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무죄
red_flag_2전주지법 2018. 1. 4. 선고 2017고단434 판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지방공무원법위반] 항소[각공2018상,225]

판시사항

도교육감으로서 도교육청 지방공무원 승진임용권자인 피고인이,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근무성적평정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승진후보자 순위를 먼저 정한 다음, 평정자와 확인자 및 근무성적평정위원회에서 평정하여야 할 평정대상공무원들의 평정 순위와 평점을 피고인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추어 정하게 함으로써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지방공무원 승진임용 등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도교육감으로서 도교육청 지방공무원 승진임용권자인 피고인이,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근무성적평정(이하 ‘근평’이라 한다)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승진후보자 순위를 먼저 정한 다음, 평정자와 확인자 및 근평위원회에서 평정하여야 할 평정대상공무원들의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피고인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추어 정하게 함으로써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지방공무원 승진임용 등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 임용령,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평정규칙에 의하면 평정대상공무원 개개인에 대한 근평은 평정자와 확인자의 권한이고, 근평점의 결정은 근평위원회의 권한이므로, 피고인이 승진후보자명부 중 승진가능인원 수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에 특정인을 포함하도록 하는 것은 법령이 정한 임용권자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나, 도교육청은 피고인이 재직하기 이전부터 행정국장, 부교육감, 교육감의 순서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를 보고하여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을 거친 다음 위 자료(안)를 확정하고, 그에 맞추어 근평점을 심사·결정하고, 그에 따라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하여 온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인사담당자들에게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거나 피고인의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한편 피고인이 근평 과정에서 행정국장, 부교육감을 거쳐 온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 초안을 보고받고 그대로 승인하거나 수정의견을 제시하였더라도, 도교육청의 근평 관행과 실제 과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승진대상자를 독단적으로 직접 지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승진임용이나 그 기초자료가 되는 근평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양동훈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백제 외 2인

주문

피고인은 무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Ⅰ.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의 지위

피고인은 2010. 7. 1.부터 2014. 6. 30.까지 ○○○도 초대 직선제 교육감으로 재직하였고, 2014. 7. 1.부터 ○○○도 제2대 직선제 교육감으로 재직하고 있다.

2. 범죄사실

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관련된 법령의 규정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 임용령,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평정규칙의 각 규정에 따르면 ① 근무성적 평정자(이하 ‘평정자’라 한다) 및 근무성적 평정확인자(이하 ‘확인자’라 한다)는 평정대상공무원에 대해 각 평정기간의 근무실적(50%), 직무수행능력(50%)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근무성적을 평정하고 그 평정결과를 종합하여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작성하여 근무성적평정위원회(위원장: 부교육감)에 제출하고(이하 ‘근무성적평정’을 ‘근평’이라 한다), ② 근평위원회는 위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기초로 하여 근무성적 평정표에 평정대상공무원의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심사·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지방공무원의 승진자 결정 절차는 ③ 위와 같이 근평위원회에서 평정대상공무원의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심사·결정하여 임용권자(교육감)에게 통보하면, ④ 임용권자는 근평위원회에서 결정한 최근 몇 년간(5급의 경우 3년)의 근평점과 경력점수 등을 합산하여 그 합산된 점수 순서대로 순위를 정하여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하고, ⑤ 5급 지방공무원을 승진임용할 때에는 승진후보자명부의 순위가 높은 사람 순으로 임용하고자 하는 결원 수에 대하여 승진임용 범위에 해당하는 사람 중에서 임용하되, 임용권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소속 공무원의 승진임용을 위한 인사위원회의 사전심사 결과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임용권자는 평정자의 직근 상급·상위 감독자가 없는 경우에는 확인자를 지정하지 아니할 수 있으나 임용권자는 확인자가 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등 임용권자와 평정자, 확인자, 근평위원회 및 인사위원회의 역할을 분리하여 임용권자가 근평에 개입하여서는 아니 될 뿐만 아니라, 근평위원회의 심사·결정이나 인사위원회의 승진심의를 방해하거나 이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쳐서는 아니 된다.

