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집13권 1집 1418~1430] [전원재판부]
1.제16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2000. 4. 13. 기준으로 20세 미만인 청구인들이, 선거권 연령을 2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선법”이라 한다)제15조 제1항(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된 것)에 의하여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자 위 법 조항이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이미 위 선거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기본권의 침해도 종료되었다고 보아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선거권 연령을 2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공선법 제15조 제1항이 평등권이나 보통·평등선거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1.청구인들이 2000. 4. 13. 실시예정인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목적으로 공선법 제15조 제1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청구한 본건 심판에 있어서, 위 선거는 이미 종료되었을 뿐 아니라 심판 계속 중 청구인들은 모두 20세가 됨으로써 위 법 조항에 의한 주관적인 기본권의 침해상태도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헌법소원제도는 청구인 자신의 주관적인 기본권 구제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한 제도이므로, 가사 본건 심판청구에 의한 결정이 청구인
들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본건 심판청구는 선거권 연령을 20세 이상의 국민으로 정한 것이 18~19세의 국민들에 대한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헌법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사안이고, 앞으로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계속 반복될 위험이 있는 것이므로, 예외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2.보통선거제도는 일정한 연령에 이르지 못한 국민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고, 헌법은 제24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선거권 연령의 구분을 입법자에게 위임하고 있으므로, 보통선거에서 선거권 연령을 몇 세로 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입법자가 그 나라의 역사, 전통과 문화, 국민의 의식수준, 교육적 요소, 미성년자의 신체적·정신적 자율성, 정치적 사회적 영향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하여 결정하는 것으로서, 이는 입법자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선택의 문제이고 입법자가 선택한 수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 아닌 한 재량에 속하는 것인바, 공선법 제15조 제1항이 선거권 연령을 2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입법자가 미성년자의 정신적 신체적 자율성의 불충분 외에도 교육적인 측면에서 예견되는 부작용과 일상생활 여건상 독자적으로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의문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규정한 것이어서 이를 입법부에게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위 법 조항은 18~19세 미성년자들에게 보장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이나 제41조 제1항의 보통·평등선거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
조(선거권)①2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의 선거권이 있다.
② 생략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된 것) 제17조(연령산정기준)선거권자와 피선거권자의 연령은 선거일 현재로 산정한다.
1. 헌재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 판례집 4, 51, 55-56
헌재 1995. 7. 21. 선고 92헌마177 등, 판례집 7-2, 112, 120
헌재 1995. 11. 30. 선고 94헌마97 , 판례집 7-2, 677, 688
헌재 1997. 3. 27. 93헌마251 , 판례집 9-1, 366, 370
헌재 1997. 6. 26. 96헌마89 , 판례집 9-1, 674, 678-679
헌재 1997. 11. 27. 94헌마60 , 판례집 9-2, 675, 688
헌재 1997. 6. 26. 96헌마89 , 판례집 9-1, 674
청 구 인 현○훈 외 1인
대리인 법무법인 창조 외 2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 현○훈은 1980. 10. 11.생, 같은 오○연은 1981. 2. 26.생으로서,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2000. 4. 13. 기준으로 20세
미만이라는 이유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선법”이라 한다)제15조 제1항(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된 것)에 의하여 위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자, 고등학교 졸업연령인 18~19세의 국민들에게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고 선거권행사 연령을 20세 이상으로 제한한 위 규정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제41조 제1항의 보통·평등선거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의 조항이라고 주장하면서 2000. 2.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선법 제15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과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15조(선거권)①2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의 선거권이 있다.
② 생략
제17조(연령산정기준)선거권자와 피선거권자의 연령은 선거일 현재로 산정한다.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비록 민법상 행위능력의 기준연령이 만 20세이기는 하나, 선거권연령은 민주주의의 원리를 실현함에 있어 국민참여의 한계를 의미하므로 민법상 행위능력의 기준연령과 일치할 필요가 없는바, 18~19세 국민을 성인과 같이 보고 있는 법률로서는, 남자는 18세부터 제1국민역에 편입된다고 규정한 병역법 제8조 제1항,
18세 이상의 근로자에게 탄력적,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50조, 제51조 등이 있다.
