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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15488 판결

[정산금][집39(3)민,238;공1991.9.15.(904),2237]

판시사항

가.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인용금액을 감액하는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항소심판결선고시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정 이율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나.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에 있어 사실행위에 의한 귀속정산합의의 성립을 부인한 사례

다. 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의 의미

라.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에 있어 위 "다"항의 법리에 따른 장기간에 걸친 정산금청구권 불행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시점

마. 제한최고이자율이 변경되었다 하여 무효였던 종전의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이 유효화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인용금액을 감액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이 피고가 항소심판결선고시까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였기 때문이고 또 그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항소심판결선고시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정 이율을 적용하여서는 안된다.

나.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권자가 채무담보목적의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 이후 8년여 동안이나 제세공과금을 납부하는 등 실질적 소유권을 행사해 오는 동안 양도담보설정자가 수차에 걸쳐 소유권 귀속에 의한 정산 요청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실행위에 의한 귀속정산의 합의가 성립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다. 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는 법의 일반원리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바탕을 둔 파생원칙인 것으로서, 이는 본래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의무자인 상대방은 이미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게 되거나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추인케 할 경우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될 때 그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라.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에서는 채무의 변제기가 도과된 이후라 할지라도 채권자가 그 담보권을 실행하여 정산을 하기 전에는 채무자는 언제든지 채무를 변제하고 그 채무담보목적의 가등기 및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고, 양도담보설정자의 정산금청구는 담보부동산이 환가되어야 비로소 그 권리행사가 가능한 것이므로 금원차용일이나 소유권이전본등기시로부터 환가시까지 오랜 기간이 경과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고, 위 법리에 따른 장기간에 걸친 권리 불행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담보부동산의 환가시를 그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

마. 금원대차 당시의 이자제한법 이자제한법 제1조 제1항 의 최고이자율에 관한규정(대통령령 제4612호) 소정의 최고이자율(연 2할 5푼)을 초과하는 약정이자 부분은 무효이므로, 그 후(1980.1.12) 위 규정의 개정으로 최고이자율이(연 4할로)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이자에 관하여 새로운 약정을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였던 종전의 최고이자율(연 2할5푼)을 초과하는 부분이 변경된 최고이자율(연 4할)까지 되살아나 유효화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 외 5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정서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예상해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인용금액을 감액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이 피고가 항소심판결선고시까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였기 때문이고 또 그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항소심판결선고시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정 이율을 적용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 당원 1987.7.7.선고 86다카2392 판결 ; 1989.12.12. 선고 88다카27492, 27508 판결 등 각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정산금채권의 존부나 특히 그 정산범위를 다투는 피고의 주장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고 항소심에서 방위세 납부부분 등을 추가 공제하여 제1심 인용의 정산금이 감액된 바 있으므로 그에 관한 피고의 항쟁은 상당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그 판결선고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정이율을 적용하지 아니한 것은 타당하고 논지는 이유없다.

