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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21.5.27. 선고 2020누53837 판결

직접생산확인취소처분취소

사건

2020누53837 직접생산확인취소처분취소

원고, 피항소인

A단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박상현, 윤지효

피고, 항소인

B기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

담당변호사 문귀서

변론종결

2021. 4. 29.

판결선고

2021. 5. 27.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9. 4. 30. 원고에 대하여 한 직접생산확인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호에 따라 전상군경 및 공상군경에 해당하는 국가유공자를 회원으로 하여 설립된 단체로서,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판로지원법'이라 한다) 제33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판로지원법 제2장에 규정되어 있는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 운영(제4조부터 제12조까지) 등과 관련하여 중소기업자로 간주된다.

피고는 판로지원법 제34조 제2항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으로부터 직접생산 여부의 판정, 직접생산확인증명서 발급, 직접생산확인의 취소, 청문 등의 업무를 위탁받은 기관이다.

나. 원고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의 수익사업에 관한 규칙 제6조 등에 근거하여 원고 산하 경기도지부를 경기도 관내 청소용역 사업의 사업수행자로 지정하였고, 2011. 1. 11. 피고로부터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건물청소용역에 관하여 직접생산확인(유효기간: 2011. 1. 11.~2013. 1. 10.)을 받으면서 경기도지부 사업소를 위 직접생산확인의 '생산공장 C'로 등재하였다. 이후 원고는 원고 산하 경기도지부 사업소를 생산공장으로 하여 건물청소용역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두 차례 더 받았다(유효기간: 2012. 3. 22.~2014. 3. 21.과 2014. 3. 31.~2016. 3. 30.).

다. 피고는 2014. 7. 23. 원고에 대하여 판로지원법 제11조 제3항 중 제2항 제3호에 관한 부분에 따라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원고가 받은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이하 '1차 직접생산확인'이라 한다)을 2014. 8. 8.자로 취소하는 내용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1차 취소처분'이라 한다). 그 이유로 '원고 산하 경기도지부가 위 직접생산확인증명서를 제출하여 공공기관인 화성시 등과 화성시 관내의 D, E 등에 관한 청소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도, 하청업체인 F 주식회사로 하여금 위 청소용역을 수행하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위반행위'라 한다)는 점을 들었다.

라. 원고는 1차 취소처분에 불복하여 2014. 7. 24.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2014. 7. 30. 취소소송(이하 '선행 취소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면서 각각 집행정지를 신청하였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취소소송의 제1 · 2 · 3심 법원의 순차적인 집행정지결정에 따라 1차 취소처분의 효력은 2014. 8. 5.부터 2019. 2. 18.까지 정지되었다(다만 그중 15일간은 집행정지결정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행정심판 청구는 기각되었고, 선행 취소소송에서도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 · 확정(대법원 2019. 2. 18.자 2018두61611 판결, 이하 '선행 대법원 판결'이라 한다)됨에 따라 집행정지결정은 실효되었다. 한편 피고가 1차 취소처분 당시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으로 지정하였던 원고의 모든 직접생산확인은 이 사건 집행정지기간 중에 모두 그 유효기간이 만료되었다.

마. 피고는 2019. 4. 30.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집행정지기간 중에 직접생산확인 신청을 하여 받은 직접생산확인 중 현재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제1심 판결 [별지 1] 기재 각 직접생산확인(이하 '2차 직접생산확인'이라 한다)을 2019. 5. 7.자로 모두 취소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그 처분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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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제13,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청문절차의 하자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청문절차에서 작성된 청문조서, 청문주재자 의견서에 청문주재자의 서명 · 날인이 누락되어 있어 적법한 청문조서, 청문주재자 의견서가 작성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에게 청문조서의 열람 · 확인을 위한 장소 및 기간을 통지하지 않는 등 청문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2) 처분사유가 '취소 대상인 2차 직접생산확인 신청이 신청제한기간 내에 이루어진 것'임을 전제로 한 주장