2) 2013년 상반기 근평 조작

피고인은 2013. 7.경 전주시 완산구 (주소 생략)에 있는 ○○○도교육청 교육감 사무실에서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들로부터 2013년도 상반기 근평 추진 보고와 함께 2014. 1. 1. 기준 5급 지방교육행정사무관의 4급 승진가능인원이 2명이라는 보고를 받고, 5급 공소외 2를 승진가능인원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의 승진대상자로 분류하여 2013. 7. 31.자 승진후보자명부(안)를 작성하도록 하고, 위 순위에 맞도록 2013년 상반기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정하고 근평안을 작성하여 근평위원회 위원들의 심사·결정 서명을 받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들은 피고인의 지시대로 5급 공소외 2를 4급 승진가능인원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의 승진대상자로 분류하여 ‘2013년 6월말 일반직 5급 이하 승진후보자명부 자료’를 작성하면서 그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춰 2013년 상반기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정한 다음 행정국장, 부교육감, 교육감까지 보고를 한 후, 이를 토대로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작성하여 근평위원회를 거쳐 위원들의 심사·결정 서명을 받았다.

그 결과 직전 근평기간의 경우 위 공소외 2보다 승진후보자 및 근평 순위가 높았던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는 2013. 1. 31. 기준 승진후보자명부상 순위는 각각 2위, 3위, 4위였으나 2013. 7. 31.자 승진후보자명부상 순위는 3위, 4위, 5위가 되었고, 2012년 하반기 근평 순위는 평정대상 총 64명 중 24위, 14위, 7위였으나 2013년 상반기 근평 순위는 평정대상 총 73명 중 70위, 73위, 71위로 조정되었으며, 이에 반해 공소외 2는 2013. 1. 31. 기준 승진후보자명부상 순위는 5위였으나 2013. 7. 31.자 승진후보자명부상 순위는 2위가 되었고, 2012년 하반기 근평 순위는 46위였으나 2013년 상반기 근평 순위는 1위로 조정되었으며, 결국 2014. 1. 1.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는 4급 승진에서 탈락하고 공소외 2는 4급으로 승진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한 근평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5급에서 4급으로의 승진후보자 순위를 먼저 정한 다음 피고인이 정한 순위대로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하게 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평정자인 행정국장, 확인자인 부교육감 및 근평위원회에서 평정하여야 할 평정대상공무원들의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피고인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춰 정하게 하였다.

이로써 공무원인 피고인은 직권을 남용하여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였다.

3) 2014년 상반기 근평 조작

피고인은 2014. 7.경 위 교육감 사무실에서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들로부터 2014년도 상반기 근평 추진 보고와 함께 2015. 1. 1. 기준 5급 지방시설사무관의 4급 승진가능인원이 1명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한편 인사담당자들은 최초 2014. 7. 31.자 승진후보자명부(안)를 작성함에 있어 5급 지방시설사무관의 승진후보자 및 근평 순위에 대해 각각 공소외 6을 1위, 공소외 7을 2위로 하여 평정자인 행정국장, 확인자인 부교육감에게 보고를 하였으나, 부교육감으로부터 공소외 7의 근평 순위가 3회 연속 1위였고 근무성적도 탁월하므로 2014년도 상반기 근평 과정에서도 공소외 7의 근평 순위를 1위로 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피고인에게도 위와 같은 부교육감의 지시사항을 보고하였다.

