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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79. 1. 30. 선고 77다2389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집27(1)민,33;공1979.5.15.(608),11765]

판시사항

경찰지서의 숙직실에서 순직한 경찰공무원의 유족들이 국가배상법민법규정에 의하여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전원합의체 판결)

판결요지

경찰서지서의 숙직실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전투·훈련에 관련된 시설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숙직실에서 순직한 경찰공무원의 유족들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국가배상법민법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다수의견).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6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구용완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망 소외인이 충남 부여경찰서 은산지서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던중 1976.12.31.03:00경부터 위 지서 숙질실에서 취침중 방바닥 틈사이에서 새어나온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같은 날 07:00경 사망하였는 바, 이는 위 지서에서 숙질실의 온수파이프온돌 보수를 함에 있어 부엌 연탄아궁이로부터 방바닥 밑으로 들어가는 온수파이프 주위나 방바닥과 연결되는 부분 및 방바닥 밑에서 방안에 설치된 물탱크로 연결되는 파이프 주위등의 틈을 완전히 막지 아니하고 위 아궁이에 연탄불을 피우도록 방치한 까닭에 위 아궁이로부터 발생한 연탄가스가 방바닥 밑으로 스며들어 방안으로 새어나와 위와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니 피고는 공공의 영조물의 소유자로서 그 설치·관리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들의 청구원인사실 주장에 대하여 위 망인이 경찰공무원으로서 그의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안에서 순직하였음이 피고들 주장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므로 그 유족인 원고들은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재해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인즉 국가배상법민법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는 것이라 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를 보면 군인·군속·경찰공무원 또는 향토예비군 대원이 전투·훈련 기타 직무집행과 관련하거나, 국방또는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 및 자동차·함선·항공기 기타운반기구안에서 전사·순직 또는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 또는 그 유족이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법 및 민법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경찰서지서의 숙질실은 여기에서 말하는 전투·훈련에 관련된 시설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숙질실에서 순직한 이 사건 피해자인 경찰공무원의 유족인 원고들 에 대하여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국가배상법민법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반대로 이 사건 피해자인 경찰공무원이위 단서규정 시설안에서 순직 하였다 함을 전제로 위와 같이 판시하였음은 국가배상법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판사 이영섭, 양병호, 유태흥의 보충의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의하면 군인·군속·경찰공무원 또는 향토예비군 대원이 전투·훈련 기타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 또는 공상을입은 경우와 그들이 국방 또는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 및 자동차·함선·항공기 기타 운반기구안에서 전사·순직 또는 공상을 입은 때의 두가지 경우에 관하여 규정한 것으로 볼 것이고 '국방 또는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이라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경찰서지서의 숙직실은 원심설시와 같이 위에서 본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전투·훈련에 관련된 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위에 규정된 대상시설이 되지 못한다 함은 부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피해자는 경찰공무원으로서 그의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안에서 순직하였다고 할 것이나 원심이 그 피해자의 유족인 원고들이 재해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규정을 두었다는 다른 법령으로 들고 있는 공무원연금법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지급되는 유족 급여는 공무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에 기하여 지급되는 것이고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와는 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서로 아무 관련이 없다 할 것이므로 ( 대법원 1970.9.29. 선고 69다289 판결 ) 원심이 위 법률을 근거로 원고들에 대하여 국가배상법민법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정하였음은 국가배상법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대법원판사 라길조의 보충의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는 결론에 있어서는 견해를 같이하나 그 파기이유에 관한 견해는 다음과 같이 달리한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를 보면 군인·군속·경찰공무원또는 향토예비군 대원이 전투·훈련 기타 직무집행과 관련하거나, 국방또는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 및 자동차·함선·항공기·기타 운반기구안에서 전사·순직 또는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 또는 그 유족이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의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법 및 민법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위 현행실정법 명문규정의 해석으로서는 군인·군속·경찰공무원·향토예비군 대원이 (1) 전투·훈련 기타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 또는 공상을입은 경우와, (2) 국방 또는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 및 자동차 기타 운반기구안에서 전사·순직 또는 공상을 입은 경우에, (3) 본인 또는 그유족이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재해보상금·유족보상금·상의연금등의 보상을 지급 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풀이함이 타당하다할 것이므로, 경찰서지서의 숙직실은 위 규정 소정의 경찰공무원의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임이 분명하다 할뿐 아니라, 숙직근무중 사망 순직한 것이니 위 규정의 경찰공무원의 '전투·훈련 기타직무집행과 관련하여'의 기타 직무 집행과 관련한 순직인 것으로도 볼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경찰서 숙직실은 위 법조에서 말하는 전투·훈련에 관련된 시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견해는 위 현행 실정명문규정이 있는 이상 이를 무시 내지 도외시하는 해석으로서 이와 같은 해석은 법령해석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라 아니할 수 없어 찬동할 수 없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경찰공무원의 유족인 원고들이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재해보상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있는 때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는 때의 다른 법령'으로서 공무원연금법을 들고 있다.

그러나 경찰공무원법 제29조 에 의하면 경찰관으로서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으로 인하여 상이를 입은 자와 사망한자의 유족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군사원호보상법에 의한 원호대상자로 한다고 규정하였고, 전투경찰대설치법 제8조 에 의하면 전투경찰대의 대원으로서 전투 또는 공무수행중부상을 입고 퇴직한 자와 사망한 자의 유족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군사원호법에 의한 원호대상자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서 경찰공무원이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으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에는 군사원호보상법에 규정하는 연금지급, 수당지급 등 보상이 규정되어 있으나 경찰공무원 중 전투경찰대원 또는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을 제외한 경찰공무원의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규정의 기타 직무수행이나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시설 및 자동차...기타 운반 기구안에서의 순직 또는 공상을 입은 경우에 관해서는 본인 또는 그 유족에 대한 재해보상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는 법령의 규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공무원 연금법에 의하면 제1조 에서 이 법은 공무원의 건강진단·질병·부상·폐질·분만·퇴직 또는 사망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실시하므로서 공무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고 공무원 및 유족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하고, 동법 제45조 에 의하면 공무원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재직중에 사망하거나 퇴직후 3년 이내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사망한 때에는 그 유족에게 순직보조금을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 비추어서, 이는 일반공무원의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재직중의 사망이나 그로 인하여 퇴직후 3년이내에 사망한 때의 그 유족에 대한 순직부조금에 관한 것으로써 이는 곧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규정한 바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함에 상응한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의연금 등 뜻에서의 보상을 지급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른 법령의 규정의 성질에 해당하는 규정으로는 보기 어렵다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단서 규정의 경찰공무원 중 전투경찰대원 및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집행 아닌 경찰공무원의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의 기타 직무집행과 관련하거나 치안유지의 목적상 사용하는 시설 및 자동차...운반기구 안에서의 순직 또는 공상을 입은 경우에는 유족연금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위 법조 소정의 다른 법령의 규정이 달리 없는 결과가 되고,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본인 또는 그 유족이 유족 연금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있는 다른 법령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할 것으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공무원연금법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규정의 다른 법령의 규정에 해당한다고 본 조처는 위 규정의 다른 법령의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므로서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하겠으니 이 점에서 논지는 이유있다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는 결론에 있어서는 견해를 같이한다.

대법원판사 한환진도 위 양 보충의견이 기본적으로 별로 다른 점이 없고 모두 타당하다고 생각하므로 이에 찬성한다.

대법관 이영섭(재판장) 주재황 김영세 민문기 양병호 한환진 임항준 안병수 김윤행 이일규 강안희 라길조 김용철 유태흥 정태원

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77가합11
-서울고등법원 1977.10.26.선고 77나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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