 제46조 에 근거하여 의료기관에서 환자 또는 그 보호자(이하 ‘환자 등’이라 한다)가 특정의사를 선택하여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일정한 자격을 지닌 의사의 진료에 대해서 추가비용 징수를 허용하는 것이다. 선택진료제 시행의 근본 목적은 환자 등의 의사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특정의사를 선택하여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2) 선택진료 의료기관 현황

의료법상 선택진료는 병원급 주1) 이상 의 의료기관에서 실시할 수 있다. 아래 〈표 1〉과 같이 2007년말 기준 선택진료 가능 의료기관 2,294개 중 212개(전체 대상병원 중 9.2%)가 선택진료를 실시하고 있는데, 주로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그 실시율이 높고 특히 대학병원급인 종합전문요양기관에서는 100% 선택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표 1〉 선택진료 의료기관 현황 (2007년말 기준)

본문내 포함된 표
유 형 종합전문 요양기관 종합병원 병원 한방병원 치과병원 합 계
선택진료가능 기관 수 43 268 1,681 143 159 2,294
선택진료실시 기관 수 43 81 70 8 10 212
실 시 율(%) 100 30.2 4.2 5.6 6.3 9.2

(3) 선택진료의사 지정

선택진료는, ① 면허취득 후 15년이 경과한 치과의사 및 한의사, ② 전문의 자격인정을 받은 후 10년이 경과한 의사, ③ 대학병원 또는 대학부속 한방병원의 조교수 이상인 의사가 수행할 수 있다. 선택진료 가능 의료기관은 위 요건을 갖춘 재직의사의 80% 이내에서 선택진료의사를 지정할 수 있고, 환자가 내원하여 1차적으로 접하는 과목, 즉 내과, 외과, 피부과, 소아과, 정신과, 산부인과 등의 진료과목(이하 ‘주진료과’라 한다)은 물론, 주진료과목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과목인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마취통증학과 등의 진료지원과목(이하 ‘진료지원과’라 한다)에 대해서도 선택진료가 가능하다.

(4) 선택진료비 징수 현황

선택진료비용의 청구는 선택된 의사가 직접 진료한 진료행위에 국한되며, 건강보험진료수가의 20~100% 이내에서 선택진료를 선택한 환자가 전액 부담한다. 선택진료로 인한 환자의 추가비용 부담액(병원수익)은 아래 〈표 2〉와 같이 2004년도 기준 연간 4,368억 원으로 선택진료 의료기관의 전체 진료비의 5.8% 수준이다. 또한 2007년 기준 선택진료비는 연간 총 8,977억 원으로서 이는 선택진료 의료기관의 전체 진료비 중 약 6.5%에 해당한다.

〈표 2〉 의료기관 종별 선택진료 수익 (2004년말 기준)

본문내 포함된 표
구 분 종합전문 요양기관 종합병원 병 원
추가비용(억원) 3,494 783 91 4,368
비 중(%) 7.7 5.1 4.5 5.8

(5) 선택진료제도의 구체적 내용

(가) 관련 법령

구 의료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1항 은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 또는 요양병원의 특정한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를 선택하여 진료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가 요청한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진료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 은 의료기관의 장은 제1항 에 따라 선택진료를 하게 한 경우에도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로부터 추가비용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5항 에서 위 제4항 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고 선택진료를 하게 하는 경우에는 추가비용을 받을 수 있고, 같은 조 제6항 에서 “ 제5항 에 따른 추가비용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의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의 자격 요건과 범위, 진료 항목과 추가 비용의 산정기준,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2008. 11. 28. 보건복지가족부령 제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선택진료의 요청, 추가비용을 징수할 수 있는 선택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자격요건 및 범위, 선택진료 항목 및 추가비용의 산정기준과 기타 선택진료의 실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나) 선택진료신청서 양식

구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호 에서 정한 선택진료신청서의 양식은 아래 〈표 3〉과 같은바, 그 후 각급 병원에서 주진료과에 대하여 선택진료를 신청하는 경우 주진료과 의사에게 진료지원과 의사에 대한 선택을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면서 그 포괄위임의 유효성과 환자의 의사선택권의 침해 등이 문제되자, 보건복지부는 2008. 12. 28. 아래 〈표 4〉와 같이 선택진료신청서 양식을 개정하였는가 하면, 그 후에도 여전히 환자의 실질적인 의사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되는지에 대하여 논란이 계속되자 2010. 6. 30. 진료지원과의 선택방식을 환자가 쉽게 이해하고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종래 입원과 외래 별도로 작성되던 선택진료신청서를 하나로 통합하고 진료지원과별로 선택진료 여부를 표시한 후 그 옆에 선택진료의사의 이름을 직접 기재하거나 주진료과 의사에게 위임한다고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의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중이다.