당시 인사담당자들은 5급 지방시설사무관의 승진후보자 순위가 그 전부터 계속 공소외 6이 1위, 공소외 7이 2위였는데 2014년도 상반기 근평 과정에서 공소외 7의 근평 순위를 1위로 평정할 경우 승진후보자 순위가 공소외 7이 1위, 공소외 6이 2위로 갑자기 변경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졌고, 부교육감은 순수하게 2014년도 상반기 근무성적을 기준으로 근평 순위를 정해야 하고 이에 따르면 공소외 7의 근평 순위를 1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총무과장 등 인사담당자들로부터 부교육감의 입장을 보고받았음에도, 부교육감의 의견을 무시하고 공소외 6을 승진가능인원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의 승진대상자로 분류하여 2014. 7. 31.자 승진후보자명부(안)를 작성하도록 하고, 위 순위에 맞도록 2014년 상반기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정하고 근평안을 작성하여 근평위원회 위원들의 심사·결정 서명을 받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들은 피고인의 지시대로 5급 공소외 6을 4급 승진가능인원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의 승진대상자로 분류하여 ‘2014년 6월말 일반직 5급 이하 승진후보자명부 자료’를 작성하면서 그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춰 2014년 상반기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정한 다음 다시 행정국장, 부교육감, 교육감까지 보고를 한 후, 이를 토대로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작성하여 근평위원회를 거쳐 위원들의 심사·결정 서명을 받았다.

그 결과 공소외 7은 2011년 하반기부터 2013년 하반기까지 승진후보자 순위는 계속 2위인 반면, 2012년 하반기부터 2013년 하반기까지 3회 연속 근평 순위가 1위였으나 2014년 상반기 근평 순위가 2위로 조정되어 결국 4급 승진에서 탈락하였고, 공소외 6은 2011년 하반기부터 2013년 하반기까지 승진후보자 순위는 계속 1위인 반면, 2012년 하반기부터 2013년 하반기까지 3회 연속 근평 순위가 2위였으나 2014년 상반기 근평 순위가 1위로 조정되어 결국 4급으로 승진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한 근평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5급에서 4급으로의 승진후보자 순위를 먼저 정한 다음 피고인이 정한 순위대로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하게 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평정자인 행정국장, 확인자인 부교육감 및 근평위원회에서 평정하여야 할 평정대상공무원들의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피고인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춰 정하게 하였다.

이로써 공무원인 피고인은 직권을 남용하여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였다.

4) 2015년 상반기 근평 조작

피고인은 2015. 7.경 위 교육감 사무실에서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로부터 2015년도 상반기 근평 추진 보고와 함께 2016. 1. 1. 기준 5급 지방교육행정사무관의 4급 승진가능인원이 9명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한편 인사담당자들은 최초 2015. 7. 31.자 승진후보자명부(안)를 작성함에 있어 5급 지방교육행정사무관의 승진후보자 및 근평 순위에 대해 공소외 9를 각각 9위, 2위로 하여 평정자인 행정국장, 확인자인 부교육감에게 보고를 하였으나, 부교육감으로부터 공소외 9의 근무성적이 저조하고 업무처리가 미숙하여 많은 민원을 야기한 적이 있으므로 2015년도 상반기 근평 과정에서도 공소외 9의 근평 순위를 낮추라는 지시를 받았고, 피고인에게도 위와 같은 부교육감의 지시사항을 보고하였다.

