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공2004.3.1.(197),378]
[1] 항공운송인이 수입항공화물을 보세창고업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 그 항공화물이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보세창고업자가 항공운송인의 지시 없이 수하인이 아닌 사람에게 항공화물을 인도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적극)
[3] 보세창고업자가 관세행정법규에 의한 화물의 반출절차 및 통제에 따라 화물을 반출하였다는 사정이 보세창고업자의 주의의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소극)
[4]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에게 보세창고업자가 항공운송인의 지시 없이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이 아닌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것을 예상하여 이를 저지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
[5] 제1심에서 원고가 승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 원고에 대한 승계참가가 이루어졌음에도 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한 판단 없이 단순히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다고 한 사례
[1] 항공화물의 운송에 있어서 운송인이 공항에 도착한 수입항공화물을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업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 항공화물이 운송인이나 운송주선인의 지배를 떠나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항공화물이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에 입고된 경우에는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 항공화물에 관하여 묵시적 임치계약이 성립한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과의 임치계약에 따라 운송인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고, 한편 운송인은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이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으므로, 보세창고업자로서는 운송인의 이행보조자로서 항공운송의 정당한 수령인인 수하인 또는 수하인이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바,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을 인도함에 있어서 운송인의 지시 없이 수하인이 아닌 사람에게 인도함으로써 수하인의 화물인도청구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보세창고업자가 운송인의 이행보조자로서 수하인 또는 수하인이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는 이상, 관세행정법규에 의한 화물의 반출에 대한 절차 및 통제는 관세징수 또는 수입화물관리의 효율성 등 관세행정을 위한 것일 뿐이므로, 그에 따라 화물을 반출하였다는 사정은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 성립된 임치계약에 의한 보세창고업자의 주의의무에는 영향이 없다.
[4] 국제항공운송 법률관계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우리 정부도 가입한 1955. 헤이그에서 개정된 바르샤바협약에 따르면,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은 화물이 도착지에 도착한 때에는 운송인으로부터 그 사실을 통지받을 수 있고, 운송인에 대하여 채무액을 지급하고 또한 항공운송장에 기재된 운송의 조건을 충족하였으면 항공운송장의 교부 및 화물의 인도를 청구할 권리를 가질 뿐이어서,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에게 항공화물에 대한 임치계약상의 수치인인 보세창고업자가 운송인의 지시 없이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이 아닌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것을 예상하여 이를 저지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5] 제1심에서 원고가 승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 원고에 대한 승계참가가 이루어졌음에도 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한 판단 없이 단순히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다고 한 사례.
주식회사 제일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신계열)
주식회사 구로보세창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건호)
1.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승계참가인에게 금 382,903,375원 및 이에 대하여 1998. 1. 12.부터 2003. 5. 31.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 승계참가인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대하여
항공화물의 운송에 있어서 운송인이 공항에 도착한 수입항공화물을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업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 항공화물이 운송인이나 운송주선인의 지배를 떠나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6. 9. 6. 선고 94다46404 판결 참조), 항공화물이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에 입고된 경우에는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 항공화물에 관하여 묵시적 임치계약이 성립한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과의 임치계약에 따라 운송인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고, 한편 운송인은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이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으므로, 보세창고업자로서는 운송인의 이행보조자로서 항공운송의 정당한 수령인인 수하인 또는 수하인이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한다 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을 인도함에 있어서 운송인의 지시 없이 수하인이 아닌 사람에게 인도함으로써 수하인의 화물인도청구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이 사건 항공화물이 피고가 운영하는 보세창고에 입고된 것만으로는 운송인의 수하인에 대한 인도의무가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없음을 전제로 운송인이 이 사건 항공화물에 대한 임치인으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항공화물의 보세창고 입고시의 임치계약의 당사자 및 항공화물운송의 종료시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보세창고업자가 운송인의 이행보조자로서 수하인 또는 수하인이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는 이상, 관세행정법규에 의한 화물의 반출에 대한 절차 및 통제는 관세징수 또는 수입화물관리의 효율성 등 관세행정을 위한 것일 뿐이므로, 그에 따라 화물을 반출하였다는 사정은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 성립된 임치계약에 의한 보세창고업자의 주의의무에는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보세창고업자의 주의의무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4, 5, 6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화물을 보관 및 반출하기에 앞서 세관으로부터 건네받은 보세운송신고필증과 이 사건 수입상으로부터 교부받은 수입신고필증에 이 사건 화물에 관하여 항공화물운송장이 발행된 사실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국제거래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신용장거래방식의 경우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이 실수입자와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화물의 반출 당시 실제 통관절차에서는 항공화물운송장의 사본만으로 통관이 가능하여 보세창고업자가 통관사실을 증명하는 수입승인필증만을 받고 실수입자에게 화물을 인도함으로써 수하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피고로서는 임치인인 운송인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화물을 인도하든가 아니면 이 사건 수입상이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 또는 그 지시인인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수입신고필증상의 수하인의 동일성만을 확인하여 이 사건 화물을 이 사건 수입자에게 반출한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화물의 실수입자와 원고 사이에 이 사건 화물에 대한 관리약정이 있었다거나, 이 사건 화물의 운송인이 항공수입화물전산통신망을 통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의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을 확인할 필요 없이 적하목록 등에 수하인으로 기재된 실수입자에게 이 사건 화물을 인도하도록 지시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이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거나 없음을 이유로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7점에 대하여
국제항공운송 법률관계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우리 정부도 가입한 1955. 헤이그에서 개정된 바르샤바협약에 따르면,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은 화물이 도착지에 도착한 때에는 운송인으로부터 그 사실을 통지받을 수 있고, 운송인에 대하여 채무액을 지급하고 또한 항공운송장에 기재된 운송의 조건을 충족하였으면 항공운송장의 교부 및 화물의 인도를 청구할 권리를 가질 뿐이어서(위 협약 제13조),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에게 항공화물에 대한 임치계약상의 수치인인 보세창고업자가 운송인의 지시 없이 항공화물운송장상의 수하인이 아닌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것을 예상하여 이를 저지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 따라서 이를 저지하지 못한 것을 수하인의 과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과실 및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5. 직권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9. 7. 9.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승계참가인에게 양도하고 원심 소송 계속중인 2000. 3. 23. 피고에게 채권양도의 통지를 한 다음 승계참가인이 승계참가신청을 하자 탈퇴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원고가 적법하게 탈퇴한 경우에 있어서 원심으로서는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하여 판단을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단순히 피고의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소송탈퇴 및 승계참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여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 에 의하여 자판하기로 하는바, 피고는 승계참가인에게 금 382,903,375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 따라 1998. 1. 12.부터 2003. 5. 3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불법행위에 기한 청구를 인용한 것이므로 연 5푼이 정당하다),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위 특례법 소정의 연 2할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승계참가인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제1심판결을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하기로 한다.
6.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위와 같이 자판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