〈표 3〉 선택진료신청서(구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표 4〉 선택진료신청서(개정된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다. 원고의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진료 운영실태

서울대학교병원 본원(이하 서울대학교병원 본원도 ‘원고’로 표시한다)은 2005. 1. 1.부터 2008. 6. 30.까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선택진료제도를 운영하였다.

(1) 2005. 1.경부터 2006. 12.경까지의 선택진료제 운용

원고는 위 기간 동안 아래 〈표 5〉와 같은 선택진료신청서 양식을 사용하였는데, 위 양식에는 환자 등이 선택진료신청서상 주진료과나 진료지원과 모두에 있어 선택진료를 원하는 과 및 의사를 직접 기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신청서 양식에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 신청은 별도 신청 없이 동 신청서로 갈음함을 동의합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한편, 환자가 선택진료신청서를 통해 단지 주진료과에 대해서만 선택진료를 신청하고 진료지원과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선택진료를 신청하지 아니하더라도, 이들이 진료지원과의 진단을 받게 되는 경우 주진료과담당의사가 지정한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의사로 하여금 선택진료를 실시하도록 하고 선택진료비를 징수하였다.

〈표 5〉 2005. 1.경부터 2006. 12.경까지 사용된 선택진료신청서(입원, 외래환자공통)

(2) 2007. 1.경부터 2008. 6.경까지 선택진료제 운용

원고는 위 기간 동안 아래 〈표 6〉와 같은 선택진료신청서 양식을 사용하였는데, 위 〈표 5〉의 선택진료신청서와 마찬가지로 환자가 주진료과의 경우에는 선택진료를 원하는 주진료과 및 의사 이름은 직접 기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영상의학과 등 6개 진료지원과에 대해서는 진료지원과명과 해당 과목의 모든 선택진료의사 성명이 인쇄·나열되어 있고, 선택진료신청서상 “신청인은 선택한 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위해 타 진료과의 선택진료의사를 지정하여 진료를 의뢰할 경우 의사선택에 동의하며, 타 진료과 선택진료의사가 실시한 진료(검사, 영상진단, 방사선치료, 마취, 정신요법 등)에 부과되는 선택진료비를 부담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추가로 기재되어 있었다.

〈표 6〉 2007. 1.경부터 2008. 6.경까지 사용된 선택진료신청서(입원, 주2) 외래 공통)

원고가 이처럼 2005. 1. 1.부터 2008. 6. 30.까지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진료를 통해 환자들로부터 징수한 선택진료비는 다음 〈표 7〉과 같이 합계 46,607,969,000원에 이른다.

〈표 7〉 진료지원과목의 선택진료비 임의 징수내역 (단위: 천 원)

본문내 포함된 표
연도별 선택진료비 전체(A) 진료지원과목의 선택진료비(B)
(B/A, %)
2005년 35,332,471 10,774,378 30.4
2006년 41,531,611 13,509,417 31.4
2007년 45,437,694 14,586,125 32.1
2008년 상반기 24,773,828 8,188,049 33.0
합계 147,075,604 46,607,969 31.7

라. 선택진료의사 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의사 또는 부재중이거나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의사의 진료행위를 통한 선택진료비 징수

(1) 선택진료 요건미비 의사의 진료행위

원고는 2005. 1. 1.부터 2008. 6. 30.까지 아래 〈표 8〉과 같이 원고 병원장이 임용한 전임강사대우·조교수대우 등 조교수 직위에 미치지 아니하는 의사 총 62명을 선택진료의사로 운용하고, 아래 〈표 9〉와 같이 총 14,954,460,000원에 이르는 선택진료비를 징수하였다. 원고가 선택진료의사로 지정하여 운용한 위 62명의 의사는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상 대학병원 또는 대학부속 한방병원의 조교수 이상인 의사에 해당하지 않으며 전문의 자격인정을 받은 후 10년이 경과된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았다.

〈표 8〉 선택진료 요건미비 의사 경력(표 8 생략)

〈표 9〉 선택진료 요건미비 의사의 선택진료 현황(표 9 생략)

(2) 부재중이거나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의사의 진료행위

원고는 2005. 1. 1.부터 2008. 6. 30.까지 아래 〈표 10〉과 같이 국외연수 등 사유로 실제 진료를 할 수 없었고, 따라서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도 아니한 총 13명의 의사들이 각 그 부재중인 기간에 선택진료를 실시한 것으로 업무처리를 하였고, 위 기간 동안 위 13명의 의사들에 의한 선택진료비로 합계 46,259,273원을 징수하였다.