당시 인사담당자들은 5급 지방교육행정사무관의 승진후보자 순위가 직전에는 공소외 9가 14위, 공소외 10이 4위였고, 4급 승진자를 제외하고 기존 서열을 유지한 경우 2015. 7. 31. 기준 4급 승진후보자 순위는 공소외 9가 10위, 공소외 10이 9위로 결정되는 게 맞으나 공소외 10은 2016년 하반기에 정년퇴직할 예정이었으므로 4급으로 승진시키는 게 큰 의미가 없었고, 공소외 9를 배제한 채 공소외 9보다 기존 서열이 낮았던 자를 승진대상자로 분류하는 것도 부담스러워 공소외 9를 상위순위의 승진대상자로 분류하고자 하였고, 부교육감은 순수하게 2015년도 상반기 근무성적을 기준으로 근평 순위를 정해야 하고 이에 따르면 공소외 9의 근무성적이 미흡하여 상위순위의 승진대상자로 분류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로부터 부교육감의 입장을 보고받았음에도, 부교육감의 의견을 무시하고 공소외 9를 승진가능인원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의 승진대상자로 분류하여 2015. 7. 31.자 승진후보자명부(안)를 작성하도록 하고, 위 순위에 맞도록 주1) 2015년 상반기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정하고 근평안을 작성하여 근평위원회 위원들의 심사·결정 서명을 받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은 피고인의 지시대로 5급 공소외 9를 4급 승진가능인원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의 승진대상자로 분류하여 ‘2015년 7월말 일반직 5급 이하 승진후보자명부 자료’를 작성하면서 그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춰 2015년 상반기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정한 다음 다시 행정국장, 부교육감, 교육감까지 보고를 한 후, 이를 토대로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작성하여 근평위원회를 거쳐 위원들의 심사·결정 서명을 받았다.

그 결과 공소외 10, 공소외 9의 경우, 2012년 하반기 근평 순위는 평정대상 총 64명 중 각각 2위, 36위, 2013년 상반기 근평 순위는 평정대상 총 73명 중 각각 26위, 63위, 2013년 하반기 근평 순위는 평정대상 총 72명 중 30위, 3위, 2014년 상반기 근평 순위는 평정대상 총 79명 중 각각 14위, 57위, 2014년 하반기 근평 순위는 평정대상 총 77명 중 각각 47위, 21위였으나, 2015년 상반기 근평 순위는 평정대상 총 84명 중 각각 75위, 2위로 조정되어, 결국 공소외 10은 4급 승진에서 탈락하고 공소외 9가 승진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한 근평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5급에서 4급으로의 승진후보자 순위를 먼저 정한 다음 피고인이 정한 순위대로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하게 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평정자인 행정국장, 확인자인 부교육감 및 근평위원회에서 평정하여야 할 평정대상공무원들의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피고인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춰 정하게 하였다.

이로써 공무원인 피고인은 직권을 남용하여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였다.

5) 2015년 하반기 근평 조작

피고인은 2016. 1.경 위 교육감 사무실에서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로부터 2015년도 하반기 근평 추진 보고와 함께 2016. 1. 31.자 승진후보자명부(안)를 보고받는 과정에서, 교육감 비서실장인 공소외 11의 승진후보자 순위를 상향하도록 하고, 위 순위에 맞도록 2015년 하반기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정하고 근평안을 작성하여 근평위원회 위원들의 심사·결정을 받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은 피고인의 지시대로 위 공소외 11의 승진후보자 순위를 최초 안보다 상향하여 ‘2016년 1월 말 일반직 5급 이하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를 작성하면서 그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춰 2015년 하반기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정한 다음 다시 행정국장, 부교육감, 교육감까지 보고를 한 후, 이를 토대로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작성하여 근평위원회를 거쳐 위원들의 심사·결정 서명을 받았다.

그 결과 5급 임용일로부터 승진소요 최저연수인 만 4년을 경과함으로써 최초로 4급 승진후보자명부 등재대상자였던 위 공소외 11은 2016. 1. 31. 기준 승진후보자명부상 순위가 19위, 2015년 하반기 근평 순위가 평정대상 총 81명 중 65위로 조정되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한 근평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5급에서 4급으로의 승진후보자 순위를 먼저 정한 다음 피고인이 정한 순위대로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하게 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평정자인 행정국장, 확인자인 부교육감 및 근평위원회에서 평정하여야 할 평정대상공무원들의 근평 순위와 근평점을 피고인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맞춰 정하게 하였다.

이로써 공무원인 피고인은 직권을 남용하여 총무과장 공소외 8 등 인사담당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였다.

