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헌재 1994. 12. 29. 선고 94헌마201 결정문 [경기도남양주시등33개도농복합형태의시설치등에관한법률 제4조 위헌확인]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김 ○ 근 외 5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이 석 연

주문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개요와 대상

가. 청구인들의 지위

청구인 김○근은 충청북도의회 의원이자 충청북도 중원군 주민이고, 청구인 김○수·이○영은 충청북도 중원군의회 의원이자 중원군 주민이며, 청구인 민○용·변○은·곽○곤은 충청북도 중원군 주민들로서, 모두 중원군에서 조상 대대로 살아오면서 중원군에 대한 애착과 사랑으로 중원군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그 역사성과 독자성을 간직하기 위하여 노력하여 온 자들이다.

나. 사건의 개요

국회는 제166회 임시회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구역개편의 근거가 되는 지방자치법을 개정·의결하였고, 그 개정법률은 1994.3.16. 법률 제4141호로 공포되었다. 이에 따라 역사적으로 동질성을 갖거나 생활권이 같은 시와 군을 통합하여 새로운 시를 만들 수 있는 근거법률(같은 법 제7조 제2항, 제3조 제3항)이 마련되었고, 이에 정부는 1994.3.22.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도시계획·상하수도·쓰레기처리 등 광역행정 수행상의 애로점을 해소하며, 예산절감 등을 통한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주민화합에 기여하기 위하여 전국 49개시 43개군을 통합권유대상지역으로 선정하여 그 통합을 추진하게 되었다.

충주시와 중원군도 위 통합권유대상지역으로 선정되었고, 중원군수는 그 통합 여부에 관한 공청회(1994.4.11.) 및 주민의견조사(94.4.21.∼ 4.25. : 참가 92.9%, 찬성 61.8%, 반대 38.2%)를 실시하였고, 중원군의회의 의견(재적의원 13, 찬성 5, 반대 7, 무효 1)을 들은

다음 통합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충청북도 도지사에게 건의하였다. 이어서 내무부는 충주시와 중원군의 통합을 포함한 도농복합형태의시설치등에관한법률안을 입안하여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하였고, 국회는 경기도남양주시등33개도농복합형태의시설치등에관한법률(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한다.)을 제정·의결하였다. 이 사건 법률은 1994.8.3. 법률 제4774호로 공포되었고 1995.1.1.부터 시행된다.

그래서 청구인들은 중원군이 이 사건 법제4조에 의하여 곧 바로 폐지되고 인근 충주시에 흡수·편입된다는 점 및 위 법률조항이 1995.1.1.부터 시행되는 것이 확실시된다는 점에서 따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더라도 위 법률조항 자체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현재·직접 침해당하고 있다고 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기에 이르렀다.

다. 심판의 대상

이 사건 법제4조는 다음과 같다.

제4조(충청북도 충주시등의 설치) ① 충청북도의 충주시·제천시·중원군 및 제천군을 각각 폐지한다.

② 충청북도에 충주시 및 제천시를 각각 다음과 같이 설치한다.

-----------------------------------------------------------

시의 명칭 관 할 구 역

-----------------------------------------------------------

충 주 시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폐지되는 충청북도

충주시 일원과 중원군 일원

-----------------------------------------------------------

제 천 시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폐지되는 충청북도

제천시 일원과 제천군 일원

-----------------------------------------------------------

청구인이 주장하는 청구취지는 이 사건 법제4조 제1항 중 충청북도의 중원군을 폐지하는 부분과 같은 조 제2항 충주시란 중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폐지되는 중원군 일원’을 관할구역으로 하여 충주시를 설치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법제4조 중 중원군을 폐지하고 충주시에 편입한다고 규정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2. 주장과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 사건 법률의 제정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 법률 제정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헌법 제12조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리와 헌법

제117조, 제118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지방자치제도에 상응하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위헌무효의 법률이다.

첫째, 중원군은 고구려시대의 국원성에서 출발하더라도 15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중원문화군의 핵심으로서 인구 6만7천명의 자치군인 반면, 충주시는 1956년 시로 승격되어 40여년간 독자적인 발전을 해온 인구 약 14만명의 자치시인 관계로, 양 시·군은 지형적인 조건이나 성장잠재력 등으로 보아 독자적인 발전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내무부의 “시군통합추진지침”상에 나타난 통합대상(권유)지역이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그 대상지역으로 선정되었다.

