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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3. 27. 선고 89다카19153 판결

[매매대금반환][공1990.5.15.(872),960]

판시사항

가. 각서가 처분문서인지 여부

나. 처분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오해와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원심이 채택한 갑제3호증의 1, 2(각 각서)는 그 기재에 의하면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토지의 매매계약 이행문제에 관한 약정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 각 문서는 처분문서로 인정될 수 있다.

나.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에 의하여 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것인데도, 위 처분문서의 내용에 저촉되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배척함으로써 처분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오해와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본 사례

원고, 상고인

유진쾌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진연

피고, 피상고인

문태원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소외 윤동열의 대리인으로서 원고와 소외 장연충 사이에 체결된 위 토지에 관한 매매대금 20,000,000원의 계약을 추인하고 원고로부터 잔대금 5,000,000원을 지급받으면서, 같은 해 6.1.및 9.4. 위 윤동열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 내지 연대보증을 하였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소유권이전등기약정의 불이행에 따른 독자적인 손해담보계약을 체결하고도 같은 해 9.24. 소외 김정화에게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줌으로써 위 윤동열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으로 되었으니, 피고는 원고에게 위 토지의 매매대금 상당액인 금 20,000,000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그 설시와 같이 위 주장사실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그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소외 윤동열로부터 이 사건토지를 매수한 소외 김기환은 자기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채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전매하여 줄 것을 부탁하여, 피고는 위 김기환의 대리인으로서 소외 이자동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기로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위 이자동이 잔대금 지급기일까지 잔대금은 물론 중도금도 지급하지 못하자 위 이자동과의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1985.4.15. 소외 오승환에게 이 사건 토지를 대금 16,400,000원에 새로이 매도하고 위 오승환으로부터 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합계 금 11,400,000원을 지급받고 잔대금 5,000,000원은 그로부터 1개월 후에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는데, 한편 위 이자동이 몸담고 있던 부동산중개업소의 업주되는 소외 장연충은 앞서 이자동이 매수키로 계약만 해 놓은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매수하도록 권유하여, 원고는 같은 해 3.20. 위 장연충을 통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합계금 15,000,000원을 위 장연충에게 지급한 후 같은 해 6.1.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라고 위 장연충이 소개하는 피고에게 잔대금 5,000,000원을 지급한 사실, 이와 같이 피고가 원고로부터 위 돈을 지급받게 된 것은 피고는 위 오승환에 그와의 계약에 따른 이 사건 토지 매매잔대금 5,000,000원의 지급을 요청하였는데 위 오승환이 위 돈을 그의 채무자인 위 장연충에게 받으라고 하고 위 장연충도 자신이 이를 지급하겠다고 하여 위 장연충의 연락에 의하여 그를 만나 소개받게 된 원고로부터 위 돈을 지급받게 된 것이어서 피고로서는 위 오승환, 장연충 등이 부동산 전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로서 위 오승환이 이 사건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고에게 전매한 것으로 믿고, 위 오승환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잔대금 명목으로 원고로부터 위 돈을 지급받으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소요서류 중 일부를 교부하고 나머지 등기서류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였고 같은 해 9.4.에도 다시 원고에게 같은 취지의 약정을 하였던 것이나, 그 후 위 오승환의 요청에 따라 결국은 같은 해 9.24. 위 오승환의 처인 소외 김정화에게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라고 설시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 김기환의 대리인 또는 표현대리인으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등기를 넘겨주기로 약정했던 것이고, 1985.9.4.에 이르러서는 피고가, 원고와 소외 오승환이 이 사건 토지의 별개의 매수인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 약속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등기를 넘겨주기로 재약정했다 하더라도 이는 대리 또는 적어도 표현대리 행위라 할 것이고 이를 가리켜 원고가 위 김기환의 대리인 또는 표현대리인이라는 자격에서 벗어난 독자적 지위에서 스스로의 책임하에 손해담보 등의 약정을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한 갑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당해 각 서면에 의하여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토지의 매매계약 이행문제에 관한 약정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어 위 각 문서는 처분문서로 인정될 수 있다 할 것인데, 이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매매잔대금을 수령하면서 1985.6.1 및 그 후의 같은 해 9.4. 각 매도인 본인인 위 윤동열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토지의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피고가 책임지고 이행하겠다고 거듭 약속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는 매도인 본인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하겠다는 그의 당연한 의사를 피고가 단순히 그 대리인 등의 자격에서 전달 내지 표시하고 있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매도인 본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 내지 연대보증을 하였거나 그 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독자적인 손해담보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보아야함이 마땅하고, 한편 일반적으로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에 의하여 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것인데, 원심설시와 같이 피고는 위 각서들을 적성할 당시 원고가 위 오승환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전매수한 것으로 알고 위 오승환으로부터 지급받아야할 잔대금 명목으로 원고로부터 위 돈을지급받았다는 사정은 위 각서들의 내용과 다른 해석을 할 근거가 되지 아니하고, 그밖에 기록 어디에도 위 각 처분문서의 내용에 저촉되는 증거를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렇다면 원심이 확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 후 피고가 소외 김정화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줌으로써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 윤동열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으로 되었다고 보아야 할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는 위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그 책임이 없다고 단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처분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오해와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 이므로논지는 이유있다.

이리하여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인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