〈표 10〉 부재중인 의사의 선택진료 현황(표 10 생략)

또한 원고는 2005. 1. 1.부터 2008. 6. 30.까지 아래 〈표 11〉와 같이 선택진료의사의 자격요건을 갖추기는 했으나 선택진료의사로 지정하지는 아니한 교수·부교수·조교수 등 총 7명의 의사들이 선택진료를 실시한 것으로 업무처리를 하고 그에 대한 선택진료비로 합계 247,420,638원을 징수하였다.

〈표 11〉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의사의 선택진료 현황(표 11 생략)

마. 피고의 처분

피고는, 원고의 앞서 본 각 행위가 자기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인 환자들에게 불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6호 (라)목 소정의 ‘(가)목 내지 (다)목에 해당하는 행위 외의 방법으로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별지1 기재 각 시정명령과 함께 아래와 같이 산정한 과징금에 대한 납부명령을 하였다(이하 각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1) 과징금 부과 여부

원고의 행위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질서의 저해효과가 중대하고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위반행위이므로 공정거래법 제24조의2 , 제55조의3 ,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61조 관련 [별표 2] 제1호, 과징금부과 고시 Ⅲ. 2. 라. (1)의 규정에 의거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한다.

(2) 과징금 산정

(가) 기본과징금의 산정

원고가 법 위반기간 중 위반행위를 통해 부당하게 징수한 선택진료비 금액의 정확한 산정이 곤란하므로 과징금부과 고시 Ⅳ. 1. 라. (1). (나)에 의거 위반행위 중대성의 정도별 부과기준금액의 범위 내에서 기본과징금을 산정하기로 한다. 원고의 행위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질서의 저해효과가 중대하고 소비자에게 상당한 손해가 실제로 발생하여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되므로 그 부과기준금액(3억 원~4억 원 이하) 중 4억 원을 기본과징금으로 산정한다.

(나) 의무적 조정과징금 산정

원고의 법 위반기간은 2005. 1. 1.부터 2008. 6. 30.까지로 장기 위반행위(3년 초과)에 해당하므로 과징금부과 고시 Ⅳ. 2. 가. (3)에 의거 기본과징금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한 6억 원을 의무적 조정과징금으로 산정한다.

(다) 임의적 조정과징금 산정

원고는 심의일 기준 최근 2년 이상 당기순이익이 연속적자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과징금부과 고시 Ⅳ. 3. 다. (8). (나)에 의거 의무적 조정과징금의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경한 480,000,000원을 임의적 조정과징금으로 산정한다.