가) 이 사건 처분사유는 '취소 대상인 직접생산확인이 이 사건 선행처분으로 인한 신청제한기간 내에 이루어졌다'는 하자가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처분사유는 판로지원법 제11조 제2항에 명시되지 아니한 직접생산확인 취소사유이므로, 피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을 할 권한이 없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선행처분으로 인한 신청제한기간을 산정하면서, 이 사건 집행정지기간에도 그 신청제한의 효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함으로써, 이 사건 집행정지기간을 이 사건 선행처분으로 인한 직접생산확인 신청제한기간에 포함(합산)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집행정지결정의 형성력과 기속력에 반하고, 원고의 집행정지신청자로서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다) 설령 피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대한 권한이 있고, 이 사건 처분이 이 사건 집행정지결정의 형성력, 기속력 등에 반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판로지원법 제11조 제2항에 명시적 근거를 두지 않은 처분으로서 재량행위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선행처분과 관련된 제품에 한정하지 않고 원고가 받은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는 것인 점, 그로 인하여 원고의 수익사업이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비례원칙에 위배되고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3) 처분사유가 "취소 대상을 '1차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시점에 유효한 직접생산확인'으로 변경하는 것"임을 전제로 한 주장

가) 설령 이 사건 처분이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을 '1차 취소처분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었던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에서 '1차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시점에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으로 변경하는 처분에 해당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청문절차에서 위와 같은 처분사유를 고지하지 않아 원고가 변경처분의 가능성이나 범위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정당한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고 처분의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하였다.

나) 판로지원법 제11조 제2항 제3호에 따른 직접생산확인 취소처분은 기속행위라 하더라도, 그 실효성 확보를 위한 위 변경처분은 재량행위에 해당하고, 위 변경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직접생산확인 제도의 실효성 확보 등을 위한 변경처분의 필요성, 변경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피해 정도, 변경처분 대상의 범위 등을 비교 · 교량하되, 처분의 상대방이 집행정지 결정을 받지 않았을 때보다 더 불리해지지 않아야 하는 한계를 준수하여야 하는데, 원고의 1차 직접생산확인에 따른 영업이익은 859,136,768원인 반면 2차 직접생산확인에 따른 영업이익은 8,313,807,279원에 이르는 점,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선행처분과 관련된 제품에 한정하지 않고 원고가 받은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는 것인 점, 그로 인하여 원고의 수익사업이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점 등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위 변경처분의 한계를 준수하지 않고 비례원칙 등에 위배되는 등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문의 해당 부분(13면 내지 16면)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다. 판단

1) 청문절차의 하자 유무

가) 행정절차법 제34조 제1항, 제34조의2는 청문주재자로 하여금 당사자 등의 진술의 요지 및 제출된 증거 등이 적힌 청문조서, 처분의 내용, 주요 사실 또는 증거 등이 적힌 청문주재자 의견서를 각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제34조 제2항은 당사자 등은 청문조서의 내용을 열람 · 확인할 수 있고 이의가 있을 때에는 그 정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35조의2는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을 할 때 청문조서, 청문주재자 의견서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청문결과를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9조 제1항은 청문주재자로 하여금 청문조서를 작성한 후 지체 없이 청문조서의 열람 · 확인을 위한 장소 및 기간을 정하여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정절차법이 청문주재자로 하여금 청문조서, 청문주재자 의견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행정청으로 하여금 청문조서 등을 검토하여 처분을 하도록 한 것은 당사자에게 변명과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위법사유의 시정가능성을 고려하고 처분의 신중과 적정을 기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고, 청문주재자로 하여금 청문조서의 열람 · 확인을 위한 장소와 기간을 통지하도록 한 것은 당사자로 하여금 청문절차에서 본인이 진술한 내용과 제출한 자료가 청문조서에 정확히 기재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하여 행정처분에 대한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청문조서, 청문주재자 의견서에 청문주재자의 서명 · 날인란이 공란으로 남겨 있고, 청문주재자 또는 피고가 원고에게 청문조서의 열람 · 확인의 장소 및 기간을 정하여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32, 34, 3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의견제출서를 제출하고 청문절차에 출석하여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이 사건 처분 전에 변명과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은 점, ② 원고는 청문절차 이후에 이 사건 처분이 있기 전까지 행정절차법 제34조 제2항에 따라 청문조서의 기재내용을 열람 · 확인하고 그 정정을 요구할 수 있었으나, 피고 또는 청문주재자에게 위 청문조서의 열람 · 확인 또는 정정을 요구한 적이 없는 점, ③ 위 청문조서에 첨부된 '청문 당사자 진술 내용'에는 원고 측이 청문절차에 진술한 '처분권한의 부존재, 유효한 처분사유의 부존재, 재량권의 일탈 · 남용' 등에 관한 주장을 비롯하여 원고 측의 근거 조항의 제시 등에 관한 요청 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 내용은 청문절차에서 원고 측이 실제로 진술한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원고는, 위 청문조서에 원고 측 참석자, 대리인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누락되어 있는 등 이 사건 처분 이후 위 청문조서 등이 사후적으로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청문조서 등에 청문절차에서 원고 측이 진술한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위 청문조서 등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④ 청문주재자가 위 청문조서 등에 서명 · 날인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의 방어권이나 청문절차 참여권 등의 절차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청문조서, 청문주재자 의견서에 청문주재자의 서명 · 날인이 없고 원고에게 위 청문조서의 열람 · 확인을 위한 장소 및 기간을 통지하지 않은 것이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정도의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의 특정1)

