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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수,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 위헌확인 ", 결정해설집 7집, 헌법재판소, 2009, p.319

[결정해설 (결정해설집7집)]

본문

- 태아성별고지금지 사건 -

(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 2005헌바90(병합), 판례집 20-2상, 236)

지 성 수*1)

1. 구 의료법(1987. 11. 28. 법률 제3948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19조의2 제2항(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이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부모의 태아성별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

2.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20조 제2항에 대한 심판대상 확장과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구 의료법 제19조의2(태아의 성감별행위 등의 금지) ② 의료인은 태아 또는 임부에 대한 진찰이나 검사를 통하여 알게된 태아의 성별을 임부 본인, 그 가족 기타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의료법 제20조(태아 성 감별 행위 등 금지) ② 의료인은 태아나 임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성)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 밖의 다른 사람이 알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청구인은 2003. 3. 23. 청구외 이○연과 결혼하여 2003. 4.경 혼인신고를 마쳤고, 위 이○연이 2004. 5.경 임신하여 2004. 12. 23. 초음파검사를 받음에 있어 의사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담당의사는 '의료인은 태아 또는 임부에 대한 진찰이나 검사를 통하여 알게 된 태아의 성별을 임부 본인, 그 가족 기타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으로 인하여 태아의 성별을 알려줄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위 의료법 규정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출산을 한달 정도 앞둔 2004. 12.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청구인은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1999년경부터 서울 동작구에서 산부인과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장관(현 보건복지가족부장관, 이하 현행 명칭을 사용한다)은 2005. 5. 4. 청구인이 2001. 7.부터 3차례에 걸쳐 산모인 최은경에게 태아의 성별을 확인하여 주어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청구인에 대하여 의사면허자격정지 6월을 명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을 상대로 하여 위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2005구합16857)하고, 그 재판 계속 중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는바, 서울행정법원은 2005. 10. 5. 위 자격정지처분취소청구를 기각함과 동시에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러자 청구인은 2005. 11. 4.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52조 제1항, 제53조의3이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규정은 남아선호 사상에 입각한 태아의 무분별한 낙태를 방지하기 위해 입법한 조항으로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나, 의료인이 태아에 대한 성 감별 결과를 임부와 그 가족 등에게 알려주는 행위를 임부의 임신기간과 무관하게 무조건적이고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규제의 방법과 정도에 있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알권리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볼 때 태아가 5-6개월 이상 성장한 후의 낙태는 임부에게 매우 위험하므로 이 경우에 낙태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고, 적어도 출산을 1-2 개월 앞둔 상태에서는 낙태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할 것인바, 낙태가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에 이르러서도 낙태의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지 못하게 하는 것은 태아 가족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2) 대한의사협회의 의견

의료인이 태아의 성별을 감별할 수 있는 시기는 임신 후 8주 내지 9주부터이고, 16주부터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를 인지할 수 있다. 그런데 임신기간을 40주로 볼 때, 임신초기 또는 중기까지의 낙태는 임부의 건강을 해칠 위험성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낙태의 가능성이 높지만, 임신말기의 낙태는 산모의 건강을 해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낙태의 위험성도 현저히 줄어들게 되므로 태어날 유아의 용품 준비 등을 위한 사전 정보제공 차원에서 임신 28주 이후부터는 진료 과정상 인지하게 된 태아의 성별을 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의 의견

(가) 이 사건 규정의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일정부분 제한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청구인이 침해받는 알권리는 일종의 반사적 불이익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규정에 대한 심판청구는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 한편, 이 사건 규정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태아의 생명권 및 임산부의 건강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남아선호사상이나 남녀 성비의 심각한 불균형 등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신기간에 관계없이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므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알권리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1) 청구인의 주장

