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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1. 28. 선고 99다35737 판결

[손해배상(기)][공2000.3.15.(102),564]

판시사항

[1] 설립중의 회사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

[2] 발기인 중 1인이 회사의 설립을 추진중에 행한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설립 후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아 회사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사례

[3] 간접사실에 대한 자백의 구속력 유무(소극)

판결요지

[1] 설립중의 회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정관이 작성되고 발기인이 적어도 1주 이상의 주식을 인수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

[2] 발기인 중 1인이 회사의 설립을 추진중에 행한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설립 후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아 회사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사례.

[3] 간접사실에 대한 자백은 법원이나 당사자를 구속하지 아니한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남진)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삼력환경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만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을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원고가 1993. 11. 29. 소외 원제산업 주식회사(아래에서는 '소외 회사'라고 쓴다)에게 금 300,000,000원을 대여하면서 그 대여금 반환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소외 회사와 사이에 경기 김포군 (주소 1 생략) 소재 잡종지 5,000평 및 인근 국유지인 (주소 2 생략) 토지 일부 지상에 보관 중이던 소외 회사 소유의 크라샤 350 T/H 1식(아래에서는 '이 사건 크라샤'라고 쓴다)에 관하여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고 점유개정의 방식에 의하여 이를 인도받은 사실, 그런데 1994년 4월경 소외 회사가 거래은행으로부터 거래정지처분을 당하자 이 사건 크라샤에 대하여 판시 소외인들이 유체동산가압류 또는 압류집행을 실시하였고, 이에 원고가 그 소외인들을 상대로 원고가 이 사건 크라샤의 양도담보권자임을 원인으로 그 각 집행의 배제를 구하는 제3자 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그 소송절차가 진행되던 중 그 사건의 피고들 중 1인인 소외 1이 원고에게 자신이 이 사건 크라샤의 보관장소를 본점 소재지로 하여 건축폐자재 처리업을 주된 영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 중에 있다고 하면서 회사가 설립되면 같은 회사에서 원고로부터 이 사건 크라샤를 매입 또는 임차한 후 이를 건축폐기물 파쇄용으로 활용하여 그 사업을 영위하고 거기에서 나온 영업이익금으로 원고의 손해액 금 3억 원을 순차로 전액 보전해 주겠다고 제의하자 원고는 이를 승낙하고 소외 1과 사이에 같은 해 7월 26일 이 사건 크라샤를 공동소유로 하기로 약정하고 그 무렵 제3자 이의의 소를 취하한 사실, 소외 1은 같은 달 28일 이 사건 크라샤의 보관 장소를 본점 소재지로 하고 건축폐자재 중간집하장 및 재활용업, 골재 생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 회사를 설립하면서 그 공동대표이사 중 1인으로 선임되어 선임등기를 마쳤는데, 그 후 같은 해 11월 8일에 이르러 다른 공동대표이사인 소외 2가 사임하고 공동대표이사에 관한 규정이 폐지됨에 따라 단독으로 피고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대표이사가 되었다가 1995. 3. 15. 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같은 날 사임등기를 마친 사실, 소외 1은 1994. 7. 11. 이 사건 크라샤의 보관 장소를 본점 소재지 겸 영업장소로 사용할 목적으로 당시 아직 설립등기를 마치지 못하여 설립중의 회사의 상태에 있던 피고 회사를 대표하여 그 개업준비 행위의 일환으로 이 사건 크라샤의 보관장소인 잡종지 소유자인 소외 3 외 5인으로부터 그 잡종지 5,000평을 임차하였고, 피고 회사의 설립절차가 완료된 이후에도 위의 토지상에 피고 회사의 콘테이너박스로 된 사무실을 설치하고 그 곳에서 이 사건 크라샤에 대한 보관업무와 피고 회사가 영업을 개시하는 데 필요한 일반폐기물처리업 허가를 감독관청인 인천 서구청장으로부터 받기 위한 행정절차업무 등 피고 회사의 영업목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사실, 소외 1이 피고 회사를 설립하고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에 원고와의 이 사건 크라샤의 보관 등에 관한 종전 합의내용을 부인하자 원고도 소외 1과의 그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하였고, 이에 피고 회사는 같은 해 11월 24일 원고에게 같은 해 12월 15일까지 이 사건 크라샤를 다른 장소로 이전하지 않으면 이를 임의 처분하겠다는 내용의 최고서를 보냈으며, 그 후 소외 1은 같은 해 12월 31일 임의로 원심 공동피고 2에게 이 사건 크라샤를 매도처분하고, 원심 공동피고 2는 이를 인도받아 다시 타에 처분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소외 1의 이 사건 크라샤 처분행위는 양도담보권자인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러한 불법행위는 행위의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 회사 대표이사로서의 직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지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소외 1의 위와 같은 직무에 관한 고의적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설립중의 회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정관이 작성되고 발기인이 적어도 1주 이상의 주식을 인수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바 (대법원 1998. 