(라) 부과과징금의 결정

임의적 조정과징금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 당해 위반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등을 고려할 때 현저히 과중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임의적 조정과징금 480,000,000원을 부과과징금으로 결정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전국 종합전문요양기관 및 종합병원의 수와 원고 병원의 점유율, 원고 병원의 선택진료를 원하지 않는 환자는 다른 종합병원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가 환자들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소정의 ‘거래상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② 선택진료제도의 취지와 연혁, 진료지원과 의료행위의 특성 및 그에 대한 환자의 진정한 의사, 선택진료의 운영실태 및 주진료의사에게 진료지원과 의사의 선택을 위임하는 것이 정상적인 거래관행인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가 주진료의사에게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진료 적용을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 소정의 ‘불이익 제공’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③ 원고 병원의 ‘조교수대우’ 의사는 실질적으로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을 충족하고, 또한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일부 의사가 선택진료를 하였더라도 선택진료의사 자격을 갖춘 이상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해외연수 등으로 부재중인 의사가 선택진료를 시행한 후 해외연수 기간 중에 수납처리를 한 것일뿐 허위로 선택진료비를 수납한 것이 아니고, ④ 원고가 사실상 선택진료를 강요하고 환자가 신청하지 않은 선택진료비를 징수하거나 무자격, 비지정, 부재중인 의사를 선택진료의사로 지정하였다는 위반행위는 모두 그 위반행위에 대한 관련매출액의 산정이 곤란한 경우가 아니어서 정액과징금의 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기본과징금과 관련하여 이 사건의 경우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에 불과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의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거래상 지위가 있는지 여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는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에 따른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 일반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제6호 (라)목은 법 제23조 제1항 제4호 에 해당하는 행위유형의 하나로 ‘불이익제공’을 들면서, 이를 ‘(가)목 내지 (다)목에 해당하는 행위 외의 방법으로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거래상 지위’는 일방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 또는 적어도 상대방과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갖고 있으면 이를 인정하기에 족하다고 할 것이고(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두9359 판결 참조), 거래상 지위가 있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처하고 있는 시장의 상황, 당사자 간의 전체적 사업능력의 격차, 거래의 대상인 상품의 특성 등을 모두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3두164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우리나라의 의사 1인당 인구 수가 다른 주요 선진국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고 원고 등 대형종합병원과 기타 병원 사이의 의료수준이 현저히 차이나서 환자들이 대형종합병원으로 몰리는 실정인 점, ② 나아가 대형종합병원의 선택진료의사는 일반의사에 비하여 우수하고 각 전문의료분야를 대표하는 경우가 많아서 해당 선택진료의사를 대체하여 다른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는 점, ③ 대형종합병원을 찾는 환자의 경우 대개 치료가 급박하거나 병세가 위중한데다가 대형종합병원의 의료현실상 진료대기시간이 길고 입원실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정 대형종합병원을 찾은 환자가 선택진료 문제로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다는 것이 쉽지 아니한 점, ④ 의료서비스는 환자의 생명·신체를 다루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서비스도 없기 때문에 그 가격이 높더라도 환자가 이를 기꺼이 지불하려는 의사가 있고 일반 상품의 구입을 포기하는 것처럼 의료서비스를 포기할 수 없다는 속성이 있는 점, ⑤ 환자는 병원에 비하여 진단·치료과정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정보의 비대칭성이 현저하기 때문에 대형종합병원의 의료서비스 시장에서의 지위가 더욱 공고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 또는 적어도 의료서비스의 제공 및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가진다고 볼 것이다.

(2) 거래조건의 설정 또는 변경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선택진료제도를 운영함에 있어서 관련 법령에서 정한 선택진료신청서의 양식에는 진료지원과에 관하여도 신청인이 선택의사의 성명을 해당란에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에 관한 명시적인 위임문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원고가 사용한 선택진료신청서 양식에는 이러한 법정 양식과는 달리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에 관한 위임문구가 삽입되어 있고, 그 신청서 양식을 사용한 모든 환자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후에 별도의 선택진료에 관한 의사표시가 없더라도 이미 그 선택의사의 지정을 위임받은 것으로 보아 주진료과의 선택의사가 진료지원과에 대하여도 선택진료를 실시하도록 지정권을 행사해 온 것이다. 이는 결국 원고가 관련 법령이 정한 선택진료신청서와는 다른 양식을 임의로 사용하여 진료지원과에 관한 선택진료제도를 운영한 것으로서 일단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6호 (라)목 소정의 불이익제공행위의 요건 중 ‘거래조건의 설정 또는 변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거래상대방에 대한 불이익 유무

(가) 원칙적 판단기준

불공정거래행위기준 제6호 (라)목이 규정하는 불이익제공행위에 있어서 불이익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 행위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가)목 내지 (다)목이 정하는 구입강제, 이익제공강요, 판매목표강제 등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방 당사자가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그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준 것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또한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인지 여부는 당해 행위의 의도와 목적, 효과와 영향 등과 같은 구체적 태양과 상품의 특성, 거래의 상황, 해당 사업자의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의 정도 및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97누19427 판결 ,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3두1646 판결 등 참조).

