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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42 판결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공2000.7.1.(109),1444]

판시사항

[1] 구 지방세법시행령 제84조의4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의 판단 기준

[2] 한국전력공사가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하여 인근 토지를 매수한 후 유예기간 내에 고유목적에 사용하지 아니하였을 뿐더러 유예기간이 지난 후에도 고유목적에 사용하겠다는 계획만 세워 놓고 있는 경우, 위 토지를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지 못한 데에는 구 지방세법시행령 제84조의4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취득세가 중과되는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정당한 사유란 법령에 의한 금지, 제한 등 법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외부적 사유는 물론, 고유업무에 사용하기 위한 정상적인 노력과 추진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예기간을 넘긴 내부적 사유도 포함되는 것으로, 그 정당한 사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데에는 취득세를 중과하는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해당 법인이 영리법인인지 여부, 토지의 취득 목적에 비추어 고유목적에 사용하는 데 걸리는 준비기간의 장단, 고유목적에 사용할 수 없는 법령상·사실상의 장애사유 및 장애정도, 당해 법인이 토지를 고유업무에 사용하기 위하여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행정관청의 귀책사유가 가미되었는지 여부 등을 아울러 참작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한국전력공사가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하여 유예기간 내에 고유목적에 사용할 의도가 없이 인근 토지를 매수한 후 유예기간 내에 고유목적에 사용하지 아니하였을 뿐더러 유예기간이 지난 후에도 고유목적에 사용하겠다는 계획만 세워 놓고 있는 경우, 위 토지를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지 못한 데에는 구 지방세법시행령(1994. 12. 31. 대통령령 제144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4조의4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근명)

피고,상고인

충청남도 태안군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인정사실의 요지

정부가 전력예비율 확보를 위하여 원고로 하여금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도록 하여, 원고가 이 사건 발전소 부지에 태안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세우고 1990. 3. 2. 정부로부터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그 부지의 매입에 착수하였으나, 그 일대의 주민들이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면서 보상 협의에 좀처럼 응하지 아니함으로써 발전소 부지 매입이 지체되던 중 주민들이 원고에게 충분한 보상과 이주대책 및 집단분묘단지의 조성을 요구하는 한편 발전소 부지의 인근 토지도 매입하여 줄 것을 요구하자, 원고는 발전소 건설사업의 원활한 추진 및 향후 발전소 증설부지로 활용하기 위하여 1991. 8. 2.경 그 중 일부인 이 사건 토지 587,393㎡의 매입을 결정하고, 1991. 11. 6. 동력자원부장관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하여 장기적으로 50~70만kw 규모의 후속기 4기의 부지 및 화력연수원과 옥외변전소 등 부대시설의 부지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의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변경 승인신청을 하여 1992. 3. 31. 그 승인을 받는 한편, 승인 이전인 1991. 11. 20.부터 1993. 8. 18.까지 사이에 감정평가를 거쳐 순차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다. 그 후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입지세부조사에 따라, 50만kw의 발전소 2 내지 4기를 증설하여 그 부지로 이용하고, 일부는 화력연수원 부지로 이용하며, 일부는 야적장, 토취장 및 녹지대로 이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을 전제로 1993. 2. 15. 이 사건 토지 중 일부에 변전소 및 진입로 등을 건설할 수 있도록 국토이용관리법에 따른 용도지역 변경신청을 하고 건설부장관은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신청내용대로 변경결정을 하였다.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변경 승인신청에 대한 관련 부처간 협의단계에서 환경처는 이 사건 토지를 취득 당시의 용도인 녹지로 보전하여야 하고, 개발행위시 환경영향 및 대책을 수립하라는 내용으로 협의하였다가, 그 후 시설은 평지를 이용하되 식생이 양호한 지역은 최대한 보호하도록 협의내용을 변경하였다. 원고는 1992. 9. 29.부터 1996. 9. 17.까지 사이에 이 사건 토지 중 169,482.47㎡에 화력연수원, 변전소, 옥외 변전설비, 연결도로, 발전소 본부지 및 연결도로의 법면, 폐기물소각장, 해운항만청사, 진입도로, 집단분묘단지 등을 건설하고, 나머지 417,910.53㎡(이하 '이 사건 나머지 토지'라 한다) 중 일부는 발전소 건설 근로자들의 숙소 부지 또는 야적장으로 이용하였으며, 그 나머지는 녹지상태로 보존하고 있다. 원고는 태안 화력발전소 내에 총 2조 원의 예산으로 8기의 발전소 설치계획을 세우고, 그 중 1 내지 6호기를 건설하였거나 건설 중에 있으며, 7, 8호기는 향후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전체 부지 내에 건설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나. 원심의 판단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인근 부지에 발전소 건설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하여서는 이 사건 토지의 매입이 불가피하였고,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들에게 전원개발에관한특례법상의 매수청구권이 인정되며, 취득 목적인 발전소 건설 이외의 사용이 제한되고, 발전소 건설은 정부의 장기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작성되고 정부의 수정이 가능한 장기적인 전기설비시설계획 및 전기공급계획에 의하여 결정되며,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하여는 통상산업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환경부장관과 협의를 거쳐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함은 물론 국토이용관리법상의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며, 실제로 발전소 건설사업은 전력수급 사정을 고려하여 연차적으로 이를 시행하는 것이고, 사업 시행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 데다가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가 원고의 경영내용을 지도, 감독하고 있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후 그 상당 부분에 화력연수원, 변전소, 도로 및 법면, 소각로 등 발전 및 그 부대시설을 설치하여 원고의 목적사업에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나머지 공간(이 사건 나머지 토지)은 관련 부처와의 협의내용에 따라 녹지 그대로 보전하고 있으면서 그 위에 발전소 7, 8호기를 건설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나머지 토지를 비업무용 토지의 판정유예기간 내에 고유목적에 사용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

