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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0후235 판결

[권리범위확인(특)][공2002.8.1.(159),1707]

판시사항

[1] 특허발명 자체의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그 권리범위가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2] 특허발명의 명세서의 기재가 불분명하여 그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어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특허발명의 특허청구의 범위 기재나 발명의 상세한 설명, 기타 도면의 설명에 의하더라도 특허출원 당시 발명의 구성요건의 일부가 추상적이거나 불분명하여 그 발명 자체의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을 때에는 특허권자는 그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를 주장할 수 없는 것이고, 특허발명의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2] 특허발명의 명세서의 기재가 불분명하여 그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어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국제아르테미스 (소송대리인 아주종합 법무법인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7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특허발명의 특허청구의 범위 기재나 발명의 상세한 설명 기타 도면의 설명에 의하더라도 특허출원 당시 발명의 구성요건의 일부가 추상적이거나 불분명하여 그 발명 자체의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을 때에는 특허권자는 그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를 주장할 수 없는 것이고, 특허발명의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살펴 판단하여야 하는 것 이므로( 대법원 1983. 1. 18. 선고 82후36 판결 , 1989. 3. 28. 선고 85후109 판결 , 2001. 12. 27. 선고 99후197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 기재 중 면삭기의 재질에 대하여까지 기재 불비 여부를 판단한 원심이 변론주의에 위배된 것이라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자연산액세서리 및 그 가공방법'에 관한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번호 생략)의 특허청구범위 제2, 3, 4항(이하 '제2, 3, 4항 발명'이라고 한다)은 면삭, 연마, 건조의 공정을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고, 위 면삭, 연마, 건조의 각 공정은 액세서리를 제조하는 데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것이어서 어느 것도 생략될 수 없는 것이고, 또한 전 단계의 공정이 완료된 후에 그 결과물을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전 단계의 공정에 관한 구성에 관한 명세서의 기재가 불명료하여 그 기술범위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비록 다음 단계의 공정에 대한 기술적 구성이 명확하게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특허발명은 전체적으로 그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특허권자가 그 권리범위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가장 첫 단계의 공정으로서 물소뿔을 면삭하여 특정한 형태의 반제품으로 만드는 단계인 면삭공정에 관한 명세서의 기재가 그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있도록 기재된 것인지 여부 및 (가)호 발명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1) 면삭공정의 면삭기 재질에 관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은 특허청구범위 제2항과 상세한 설명에서, 면삭공구의 재질을 자연산 소뿔에 적당한 재질인 "하이스(강도 1200방)라는 합금의 초경"으로 특정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하이스라는 초경금속에 티타늄 코팅 또는 다이아몬드 코팅"을 하는 것으로 기재하고 있는데, "하이스"는 강의 일종인 고속도강(High Speed Steel)을 당업자들이 일반적으로 부르는 명칭이고, 고속도강과 초경금속은 절삭공구를 만드는 별개의 재료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기재만으로는 면삭공구로 사용되는 것이 고속도강인지 초경금속인지를 알 수 없도록 되어 있고, 다만 "하이스"를 공구재료의 명칭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아 고속도강을 사용한다는 의미 정도로 추측할 수 있을 뿐인데, 원고 스스로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특허발명에서의 하이스는 초경금속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면삭기의 재질에 관한 특정은 매우 불명료하게 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사건 특허발명은 하이스 중에서 "강도"가 "1200방"인 것으로 재질을 한정하였는바, 증거에 의하면 하이스라는 물품에 표기된 "G-1200"이라는 표기는 "골덴-1200"을 뜻하는 것으로서 제조회사에서 사용하는 모델번호인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그것이 경도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는 을 제7호증의 일부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제조회사의 모델번호는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는 것인 점과 이 사건 특허발명에서의 "강도 1200방"이라는 기재는 그것이 모델번호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해석될 소지가 없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특허발명에서 물소뿔의 재질과 관련하여 중요한 특징의 하나로 삼고 있는 면삭공구의 재질에 관한 특정은 매우 불명료하여 그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2) 면삭공정에 사용하는 면삭기의 회전수에 관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의 상세한 설명에서는 면삭기의 회전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너무 빠르면 각종 소뿔 및 물소뿔이 타버리거나 초경이 파손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면삭기에 과부하가 걸려 고장날 우려가 있다고 기재하고 있으므로, 물소뿔이라는 소재의 특성에 맞는 면삭속도를 특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술구성의 특징이고, 그 면삭속도의 특정은 면삭기에서 물소뿔과 직접 접촉하면서 면삭을 행하는 면삭기 바이트(이 사건 특허발명에서는 하이스에 티타늄 