(나) 선택진료제도의 특성과 그 판단 기준

선택진료제도는 어디까지나 환자에게 자신을 진단할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자 하는 데에 그 근본 취지가 있고, 다만 우리나라의 의료여건상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의사를 적극적으로 선택한 경우 병원 측에 그에 대한 추가적 진료비를 부과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여 준 것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병원 측이 환자에게 의사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것을 빌미로 부당하게 진료비를 증액시키는 ‘공급자 중심적’인 처사를 취하였다면 이는 그 자체로 선택진료제도의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계약상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불이익을 강요하는 불공정한 행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특히 환자가 되면 의사에게 의지하고 의료에 의지하려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그러나 의사도 인간인지라 그 판단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다가 고가의 의료장비를 통한 검사 결과를 놓고서도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담당의사의 인격에 따라 환자에 대한 태도도 천차만별인 점을 감안할 때, 환자의 의사에 대한 기대가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의료현실이다. 그럼에도 대체로 환자는 의료에 등을 돌리지 못한 채 그저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를 수용하면서 끌려갈 수밖에 없는 계약상 열약한 지위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한편 원고는 대학병원으로서 진료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환자에 대하여 선택진료의 신청이 없더라도 당연히 해당 진료과목을 전공한 소속 의사로 하여금 의료수준에 따라 최선을 다하여 진료하도록 인력을 배정·운영할 의무가 있으므로, 환자 측의 명시적인 의사표시가 없는 이상 함부로 선택진료의 의사표시가 있는 것으로 취급하거나, 일종의 약관에 해당하는 진료신청서의 양식을 활용함에 있어 그 말미에 포괄적 위임의 문구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주진료과목의 의사를 선택하는 경우 진료보조과목의 의사에 대하여 당연히 선택진료에 따른 의료수가를 부담하게 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은 계약 당사자로서 정당한 태도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현행 선택진료제도가 의료비의 추가부담을 전제로 하는 것인 이상, 이러한 선택진료제도 자체를 비인도적인 자본주의의 산물로 부정시하는 견해는 마땅히 경계하여야 할 것이지만, 진료지원과에 대한 추가적인 진료비 부담이 환자의 의사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함과 아울러 보다 정선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가 실질적으로 보장된 것인지, 아니면 환자의 주진료 과목에 대한 의사선택을 기화로 환자의 실질적 이익과는 무관하게 진료지원과에 대하여도 선택진료비란 명목의 추가 진료비를 부담시키는 것에 불과한지에 따라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 같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6호 (라)목에서 규정하는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는 원고가 사용한 선택진료신청서의 양식과 함께 선택진료제도를 실제로 운영하는 구체적 행태나 과정에 따라 실질적으로 결정될 문제라고 할 것이다.

(다) 진료지원과목에 대한 바람직한 선택진료의 방향

그동안 수차 양식을 바꾸어가며 실시하여 온 보건복지(가족)부령 소정의 선택진료신청서 양식들이나 2010. 6. 30. 입법예고한 개정양식과 같이, 환자로 하여금 대형종합병원과 진료계약을 체결하는 초입에서 진료지원과에 관한 선택진료 여부까지 결정하게 하는 것은, 우선 환자의 입장에서 일반적으로 주진료과의 의사를 만나기 전에 무슨 과목의 진료지원이 필요한지, 또 그 분야에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할지라도 선택진료를 신청할 필요가 있는지 나아가 그 분야에 숙련된 임상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정확한 정보나 지식을 갖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그 자체로 선택진료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 왜냐하면 환자의 의사선택권이 제대로 행사되기 위해서는 그 전제가 되는 선택의 대상에 관하여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하며, 이는 주진료과의 의사를 대면하여 기본적인 진단을 마친 후 비로소 가능할 것이고, 그러한 정보는 당해 주진료과의 의사가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 일반의료에까지 폭 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의사의 설명의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환자는 자기의 질병상태, 의료행위의 목적, 방법, 위험성 대체적 치료법 등에 관하여 바른 설명을 받고 이를 이해한 후에야 자주적으로 선택·동의 또는 거부할 수 있는 것이고, 의사의 설명의무 속에는 의료종사자 측의 충분한 설명, 제공된 정보에 기한 환자 측의 이해·납득·동의·선택이라는 2가지 내용이 포함되며, 그 핵심은 ‘환자의 주체성’을 전제로 한 환자의 자기결정권보장에 있는 것이다. 특히 의료기술의 진보와 함께 진단법이나 치료법이 다양화·복잡화되었고, 그에 따라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으며, 환자 스스로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자신을 담당할 의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는 이상, 제1차적으로 환자를 대면하게 되는 주진료과의 선택의로서는 당해 환자에 대한 일차적 소견과 함께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필요한 검사에 대한 설명은 물론 선택가능한 진료지원과목에 관하여도 환자 측에 정보를 제공하여야 하는 것은 설명의무의 일환으로서도 당연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현행 선택진료제도가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환자로 하여금 진료계약을 체결하는 초입에서는 주진료과에 관한 선택진료만을 신청하게 한 다음, 향후 진료의 진행상황에 따라 필요한 진료지원과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받으면서 선택진료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만 그 일체를 주진료과의 선택의사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에게 유익할 수 있을 터이므로, 환자 측의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에 기한 포괄위임도 제한적으로는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