(가) 국가가 출산을 장려하고, 딸과 아들을 동등한 인격적 주체로 인식하는 근래의 사회적 현상에 비추어 볼 때, 태아가 딸이라고 하여 낙태를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고, 태아의 성별을 알고 낙태를 하는 문제에 대하여는 형법상의 낙태죄의 규정만으로도 낙태방지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태아의 성별 고지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의료인의 직업활동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태아의 성별 고지나 낙태는 모두 태아의 보호라는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볼 때 본질적으로 다르지 아니하고, 의사가 진료행위 중 알게 된 태아의 성별을 임부에게 고지하는 행위보다 낙태를 행하는 것이 더 위법함에도 불구하고, 낙태죄에 대하여 선고유예 판결을 받는 경우에는 행정처분상 아무런 불이익이 없는 반면, 태아의 성별 고지금지 위반에 대하여 선고유예 판결을 받는 경우에는 6월 이상의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의 불이익을 주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고,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다) 임부와 그 가족은 태아의 성별에 대하여 미리 알고자 하는 본능에 가까운 호기심이 있고, 성별에 따른 출산 준비물을 달리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는바, 낙태의 가능성과 염려가 전혀 없는 임부와 그 가족에게까지 일괄적으로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임부의 알권리와 행복추구권을 침해

한다.

(2)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이유

(가) 태아의 성별을 산모 등에게 알리는 행위는 그 자체가 의료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고, 다만 예외적으로 태아의 성별에 따라 유전적 질환이 발생할지 여부가 문제되어 성별고지를 통하여 산모 등으로부터 가족의 유전병력을 듣고 이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등의 특수한 경우에 한하여 의료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진료 목적상 성별고지가 불가피한 경우까지 이 사건 규정이 성별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되고, 결국 의료행위상 필요하지 않은 태아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으로 합헌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규정이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규정의 입법취지는 태아의 성별에 따른 선별적 낙태로 인한 남녀성비의 불균형으로 발생되는 여러 가지 사회적 위험을 방지하고 생명경시 현상을 예방하여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데 있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한편, 태아의 성별 확인을 금지함으로써 산모 등이 입는 피해는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출산준비를 함에 있어 다소의 불편을 입게 된다는 것이고, 그 외에 특별히 인격의 실현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그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또한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이 산모의 알권리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

(다)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단순한 태아의 보호 외에 적정한 남녀성비를 유도하는 공익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낙태죄와 태아 성별 고지 금지의 보호법익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고, 그로 인한 위법성 또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태아의 성별 확인을 통한 낙태의 경우에 있어 동일 의료인에 의하여 태아의 성별 확인 및 낙태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 차별의 문제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그 낙태의 동기를 알지

못하는 의료인에 의하여 낙태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오히려 태아의 성별 확인을 하여 줌으로써 낙태를 야기한 의료인이 그 위법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편, 행정법규 위반자에 대한 제재수단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할 것인가는 입법자가 각 행정법규의 입법취지, 공익성, 기타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정책적인 재량사항임을 고려하면, 낙태죄로 인하여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경우와 이 사건 규정을 위반하여 선고유예판결을 받은 경우의 의미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의 의견

(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출산기피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점, 그로 인하여 1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아선호사상이 없어졌다고 단정할만한 뚜렷한 입증자료가 없다. 오히려 자녀를 한 명만 낳으려는 경향과 남아선호 경향이 더해지게 되면 태아 성별 고지를 통한 낙태가 더욱더 조장될 수도 있다.

(나) 의사가 태아 성별 정보를 임부에게 알리지 못하여 생기게 되는 의사와 임부와의 신뢰관계의 파괴는 사실상의 불이익에 불과하고, 이 사건 규정에 의하여 의사의 의료행위 자체가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태아 성별 정보를 임부에게 알려주는 경우 잔존하고 있는 남아선호사상에 의하여 여아에 대한 낙태가능성이 있는 반면,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하여 부모가 임신 10개월 동안 자녀의 성별을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녀를 낳을 것이 분명한 이상,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알권리 및 행복추구권에 대한 제약은 비교적 경미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에 의하여 보호되는 가치가 그로 인하여 제한되는 의사 및 부모의 기본권에 비하여 작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이 사건 규정의 입법취지는 낙태방지가 아닌 성비의 불균형으로 초래될 수 있는 미래의 사회적 혼란을 막는 데 있고, 낙태죄의 주된 보호법익은 태아의 생명권, 부차적인 보호법익은 임부의 신체적 안전이다. 낙태죄를