특히,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선거권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보통선거의 원칙하에서, 선거권연령의 제한은 국민의 정치의식수준, 교육수준, 민주화 정도, 비교법적 관점 등을 참작하여 필요최소한에 그쳐야 하는데, 현재 교육수준의 현격한 향상과 더불어 국가와 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됨에 따라 국민의 정치의식수준도 향상됨으로써 전통적인 성인연령기준은 선거권연령의 기준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외국의 입법례 또한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연령인 18세를 기준으로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음에 비추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상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보통·평등선거의 원칙에 반한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1)청구인들은 2000. 4. 13. 실시예정이던 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위 선거는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기본권의 침해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침해가 종료된 이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게 되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나아가, 국회의원 선거권연령을 20세로 규정한 것은 정신적, 신체적 자율성, 교육적 측면에서 예견되는 부작용 및 정치적 판단능력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그 재량에 속하는 입법형성권을 행사한 것이므로, 그 선택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것이 아닌 이상 이러한 형성권의 행사는 존중되어야 할 것인데, 법률관계의 안정과 객관성의 측면에서 위
선거권연령의 기준에 관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형성권의 재량범위 내에 속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판 단
가. 적법요건의 판단
(1) 자기관련성, 현재성, 직접성
청구인들은 본건 헌법소원심판청구 당시 18, 19세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선거권연령 제한과 법적으로 관련되어 있고, 본건 심판청구 후 2개월 내에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었으므로 기본권침해가 틀림없을 것으로 예측되어 그 현재성도 인정된다 할 것이며, 별도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등 기본권이 직접 침해를 받는 경우이므로 그 직접성도 인정할 수 있다.
(2) 청구기간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소정의 청구기간에 관하여 살피건대, 법령 자체에 의하여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법령소원에 있어서의 청구기간은, 그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로,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로 각 해석된다 함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헌재 1991. 1. 8. 90헌마210 , 판례집 3, 1, 2-3; 헌재 1993. 7. 29. 92헌마6 , 판례집 5-2, 167, 172~173; 헌재 1999. 10. 7. 99헌마537 ; 헌재 1999. 12. 22. 99헌마715 ; 헌재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된 것은 1994. 3. 16.부터이나, 당시 학생이던 청구인들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선거권 행사의 의사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고, 고등학교 졸업 후 18세 또는 19세가 된 이후에야 비로소 선거에 참여할 권리를 자각하게 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2000. 4. 13. 실시예정인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없음을 알고, 2000. 2.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 이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바, 다만,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 후 어느 시점에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구체적으로 침해받거나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즉 청구인들이 그러한 점을 언제 알게 되었는지에 관하여는 기록상 이를 인정할 명백한 자료가 없지만, 이러한 경우 권리구제 및 헌법질서의 유지라는 헌법소원의 기능에 비추어 가능한 한 청구인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함이 타당하다는 측면에서, 청구인들은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임박해지자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으로 인하여 18~19세가 된 청구인들로서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됨을 알게 되면서 바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본건 심판청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 후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제기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권리보호의 이익
헌법소원은 심판청구 당시에 기본권의 침해가 있었다 할지라도 결정 당시 이미 그 침해상태가 종료되었다면 심판청구는 권리보
호의 이익이 없음이 원칙인바(헌재 1997. 3. 27. 93헌마251 , 판례집 9-1, 366, 370; 헌재 1997. 6. 26. 96헌마89 , 판례집 9-1, 674, 678-679 참조), 청구인들은 2000. 4. 13. 실시예정인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목적으로 2000. 2. 16. 본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위 선거는 이미 종료되었고, 또한 심판 계속 중 청구인들은 모두 20세가 됨으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주관적인 기본권의 침해상태도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헌법소원제도는 청구인 자신의 주관적인 기본권 구제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한 제도이므로, 가사 본건 심판청구에 의한 결정이 청구인들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하거나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는 등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여 이미 종료된 침해행위가 위헌이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종래 헌법재판소의 판례이다(헌재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 판례집 4, 51, 55-56; 헌재 1995. 7. 21. 선고 92헌마177 등, 판례집 7-2, 112, 120; 헌재 1995. 11. 30. 선고 94헌마97 , 판례집 7-2, 677, 688; 헌재 1997. 6. 26. 96헌마89 , 판례집 9-1, 674, 679; 헌재 1997. 11. 27. 94헌마60 , 판례집 9-2, 675, 688 참조).