(라)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4, 15호증, 갑 제24호증의 1 내지 4, 갑 제25, 26호증, 갑 제27, 28호증의 각 1, 2, 갑 제34호증, 갑 제35호증의 1, 2, 갑 제36호증, 을 제2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증인 소외 9, 10의 각 증언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병원은 진료지원과의사를 임의로 지정하여 환자의 의사선택권을 무시하고 추가적인 선택진료비를 부담시킨 것이 아니라, 환자의 실제 의사에 따라 주진료과의사에게 진료지원과목에 대한 선택진료를 지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방식으로 선택진료제도를 운영함으로써 환자의 의사선택권을 의료현실에 맞게 보장함과 아울러 보다 정선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고 노력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더하여 이 사건 선택진료 포괄위임의 의도와 목적, 효과와 영향, 의료서비스의 특성 및 거래상황, 원고 병원의 우월적 지위의 정도 및 환자 등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까지 모두 더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포괄위임 행위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가 행한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진료의 시행이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었다는 전제에서 한 별지 1 제1항 기재 시정명령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① 원고 병원에서는 주진료과 주치의와 다수의 진료지원과 의사들이 협업체계를 갖추어 환자를 치료하는데, 환자 등이 모든 의사들의 진료능력이나 수준을 일일이 알 수는 없기 때문에 환자 등이 주진료과 의사를 선택하고 주치의는 다시 그 환자에 적합한 진료지원과 의사에게 필요한 부분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② 원고가 2005. 1.경부터 2006. 12.경까지 사용한 선택진료신청서에는 “다만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신청은 별도 신청 없이 동 신청서로 갈음함을 동의합니다.”라는 위임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2007. 1.경부터 2008. 6.경까지 사용한 선택진료신청서에는 각 진료지원과목의 해당 의사들의 성명을 모두 명기한 뒤 “신청인은 선택한 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위해 타 진료과의 선택진료 의사를 지정하여 진료를 의뢰할 경우 의사선택에 동의하며, 타 진료과 선택진료 의사가 실시한 진료(검사, 영상진단, 방사선치료, 마취, 정신요법 등)에 부과되는 선택진료비를 부담하겠습니다.”라는 위임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다. 이러한 선택진료의 포괄위임 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환자에게 진료지원과에 대한 사전정보나 지식이 부족하고 주진료과 의사가 그 진료에 필수적인 진료지원과를 가장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의료현실과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에서 포괄위임을 금지하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감안하면, 그 자체가 선택진료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거나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가 사용한 선택진료신청서 양식 중 진료지원과에 관한 위임문구는, 다수의 상대방과 선택진료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이 되는 약관이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고객인 환자 측에 부당하게 불리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무효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 밖에 위 약정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만한 자료도 찾을 수 없다.

③ 진료지원과는 주된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하여 필수적으로 행해지는 검사, 영상진료, 방사선치료, 마취 등의 전문과목으로 주진료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방침의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주진료과에 대한 선택진료를 통하여 경험이 많은 의사로부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희망하는 환자에게 있어서 진료지원과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결국 환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보인다.

④ 원고는 환자 등에게 주진료과나 진료지원과 모두에 대하여 선택진료를 변경 또는 해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는데 선택진료신청서에 이러한 내용을 명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선택진료 변경(해지)신청서를 함께 비치하여 환자 등에게 종전 선택진료에 대한 변경 또는 해지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⑤ 원고는 중병에 걸려서 원고 병원의 이름난 의사에서 진료를 받으러 왔으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임을 호소하는 환자 등에게는 진료비가 적게 나오는 방법으로 선택진료를 안내하거나 원고 병원 내의 의료사회사업실과 연결하여 진료비를 지원 또는 감면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⑥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일산병원과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의 경우에도 원고 병원이 사용하는 선택진료신청서와 유사하게 “진료지원과의 경우 담당선택의 추천으로 선택진료를 실시할 것을 동의합니다.”, “다만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신청은 별도 신청 없이 동 신청서로 갈음함을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양식을 사용하여 왔다.

⑦ 보건복지부의 새로운 선택진료신청서는 주진료과 의사에 대하여 선택진료를 신청하는 환자 등이 진료지원과목에 대해서도 선택진료를 신청하는지 두 번에 걸쳐 서명하도록 작성되었는데, 이러한 새로운 선택진료신청서를 사용한 결과 주진료과에 대하여 선택진료를 신청한 환자 등의 99% 이상이 진료지원과에서도 선택진료를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⑧ 서울아산병원에서 2007. 11. 1.부터 2008. 6. 30.까지 선택진료를 신청한 환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한 ‘진료지원과 선택에 있어서 자발적 의사 등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신청서의 내용과 병원 직원의 설명을 잘 이해하고 서명했다.”라는 설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54.1%이고, “더 나은 진료서비스를 위해 특진신청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료지원과도 특진으로 받은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라는 설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62.7%이며, “진료지원과목이 뭔지, 어떤 의사선생님이 잘 하시는지 모르기 때문에 주진료의사가 지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라는 설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68.6%로 나타났다.