엄격히 적용하여 낙태행위를 방지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그것이 곧바로 성비의 균형을 이루게 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1. 이 사건 규정의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낙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된 것이다. 그런데 임신 기간이 통상 40주라고 할 때, 낙태가 비교적 자유롭게 행해질 수 있는 시기가 있는 반면, 낙태를 할 경우 태아는 물론,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여 낙태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도 있는데, 성별을 이유로 하는 낙태가 임신 기간의 전 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 사건 규정이 낙태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임신 후반기에 이르러서도 태아에 대한 성별 정보를 태아의 부모에게 알려 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최소침해성원칙을 위반하는 것이고, 이와 같이 임신후반기 공익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거의 제기되지 않는 낙태 불가능 시기 이후에도 의사가 자유롭게 직업수행을 하는 자유를 제한하고, 임부나 그 가족의 태아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법익 균형성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2. 국회는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의료법을 전부 개정하여 위 19조의2 제2항을 제20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이 규정 역시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태아의 성별 고지 금지에 대한 근거 규정이 사라져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고, 의료법 제20조 제2항은 입법자가 2009. 12. 31.을 기한으로 새 입법을 마련할 때까지 잠정 적용하며,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은 이미 개정되어 효력을 상실하고 있지만, 2005헌바90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 그 적용을 중지하고, 국회가 의료법 규정을 개정하면

그 개정 법률을 적용하여야 한다.

이 사건 규정은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일반적 인격권으로부터 나오는 부모의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 이외에도 부모의 태아에 대한 보호양육권을 제한한다.

한편,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은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하여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형법제269조제270조에서 낙태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낙태를 금지하여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위 형법 규정들에 의하여 충분히 달성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규정이 태아 성별 고지 행위를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태아의 성별 고지 행위 금지에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설정한 것은 그 자체로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태아 성별고지금지제도는 그 제도 자체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는 위헌인 제도이므로 단순위헌을 선고하여 제도의 효력을 즉시 상실시켜야 한다.

2004헌마1010 사건의 경우, 태아의 성별은 태아의 부모의 의사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연적으로 결정되어지는 것이므로, 태아의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를 출산 이전에 미리 확인할 자유가 있어 얻을 수 있는 이익이란, 장래 가족의 일원이 될 태아의 성별에 대하여 미리 알고 싶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호기심의 충족과 태아의 성별에 따른 출산 이후의 양육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다는 사실상 이익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하여 태아의 부(父)인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는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한편, 2005헌바90 사건의 경우,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고, 임신 후반기의 낙태는 임부의 생

명까지도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므로, 태아의 생명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임신 기간 전 기간 동안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이 사건 규정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보호 등과 같은 공익의 중대성에 비하여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한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의 제한 정도는 극히 미미한 것이므로, 이 사건 규정은 기본권제한에 있어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태아의 성에 대한 감별은 본래 의료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임신중 태아에 대한 유전성 질병이나 기형 등 건강상태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태아 진단방법이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 고도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출산자녀수가 줄어들게 된 데다가 의료기술의 발달로 태아의 성에 대한 감별이 가능하게 되자, 이것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던 남아선호사상과 결부되어 태아의 성을 선별하여 출산하는 경향을 부추기게 되었고, 그 결과 남녀간의 성비에 심한 불균형이 초래되었다. 태아의 성에 대한 감별이 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여아에 대한 낙태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인구의 성비에 심각한 불균형을 불러오게 된 것이다. 이에 태아의 성 감별 및 고지 자체에 낙태의 개연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성별에 따른 낙태의 예방 및 그 근절을 위하여 ‘태아 또는 임부에 대한 진찰, 검사 과정에서 알게 된 태아의 성별을 고지하는 행위’를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즉, 남아선호사상이 만연했던 우리 사회현실에서 낙태가 명백한 범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태아의 성 감별을 통한 여아 낙태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자, 태아의 생명과 임부의 건강을 보호하고 성비의 불균형을 막기 위하여 1987. 11. 28. 법률 제3948호로 의료법 개정시에 의료인의 태아 성별 고지 행위를 금지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이 사건 규정을 신설할 무렵에는 의료인의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았으나, 성별 고지 금지 위반에 대해 의료면허를