가) 판로지원법령의 관련 규정

(1) 판로지원법은 중소기업제품의 구매를 촉진하고 판로를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경영안정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제1조)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중소기업자가 직접 생산 · 제공하는 제품으로서 판로 확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제품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할 수 있다(제6조 제1항). 공공기관의 장은 경쟁제품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따라 조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제7조 제1항). 이는 중소기업제품의 구매를 촉진하고 판로를 지원함과 동시에, 이렇게 체결되는 조달계약에서는 중소기업자가 해당 제품을 대기업이나 하청업체, 외국 업체 등으로부터 구매하여 납품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직접생산하도록 함으로써 국내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의 방법으로 제품조달계약을 체결하려는 중소기업자는 공공기관의 장으로부터 직접생산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제9조 제1항 본문). 다만 공공기관의 장이나 공공기관에 제품을 납품하려는 중소기업자는 필요한 경우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해당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 여부의 확인을 신청할 수 있고(제9조 제3항), 이때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직접생산 여부를 확인하여 그 결과를 해당 중소기업자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직접생산을 하는 것으로 확인된 중소기업자에 대하여는 유효기간을 명시하여 이를 증명하는 서류(이하 '직접생산확인증명서'라 한다)를 발급할 수 있다(제9조 제4항). 이처럼 직접생산확인증명서를 발급받은 중소기업자는 공공기관의 장으로부터 직접생산 여부를 따로 확인받지 않고도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제9조 제1항 단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직접생산확인을 받은 중소기업자에 대하여 직접생산확인기준 충족 여부와 직접생산 이행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제11조 제1항). 조사결과'중소기업자가 공공기관의 장과 납품 계약을 체결한 후 하청생산을 하는 등 직접생산하지 아니한 제품을 납품'하였다는 점이 밝혀지면 중소기업자가 받은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여야 한다(제11조 제3항 중 제2항 제3호에 관한 부분, 이하 '이 사건 근거 조항'이라 한다). 이 사건 근거 조항에 따라 직접생산확인이 취소되면 중소기업자는 직접생산확인이 취소된 날부터 모든 제품에 대하여 6개월간 직접생산 여부의 확인을 신청하지 못하고(제11조 제5항 제3호 중 제2항 제3호에 관한 부분, 이하 '신규 신청제한 조항'이라 한다), 공공기관의 장은 조달계약을 체결한 중소기업자의 직접생산확인이 취소된 때에는 원칙적으로 그 중소기업자와 체결한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하거나 해지하여야 한다(제11조 제6항, 이하 '기존 계약 해제 조항'이라 한다).

(2) 판로지원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직접생산확인증명서의 유효기간은 발급일부터 2년이고(제5조 제4항),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할 때에는 직접생산확인이 취소되는 제품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제8조 제1항).

나) 관련 법리

(1) 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이를 해석할 때에는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하여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법률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사안을 염두에 두고 규정되기 마련이므로 사회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안에서 법률을 적용할 때에는 구체적 사안에 맞는 가장 타당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도록 해석할 것도 요구된다.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입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 · 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참조).

(2) 행정소송법 제23조에 따른 집행정지결정이 있으면 결정 주문에서 정한 정지기간 중에는 처분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2다48023 판결 참조). 특히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정지결정이 있으면 결정 주문에서 정한 정지기간 중에는 처분이 없었던 원래의 상태와 같은 상태가 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두17543 판결 참조).