둘째, 지방자치법 제4조 제2항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를 폐치·분합하거나 그 명칭 또는 구역을 변경할 때에는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이하 “지방의회”라 한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중원권 의회는 1994.5.11. 임시회에서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안을 부의하여 재적의원 13명 전원 출석, 찬성 5, 반대 7, 무효 1로 부결처리하였다.

셋째, 지방자치법 제13조의2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에 대하여 주민투표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에는 아직 주민투표법을 제정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주민의견조사로 대체하였다.

넷째, 주민의견조사 직전에 충청북도에서 시군통합추진특별대책을 마련하여, 지역별 책임담당제, 부정적 의식 주도인물 개별순화 추진, 반대활동 차단 등을 실행하면서, 유력인사를 지역 연고지에 보내는 등 통하분위기를 강제로 조성하고, 시군통합에 대한 주민의견조사표를 각 해당 시군에 배부하면서, 주민의견조사서를 세대별로 일련번호를 부여하여 어느 집에서 반대하였는가를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민의견조사절차의 자유성과 공정성을 저해하였다.

다섯째, 중원군이 충주시에 흡수·편입되는 형식 즉 도시위주의 시군통합이 이루어짐으로써 농촌지역인 중원군지역의 대표성이 약화되는 결과 농촌의 특수성을 살리지 못하고 도시위주의 행정이 이루어져 농정정책이 소외되고 특히 오지지역의 개발이 더욱 침체된다. 더욱이 분뇨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등 혐오시설이 시외곽지역인 중원군지역에 집중설치될 것이 예상되어 결국 충주시민을 위하여 중원군민이 희생되는 현상이 초래될 것이다. 또한 양 시군이 통합되면 농촌주택자금배정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중원군민은 문화복지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대신 의료보험료, 중고등학교수업료 및 각종 세금을 오히려 더 부담하게 된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중원군의 오랜 역사와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여러 여건으로 보아 충분히 독자적인 발전가능성이 있으며, 통합대상에서 제외된 군중에는 인구 5만 미만으로서 생활권이 인근시에 밀착되어 있는 군도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중권군과 청구인들을 차별적 취급을 한 것으로,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규정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 위헌무효의 법률이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중원군이 없어지고 충주시에 강제편입됨으로써, 중원군 토박이들인 청구인들은 자신이 태어난 고장에 애착을 가지고 전통문화를 기리면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행복추구권으로부터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받았고, 지역개발, 국가시책 등에 의해서 고향을 떠나 이주하도록 강요하거나 고향(명칭)이 상실되어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받았다.

나. 내무부장관의 의견

(1) 도·농통합형 구역개편의 필요성

현행 도·농분리형 구역제도는 주민들 삶의 자연적인 공간적 흐름을 왜곡시키고 잔여군의 지리적 공간구조를 불합리하게 만들어 놓았으며 도시지역으로의 인구집중을 촉발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왔고, 지방세의 주요세원이 되는 도시지역이 따로 떨어져 나감으로써 도·농간의 재정적 격차가 커지게 되고 유능한 행정인력이 분산됨으로써 행정력의 감실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의 지역개발과 행정서비스에 큰 격차를 초래하였으며, 행정기관이 남발하여 증설되고 공무원의 숫자가 증가하는 등 일반행정비의 과다지출이 초래되고 있고, 생활권과 행정권의 분리로 같은 생활권에 속하는 시와 군 사이에 불필요한 마찰이 야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개발계획이나 도시계획, 상·하수도, 보건위생, 환경 등 날로 증대하는 광역행정수요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도·농통합형 구역개편은 위와 같은 문제의식하에서 생활권과 정주권을 강조하여 주민의 일상생활과

행정구역·자치구역을 일치시킴과 동시에 보다 원활한 광역행정체계를 마련하고, 소규모 자치단체의 통합을 위하여 자치단체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 추진된 것이다.