정지하거나 취소하는 것만으로는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1994. 1. 7. 법률 4732호 의료법 개정시 제67조에서 성별고지금지에 대한 위반행위시 이를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게 되었는바, 이를 위반하는 의료인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배우자 있는 여성(20세∼44세)을 상대로 ‘현존 자녀수 및 성구조별 추가출산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2005년 12월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자녀가 전혀 없는 경우, 출산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10.1%, 아들, 딸 구별 없이 1명을 원하는 응답 66.7%, 아들 1명을 원하는 응답 1.3%, 딸 1명을 원하는 응답 3.0%, 아들 1명, 딸 1명을 원하는 응답 14.3%, 아들만 2명 원하는 응답 0.4%, 딸만 2명 원하는 응답 0.8%, 그리고 3명 이상을 원하는 응답은 3.4%였다.

그리고 아들만 1명 있는 경우에는, 추가계획 없다는 응답 60.3%, 성별 구별 없이 추가하겠다는 응답 28.5%, 아들 1명 추가 0.5%, 딸 1명 추가 8.3%, 아들 1명, 딸 1명 추가 1.1%, 아들만 2명 추가 0.3%, 딸 2명 추가 1.1%로 나타났으며, 딸만 1명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계획 없다는 응답 50%, 구별없이 추가 32.2%, 아들 1명 추가 13.7%, 딸 1명 추가 0.3%, 아들 1명, 딸 1명 추가 2.1%, 아들 2명 추가 0.7%, 딸 2명 추가는 없었고, 3명 이상 추가 응답이 1.0%였다.

아들만 둘 있는 경우에는, 추가계획 없다는 응답 97.1%, 구별 없이 추가 1.0%, 아들 1명 추가는 없었고, 딸 1명 추가는 1.9%, 아들 1명, 딸 1명이나 아들 2명, 딸 2명 추가 응답은 없었다. 딸만 2명 있는 경우에는, 추가계획 없다는 응답 89.8%, 구별없이 추가 1.3%, 아들 1명 추가 8.6%, 딸 1명 추가는 없었고, 아들 2명 추가는 0.3%, 딸 2명이나 3명 이상 추가 응답은 없었다.

한편, 아들 1명, 딸 1명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계획 없다는 응답 97.0%, 구별없이 추가 2.1%, 아들 1명 추가 0.7%, 딸 1명 추가 0.2%, 자녀가 3명 이상

인 경우에는 추가계획 없다는 응답 98.5%, 구별없이 추가 0.3%, 아들 1명 추가가 1.3%로 응답되었다.