2.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예상해의 상고이유 제1, 2, 3점과 같은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대용의 상고이유 제1, 2점을 함께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1과 나머지 원고들의 피상속인 망 소외인이 1977.6.6. 피고로부터 금 15,000,000원을 이자 월 4푼, 변제기를 같은 해 8.5.로 정하여 차용하면서 그 담보조로 그들의 공동소유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경료하고 위 변제기까지 위 차용원리금을 반환하지 아니하면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절차를 이행하기로 약정한 사실, 위 약정에 따라 1977.7.8. 위 토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가등기가 경료되었는데 원고 등이 약정 변제기가 도과하도록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였고, 원고 등으로부터 교부받은 본등기 소요서류 중 인감증명의 유효기간이 경과하자 피고는 원고 등을 상대로 본등기절차이행청구의 소송을 제기하여 그 승소판결에 기하여 1979.6.19.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친 사실, 그런데 위 토지의 대부분인 697평방미터는 원고 등이 매수하기 이전인 1976.3.25. 도시계획상 도로부지로 편입되었다가 1987.5.29. 협의매수 및 손실보상에 관한 합의가 성립되어 1987.6.1. 서울특별시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고 이어 피고가 서울특별시로부터 위 도로편입토지에 대한 보상금으로 1987.7.30. 금 619,902,500원, 1988.6.22. 금 265,672,500원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담보의 목적으로 경료된 것으로서 위 토지 중 일부가 서울특별시에 양도됨으로써 환가된 이상 담보권자인 피고는 담보설정자인 위 원고 등에 대하여 정산의무를 지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한편 피고의 주장사실, 즉 피고 명의의 본등기가 대물반환의 예약이나 본등기 이후에 이루어진 대물변제에 관한 합의에 기한 것이라거나 또는 피고가 귀속 정산형의 양도담보권을 취득한 것인데 위 본등기 당시 위 토지의 시가가 차용원리금에 훨씬 미달하므로 피고에의 소유권 귀속과 동시에 정산이 종결되었으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 등과 피고 사이에 귀속정산의 합의가 있었고, 아니면 피고가 본등기 이후 8년여 동안이나 제세공과금을 납부하는 등 실질적 소유권을 행사해 오는 동안 원고 등이 수차에 걸쳐 소유권 귀속에 의한 정산요청을 한 바 있으므로 이러한 원ㆍ피고측의 사실행위에 의하여도 귀속정산의 합의가 성립된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는 원심이 배척하는 증거 외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거나 피고의 독단적인 견해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가등기나 그에 기한 소유권이전의 본등기는 모두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경료된 것임을 알 수 있고, 그것이 대물변제의 합의에 의한 것이라거나 정산절차를 배제하는 특약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 명의의 위 등기는 채무에 대한 담보권실행을 위한 방편으로 경료된 이른바 정산절차를 예정하고 있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라고 볼 것이고, 또 소론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사실행위에 의한 귀속정산의 합의가 성립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 심리미진,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본등기 소요서류 교부일자에 관하여 소론과 같이 사실을 그릇 인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3. 위 변호사 예상해의 상고이유 제4점, 위 변호사 김대용의 상고이유 제3점을 함께 본다.

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는 법의 일반원리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바탕을 둔 파생원칙인 것으로서 이는 본래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의무자인 상대방은 이미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게 되거나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추인케 할 경우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될 때 그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 당원 1988.4.27.선고 87누915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은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에서는 채무의 변제기가 도과된 이후라 할지라도 채권자가 그 담보권을 실행하여 정산을 하기 전에는 채무자는 언제든지 채무를 변제하고 그 가등기 및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는 것이고( 당원 1987.11.10.선고 87다카62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은 정산금 청구는 담보부동산이 환가되어야 비로소 그 권리행사가 가능한 것이므로 금원차용일이나 소유권이전본등기시로부터 환가시까지 오랜 기간이 경과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고, 위 법리에 따른 장기간에 걸친 권리 불행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담보부동산의 환가시를 그 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담보부동산의 대부분이 서울특별시에 매수되어 피고가 그 보상금을 수령한 것이 1987.7.30. 및 1988.6.22.이고 그로부터 1년이 채 안된 1988.7.5. 원고 등이 정산금의 지급을 소구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원고 등이 그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에 걸쳐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또 원고 등이 그 권리를 포기했던 것이라고 볼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정산금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되거나 신의칙상 실권되었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나 이유불비의 위법사유가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4. 위 변호사 예상해의 상고이유 제 5 점을 본다.

이 사건 금원대차 당시 연 2할 5푼의 비율을 초과하는 약정이자 부분은 당시의 이자제한법 이자제한법 제1조 제1항 의최고이자율에관한규정(대통령령 제4612호)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그 후 1980.1.12. 위 규정의 개정으로 최고이자율이 연4할로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이자에 관하여 새로운 약정을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였던 종전의 연 2할 5푼을 초과하는 부분이 연 4할까지 되살아나 유효화될 수 없는 것 이므로( 당원 1983.8.23. 선고 82다카1115 판결 ; 1984.3.13.선고 83누720 판결 등 각 참조)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박우동 김상원 윤영철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0.10.16.자 89나19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