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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45735 판결

[해고무효확인등][공1993.9.15.(952),2249]

판시사항

가. 단체협약의 인사협의(합의)조항에 위배된 인사처분의 효력

나.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간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합의"를, 조합원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협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의 "합의"의 의미

다. 노동조합의 사전합의권 행사에 있어서의 신의성실의 원칙과 합의거부권의 포기, 남용

라. 노동조합이 합의거부권을 남용하였다고 하여 노동조합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한 징계면직처분이 유효하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인사협의(합의)조항의 구체적 내용이 사용자가인사처분을 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사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나 승낙을 얻어야 한다거나 노동조합과 인사처분에 관한 논의를 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처분을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단체협약의 인사협의(합의)조항에 조합간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합의"를, 조합원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협의"를 하도록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면, 교섭 당시 사용자의 인사권에 대하여 조합간부와 조합원을 구분하여 제한의 정도를 달리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정도는 노조간부에 대하여는 조합원에 대한 사전 협의의 경우보다 더 신중하게 노동조합측의 의견을 참작하여야 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조원에 대한 인사권의 신중한 행사를 위하여 단순히 의견수렴절차를 거치라는 뜻의 사전 "협의"와는 달리, 노조간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노동조합과 의견을 성실하게 교환하여 노사간에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뜻에서 사전 "합의"를 하도록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 노사협상의 산물로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징계해고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합의를 받도록 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징계권 행사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사전합의권 행사는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인바, 만약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이 징계위원회의 개최나 심의를 방해하거나 그 방해를 위하여 징계위원회 출석자체를 거부하고, 또는 출석하더라도 징계사유에 대한 정당한 의견제시를 하지 아니하고 명백하고도 중대한 징계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징계자가 노동조합 간부라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징계를 거부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면 이는 이른바 합의거부권의 포기나 남용에 해당되어 이러한 경우에는 사전 합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 징계처분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라. 노동조합이 합의거부권을 남용하였다고 하여 노동조합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한 징계면직처분이 유효하다고 본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재인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대림자동차공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익하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인사협의(합의)조항 위반의 효력에 대하여,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여 오면서 원고 1은 1988.11. 중순경부터 피고 회사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교육부장으로서, 원고 2는 1989.12.경부터 노동조합의 조직부 차장으로서 조합업무에 관여하여 온 사실, 원고들은 1990.6. 초순경 그 동안 위 노동조합의 업무에 관여하여 오면서 과격한 노동운동으로 업무방해, 노동쟁의조정법,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범죄혐의를 받게 되어 관계 수사당국으로부터 전국에 수배령이 내려지자 같은 달 12.부터 이를 피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에 아무런 사전신고나 유고계 제출도 없이 계속 결근하여 원고들의 무단결근이 14일간 계속되자, 피고 회사는 같은 달 25. 면직사유를 정한 상벌규정 제13조 제5호(7일 이상 계속 무단결근)의 규정에 의하여 같은 달 27. 14:00 대회의실에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노동조합과 원고들의 주소지로 통보하였더니 같은 달 26. 노동조합에서는 징계위원회를 같은 해 7.18. 14:00에 개최하여 달라고 연기요청을 하여, 피고 회사는 같은 해 6.28. 징계위원회를 같은 해 7.4. 14:00 대회의실에서 개최할 것을 노동조합과 원고들의 위 주소지로 재차 통보한 끝에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원고들은 참석하지 아니하고 징계위원으로서 회사측 3인과 노동조합측 3인(조합장 직무대행, 사무국장 및 조사통계부장) 전원이 참석하고 여기에서 회사측 징계위원 3인은 징계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으니 징계해고할 것을 주장하고, 노동조합측 징계위원 3인은 불가피한 사유로 결근중이므로 징계는 부당하다고 주장하였는바, 그 후 징계권자인 피고 회사의 사장은 위 심의결과를 참작하여 같은 해 8.6. 위 상벌규정 제13호 제5호의 규정에 의하여 원고들을 징계면직(해고)하고 이를 노동조합과 원고들의 주소지로 각 통보한 사실, 원고들은 그 후에도 도피생활을 계속하다가 같은 달 30.경 관계기관에 의하여 검거, 구속되어 창원지방법원에서 1990.12.23. 위 각 죄명으로 각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의 유죄판결을 받은 후 각 이에 불복 항소하여 항소심에서 1991.4.12. 각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위 각 면직(해고)은 인사조치(면직)의 실체적 기준을 규정한 상벌규정 제13조 제5호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한 다음,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 제37조 제2호, 제46조 제2항에는 노동조합의 임원 및 간부의 징계해고는 사전에 조합과 합의하도록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조합간부가 아닌 조합원에 대한 징계, 해고, 파견근무는 조합과 사전 협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제37조 제3호), 단체협약 제37조 제2호가 인사원칙으로서 인사 및 징계 전반에 관하여 사전 합의를 거치게 하고 있는 점, 상벌규정 제4조에는 "포상 및 징계는 상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명권자가 결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위 단체협약 제37조 제2호와 단체협약 전체와의 관련, 노사의 관행 등을 감안하여 볼 때, 위와 같은 사전 합의는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의 합치된 의사에 따르게 함으로써 피고의 인사권이나 징계권을 전반적으로 제한하려는 취지에서 피고 회사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승인 또는 동의를 얻거나 노사 쌍방이 합의하여 공동으로 결정하도록 규정하는 경우와는 달라,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피고 회사의 자의적인 인사권이나 징계권의 행사로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피고 회사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간부에 대한 인사나 징계의 내용을 노동조합에 미리 통지하도록 하여 노동조합에게 인사나 징계의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필요한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제시된 노동조합의 의견을 참고자료로 고려하게 하려는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위와 같은 사전 합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단체협약 등에서 규정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하자 없이 이루어진 위 징계해고의 효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인사협의(합의)조항의 구체적 내용이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사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나 승낙을 얻어야 한다거나 노동조합과 인사처분에 관한 논의를 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처분을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원 1992.4.14. 선고 91다4775판결 ; 1992.5.22. 선고 91다22100판결 ; 1992.12.8. 선고 92다32074판결 ; 1993.4.23. 선고 92다34940 판결 참조).