이상의 설문 조사 결과에 의하면, 최근 들어 딸에 비해 아들을 특별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고, 남아선호사상 내지 경향이 거의 소멸되었음을 짐작하게 하며, 다만 위 설문 조사에서 딸만 1명이 있는 경우 및 아들이 1명 있는 경우의 응답 비율을 비교하여 보면, 아직은 남아선호사상이 다소 잔존하고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2007. 8.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출생통계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규정 신설 무렵인 1986년의 출생성비(전체 평균 출생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는 111.7임에 비해, 2006년의 출생성비는 107.4로 낮아져 자연성비(자연상태에서의 출생 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인 106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셋째아의 경우 1986년에는 138.5, 1993년에는 202.1, 그리고 1994년에는 202.2로 정점을 이루었고, 점차 감소하여 2006년 기준으로 121.8을 기록하고 있으나 여전히 남아 비율이 높은 편이며, 이와 같은 수치는 선별 출산이 행해지고 있다고 볼 여지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이 사건 규정이 신설된 1987년(전체 출생성비 108.8) 이후 상당기간 동안(1996년까지 10년간)은 오히려 전체 출생성비가 높게 나타나고 있고, 특히 셋째아의 경우 출생성비는 1987년의 134.7에서 형사처벌규정을 둔 1994년 202.2로 급격히 높아져 이 사건 규정의 태아 성별고지금지 제도가 과연 실효성을 가진 제도인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형사처벌규정을 둔 1994년(전체 출생성비 115.2, 셋째아 출생성비 202.2) 이후 3-4년간(1995년-1997년)은 출생성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전체 출생성비 113.2→108.2, 셋째아 출생성비 177.2→133.5), 그 이후 큰 변동이 없다가(1998년-2002년; 전체 출생성비 110.1→110.0, 셋째아 출생성비 144.7→140.0), 최근(2004년-2006년)에 와서 다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전체 출생성비 108.2→ 107.7→107.4, 셋째아 132.0→127.7→121.8).

위와 같은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결국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과

여태아의 낙태를 방지하여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것과의 사이에 상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출생성비가 자연성비에 가까워지고 있는 현상은 성별 고지 금지보다는 남아선호에 대한 의식의 변화에 기인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헌법불합치의견 5인, 단순위헌의견 3인) : 1(합헌의견)의 의견으로 태아의 성별에 대한 고지를 금지하고 있는 구 의료법 제19조의2, 의료법 제20조 제2항에 대하여 이 규정들이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 아래에서는 이 사건 결정의 각 의견들에 대해 살펴본다.

(1) 2004헌마1010 사건 청구인은 이 사건 규정에서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태아 부모의 행복추구권과 알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였고, 태아 성별을 알려 주어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을 받은 의사가 청구한 2005헌바90 사건의 청구인은 여기에 더하여 직업의 자유 침해를 주장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의료법 규정에서 문제되는 기본권으로 의사의 직업의 자유와 태아 가족의 행복추구권 중 태아의 성별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인정하였다.

태아의 성별에 대한 알권리가 아닌 태아의 성별 정보에 접근할 권리로 이 문제를 봄으로써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해서는 이를 알권리의 대상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알권리는,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보고, 듣고, 읽을 권리와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논의의 중심에 서 있는 알권리는 일반인이 언론기관과 같은 매체에 접근하는 것을 국가가 제한하거나 국가가 보유한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에 그 방해 제거나 공개를 구할 수 있는 기본권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태아의 성별에 대한 정보는 정보 보유자가 특정 사인(의료인)이라는 점에서 위에서 본 알권리의 보호대상이 되는 정보와 차이점이 있다. 이와 같이 국가가 보유한 정보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보가 일반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원에 해당하지도 않는 경우에 헌법재판소는 자신과 이해관계 있는 정보를 알고자 하는 당사자가 알권리를 주장하여 그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0에서 나오는 일반적 인격권에서 태아의 성별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이끌어냈다. 일반적 인격권에는 각 개인이 그 삶을 사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자율영역에 대한 보장이 포함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장래 가족 구성원이 될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국가로부터 방해받지 않을 부모의 권리는 일반적 인격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2) 이에 대해 재판관 3인 의견1)은 이 사건 규정에 의해 제한되는 기본권이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일반적 인격권으로부터 나오는 부모의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권인 것은 맞지만, 더 나아가 부모의 태아에 대한 보호양육권도 제한된다고 보았다. 국가는 개인의 생활양식이나 가족관계 형성의 자유를 널리 존중하고, 인격적ㆍ애정적 인간관계에 터잡은 현대 가족관계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인바, 부모의 자녀에 대한 보호와 양육 또한 부모의 자율적인 판단 아래 이루어지도록 함이 원칙이고, 이 사건 규정이 법률에서 일방적으로 의료인의 태아 성별 고지 행위를 금지하여 태아의 부모가 태아의 건강상태와 함께 태아의 성별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 제36조 제1항에서 나오는 부모의 태아에 대한 보호양육권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3) 한편, 재판관 1인 의견2)은 다수의견이나 단순위헌의견에서 인정하고 있는 태아의 성별정보에 대한 접근권이나 부모의 태아에 대한 보호양육권이라는 기본권이 헌법상 인정되는 기본권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태아의 성별은 태아의 부모의 의사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연적으로 결정되어지는 것이므로, 태아의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를 출산 이전에 미리 확인할