5. 12. 선고 97다56020 판결, 1994. 1. 28. 선고 93다50215 판결들 참조),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소외 1이 1994. 7. 11. 피고 회사의 개업준비행위의 일환으로 이 사건 크라샤의 보관장소인 잡종지 5,000평을 임차할 당시, 설립중인 회사의 정관이 작성되고 발기인이 적어도 1주 이상의 주식을 인수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사실인정 중, 소외 1이 1994. 7. 11. '설립중의 회사의 상태에 있던 피고 회사를 대표하여' 그 잡종지 5,000평을 임차하였다는 부분은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원심은, 소외 1이 설립중인 회사를 대표하여 행한 토지 임차행위의 법률상 효력이 피고 회사에게 그대로 귀속되었다고 보아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소외 1의 이 사건 크라샤 처분행위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직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위한 간접사실 내지 정황사실의 일부로서 그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설령 그 당시 피고 회사가 설립중의 회사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있지 아니하였고, 따라서 소외 1이 설립중의 회사를 대표할 여지가 없었다 하더라도, 기록에 따르니, 적어도 그 당시 소외 1이 발기인의 한 사람으로서 피고 회사의 설립을 추진중에 있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사실에다가, 나머지 원심 판시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소외 1의 이 사건 크라샤의 보관 및 처분행위는 소외 1이 위의 잡종지 5,000평을 임차할 당시 피고 회사가 설립중인 회사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있었는지의 여부 또는 소외 1이 설립중인 회사를 대표하여 그 토지를 임차하였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그 행위의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이므로, 원심의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실인정 과정상의 잘못은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함에 영향을 준 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인정·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설립중의 회사에 관한 법리 및 대표이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주식회사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소외 1이 명의만을 개인 명의로 하여 이 사건 크라샤를 취득하고 처분하였다고 하여 위의 직무집행관련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제1심의 제6차 변론조서에 따르니, 원·피고 쌍방이 "1994년부터 1995년 초경까지 피고 회사는 법인등기만 하고 사무실 직원도 없었고 구체적인 일도 하지 않았다."라고 일치하여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소외 1의 이 사건 크라샤 처분행위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직무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간접사실이 될 수 있는 것에 불과하여 그와 같은 간접사실에 대한 자백은 법원이나 당사자를 구속하지 아니하므로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다53789 판결, 1992. 11. 24. 선고 92다21135 판결들 참조), 원심이 그의 채용 증거에 의하여, 피고 회사의 설립절차가 완료된 이후에도 그 임차 토지에 피고 회사의 콘테이너박스로 된 사무실을 설치하고 그 곳에서 이 사건 크라샤에 대한 보관업무와 피고 회사가 영업을 개시하는 데 필요한 일반폐기물처리업 허가를 감독관청인 인천 서구청장으로부터 받기 위한 행정절차업무 등 피고 회사의 영업목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사실 인정하였다 하여 거기에 채증법칙 또는 변론주의 위배나 자백에 반한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도 볼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을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이용훈 조무제(주심) 이용우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6.9.선고 98나2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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