따라서, 본건 심판청구는 선거권연령을 20세 이상의 국민으로 정한 것이 18~19세의 국민들에 대한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헌법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사안이고,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성질이 있는 것이므로, 권리보호의
이익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나. 본안 판단
당재판소는 1997. 6. 26. 96헌마89 사건에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이나 제24조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합헌결정을 한 바 있는데(판례집 9-1, 674),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 헌법은 제24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41조 제1항(제67조 제1항)은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선거의 기본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보통선거라 함은 개인의 납세액이나 소유하는 재산을 선거권의 요건으로 하는 제한선거에 대응하는 것으로 이러한 요건뿐만 아니라 그밖에 사회적 신분·인종·성별·종교·교육 등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일정한 연령에 달한 모든 국민에게 선거권을 인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보통선거제도를 채용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은 연령에 의한 선거권의 제한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연령에 의하여 선거권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국정 참여수단으로서의 선거권행사는 일정한 수준의 정치적인 판단능력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선거권연령을 20세 이상으로 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18~19세 국민들의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우리 헌법이 선거의 기본원칙 중 하나로 채택하고 있는 보통선거제도는 일정한 연령에 이르지 못한 국민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다. 그런데 헌법은 제24조에
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만 규정함으로써 선거권연령의 구분을 입법자에게 위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선거권연령의 구분이 입법자의 몫이라 하여도, 선거권연령에 이르지 못한 국민들의 선거권이 제한되고 그들과 선거권연령 이상의 국민들 사이에 차별취급이 발생하므로, 이에 관한 입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이념과 연령에 의한 선거권제한을 인정하는 보통선거제도의 취지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에 터잡아 합목적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아니한 자의적 입법은 헌법상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보통선거에서 선거권연령을 몇 세로 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입법자가 그 나라의 역사, 전통과 문화, 국민의 의식수준, 교육적 요소, 미성년자의 신체적·정신적 자율성, 정치적 사회적 영향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하여 결정하는 것이므로, 외국의 입법례 또한 15세에서 21세까지 다양하게 나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선거권연령의 연혁을 보면 제헌헌법부터 제2차 개헌시까지는 대통령부통령선거법과 국회의원선거법에 21세 이상으로 규정하였으나, 제3차 개헌(1960. 6. 15. 개정)당시부터 제4공화국 헌법(유신헌법)과 제5공화국 헌법까지는 헌법에 20세의 규정을 두었다. 제6공화국 헌법(1987. 10. 29. 개정)인 현행헌법은 법률에 위임하였고, 공선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개별 선거법에서 20세 이상으로 제한하였다. 현행헌법은 개정당시 선거권연령을 헌법에 규정할 것인지의 여부에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여 법률에 위임하게 된 것이다.
공선법 제정당시 선거권 연령에 관하여 여당인 민주자유당은 20세 이상, 야당인 민주당은 18세 이상으로 주장하여 논의하다가 1994. 2. 경 민법상의 성년연령인 20세로 합의하였다.
민법은 행위의 결과를 인식함에 충분한 정신능력을 갖춘 시기를 만 20세로 보고 있다(제4조). 인간의 능력은 점진적으로 발달하고 개인차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위의 법률규정과 공선법에서 20세를 기준으로 획일적인 구분을 한 것은 실질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겠지만, 법률관계의 안정과 객관성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이므로 헌법상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학진학과 취업을 앞둔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일부를 정치에 참여케 하는 선거권 부여는 교육상 바람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교육법 제96조, 제102조의 2, 제107조). 또한 18~19세의 미성년자들은 부모나 보호자에게 의존하므로 이러한 미성년자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바람직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입법자가 공선법에서 민법상의 성년인 20세 이상으로 선거권연령을 합의한 것은 위에서 본 미성년자의 정신적 신체적 자율성의 불충분 외에도 교육적인 측면에서 예견되는 부작용과 일상생활 여건상 독자적으로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의문 등을 고려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 세계경제의 급속한 발전으로 지역과 지역, 국가와 국가간의 경제적 정치적인 간격이 좁아지고 인
쇄와 방송매체들로 인한 전반적인 문화수준의 향상과 상대적으로 국민들의 교육열이 높아져서 1970년대 전후에 각국의 선거권연령이 하향조정 되었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은 부정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선거권연령을 18~19세의 국민들에게까지 확대하여야 하는 이유로서 들고 있는 근로기준법, 병역법, 민법상의 약혼(혼인)연령,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도로교통법 등의 규정은 개개 법률의 입법목적에 따른 것이고, 특히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소정의 공무담임권의 연령 18세는 고등학교 졸업연령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의 연령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는 입법자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선택의 문제이고 입법자가 선택한 수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 아닌 한 재량에 속하는 것이다. 위에서 설시한 이유를 되돌아보고 다시 생각건대, 선거권 연령을 공무담임권의 연령인 18세와 달리 20세로 규정한 것은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입법부에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18~19세 미성년자들에게 보장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과 제24조의 선거권을 침해한 위헌조항이라는 청구인들의 이 심판청구는 이유가 없다.”
돌이켜 이 사건에 있어서, 96헌마89 사건에서 표명된 위와 같은 합헌결정의 이유는 여전히 타당하다 할 것이고, 위 결정선고 이후 이를 달리 판단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위 결정 취지에 비추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
11조 제1항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거나 제41조 제1항의 보통·평등선거의 원칙에 반한다고는 볼 수 없고, 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만한 자료 또한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주심)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