(2) 심판청구의 각하

㈎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기본권이 현재 침해받은 경우에만 가능하고 장래 어느 때인가 관련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결정례이다. 그런데 이 사건 대상법률인 경기도남양주시등33개도농복합형태의시설치등에관한법률은 그 시행일이 1995.1.1.로 되어 있어 그 시행일 이전이 분명한 1994.9.26. 제기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권리침해의 현재성을 결여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

㈏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에 그 침해의 원인인 공권력의 행사를 취소하거나 불행사가 위헌임을 확인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청구인이 주장하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은 문화국가를 지향한다는 국가적 의무를 강조한 것일 뿐, 그에 따른 국민 개개인의 구체적 기본권을 부여한 것은 아니고, 헌법 제117조제118조의 “지방자치”에 관한 규정은 지방자치단체가 일반적인 제도로 보장됨을 뜻하는 것이지 특정 개별의 지방자치구역의 존속을 보장한다거나 국가에 대한 개인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권리 중 위 부분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아니어서 그 부분에 한하여 부적법한 청구이다.

(3) 청구의 기각

㈎ 시·군통합에 관한 지방의회의 의견 여하는 어디까지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참고적

사항으로 지방의회의 의견과 다른 조치가 취하여졌다 하여 그것이 지방자치법 나아가 헌법상의 지방자치제도의 침해와 연결될 수는 없다.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은 한 지방자치법을 위배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지방자치제도의 보장은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자치행정을 일반적으로 보장하는 것이지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존속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지방자치단체의 흡수합병이나 신설합병은 지방자치제도의 보장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 현재의 충주시는 중원군의 일부지역을 편입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충원군과 충주시는 본래부터 동일한 문화·생활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 할 것인바, 오히려 양 지역을 통합하는 것이 그 지역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역사를 잘 보존하는 조치라고 할 것이다. 또한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 후에도 농촌지역인 종래의 중원군 지역은 읍·면을 그대로 유지하여 읍·면행정의 특례를 그대로 누리게 함으로써 통합에 따른 특정지역의 행·재정상의 불이익을 방지하고, 통합시 지역 내 균형개발, 낙후지역의 효율적 개발을 위한 개발계획의 수립 및 재정상 특별지원을 보장받게 되는 등 종래 중원군 지역 특성의 유지·보존이 가능하다.

㈐ 시·군통합의 추진은 인근규모 등 독자적 성장잠재력 외에도 주민생활의 편의제고,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주민화합 도모 등의 종합적인 행정목적 달성을 위하여 추진한 것이다. 중원군과 충주시는 일응 독자적인 발전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겠으나, 충주시는 중원군으로부터 분리·승격되고 중원군청이 충주시에 소재하고 있는 등 양 지역은 역사적으로 공동의 문화·생활권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그 통합의 타당성은 인정된다. 또한 이번 시·군통합은 시와 군 양 지역을 1대 1로 합병하여 일반시와는 다른 도농복합형태의 시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고, 통합된다고 하여 자치권이 제한되거나 유보되는 등 자치행정수행의 본질적 사항에 전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바가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 침해주장은 이유 없다.

㈑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은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은 입법사항으로 동 법률 제정과정에서 주민의견조사 결과나 관계지방의회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참고적 사항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이에 관한 다툼은 헌법상 보장된 참정권의 본질문제와는 무관하다.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은 주민투표실시근거(지방자치법 제13조의2)만 마련되고, 주민투표실시절차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지 아니한 상황(현재 민자·민주 양당의 주민투표법안 국회계류중)에서 주민투표제도의 도입취지를 최대한 존중하여 세대별 주민의견조사(61.8% 통합에 찬성)를 실시하였으며 중원군의회의 의견(반대)을 수렴하였고 충청북도의회의 의견(찬성)을 수렴한 후 시행한 것으로 적법·타당하다.

㈒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은 도·농통합형 행정구역의 개편취지와 같이 주민의 일상생활권과 행정구역을 일치시킴과 동시에 보다 원활한 광역행정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인간생활의 자연적 흐름을 반영하게 되고, 농촌을 안정된 인간 정주공간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어서 국민이 그 지역사회에 살기를 더욱 원하는 곳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거주이전의 자유 침해주장은 이유 없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심판청구제기요건을 결여한 부적법한 청구로 각하되어야 하며,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의 주장은 그 이유가 없으므로 기각되어야

마땅하다.

