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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다10381 판결

[손해배상(기)][공1991.7.15.(900),1768]

판시사항

가. 선원으로 승선근무중 전속항진하여 좌우요동이 심한 선박의 후미갑판에서 어망정리작업을 하다가 몸의 균형을 잃고 해상으로 추락하여 사망한 피해자의 과실을 50%로 본 원심의 조치를 수긍한 사례

나. 사고 후 사실심의 변론종결 때까지 사이에 임금이 인상된 경우 피해자(망인)의 일실이익손해의 산정기준액

다. 선원이던 피해자가 선원으로서의 근로계약 종료일 이후에도 선원으로서, 아니면 최소한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할 수는 있다고 주장하면서 임금이 인상된 원심 변론종결 때까지의 농촌일용노동임금액이 기재되어 있는 농협조사월보를 서증으로 제출하고 있는데도, 위 계약 종료일 이후부터 일률적으로 위 계약 종료일 당시의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삼아 피해자의 일실이익손해를 산정한 원심판결에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 한 채 심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위법이나 일실이익손해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선원으로 승선근무중 전속항진하여 좌우요동이 심한 선박의 후미갑판에서 어망정리작업을 하다가 몸의 균형을 잃고 해상으로 추락하여 사망한 피해자의 과실을 50%로 본 원심의 조치를 수긍한 사례

나.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피해자가 입은 일실이익손해는, 원칙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불법행위 당시의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삼아 산정하여야 되지만, 그후 사실심의 변론종결 때까지 사이에 수입의 기초가 되는 임금이 인상되었을 때에는, 그 이후의 일실이익손해는 사실심의 변론종결때에 가장 가까운 시기의 임금을 기준으로 삼아 산정하여야 되고, 이와 같은 손해는 불법행위로 인한 통상의 손해에 해당된다.

다. 선원이던 피해자가 선원으로서의 근로계약 종료일 이후에도 선원으로서, 아니면 최소한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할 수는 있다고 주장하면서 임금이 인상된 원심 변론종결 때까지의 농촌일용노동임금액이 기재되어 있는 농협조사월보를 서증으로 제출하고 있는데도, 위 계약 종료일 이후부터 일률적으로 위 계약 종료일 당시의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삼아 피해자의 일실이익손해를 산정한 원심판결에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 한 채 심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위법이나 일실이익손해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1 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병모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1. 원심판결의 원고들 패소부분 중 소극적손해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제1심은, 원고들의 아들인 망 소외 1이 피고 소유의 저인망어선인 제○○○호의 선원으로 승선근무하던 중, 1987.11.14. 06:30경 전남 소흑산도 부근 해역에서 위 선박의 어로장이자 사실상의 선장이던 소외 2의 감독아래 다른 선원 2인과 함께 어망정리작업을 하다가 위 선박으로부터 해상으로 추락한 후 실종되어 사망한 사실, 이 사고는 위 선박이 전속력으로 항진하여 좌우요동이 심한 상태에서 위 망인이 위 선박 후미 갑판의 좌측 난간 안쪽에 있는 발판과 난간에 올라서서 어망을 묶은 갓찡고리(쇠붙이로 된 일종의 샤클 역할을 하는 것)의 시건장치에 연결된 줄을 잡아당겨 어망을 풀어내는 작업을 하다가 몸의 균형을 잃고 난간을 넘어 해상으로 추락함으로써 발생하게 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고는 피고의 피용자인 위 소외 2가 위와 같은 어망정리작업이 완료되기 전에 위 선박을 전속력으로 항진시킴으로써 좌우요동을 더욱 심하게 하고 위 망인이 추락한 후 선박을 사고지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하여 구조시기를 놓지게 한 과실과 위 망인이 전속항진하여 좌우요동이 심한 선박에서 불안정한 자세로 작업을 하다가 스스로 몸의 균형을 잃고 추락한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한 것 이라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은 제1심판결의 위와 같은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피해자인 위 망인의 과실의 비율을 50%로 보아 과실상계를 하였다.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제1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과 원심의 과실상계비율에 대한 평가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위법이나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의 피상속인인 망 소외 1이 입은 일실이익손해를 산정함에 있어서, 위 망인이 농촌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1987.8.27. 위 선박에 승선하여 선원으로 근무하였으나, 선주나 선장과 간에 근무기간에 관하여 특별히 약정을 하지 아니하였는데, 위 선박과 같은 저인망어선의 선원들과 선주간의 근로계약관계는, 일반적으로 승선일로부터 약 10개월 간의 조업을 한 후 수익금의 분배를 마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료되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선원으로서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1988.6.26.까지는 선원으로서의 수입을 기준으로 삼고, 그 이후부터 60세가 될 때까지는 1988.6. 당시의 농촌일용노동자의 임금을 기준으로 삼아 위 망인의 일실이익을 산정하였다.