나. 지방공무원법 위반

누구든지 시험 또는 임용에 관하여 고의로 방해하거나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가.의 2), 3), 4) 각항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도교육청 지방공무원들의 승진임용 등에 관하여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

Ⅱ. 판단

1. 관련 법리

가.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고, 그 일반적 직무권한은 반드시 법률상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그것이 남용될 경우 직권행사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면 된다( 대법원 2004. 5. 27. 선고 2002도6251 판결 참조).

나. 직권남용죄의 ‘직권남용’이란 공무원이 그의 일반적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것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따라서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그의 일반적 권한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경우인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와는 구별되며, 또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란 법률상 의무를 가리키고, 단순한 심리적 의무감 또는 도덕적 의무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0도2800 판결 등 참조).

다. 직권남용에 해당하는가의 판단 기준은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그 목적,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에서 볼 때의 필요성·상당성 여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 제반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도11884 판결 참조).

라.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란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때를 의미하고, 따라서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에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766 판결 등 참조).

마. 형법 제123조 는 국가기능의 공정성 외에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도 보호법익으로 하는바, 위 죄가 기수에 이르려면 의무 없는 일을 시키는 행위 또는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피해자의 의무 없는 행위가 이룩된 것 또는 권리방해의 결과가 발생한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대법원 1978. 10. 10. 선고 75도2665 판결 , 대법원 2006. 2. 9. 선고 2003도4599 판결 등 참조), 직권의 남용과 피해자의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된 결과 또는 권리행사방해의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2.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도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인 5급 사무관(이하 ‘평정대상사무관’이라 한다)에 대한 근평 과정

1) 평정대상사무관은 ○○○도교육청 본청과 산하 교육지원청, 각급 학교 등에 소속되어 있는데, 본청을 제외하고는 평정단위별 평정대상사무관은 일부 교육지원청 등에서 2, 3명인 경우도 있으나 각급 학교 등에서는 1명뿐인 경우도 많았다.

2) 평정단위별 평정자는 본청을 제외하고는 해당 기관장이고, 본청은 행정국장이며, 확인자는 모두 부교육감이다.

3) 매 근평 시기에 본청을 제외한 평정단위에서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무성적평정서와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근평위원회에 제출하면, 본청 총무과 인사팀(인사담당 사무관과 실무자 2명 내외로 구성)에서는 당기의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의 초안을 작성하고 총무과장과 협의, 조정하였다.

4) 총무과에서 마련한 위 초안은 행정국장, 부교육감, 교육감에게 순차로 보고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수정이 이루어져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가 확정되었다.

5)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가 확정되면, 인사담당자들은 본청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무성적평정서와 본청의 서열명부를 작성하고 그와 병행하여 전체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평점(안)을 작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승진소요 최저연수인 4년을 충족하지 못하여 당기의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되지 아니하는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평점은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에서 부여하기로 한 근평점을 제외하고 지방공무원 임용령에서 정한 근평점 분포비율에 맞추어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6) 인사담당 사무관은 근평위원회 간사로서 근평점(안)을 근평위원회에 보고하고, 근평위원회는 근평점(안)과 같은 내용으로 근평점을 심사·결정하였다.

나.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의 작성 동기

1) ○○○도교육청은 피고인이 교육감으로 취임하기 이전부터 앞서 본 바와 같은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를 확정한 다음 그에 맞추어 본청의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무성적평정서를 작성하고 근평위원회를 개최하여 근평점을 심사·결정하였다.

2) 위와 같은 관행에 따르면, 개별 평정기간 중 근무성적과 실제의 근평점은 연관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평정단위별 근무성적평정과 서열명부 작성을 전제로 근평위원회에서 근평점을 결정하도록 하는 지방공무원법령에 정한 근평 절차에도 부합하지 아니하는 측면이 있다.