2. 이 법원의 판단

취득세가 중과되는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정당한 사유란 법령에 의한 금지, 제한 등 법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외부적 사유는 물론, 고유업무에 사용하기 위한 정상적인 노력과 추진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예기간을 넘긴 내부적 사유도 포함되는 것으로, 그 정당한 사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데에는 취득세를 중과하는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해당 법인이 영리법인인지 여부, 토지의 취득 목적에 비추어 고유목적에 사용하는 데 걸리는 준비기간의 장단, 고유목적에 사용할 수 없는 법령상·사실상의 장애사유 및 장애정도, 당해 법인이 토지를 고유업무에 사용하기 위하여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행정관청의 귀책사유가 가미되었는지 여부 등을 아울러 참작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누6901 판결, 1995. 12. 8. 선고 95누525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하여 원고 스스로 이 사건 나머지 토지에는 유예기간 내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고유목적에 사용할 의도가 없이 이를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에 포함시킴으로써 주민들로 하여금 전원개발에관한특례법상의 매수청구권을 취득하게 한 것임을 알 수 있어 원고가 불가피하게 이 사건 나머지 토지를 매수하게 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점, 발전소 건설이 정부의 전기공급계획 등에 의하여 결정되고, 또 통상산업부장관의 허가와 환경부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나, 이는 그 사업시행자인 원고의 내부적 사유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이 사건 토지 중 70% 정도나 되는 이 사건 나머지 토지에 대하여는 그와 같은 절차를 추진한 바도 없이 유예기간을 넘기고도 10년 이상 지나서야 발전소 건설에 착수하겠다는 계획만을 세워 놓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아도, 원고가 이 사건 나머지 토지를 비업무용 토지의 판정유예기간 내에 고유목적에 사용하지 아니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그 판시와 같은 사유만으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구 지방세법시행령(1994. 12. 31. 대통령령 제144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4조의4 제1항, 제3항 제4호 및 같은 시행령(1995. 8. 21. 대통령령 제147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4조의4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이임수 송진훈(주심) 윤재식

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1998.11.20.선고 97구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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