집행정지결정의 효력은 결정 주문에서 정한 기간까지 존속하다가 그 기간이 만료되면 장래에 향하여 소멸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두25498 판결 참조). 집행정지결정은 처분의 집행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고 달리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을 요건으로 하여 본안판결이 있을 때까지 해당 처분의 집행을 잠정적으로 정지함으로써 위와 같은 손해를 예방하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항고소송을 제기한 원고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집행정지결정의 효력이 소급하여 소멸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재처분에 대한 행정쟁송절차에서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결정이 이루어졌더라도 본안에서 해당 처분이 최종적으로 적법한 것으로 확정되어 집행정지결정이 실효되고 제재처분을 다시 집행할 수 있게 되면, 처분청으로서는 당초 집행정지결정이 없었던 경우와 동등한 수준으로 해당 제재처분이 집행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집행정지는 행정쟁송절차에서 실효적 권리구제를 확보하기 위한 잠정적 조치일 뿐이므로, 본안 확정판결로 해당 제재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면 제재처분의 상대방이 잠정적 집행정지를 통해 집행정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여 제재를 덜 받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두25498 판결의 취지 참조). 반대로, 처분상대방이 집행정지결정을 받지 못했으나 본안소송에서 해당 제재처분이 위법함이 확인되어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처분청은 그 제재처분으로 처분상대방에게 초래된 불이익한 결과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6두52019 판결의 취지 참조).

(3) 행정청이 문서로 처분을 한 경우 원칙적으로 처분서의 문언에 따라 어떤 처분을 하였는지를 확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처분서의 문언만으로는 행정청이 어떤 처분을 하였는지 불분명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처분 경위, 처분청의 진정한 의사, 처분을 전 · 후한 상대방의 태도 등 다른 사정을 고려하여 처분서의 문언과 달리 처분의 내용을 해석할 수도 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두18035 판결, 대법원 2013. 7. 12. 선고 2012두20571 판결 등 참조).

다) 변경처분 권한의 인정 여부

(1) 이 쟁점에 대한 판단에 앞서 간단한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직접생산확인을 받은 중소기업자가 공공기관의 장과 납품 계약을 체결한 후 직접생산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하였다. 관할 행정청은 이 사건 근거 조항에 따라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중소기업자의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는 1차 취소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중소기업자는 1차 취소처분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집행정지결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결국 중소기업자의 패소판결이 확정되어 집행정지가 실효되고,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1차 취소처분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었던 직접생산확인의 전부 또는 일부는 집행정지기간 중 유효기간이 모두 만료되었고, 1차 취소처분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었던 직접생산확인 제품 목록과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시점에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직접생산확인 제품 목록은 다르다.

위와 같은 경우 관할 행정청은 1차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을 '1차 취소처분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었던 모든 제품에서 '1차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시점 또는 그와 가까운 시점'을 기준으로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모든 제품으로 변경하는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변경처분은 중소기업자가 직접생산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하였다는 점과 이 사건 근거 조항을 각각 궁극적인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적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1차 취소처분과 동일하고,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만을 변경한 것이다.

(2) 위와 같은 변경처분 권한이 인정되는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도와 이를 토대로 한 직접생산확인 제도는 조달물품의 품질을 제고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보호 · 육성하기 위하여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면서까지 직접생산확인을 받은 중소기업자에게만 공공기관의 물품조달 경쟁입찰등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므로, 이를 철저하게 관철하지 않으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헌법재판소 2018. 11. 29. 선고 2016헌바353 결정 참조). 판로지원법은 직접생산확인을 받고도 직접생산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한 중소기업자에 대하여 반드시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고(이 사건 근거 조항), 그 취소된 날부터 6개월간 직접생산확인 신청을 제한하며(신규 신청제한 조항), 공공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원칙적으로 그 중소기업자와 체결한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하거나 해지하도록 하여(기존 계약 해제 조항) 6개월간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서 배제되도록 하였다. 이는 직접생산확인 제도를 엄격히 유지할 공익상의 필요가 크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나) 이 사건 근거 조항에 따른 직접생산확인 취소처분에 대하여 행정쟁송절차에서 집행정지결정이 이루어지면, 해당 중소기업자는 그 집행정지기간 중에는 취소 대상이 되었던 직접생산확인에 따른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고, 기존 계약 해제 조항이나 신규 신청제한 조항의 적용도 받지 않게 된다.