3. 판단

가. 기본권 관련성에 관한 판단

헌법 제117조는 “①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②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118조는 “①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

② 지방의회의 조직·권한·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 기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 보장의 본질적 내용은 자치단체의 보장, 자치기능의 보장 및 자치사무의 보장이다. 이와 같이 헌법 제117조제118조가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인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에 관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행정권 중 지역고권의 보장문제임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그로 인하여 다음과 같은 기본권의 침해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즉, 이 사건 법률제정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고향인 중원군이 충주시에 편입됨으로써 청구인들은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인간다운 생활공간에서 살 권리(자신이 태어난 고장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전통문화를 기리면서 삶을 영위하는 권리),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중원군 주민으로서 지방자치단체통합에 있어서 다른 시·군의 주민과 비교하여 균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 헌법 제12조의 적법절차보장에서 파생되는 정당한 청문권(모든 국민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관하여 불이익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공권력행사에 있어서 의견을 개진할 권리), 헌법 제14조의 거주이전의 자유(지역개발이나 국가시책 등에 의하여 고향을 떠나 이주하거나 강요하거나 고향이 상실된다), 헌법 제24조의 선거권, 헌법 제25조의 공무담임권(중원군이 충주시에 편입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참정의 기회가 제한된다), 헌법 제34조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사회보장·사회복지 수급권(도시위주의 통합으로 농촌지역인 중원군은 상대적으로 행정급부에서 소외된다) 및 헌법 제35조의 환경권(분뇨처 리장·쓰레기매립장 등 혐오시설이 설치되고 지역개발의 낙후로 인하여 침해되는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을 침해받게 될 수도 있다.

원칙적으로 국민은 스스로 자기 기본권을 지키고 그 침해에 대하여도 스스로 다툰다는 점에서 출발하여야 하고, 또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자유와 권리는 원칙적으로 공적 조직의 권한에 의하여 관리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고, 다만 이 사건 법률로 위와 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한가 여부가 문제이다.

나.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직접성에 대한 판단

(1) 법규범이 일반적 효력을 발생하기 전이라도 공포되어 있는 경우에 그 법규범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가. 이와 관련하여 우리 재판소는 서울대학교 신입생선발입시안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현재 고등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청구인들은 서울대학교 대학별 고사의 선택과목에서 일본어가 제외되어 있는 그 입시요강으로 인하여 94학년도 또는 95학년도에 서울대학교 일반계열 입학을 지원할 경우 불이익을 입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현재의 시점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이상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인정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판시하였다(헌재 1992.10.1. 선고, 92헌마68 ,76(병합) 결정 참조).

이 사건 법률은 1994.8.3. 법률 제4774호로 공포되었고 1995.1.1.부터 시행된다. 이 사건 법률이 시행되면 즉시 중원군은 폐지되고 충주시에 흡수되므로, 이 사건 법률이 효력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청구인들의 권리관계가 침해될 수도 있다고 보여지고 현재의 시점에서 청구인들이 불이익을 입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이 인정된다.

(2)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고,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의 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한다(헌재 1992.11.12. 선고, 91헌마192 결정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에 의하여 중원군이 폐지되어 충주시에 편입되므로 그로 인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법률의 위헌여부에 관한 판단

(1) 공공복리적합성·비례의 원칙 준수 여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면, 모든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

우리 재판소는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활동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기본원칙으로서, 입법의 목적이 헌법 및 법률의 체제상 그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그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그 방법이 효과적이고 적절하여야 하며(방법의 적절성), 입법권자가 선택한 기본권제한의 조치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설사 적절하다 할지라도 가능한 한 보다 완화된 형태나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기본권제한은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도록 하여야 하며(피해의 최소성), 그 입법에 의하여 보호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형량할 때 보호되는 공익이 더 커야 한다(법익의 균형성).”고 판시하였다(헌재 1992.12.24. 선고, 92헌가8 결정 참조).

이 사건 법률의 위헌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국회가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을 적절하고 완벽하게 조사하고 그것을 입법의 기초로 삼고 있는이, ② 국회가 법률의 모든 공익적 근거 및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포괄적이고도 합리적으로 형량하였는가, ③ 국회에 의한 제한이 필요하고 적절한가,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였는가 그리고 사항적합성·체계정당성을 참작하고 있는가를 고려하여야 하고, 이에 관하여 판담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사항을 종합 고려하여 ① 국회의 판단과 결정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분명히 반박될 수 있는가 ② 헌법상 가치질서에 위배되는가 여부를 심사하여야 한다.