또는 다이아몬드 코팅을 한 것)의 분당회전수(rpm)로 특정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특정방법이며, 이와 같은 직접적인 방법이 아니고 다른 제3의 수치를 내세워 이로써 면삭속도를 특정하는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그 제3의 수치와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와의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어서 그러한 특정에 의하여서도 당업자가 바로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를 결정해 낼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러한 경우에도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그러한 수치와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면삭기의 회전속도를 1분당 60 내지 80회전으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명세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면삭기의 회전수는 면삭기에서 물소뿔과 직접 접촉하면서 면삭을 행하는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면삭기 헤드의 불연속적인 회전수와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어서 면삭기의 분당생산량에 의하여 바로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가 결정되는 관계에 있음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갑 제6, 7호증과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기계의 종류에 따라 단추파지부의 개수가 다르고, 단추도 그 형태나 면삭하는 조각의 난이도에 따라 분당 생산가능 개수가 현격한 차이가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또한 제2항 발명에서는 면삭대상을 단추에 한정하지 않고 단추와 버클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단추와 버클 사이에는 분당 생산량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특허발명에서 면삭기의 면삭물파지부의 개수나 면삭대상물이 단추인지 버클인지 및 면삭대상물의 형태나 조각의 난이도 등에 관한 아무런 특정을 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면삭기 회전수를 분당 60 내지 80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당업자가 그 수치로부터 물소뿔 재료에 대한 면삭공정시 물소뿔이 타지 않는 적절한 면삭기 바이트 회전수를 선택하여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면삭기의 회전수와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 사이에는 면삭기 회전수가 증가하면 각 면삭기 바이트에서 면삭 대상물을 면삭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져 그만큼 빠른 시간에 면삭을 마쳐야 하므로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도 증가하여야 하는 비례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면삭기의 대상물파지부의 개수와 면삭대상물의 종류 및 그 형태와 같은 요소들이 정하여진 특정한 조건하에서 원고의 주장과 같은 상관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조건들이 바뀌는 경우에는 종전의 조건하에서와 동일한 생산량과 면삭기 바이트 회전수가 유지될 수 없을 것임은 명백하므로, 이와 같은 요소들에 대한 아무런 한정이 없는 이 사건 특허발명에서 위와 같이 분당생산량만을 특정하는 것만으로는 당업자가 용이하게 이 사건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명세서를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는 그 중요한 특징적 구성인 면삭기의 회전수에 대한 기재가 불명료하여 그 기재만으로는 당업자가 용이하게 실시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이는 특허권자인 원고 자신도 면삭기 회전수의 의미에 관하여 일관된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명백하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특허발명에서의 면삭공정에 관한 명세서의 기재는 그 기술적 구성에 관한 기재가 불분명하여 발명 자체의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면삭공정은 제2, 3, 4항 발명의 모두에 포함되어 있는 첫 단계의 공정이고 또한 생략될 수 없는 필수적인 공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면삭공정에 관한 명세서의 기재가 불명료하여 그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특허발명은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가)호 발명은 이 사건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도 없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나.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하이스'는 일반적으로 '고속도강(High Speed Steel)'의 준말로 널리 사용되는데 이는 초경금속 또는 초경합금과는 다른 종류의 금속이고, '1200방'은 금속의 강도나 경도를 표시하는 용어로 사용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면삭기의 회전속도는 제2, 3, 4항의 발명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원고 스스로 물소뿔의 가공에 적정한 회전속도를 찾아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바 있고 면삭기의 회전속도가 면삭기에서 면삭되어 나오는 개수라고 하더라도 이로부터 면삭기 바이트의 회전수를 구체적으로 계산해 낼 방법이 없음에 비추어 볼 때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된 '1분당 60∼80 회전속도'라는 내용만으로 면삭공정에서 물소뿔로 된 재료가 타지 않을 정도의 면삭기 바이트 회전속도를 알아내는 것은 쉽다고 할 수 없음을 전제로 하는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갑 제6, 7호증에 단추파지부가 4개인 면삭기와 6개인 면삭기에 대한 것이 나타나 있지 않고 달리 이에 관한 증거가 없음에도 원심이 단추파지부의 개수에 대하여 판단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 부분의 잘못이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면삭공정의 불명료 여부에 대한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할 것도 없이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심급 사건
-특허법원 2000.1.20.선고 99허4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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