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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9도15117 판결

[강요미수·폭행][미간행]

판시사항

[1]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취지 / 불고불리의 원칙과 법원의 심판 범위

[2]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의 기속력 / 상고법원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아 심리하는 과정에서 상고법원의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긴 경우,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법률적 판단의 기속력이 미치는지 여부(소극)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용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불고불리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검사는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이는 법원의 심판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의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그 방어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도7166 판결 참조), 법원은 검사가 공소제기한 범위 내에서만 심판하여야 한다. 그러나 관할위반, 소송요건의 존부 등 직권조사사유에 관하여는 공소장에 기재되지 않았거나 공소장변경이 없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반드시 심판하여야 한다 .

환송 후 원심은 군형법 제60조의6 에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등에서 군인을 폭행한 경우에는 폭행죄에서의 반의사불벌죄 규정인 형법 제260조 제3항 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의 공소를 기각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환송 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2. 환송판결의 기속력 위반 주장에 대하여

법원조직법 제8조 는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라고 규정하고,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문도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은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법률심을 원칙으로 하는 상고심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또는 제384조 에 의하여 사실인정에 관한 원심판결의 당부에 관하여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조리상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기속력을 가진다. 그러나 상고법원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아 심리하는 과정에서 상고법원의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긴 때에는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법률적 판단의 기속력은 미치지 않는다 .

환송심은, 피해자 공소외인이 제1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므로, 형법 제260조 제3항 , 군사법원법 제382조 제6호 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여, 환송 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였다.

환송 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의 장소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제2조 에 해당하는 곳이고 피해자가 그 당시 군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후 군형법 제60조의6 에 따라 형법 제260조 제3항 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의 본안판단으로 나아갔다.

결국 환송 후 원심에서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겼으므로, 환송 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환송 후 원심의 판단에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원심판결 중 폭행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환송 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환송 후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환송 후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언의 신빙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김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