㈏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첫째, 중원군과 충주시는 역사

적으로 볼 때 한 고장이었다. 즉, 중원군과 충주시는 1956.7.8. 충주읍이 시로 승격되고 12개면을 중원군이라 개칭하여 분리하기 전까지는 같은 행정구역이었다. 즉 중원군과 충주시는 삼한시대에 마한 54개국의 하나였고, 475∼491년(고구려 장수왕 63∼79년)에 국원성(國原城),

557년(신라 진흥왕 18년)에 국원소경, 757년(신라 경덕왕 16년)에 중원소경, 940년(고려 태조 23년)에 충주, 983년(고려 성종 2년)에 충주목이라 호칭되었고, 995년(고려 성종 14년)에 창화군(昌化軍)이라 호칭하고 중원도(中原道)에 예속되었으며, 1254년(고려 고종 41년)에는 국원경, 1395년(조선태조 4년)에는 충청도의 수부로 충주에 관찰사를 두었고, 1449년(세종31년)에는 관찰사로 목사를 겸직하였다가 다시 분리하였고, 1598년(선조31년) 감영을 공주로 이전하였으며, 1895년(고종32년)에는 충청북도의 수부로 관찰사를 두었으며, 1908년(순종2년)에는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충북의 관할도청을 청주로 옮기고 군수를 두었고, 1956.7.8. 충주읍이 충주시로 승격되었고, 살미, 이류, 주덕, 신니, 노은, 앙성, 가금, 금가, 동냥, 산척, 엄정, 소태면 등 12개 면을 중원군이라 개칭하여 분리하였으며, 1963.1.1. 행정구역 변경조치에 의하여 괴산군의 상모면이 중원군으로 편입되었고, 1973.7.1. 행정구역변경조치에 의하여 이류면의 하문리는 괴산군으로, 신니면의 광월리 일부가 음성군으로 편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둘째, 지형적으로도 중원군의 한복판에 충주시가 있고, 중원군청과 충주시청이 모두 충주시에 위치하고 있는 동일생활권이다.

그렇다면, 국회는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 잘못된 사실적인 전제를 입법의 기초로 삼지 아니한 것이고, 청구인들이 원하지 아니한 곳에 거주하게 하거나 거주이전과 변경을 방해하는 것도 아니다.

㈐ 충주시와 중원군의 통합목적은 현재 시평균 재정자립도가 64%인데 비하여 군이 25%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예산절감을 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도시계획·교통·상하수도·환경문제 등 광역행정 수행상 애로를 해소하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충청북도의 시군통합추진지침에 의하면 중원군와 충주시의 통합으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종래에 군지역의 특성을 감안, 읍면지역은 동으로 명칭을 변경시키지 않고 읍면 그대로 두도록 하고 종래 군으로서 누리던 각종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며 지방자치단체의회의원과 공무원의 신분은 그대로 유지시키려 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 제정 후 내무부는 시군통합추진지침에 따른 후속조치로 도농복합형태의시설치에따른행정특례등에관한법률을 제안하여 국회는 1994.12.2. 위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 법률은 지방자치법중개정법률(1994.3.16. 법률 제4741호)의 규정에 따른 도농복합형태의 시가 설치되는 경우 농어촌지역 및 그 주민에 대하여 기존의 이익을 보호하고 개발을 지원하는 등 행정운영의 합리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한 특례를 정한 것으로서 그 주요내용은 ① 시와 군의 통합으로 인하여 어느 일방의 지방자치단체나 특정지역이 기존의 행정·재정상 혜택을 상실하거나 지역주민에게 새로운 부담이 추가되지 아니하도록 하고(법 제2조), ②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도지사는 농어촌지역 또는 낙후지역개발을 위하여 따로 개발계획을 수립하거나 재정상의 특별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개발촉진지구의 지정 등 특정지역의 개발을 위한 지구의 지정에 있어서 도농복합형태의 시지역을 우선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법 제3조), ③ 종전의 시·군 소속 공무원이 상호간에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도록 동등하게 처우하도록 하고(법 제4조), ④ 시의 의회에는 통합 당시의 의원임기에 한

하여 부의장 2인을 둘 수 있도록 하되, 이 중 1인은 시의회의원 중에서, 1인은 군의회의원 중에서 선출하도록 하고(법 제5조) 있다.

