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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도12828 판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업무상배임·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절도][미간행]

판시사항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의 ‘영업비밀’ 요건 중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의 의미

[2]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유선영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영업비밀 침해 및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 침해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2조 제2호 의 ‘영업비밀’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정보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 등 참조).

한편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을 의미하므로,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창작적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도8467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3회에 걸쳐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영업비밀 및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인 ○○200 제품 및 △△△/□□ 제품의 각 소스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이라 한다)을 개작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만 한다)를 위하여 ◇◇◇◇◇◇ 설계 소스프로그램을 작성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하고, 피해자 회사의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것이다.

(2) 씨씨티브이(CCTV) 카메라로부터 들어오는 아날로그 영상신호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여 저장하는 영상감시 및 저장에 관한 피씨(PC)용 디브이알(DVR) 보드 제품인 피해자 회사의 ○○ 200 제품 등은 피씨아이 코어(PCI core) 부분, 라이브 디스플레이 데이타(live display data) 저장 및 전송부분 등 디브이알 보드에 필요한 부분의 기능을 ◇◇◇◇◇◇라는 반도체 소자에 집적화한 것이다.

위 ◇◇◇◇◇◇ 설계에 적용된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은 피해자 회사가 ▽▽사로부터 사용허락을 받은 피씨아이 코어 소스프로그램을 피씨용 디브이알 보드라는 이용목적에 맞도록 개작하고 여기에 스스로 제작한 디브이알 기능 영역의 소스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것으로서, 그 세부적인 내용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아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한 정보에 해당한다. 한편,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이를 사용하여 개작한 프로그램의 원시코드를 공중에 공개할 의무가 부과되는 소위 일반공중허가(General Public License) 조건이 부가된 프로그램이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 중에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가 이를 임의로 공개하지 아니하는 이상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이 공지의 상태에 있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6도8369 판결 참조).

나아가 피해자 회사가 오랜 기간 동안 많은 비용을 들여 개발한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은 피해자 회사가 판매하는 디브이알 보드에서 중요한 기술적 요소이므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더욱이 피고인이 2차례에 걸쳐 피해자 회사에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제출하였고, 피해자 회사는 회사에 대한 출입 통제 등의 물리적 보안과 씨씨티브이를 통한 영업비밀 유출행위 감시, 연구·개발 사항에 대한 접근 대상자의 통제, 회사 내 컴퓨터에 대한 해킹이나 자료유출 방지를 위한 백신프로그램 설치 등의 조치를 취하였으므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을 비밀로 유지하여 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은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2 회사를 위하여 ◇◇◇◇◇◇ 설계 소스프로그램을 작성함에 있어 이를 사용한 것은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은 ▽▽사 피씨아이 코어 소스프로그램의 개작과 디브이알 기능 영역의 소스프로그램 제작의 난이도, ▽▽사의 피씨아이 코어 소스프로그램과 비교하여 피해자 회사가 개작한 피씨아이 코어 소스프로그램 부분의 수정율, 그리고 위 개작 또는 제작된 부분이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 중 위 개작 또는 제작된 부분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고, 제1심과 원심에서 제출된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 및 한국저작권위원회 작성의 각 디브이알 회로설계 프로그램 감정서로부터 알 수 있는 위 창작성이 인정되는 부분과 공소외 2 회사의 ◇◇◇◇◇◇ 설계 소스프로그램 사이의 유사도 등에 의하면 그 실질적 유사성도 인정되므로,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에 관한 피해자 회사의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영업비밀 침해나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의 창작에 대한 피고인의 기여가 인정되더라도 피해자 회사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나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 침해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으므로, 원심이 이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는 상고이유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1589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을 에어로직스를 위한 별도의 소스프로그램을 작성하면서 무단으로 사용한 이상 피고인에게 배임죄에 있어서의 고의 및 임무위배행위가 인정되고, 나아가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로서 배임죄에서 말하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한다.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죄의 성립에 있어서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소스프로그램의 창작에 대한 피고인의 기여가 인정되더라도 피해자 회사에 대한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으므로, 원심이 이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는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불법영득의 의사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 의사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이용·처분할 의사를 말하고, 영구적으로 물건의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의사임은 요하지 않으며, 일시 사용의 목적으로 타인의 점유를 침탈한 경우에도 사용으로 인하여 물건 자체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소모되거나 또는 상당한 장시간 점유하고 있거나 본래의 장소와 다른 곳에 유기하는 경우에는 이를 일시 사용하는 경우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영득의 의사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도113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물품담당 관리책임자에게 반출신고를 하지 않은 채 피해자 회사의 카메라를 임의로 가지고 나온 점, 피고인이 2007. 10. 9. 위 카메라가 압수되기까지 이를 피고인의 집에 보관한 점 등의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의 카메라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고영한 김창석(주심) 조희대

심급 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 2012.9.28.선고 2010노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