3) 그럼에도 ○○○도교육청이 이러한 관행을 유지한 것은 근평의 결과는 승진임용, 특별승급, 성과상여금 지급, 교육훈련, 보직관리 등 각종 인사관리에 반영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승진임용이고, 조직의 안정과 인사의 예측가능성, 승진후보자명부의 순위에 따른 해당 공무원의 승진기대 등을 고려하여 승진후보자명부상 선순위자 순으로 결원만큼 승진임용하여 왔기 때문에 특정 근평기간의 근평점 자체보다 승진후보자명부상의 순위가 더 중요하다고 인식한 데에 따른 것이었다.

다.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의 구체적 확정 과정

1) 총무과 인사팀 실무자는 직전 승진후보자명부에서 승진자, 퇴직자를 제외하고 새로이 승진소요 최저연수인 4년을 충족하는 사무관을 포함하여 당기의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의 초안을 작성하였다. 위 초안은 대체로 직전 승진후보자명부의 순위를 유지하는 형태로 작성하였다. 한편 승진후보자명부는 연공서열을 중시하여 작성되었고 그에 따라 승진후보자명부에 처음으로 등재되는 사무관은 통상 직전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된 사람들보다는 낮은 순위가 부여되었다.

2) 위 초안을 토대로 인사담당 사무관을 포함한 인사팀원과 총무과장이 직무의 난이도, 격무부서 근무, 1년 정도 내 퇴직 여부, 평판 등을 고려하여 순위를 조정하였고, 순위 조정에 맞추어 당기에 부여하여야 하는 근평점을 조정하였다.

3) 인사담당 사무관은 총무과에서 마련한 초안을 행정국장에게 보고하였고, 행정국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하거나 행정국장의 의견을 알리면서 부교육감에게 보고하였고, 마찬가지로 인사담당 사무관과 총무과장은 부교육감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하거나 부교육감의 의견을 알리면서 교육감인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4) 피고인이 부교육감까지 거친 초안을 받아들이면 그대로 확정되었고, 피고인이 다른 의견을 내면 다시 수정하여 행정국장과 부교육감을 거친 다음 피고인의 최종 승인으로 확정되었다.

라. 근평점 결정 과정

1)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가 확정되면, 인사담당자들은 그에 맞추어 근평점(안)을 작성하였다. 행정국장과 부교육감은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되는 평정대상사무관의 순위, 특히 승진가능인원의 수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에 관심을 집중하였고 근평점(안)에 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에 맞추어 인사담당자들이 근평점(안)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2) 총무과장은 근평위원회의 간사로서 근평위원회에 근평점(안)을 보고하였고, 이를 토대로 근평위원회에서 근평점을 심사·결정하였는데, 총무과장이 보고한 근평점(안) 그대로 심사·결정되었다.

3. 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에 관하여

가. 2013년 상반기 근평 조작으로 인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1)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총무과장 공소외 1 등 인사담당자로부터 승진가능인원이 2명이라는 점과 공소외 2가 승진후보자 순위 5위로 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 초안을 보고받은 사실, 이에 피고인은 인사담당자에게 공소외 2가 예전 인사팀에서 고생을 많이 했었고 나이도 많으니 이번에 승진을 시켰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사실, 인사담당자들은 공소외 2의 승진후보자 순위를 2위로 하여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를 수정한 다음 행정국장 공소외 12, 부교육감 공소외 13에게 보고하였고, 그들을 거쳐 피고인이 이를 승인함으로써 위 안이 확정된 사실, 인사담당자들은 공소외 2의 순위가 2위가 되도록 근평점(안)을 작성하여 근평위원회에 보고하고 그대로 심사·결정된 사실은 인정된다.