자유가 있어 얻을 수 있는 이익이란, 장래 가족의 일원이 될 태아의 성별에 대하여 미리 알고 싶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호기심의 충족과 태아의 성별에 따른 출산 이후의 양육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다는 사실상 이익에 불과하고,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으로 인하여 침해받은 태아의 부모의 기본권으로 거론되는 부모의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라는 것은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부모의 태아에 대한 보호양육권은 이미 태어나지도 아니한 태아에 대하여서까지 부모의 양육권을 확대하여 인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 하에 이 의견에서는 2004헌마1010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으로 인하여 태아의 부(父)인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는 없다고 하여 부적법 각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 의견에서는 2005헌바90 사건과 관련하여 의료인의 직업 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이 문제된다고 보고 있다.

(1) 다수의견(헌법불합치 의견)

다수의견은 이 사건 규정의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낙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된 것3)으로서 그 입법 배경이나 남아에 대한 선호가 유난히 두드러졌던 지난날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그 성별의 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일응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보통의 경우 임신 기간은 약 40주가 될 것인데, 이 기간 동안에는 낙태가 비교적 자유롭게 행해질 수 있는 시기가 있는 반면에, 낙태를 할 경우 태아는 물론,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여 낙태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도 있다고 할 것인바, 낙태 그 자체의 위험성으로 인하여 낙태가 사실상 이루어질 수 없는 임신 후반기에까지 태아에 대한 성별 고지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최소침해성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서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라고 본다. 더구나 우리 형법은 성별에 따

른 낙태뿐만 아니라 모든 경우의 낙태를 방지4)하기 위하여 낙태죄를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와는 별도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근절시킨다는 명목 하에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이 사건 규정의 입법 당시에 비하여 남아선호경향이 현저히 완화되고, 전체 성비가 자연성비에 근접하고 있는 오늘날에는 과도한 대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한편, 다수의견은 태아의 생명은 중요한 법익으로서 국가는 이를 보호할 책임이 있으나 태아의 생명에 대한 보호가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 시기에 접어들어서까지 태아의 생명 보호를 이유로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나 임부 및 그 가족의 기본권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법익 균형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수의견은 오늘날 성비불균형5)이 과연 심각한 사회문제인가 하는 점과 태아에 대한 성별고지가 낙태의 원인행위로

작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 강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2) 3인 재판관 의견(단순위헌 의견)

한편, 3인 재판관의 단순위헌의견에서는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은 태아의 성별에 대한 고지를 금지함으로써 낙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하여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우리 형법제269조제270조에서 낙태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여아든 남아든 낙태를 금지하여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위 형법 규정들에 의하여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 사건 규정이 태아 성별 고지 행위를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태아의 성별 고지 행위 금지에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설정한 것은 그 자체로서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령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사건에서 목적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는 것을 감안할 때, 목적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이 의견은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이 의견에서는 태아의 성별고지 행위는 단지 태아의 성별을 알려 주는 행위에 불과할 뿐, 태아를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해가 되는 행위가 아니므로 진료과정에서 알게 된 태아에 대한 성별 정보를 굳이 고지하지 못하도록 금지하여야 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모가 태아의 성별을 알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장래 가족이 될 태아에 대해 알고 가족생활의 미래를 자유롭게 설계할 자유는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당연히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라는 것이다. 이 의견은 성별의 고지와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와의 상관관계를 부정한다.