그렇다면 중원군이 충주시에 편입됨으로써 청구인들은 보다 나은 행정급부, 사회보장, 생존배려, 환경 및 개발계획을 기대할 수 있고, 생활공간과 행정구역을 일치시켜 보다 효과적인 주거환경이 만들어지고, 중원의 전통문화 계승·발전에 적절하고, 오히려 중원군의 기존 최소행정단위의 존치 등 중원군 주민이 기존에 누리고 있던 각종 혜택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기존 공무원의 지위 유지 등 참정의 기회를 인정함으로써 기본권 제한조치를 필요 최소한도록 그치고 있으므로, 국회가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 공공복리적합성 판단과 비례원칙 적용에 있어서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헌법상의 가치질서를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적법절차원칙 위배 여부

㈎ 적법절차원칙과 관련하여 우리 재판소는 “헌법 제12조 제3항 본문은 동조 제1항과 함께 적법절차원리의 일반조항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형식절차상의 영역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입법, 행정 등 국가의 모든 공권력의 작용에는 절차상의 적법성뿐만 아니라 법률의 실체적 내용도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실체적인 적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헌법의 기본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고 판시하였다(헌재 1992.12.24. 선고, 92헌가9 결정 참조).

이 사건 법률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廢置)·분합(分合)에 관한 것으로, 이에 관한 현행법 규정은 다음과 같다. 즉 지방자치법 제4조는 “① 지방자치단체의 명칭과 구역은 종전에 의하고 이를 변경하거나 지방자치단쳬를 폐치·분합한 때에는 법률로써 정하되, ② 관계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이하 “지방의회”라 한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3조의2는, “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또는 주요결정사항 등에 대하여 주민투표를 붙일 수 있다. ② 주민투표의 대상, 발의자, 발의요건, 기타 투표절차에 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그런데 이 사건 법률제정절차와 관련한 적법절차는 이른바 청문절차로서 국민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관련하여 그 법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국가적인 재편계획에 대하여 입장을 표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국민이 국가적 활동의 단순한 객체로 전락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입법자가 공공복리를 이유로 지방자치와 관련하여 특정지역을 변경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일반적으로 상반되는 이익들간의 형량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이익형량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없이는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국회는 이러한 절차를 통하여 비로소 자신의 결정에 앞서 중요한 사항들에 관한 포괄적이고 신빙성 있는 지식을 얻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헌법상 보장하고 있는 청문절차는 중원군과 충주시 통합의 본질적 내용에 관한 사항과 그 근거에 관하여 이해관계인에게 고지하고 그에 관한 의견의 진술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족하고 그 진술된 의견은 국회에 입법자료를 제공하여 주는 기능은 하되, 입법자가 그 의견에 반드시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 지방자치단체를 폐치·분합할 때 “관계 지방자치단체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지방자치법 제4조 제2항헌법상 어떤 효력을 가지는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의회의 의견청취절차를 밟은 것 자체로서 적법절차는 준수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단

지 그 결과는 국회가 입법할 때 판단의 자료로 기능하는데 불과하다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하지 아니하고 국회가 지방자치 단체의회의 의견에 구속된다면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은 법률의 규정에 의하도록 한 지방자치법 제4조 제1항의 입법취지가 몰각될 뿐만 아니라 국회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회의 우위(優位)를 초래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 주민투표실시에 관한 지방자치법 제13조의2는 규정문언상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고, 실시 여부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재량사항으로 되어 있으며 아직 주민투표법이 제정되지도 아니하였으며, 주민투표절차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문절차의 일환이고 그 결과에 구속적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의 제정과정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하였다고는 할 수 없다.

