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공1991.6.15,(898),1552]
가. 다수의 근로자들이 정당한 쟁의행위 아닌 집단적 단체행동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사용자의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여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의 업무방해죄의 성부(적극)
나. 노동조합의 기획실장이 1일 1개분과별로 조합원인 근로자 약 1000여명 이상씩으로 하여금 일과시간에 집단적으로 작업에 임하지 아니 하고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하게 함으로써 회사의 조업에 차질을 가져 오게 하였다면, 그것이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업무방해죄의 공동정범의 책임을 진다고 본 사례
가. 다수의 근로자들이 상호 의사연락하에 집단적으로 작업장을 이탈하거나 결근하는 등 근로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사용자의 생산. 판매 등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여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다면, 그와 같은 행위가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다중의 위력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
나. 노동조합의 기획실장이 노동조합 대의원간담회의 결의를 거쳐 1일 1개분과별로 조합원인 근로자 약 1000명 또는 약 1500명으로 하여금 그 일과시간에 집단적으로 작업에 임하지 아니하고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하게 함으로써 회사의 조업에 차질을 가져오게 하였다면, 그와 같은 집단행동이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집단행동을 통한 위력으로써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없고, 근로자들에게 위계 또는 위력을 행사한 결과로 근로자들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만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진다고 볼 것은 아니다.
피고인
검사
변호사 문재인 외 1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1주식회사 노동조합 기획실장으로서, 1990.2.12. 노동조합대의원 간담회에 “각 사업부를 12개 분과로 나누어 2.14.부터 2.28.까지 매일 1개 분과의 조합원들이 울산경찰서에 집단적으로 몰려가 강력한 항의시위를 하고 1조 3명씩 시민홍보를 한다”는 취지의 “1일 분과별 단체행동지침”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일방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불법적인 집단행동을 감행하기로 결의하고, (i) 프랜트사업부 대의원 분과장인 공소외 2 등과 공모하여 2.14. 11:00경부터 12:30경까지 사이에 공소외 2를 통하여 시달된 단체행동 지침에따라 작업을 중단하고 집합한 당일 해당 집회 분과인 프랜트사업부 소속 노동조합원 약 1000명 앞에서 연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노동조합원들을 선동하여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를 부르게 하는 등 불법집회를 개최하여 회사의 정상적인 조업을 중단시키고, (ii)선체생산부 대의원 분과장인 공소외 3 등과 공모하여 2.15. 11:00경부터 18:00경까지 사이에 공소외 3을 통하여 시달된 단체행동 지침에 따라 작업을 중단하고 집합한 당일 해당 집회 분과인 선체생산부 소속 노동조합원 약 1500명 앞에서 연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노동조합원들을 선동하여 가두시위를 하게 한 다음, 회사로 돌아와 노동조합 위원장인 공소외 4의 구속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의 출정식 및 결의대회를 개최하게 하는 등 회사의 정상적인 조업을 중단시켜, 각 다중의 위력으로써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
원심은,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하는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서 위력이라 함은 범인의 위세·인원수 및 주위의 정황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데 족한 범인측의 세력을 의미한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의 선동 또는 교사에 의하여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그 일과시간에 집단적으로 작업에 임하지 아니하고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함으로써 회사의 조업에 차질을 가져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위계 또는 위력의 결과로 근로자들이 그 의사에 반하여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달리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다중의 위력으로 회사의 생산시설을 파괴 또는 점거하여 조업을 방해하거나, 위와 같은 집회 및 시위의 과정에서 위력을 행사하여 작업에 임하고자 하는 근로자들이나 회사측 직원들의 업무의 수행을 방해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3. 당원의 판단.
그러나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자의로 계약을 위반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따르는 채무불이행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바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다수의 근로자들이 상호 의사연락하에 집단적으로 작업장을 이탈하거나 결근하는 등 근로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사용자의 생산·판매 등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여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다면, 그와 같은 행위가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다중의 위력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91.1.23. 선고 90도2852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로 적시된 바와 같은 방법으로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그 일과시간에 집단적으로 작업에 임하지 아니하고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하게 함으로써 회사의 조업에 차질을 가져오게 하였다면, 그와 같은 집단행동이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피고인은 집단행동을 통한 위력으로써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위계 또는 위력을 행사한 결과로 근로자들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만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진다고 볼 것은 아니다.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점들에 관하여 조금 더 상세하게 심리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채 위와 같이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거나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