(4) 무자격, 부재중, 비지정 의사에 의한 선택진료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조교수대우의 선택진료의사 자격 여부

갑 제5, 6호증의 각 1, 2, 갑 제37 내지 40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9의 증언 및 이 법원의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회신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병원의 의사들은 겸직(전임)교수, 기금교수, 비기금교수와 진료교수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겸직교수란 서울대학교 교수로서 병원에 겸직하여 임상진료를 수행하는 자, 기금교수는 기금교수 운영규정에 의하여 임용되어 원고의 부담금으로 보수가 지급되는 자, 비기금교수란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 제10조의2 에 의하여 임용된 자, 진료교수는 교육, 연구, 진료 등을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임용된 자를 가리키는 점, ② 겸직교수와 기금교수의 경우 서울대학교 총장이 임용하고, 비기금교수와 진료교수의 경우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임용하는데, 전자의 경우 교육인적자원부나 서울대학교에서 그 정원을 배정하기 때문에 원고 병원의 의사 수급에 맞추어 그 교수직을 증가시킬 수 없는 한계가 있었고, 따라서 원고 병원으로서는 비기금교수와 진료교수라는 직위를 만들어 추가로 의사를 임용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③ 그 호칭에 있어서 겸직교수와 기금교수의 경우는 ‘전임강사 - 조교수 - 부교수 - 교수’로, 비기금교수와 진료교수의 경우 ‘전임강사대우 - 조교수대우 - 부교수대우 - 교수대우’라고 각 정해져 있으나 병원 내에서의 담당하는 업무나 기능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고, 특히 조교수대우 의사와 조교수 의사의 임용심사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점, ④ 원고 병원의 소외 11은 2005. 4. 1.자로 조교수대우로 임명되었다가 2007. 9. 1.자로 부교수로 임명되었고, 소외 12 교수도 2003. 4. 1.자로 조교수대우로 임명되었다가 2005. 3. 1.자로 부교수로 임명되는 등 조교수대우가 조교수보다 하위 직책이 아닌 동등한 직책으로 운용되는 점, ⑤ 선택진료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 각 호 에서 선택진료의사의 자격을 ‘면허취득 후 15년이 경과한 치과의사 및 한의사, 전문의 자격인정을 받은 후 10년이 경과한 의사, 대학병원 또는 대학부속 한방병원의 조교수 이상의 의사’ 등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그 중 ‘대학병원 조교수 이상의 의사’로 규정한 취지는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호칭이나 정식교원인지 여부 등과 상관 없이 조교수 이상의 수준에 해당하는 진료경험과 경력을 갖춘 의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⑥ 교수자격기준규정 제2조 에서 조교수의 자격기준으로 대학졸업자의 경우 연구실적연수와 교육경력연수를 합하여 4년, 전문대학졸업자의 경우 연구실적연수와 교육경력연수를 합하여 7년의 경력을 갖출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 병원의 비기금교수인 조교수대우의 경우에는 6년 이상의 경력을, 진료교수인 조교수대우의 경우에는 5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고 있는 점, ⑦ 보건복지부에서도 원고 병원과 같이 조교수대우 의사와 조교수 의사의 임용심사기준이 동일하고 조교수대우 역시 ‘교수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 소정의 최저소요경력 등을 충족하며 교수임용제도상 단순히 교수직을 구분하기 위해 조교수대우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이라면, 조교수대우 의사는 대학병원 조교수 이상의 수준을 갖춘 의사로서 선택진료의사 지정자격이 있다고 회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병원의 조교수대우는 서울대학교의 교수 정원 등의 사정으로 조교수와 임용권자와 호칭만을 달리하여 임용될 뿐 조교수와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과 자격을 갖춘 의사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원고가 조교수대우를 선택진료의사로 지정하였다고 하여 자격 없는 의사에 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에 대한 불이익제공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소외 8의 경우 2007. 9.경부터 2008. 6.경까지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어 선택진료를 시행하고 27,288,870원 상당의 선택진료비를 수납하였는데, 소외 8은 종래 원고 병원의 전임강사대우로 근무하다가 2008. 4. 1.자로 비로소 조교수대우로 임명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조교수대우가 조교수와 동일하게 선택진료의사 자격을 가진다고 보더라도 소외 8이 2007. 9.경부터 2008. 3. 31.까지 시행한 선택진료행위는 선택진료의사로서의 자격이 없는 자가 행한 것이므로, 결국 원고는 위 기간 동안 소외 8의 선택진료행위에 대하여는 선택진료의사의 자격이 없는 자로 하여금 선택진료를 하게 함으로써 환자에게 불이익을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단순한 행정상 착오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행정상 착오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부재중 의사의 선택진료