2)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 임용령,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평정규칙에 의하면, 5급 사무관에 대한 근평은 임용권자가 지정하는 평정단위별 평정자와 확인자가 근무실적 50%, 직무수행능력 50%의 비율로 평가하여 실시하고, 근평위원회는 평정자 및 확인자의 평정 결과를 종합한 평정단위별 서열명부를 제출받아 이를 기초로 근무성적평정표에 평정대상공무원의 순위와 평정점을 심사·결정하며(이 경우 평정단위별 서열명부의 순위는 변경할 수 없다), 위와 같이 결정된 근무성적평정점을 70점, 근무 경력에 따라 부여되는 경력평정점을 30점으로 하여 고득점자 순으로 승진임용에 필요한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평정대상공무원 개개인에 대한 근평은 평정자와 확인자의 권한이고, 근평점의 결정은 근평위원회의 권한이므로, 피고인이 승진후보자명부 중 승진가능인원의 수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에 공소외 2를 포함하도록 하는 것은 법령이 정한 임용권자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기는 하다.

3) 그러나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도교육청은 피고인이 교육감으로 재직하기 이전부터 행정국장, 부교육감, 교육감의 순서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를 보고하여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을 거친 다음 위 안을 확정하고, 그에 맞추어 본청 소속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무성적평정서와 서열명부를 작성함과 아울러 근평점(안)을 작성하여 근평위원회에 보고하고 이를 토대로 근평점을 심사·결정하고, 그에 따라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하여 온 점, ② 본청 소속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평정자인 행정국장 공소외 12와 전체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확인자인 부교육감 공소외 13도 이와 같은 근평 관행의 존재와 현실적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행정국장 공소외 12는 이 법정에서 4급 서기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사실무자, 부교육감과 임용권자인 피고인의 의견이나 생각 등을 들어보는 절차를 거쳤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피고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를 보고받은 공소외 12와 공소외 13은 별다른 반대의견을 제시하지 아니하였고 근평위원회에 참석하여서도 위 안에 맞추어 작성된 근평점(안)대로 근평점을 결정하는 데 동의한 점, ④ 공소외 12와 공소외 13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근평이나 근평위원회의 심사·결정 과정에서 직접적인 지시나 강요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사정을 토대로, 우선 인사담당자들이 피고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를 작성하고 그 안이 확정되면 그에 맞추어 본청 소속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무성적평정서와 서열명부를 작성한 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그 행위는 평정자인 행정국장과 확인자인 부교육감의 평정업무를 보조하는 사실행위로서 행정국장과 부교육감의 지시 내지 용인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고,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가 확정된 후에 본청의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개인별 근무성적평정서와 서열명부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가 지방공무원법령이 정한 정식의 승진후보자명부가 아니므로 그 자체로는 법령에 정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근무성적평정서와 서열명부 작성 권한은 평정권자인 행정국장과 부교육감에게 전속하는 것인데 인사담당자들에게 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위 근평 서류들이 행정국장 공소외 12와 부교육감 공소외 13의 의사에 따라 작성된 것인 이상 그 실체적, 절차적 당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는 공소외 12와 공소외 13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인사담당자들이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음으로, 근평점(안)을 작성하여 근평위원회에 보고하는 것은 근평위원회의 간사인 인사담당 사무관을 위시한 인사담당자들의 의무라고 볼 수 있고, 확정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에 맞추어 근평점(안)을 작성하는 것이 인사담당자들도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관행에 따른 것이고 부교육감이나 행정국장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며, 근평위원회에서는 근평점(안)과 달리 근평점을 결정할 수 있었으므로, 인사담당자들이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거니와 피고인의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이 교육감으로 재직하는 동안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평은 모두 같은 절차로 진행되었는데, 피고인이 인사담당자들이 작성하여 행정국장, 부교육감까지 거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 초안을 보고받고 다른 의견을 개진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승인한 때에도 모두 피고인의 관여 아래 최종적으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를 확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안에 맞추어 근평 서류가 작성된 것은 동일함에도 피고인이 다른 의견을 개진하여 초안의 수정이 이루어진 경우에만 인사담당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2014년 상반기 근평 조작으로 인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1)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인사담당자들은 공소외 6이 1위, 공소외 7이 2위로 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 초안을 작성하여 행정국장 공소외 12의 승인을 받은 사실, 부교육감 공소외 13이 반대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인사담당자들은 공소외 7을 1위, 공소외 6을 2위로 하여 초안을 수정한 사실, 피고인은 인사담당자들로부터 인사담당자들과 행정국장의 의견과 부교육감의 의견이 다르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인사담당자들의 의견대로 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이에 따라 당초의 초안대로 행정국장과 부교육감에게 재차 보고되었으며 부교육감 공소외 13도 수용하고 말았던 사실은 인정된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근평권한이 없는 피고인이 근평을 실제로 좌우하는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에 관해서 공소외 6을 1위로 한 인사담당자들의 견해대로 위 안을 확정하도록 하는 것은 법령에 정한 피고인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기는 하다.