(3) 1인 의견(합헌의견)

1인의 합헌의견은 다수의견이 낙태 그 자체의 위험성으로 인하여 낙태가 사실상 이루어질 수 없는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최소침해성 원칙에 반한다고 한 것에 대해,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고, 임신 후반기의 낙태

는 임부의 생명까지도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므로, 태아의 생명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임신 기간 전 기간 동안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이 사건 규정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보호 등과 같은 공익의 중대성에 비하여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의 제한 정도는 극히 미미한 것이므로, 기본권제한에 있어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태아의 성을 감별하고 이를 고지하는 행위로 인한 선택적 낙태 시술이 행해질 염려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인간의 생명에 대하여는 함부로 사회과학적 혹은 법적인 평가를 해서는 안된다고 할 것인바, 태아와 같은 잠재적인 생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된다고 본 것이다. 이 의견은 생명보호에 대한 후퇴는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허용될 수 없다는 전제에 서 있는데, 태아의 성별에 대한 정보제공 행위는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 아니라 진료행위에 부수되는 행위에 불과하고, 이를 알려 준다고 하여 산모나 태아의 건강이 증진되는 것도 아니므로 이러한 정도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의 생명보호의무가 후퇴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국회는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이 사건 의료법을 전부 개정하여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의료법 제20조 제2항으로 자리를 옮겨 규정하였으나, 그 규율 내용을 바꾸지는 않았다. 이에 다수의견은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개정된 의료법에 대해서도 이 사건 규정과 함께 위헌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그 심판대상을 법률 제8366호 의료법 제20조 제2항에 대해서도 확장하여 함께 위헌 선언하였다.

다만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태아의 성별 고지 금지에 대한 근거 규정이 사라져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그 주문을 헌법불합치로 하고, 의료법 제20조 제2항은 입법자가 2009. 12. 31.을 기한으로 새 입법을 마련할 때까지 잠정 적용을 명하는 주문을 부가하였다. 나아가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은 이미 개정되

어 효력을 상실하고 있지만, 2005헌바90 당해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당해사건에 대해 그 적용을 중지하고, 국회가 의료법 규정을 개정하면 그 개정 법률을 적용할 것을 이유에 부가하였다.

반면, 태아성별고지금지제도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한 3인 단순위헌 의견에서는 이 사건 태아 성별고지 금지제도는 그 자체로 정당성을 가질 수 없는 위헌인 제도이므로 헌법불합치선언을 할 필요는 없고, 단순위헌을 선고하여 제도의 효력을 즉시 상실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이 사건 의료법 규정에 대해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되었지만, 그렇다고 하여전면적으로 태아의 성별고지가 가능해진 것은 아니다. 태아에 대한 성별고지로 인해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국가가 국민에 대한 생명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사건 의료법 규정이 과도하게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어 그에 대한 위헌성을 헌법재판소가 확인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국가의 책임은 존재하는 것이므로 태아의 성별고지가 낙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는 낙태가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 이후에만 예외적으로 태아의 성별고지 금지를 해제하도록 헌법불합치 주문과 입법촉구 주문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 사건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된 이후인 2008. 8. 16. 이주영 의원은 태아의 성 감별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여야 의원 14명이 서명해 발의).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인이 태아의 성감별을 위해 임신 후 28주가 지난 임산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고 태아의 성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있게 된다. 태아의 성별고지 시기를 임신 28주 이후로 잡은 것은 아마 현행 모자보건법에서 불가피한 낙태를 할 수 있는 기간을 28주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2010년부터는 28주가 넘은 태아의 경우 성별고지를 허용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는 성별에 따른 출산 준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