갑 제7 내지 11호증, 갑 제12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1, 2, 3, 4, 5, 6의 경우 각 해외연수를 떠나기 전에 여러 환자들에 대한 선택진료를 시행하였으나 입원환자의 경우 마지막 일정 시점에 일괄 정산하거나 환자의 개인적인 형편에 따라 진료비지급시점을 늦추어 주기도 하고, 원고 병원이 내부적으로 환불해 주는 경우 해당 환불일자에 나머지 액수를 수납한 것으로 처리하는 등의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실제 진료일이 아니라 위 의사들이 각 해외연수를 떠나 국내에 있지 아니한 기간 중에 해당 진료비의 수납이 이루어지게 된 사실, 소외 6의 경우 해외연수 이전에 선택진료를 의뢰받았으나 그에 대한 회신 당시에는 국내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진료지원과의 다른 의사가 회신을 처리하였음에도 간호사가 수기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소외 6이 해당 회신일에 실제 진료한 것으로 잘못 기재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표 8〉 부재중인 의사의 선택진료현황의 기재 중 위와 같이 소외 1, 2, 3, 4, 5, 6의 경우에는 실제 해당 선택진료를 시행하고 그에 대한 진료비를 수납한 것이므로 이를 부재중인 의사의 선택진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원고는 위 의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의사들의 경우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유로 실제 진료일자와 수납일자가 달라지게 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다) 비지정 의사의 선택진료

갑 제13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외 7은 2001. 3. 1.부터 2005. 2. 28.까지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었고 2005. 3. 1.부터 2006. 3. 22.까지 국외연수로 선택진료의사 지정이 해제되었다가 귀국한 2006. 3. 22.부터 다시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된 사실, 소외 7이 선택진료를 행하였던 소외 13, 14, 15 등은 모두 위와 같이 선택진료의사로 다시 지정된 2006. 3. 22. 이후에 진료행위가 이루어진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표 9〉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의사의 선택진료현황의 기재 중 위 소외 7의 경우에는 선택진료 비지정 의사에 의한 선택진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원고는 위 소외 7을 제외한 나머지 의사들의 경우에도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어 있는 기간 동안 선택진료를 시행하였으나 다만 지정이 해제된 이후에 그 진료비를 수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또한 원고는 비록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선택진료의사로서의 자격요건과 수준을 갖춘 의사들에 의하여 선택진료가 이루어졌으므로 환자에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선택진료제도의 취지가 환자에게 직접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고 선택진료의사 자격을 갖춘 재직의사의 80% 이내에서 선택진료의사를 지정하도록 함으로써 선택진료 또는 일반진료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의사에 의한 선택진료행위는 그 자체로 법령을 위반하여 환자에게 추가비용을 부담시킨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서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나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6호 (라)목 소정의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병원의 선택진료행위 중에는 선택진료의사 자격이 없는 전임강사대우가 시행하였거나 해외연수 등으로 부재중인 의사가 시행한 것으로 처리되었거나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의사가 시행하는 등으로 운용됨으로써 원고가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거래상대방인 환자 등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에 대한 별지 1 제2항 기재 시정명령은 그 처분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5) 과징금 납부명령 부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은 원고가 자기의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진료지원과목에 대한 환자 등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거래조건을 설정하거나 임의로 선택진료를 실시하고 선택진료비를 징수하고, 선택진료의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의사 또는 부재중이거나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의사를 선택진료의사로 운용하고 선택진료비를 징수함으로써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전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공정거래법 소정의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전자와 후자의 행위를 모두 포함하여 과징금의 부과 여부와 금액을 산정한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6) 소결

결국 이 사건 처분 중 별지 1 제1항 기재 시정명령과 제3항 기재 과징금 납부명령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하여야 하고, 별지 1 제2항 기재 시정명령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2] 관련 법령 생략]

판사 곽종훈(재판장) 이재석 이완희

주1)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이라 함은 종합병원, 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을 말한다.

주2) 다만 외래용 선택진료신청서에는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4개 진료지원과목만 명시되어 있다.

기타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