그런데,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이 사건에서 단체협약 제37조 제2호에서 "조합간부의 인사 및 징계는 조합과 사전 합의한다"고 규정한 반면, 제3호에서 "조합원에 대한 징계, 해고, 파견근무는 조합과 사전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조합간부의 인사 및 징계에 대하여는 사전 "합의"를, 조합원의 인사 및 징계에 대하여는 사전 "협의"를 하도록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고, 이렇게 "합의"와 "협의"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는 태도는 이 밖에도 제45조에서 "회사는 조합원의 경고, 견책, 감봉 및 정직은 상벌규정에 따르며 조합과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제46조 제2항에서 "조합의 임원 및 간부의 해고는 조합과 사전 합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

단체협약상의 인사협의(합의)조항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는 인사권에 대하여 노사간의 교섭의 결과에 따라 이를 제한하는 규정으로서 그 문구의 선택도 사용자나 노동조합 중 어느 일방의 주장만에 의하여 채택된 것이 아니고 노사 쌍방간의 협상에 의한 최종적 합의로 채택된 것이므로 결국 노사간의 교섭 당시의 협상력의 정도에 따른 산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위와 같이 단체협약의 인사협의(합의)조항에 조합간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합의"를, 조합원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협의"를 하도록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면, 교섭 당시 피고의 인사권에 대하여 조합간부와 조합원을 구분하여 제한의 정도를 달리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정도는 노조간부에 대하여는 조합원에 대한 사전 협의의 경우보다 더 신중하게 노동조합측의 의견을 참작하여야 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조원에 대한 인사권의 신중한 행사를 위하여 단순히 의견수렴절차를 거치라는 뜻의 사전 "협의"와는 달리, 노조간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노동조합과 의견을 성실하게 교환하여 노사간에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뜻에서 사전 "합의"를 하도록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노동조합 간부인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위와 같은 노사간의 의견교환에 의한 사전합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더라도 그 징계처분의 효력에는 소장이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사전합의조항의 해석을 그르친 것이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이 노사협상의 산물로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징계해고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합의를 받도록 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징계권 행사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사전합의권 행사는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처럼 단체협약에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징계해고에 노동조합의 사전합의를 받도록 규정을 하면서도 단체협약이나 기타 인사관계 규정에 그 사전합의의 구체적 절차나 방식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도 없고, 단지 징계위원회(혹은 상벌위원회)구성에 있어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이 필수구성원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징계위원회의 심의절차에서 노사간 의견교환을 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고, 또 여기에서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의 의사는 바로 노동조합의 의사를 가름하는 것이므로 그 심의절차에서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의 징계동의(사전합의)를 받으면 이것이 노동조합의 사전합의를 받은 것에 해당하고, 이 절차에서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이 합리적인 이유를 내세워 합의를 거부하면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는 이로써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으나, 만약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이 징계위원회의 개최나 심의를 방해하거나 그 방해를 위하여 징계위원회 출석자체를 거부하고, 또는 출석하더라도 징계사유에 대한 정당한 의견제시를 하지 아니하고 명백하고도 중대한 징계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징계자가 노동조합 간부라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징계를 거부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면 이는 이른바 합의거부권의 포기나 남용에 해당되어 이러한 경우에는 사전합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 징계처분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들은 노동조합의 교육부장 및 조직부차장으로서 여러 차례에 걸쳐 불법 쟁의행위를 주도함으로써 피고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여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혔고, 위 업무방해죄, 노동쟁의조정법위반죄 외에 국가보안법위반죄를 저질러 수배를 받게되자 구속영장의 집행을 피하려고 도피함으로써 14일 이상 무단결근을 하여(이 사건 징계면직처분 후이기는 하지만 원고들은 위 죄로 위 인정과 같은 각 형을 선고받았다) 상벌규정 제13조 제5호 소정의 징계면직 사유인 "종업원이 7일 이상 무단결근 한 경우"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노동조합측 징계위원들도 피고 회사로부터 원고들에 대한 징계위원회의 개최통보를 받고 원고들의 위와 같은 비위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며, 피고 회사측은 노동조합측과의 합의를 이루기 위하여 징계위원회의 개최를 한 차례 연기하기까지 하면서 노동조합측과 합의를 시도하는 등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 징계위원 전원은 징계위원회의 심의과정에서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에 반대함으로써 노사간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할 것인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노동조합측은 위 인사합의조항에 기한 합의거부권을 남용한 것이라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회사가 노동조합과의 사전 합의에까지 이르지 못한 채 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결국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 노동조합과의 사전 합의 없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유효하다고 판단한 그 결론은 옳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위와 같이 인사합의 조항의 해석을 그르친 위법은 이 사건에 있어 판결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게 되었다 할 것이다.

논지는 결국 이유없음에 돌아간다.

2. 징계위원회의 개최통지에 관하여,

원심이 피고가 1990.7.4. 자 징계위원회의 개최를 원고들에게 통보(출석요구서 발송)하였다고 인정함에 있어 거친 채증의 과정은 기록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경험칙과 논리칙에 반하는 채증을 하여 사실오인을 한 위법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최재호(주심) 배만운 최종영

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2.9.23.선고 91나1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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