㈒ 중원군수가 주민투표에 갈음하여 실시한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에 관한 주민의견조사의 절차하자문제에 관하여 살펴본다. 위 주민의견조사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문절차의 일종으로서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에 관한 중요한 사항과 그 근거에 관하여 청구인들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고지하고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족한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그와 같은 정도의 의견조사를 충분히 하였음이 인정되고, 그 외 중원군청에서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에 관한 공청회도 개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주민의견조사 절차에 하자가 없다. 또한 주민의견조사의 결과도 국회의 공공복리를 위한 이익형량의 자료로 작용할 뿐 국회에 대한 직접적인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주민의견조사에서도 적법절차원칙이 준수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은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된 인간다운 생활공간에서 살 권리, 정당한 청문권, 평등권, 거주이전의 자유, 선거권, 공무담임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사회보장·사회복지 수급권 및 환경권을 침해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청구인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과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 중 적법절차원칙이 준수되었다는 견해(나머지 의견에 대하여서는 살필 필요가 없음)에 대하여 반대한다. 즉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제정과정에서 관계기관이 중원군의회의 의견을 구하였고 주민의견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중원군청 회의실에서 중원군과 충주시의 통합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가능한 한 의견청취절차를 거쳤음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법률제정과정에서 적법절차원칙을 위배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일건 기록을 살피면,

가. 이 사건 법률의 입법과정에 있어서 국회가 위의 원칙을 위반하여 입법하였음이 인정된다.

지방자치법 제1조는 “……지방자치행정의 민주성……을 도모하며……대한민국의 민주적 발전을 기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헌법 제118조 제2항은 “……기타 지방자치

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민주적인 주민의사를 들어 법률로 정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할 것이고, 지방자치법 제4조 제2항이 지방자치단체를 폐치·분합하거나 그 명칭 또는 구역의 변경할 때에는 관계 지방자치단체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원칙적으로는

의회의 의견에 따라야 하고 예외적으로는 위 의회의 의견에 반하여서라도 입법하여야 할 특단의 사정이 있을 때에 한하여 위 의견에 반하여 비로소 입법할 수 있다고 해석함을 허용함에 있다 할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해석을 허용하는 취지가 아니라면 국회가 위 의견에 구속됨이 없이 국회 임의로 입법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위와 같은 법조항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같은 법 제13조의2는 “ 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또는 주요결정사항 등에 대하여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② 주민투표의 대상, 발의자, 발의 요건, 기타 투표절차에 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같은 법 제13조의2 제2항 소정의 법률이 제정 시행되지 않는 한 누가 발의자가 되고 주민 몇 사람 이상의 발의준비행위가 있어야 하는지, 투표는 누가 주관하며 어떤 절차로 투표되고 개표되는지를 특정할 수 없으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위와 같은 주민투표를 부칠 수 없게 되며 주민투표법이 제정·시행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주민투표를 부치는지 부치지 아니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어 있어 국회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주민투표실시 여부와 주민투표실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본 후에야 비로소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회는,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하기 이전에 최우선적으로 지방자치법 제13조의2 제2항 소정의 주민투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그 시행 후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주민투표를 부치는지 여부를 지켜보고 주민투표에 부쳤다면 그 투표결과를 확인한 후 주민의 의사와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 찬반의결내용을 참작하고, 그 의사나 의결내용이 상반하면 주민의사에 따라 입법 여부를 결정하고 그 의사나 의결이 동일하면 그 의사나 의결대로 입법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며 그 의사나 의결에 반하여 입법해야 할 정도로 특단의 사정이 있을 때에 비로소 그 의사나 의결에 반하여 입법할 수 있을 것이며 이와 같은 순차로 입법사전절차를 밟아야 함은 헌법상의 적법절차원칙에 의하여 요구되는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를 살피면,

국회는 우선 입법을 하여야 할 앞서 본 주민투표법을 제정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적법한 주민투표에 의한 주민의사를 확인하지 아니하였음이 명백하다. 다수의견은 주민투표에 갈음하여 주민의견조사를 실시하였으므로 적법절차를 취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법률에 없는 절차로서 부적법함은 명백하다. 다만 1994.5.11. 이 사건 중원군의회의 의결이 있었으나 그 내용은 13인의 의원 중 찬성 5인, 반대 7인, 무효 1인으로써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하는 데 대하여 반대하였음이 분명하고,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공청회와 부적법한 주민의견조사가 실시된 바 있었지만 이와 같은 절차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 사건 법률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국회 임의로 제정한 것에 불과하다. 즉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하였으므로 위헌 무효이다.

따라서 다수의견 중 나머지 의견에 대하여는 살필 필요도 없이 다수의견은 부당하므로

이 사건 결정주문은 “1994.8.3. 법률 제4774호로 공포한 경기도남양주시등33개도농복합형태의시설치등에 관한법률은 위헌이다”라 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인용하여야 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재판관 조승형

주심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

판례관련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