그러나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피해자가 입은 일실이익손해는, 원칙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불법행위 당시의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삼아 산정하여야 되는 것이지만, 그후 사실심의 변론종결 때까지 사이에 수입의 기초가 되는 임금이 인상되었을 때에는, 그 이후의 일실이익손해는 사실심의 변론종결 때에 가장 가까운 시기의 임금을 기준으로 삼아 산정하여야 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손해는 불법행위로 인한 통상의 손해에 해당되는 것인 바( 당원 1988.4.12. 선고 87다카1129 판결 ; 1988.6.28. 선고 87다카1858 판결 ; 1989.12.26. 선고 88다카6761 전원합의체판결 ; 1991.2.8. 선고 90다1690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당초 위 망인이 이 사건 사고가 없었더라면 55세까지 위 선박의 선원으로 종사할 수 있었을 것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날부터 55세까지는 선원으로서의 수입을 기준으로 삼고, 그후 60세까지는 도시일반노동에 종사하여 얻을 수 있는 일용노임(이 사건 사고일에 가장 가까운 시기의 노임)을 기준으로 삼아 위 망인의 일실이익손해를 청구하였다가(제1심의 제23차 변론기일에서 진술된 1990.1.19. 자 청구취지 확장 및 원인 일부 정정신청서), 원심의 제4차 변론기일에서 진술한 1991.1.16.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만약 선원으로서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어 위 망인이 위 선박의 선원으로 계속 종사하지 못하게 된다면, 종전의 직업인 자동차운전수나 최소한 농촌노동에 종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1990.10.까지의 농촌일용노동임금액이 기재된 농협조사월보(갑 제11호증의1, 2)를 증거로 제출하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한 바, 이 농협조사월보에 의하면 원심이 인정한 1988.6. 당시의 성인 남자의 농촌일용노동임금은 금 12,830원인데 비하여 원심의 변론종결 때에 가장 가까운 1990.10.경의 그 노동임금은 금 21,121원으로서 그 동안 그 노동임금이 상당히 인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들에게, 위 망인이 55세까지 위 선박의 선원으로 계속 종사할 수 있었을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면, 위 망인이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하여 얻을 수 있는 임금을 기준으로 삼아 일실이익손해를 청구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물론, 만일 그와 같은 일실이익손해를 청구하는 것이라면 위와 같이 인상된 노동임금을 기준으로 삼아 청구하는 것인지의 여부까지도 석명함으로써, 이 점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을 명료하게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에게 이점에 관하여 아무런 석명도 하지 아니한 채, 위 망인의 선원으로서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때부터 위 망인이 60세가 될 때까지의 전기간에 걸쳐서 일률적으로 1988.6. 당시의 농촌일용노동임금을 기준으로 삼아 위 망인의 일실이익손해를 산정하였으니, 원심판결의 원고들 패소부분 중 소극적손해(일실이익손해)에 관한 부분에는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 한 채 심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위법이나 일실이익손해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같은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그 결과, 쌍방의 과실정도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위 망인에 대한 위자료의 액수는 금 3,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는 바, 관계증거와 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참작한 사정들을 검토하면, 원심이 판정한 위자료의 액수는 상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현저하게 형평을 잃을 정도로 위자료의 액수를 과소하게 산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들 패소부분 중 소극적손해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는 한편,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재호(재판장) 윤관 김용준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2.7.선고 90나30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