3) 그러나 위 가.의 3)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인사담당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4) 피고인이 부교육감 공소외 13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부교육감은 확인자일 뿐이고 본청 소속 공소외 7에 대한 평정자는 행정국장이며 행정국장은 확인자와 협의하여 평정하되 독자적으로 평정하는 것이고, 근평점 결정과 관련해서도 이는 근평위원회의 권한이므로 부교육감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있지 아니한 데다 공소외 13이 근평위원회에서 다른 의견을 밝힌 것도 아니므로 부교육감의 평정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여 피고인이 인사담당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2015년 상반기 근평 조작으로 인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1)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인사담당자들은 공소외 9를 9위로 한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 초안을 작성하여 행정국장 공소외 12의 승인을 받은 사실, 부교육감 공소외 13은 공소외 9는 승진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위 초안의 수정을 지시하지는 아니한 사실, 인사담당자들은 피고인에게 부교육감의 반대의견을 알리면서 위 초안을 보고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그대로 승인한 사실은 인정된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근평권한이 없는 피고인이 근평을 실제로 좌우하는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에 관해서 공소외 9를 9위로 한 초안대로 확정하도록 한 것은 법령에 정한 피고인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기는 하나, 위 가.의 3)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인사담당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3) 공소외 13은 공소외 9의 순위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하였으나, 다른 특정 사무관을 승진가능인원에 해당하는 상위순위에 배치될 수 있는 근평을 지시하지는 않았으며, 부교육감이 평정자가 아닌 확인자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부교육감의 평정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여 피고인이 인사담당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2015년 하반기 근평 조작으로 인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1)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인사담당자로부터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 초안을 보고받고 비서실장인 공소외 11의 순위를 상향시켰으면 좋겠다고 한 사실, 이에 인사담당자들은 공소외 11의 순위를 2, 3계단 상향시키는 내용으로 초안을 수정하여 행정국장, 부교육감을 거쳐 피고인의 승인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근평권한이 없는 피고인이 근평을 실제로 좌우하는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에 관해서 공소외 11의 순위를 상향하도록 한 것은 법령에 정한 피고인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기는 하나, 위 가.의 3)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인사담당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4. 지방공무원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근평 과정에서 행정국장, 부교육감을 거쳐 온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 초안을 보고받고 이를 그대로 승인하거나 수정의견을 제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도교육청의 평정대상사무관에 대한 근평 관행과 실제 과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승진대상자를 독단적으로 직접 지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행정국장이 피고인의 의사까지 반영하기 위해 본청 소속 사무관에 대한 근평을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의 확정 이후에 시행하기는 하였으나 그 자체로는 법령 위반이 아닌 점, 승진후보자명부 자료(안)에 맞추어 근평점(안)이 작성되고 그대로 근평위원회에서 심사·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근평위원회의 심사·결정 과정에 개입하였다는 자료는 없는 점, 근평위원회의 근평점 결정 이전에 정식의 승진후보자명부가 작성되었다거나 이미 작성된 근평 서류의 사후적 변개가 있었다는 자료도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앞서 본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승진임용이나 그 기초자료가 되는 근평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Ⅲ.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노종찬

주1) 공소장의 ‘2014년’은 2015년의 오기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