본안소송에서 중소기업자가 패소확정되어 집행정지가 실효되고, 취소처분을 다시 집행할 수 있게 되더라도 그 시점에는 처분 당시 2년의 유효기간이 아직 남아 있던 직접생산확인의 일부 또는 전부의 유효기간이 집행정지기간 중에 이미 만료되고, 집행정지기간 중 새로 받은 직접생산확인의 유효기간은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만일 관할 행정청이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을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시점 또는 그와 가까운 시점을 기준으로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으로 변경할 수 없다고 한다면, 해당 중소기업자는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이후에도 그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기초로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계속 참가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처분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여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가할 수 없게 하는 이 사건 근거 조항에서 의도한 제재 효과를 달성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집행정지결정을 받지 않은 처분상대방은 취소처분을 집행하는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이 취소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과 비교할 때 집행정지결정을 받은 처분상대방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결과가 된다.

라) 이 사건 처분이 변경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위에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된다.

(가) 2014. 7. 23.자 1차 취소처분은 순차적인 집행정지결정에 따라 2019. 2. 18.까지 집행정지되었다(중간에 집행정지결정을 받지 못한 15일의 기간은 논외로 한다). 집행정지기간 중에는 1차 취소처분과 관련하여 신규 신청제한 조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그 기간 중에 이루어진 원고의 직접생산확인 신청과 이에 대한 피고의 2차 직접생산확인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2019. 2. 18. 선행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이 확정되어 집행정지결정이 실효되고 1차 취소처분을 다시 집행할 수 있게 되었으나, 이는 장래에 향해서만 효력이 있고, 집행정지기간 중에 적법하게 이루어진 원고의 2차 직접생산확인 신청과 이에 대한 피고의 2차 직접생산확인이 소급하여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2차 직접생산확인의 원시적 하자를 처분사유로 하여 1차 취소처분과 별개의 직접생산확인 취소처분을 하는 것이 아니라, 1차 취소처분과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적 근거'를 같이하면서 1차 취소처분의 제재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 제품만을 변경한 처분이라고 보아야 한다.

① 이 사건에서 1차 취소처분은 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유효기간이 남아 있었던 원고의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 즉 1차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집행정지 기간 중에 1차 취소처분의 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유효기간 내에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하여 각각의 유효기간까지 1차 직접생산확인을 기초로 이미 체결한 조달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도 참가하는 등 1차 직접생산확인과 관련한 판로지원법상 혜택을 누렸다. 또한 집행정지기간 중에도 새로운 제품에 대해 아무런 제한 없이 직접생산확인을 신청하고 직접생산확인을 받아 선행 취소소송에서 패소판결이 확정되어 집행정지결정이 실효되는 시점까지도 2차 직접생산확인에 따른 판로지원법상 혜택을 받았다.

② 피고는 2019. 2. 19. 원고에게 선행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이 확정되어 1차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되었고, 신규 신청제한 조항에서 정한 6개월의 제한기간 중 집행정지결정을 받지 못하여 진행한 15일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이 2019. 2. 18.부터 2019. 8. 2.까지 다시 진행한다고 고지하였다. 이는 원고의 2차 직접생산확인 신청이 있었던 이 사건 집행정지기간 중에는 신규 신청제한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표시한 것이다.

③ 그 후 피고는 2019. 4. 30. 이 사건 처분의 효력 발생 예정일을 2019. 5. 7.로 정하면서 그 당시를 기준으로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원고의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모두 취소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1차 취소처분과 이 사건 처분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각 처분일을 기준으로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원고의 직접생산확인 제품 목록에 차이가 있는 점을 반영하여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이 되는 모든 제품의 목록만 달리할 뿐이다. 위와 같은 전후 상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1차 취소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④ 이 사건 처분서에는 "취소제한기간: 대법원 판결 선고일자(2019. 2. 18.)부터 2019. 8. 2.(금)까지"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도 처분서를 통해 원고의 2차 직접생산확인 신청이 있었던 이 사건 집행정지기간 중에는 신규 신청제한 조항이 적용될 수 없음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2차 직접생산확인 신청이 신규 신청제한 조항에 위배된다는 것을 처분사유로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처분을 위와 같이 변경처분으로 이해하는 이상, 선행 취소소송의 확정판결에서 판단한 것처럼 원고의 이 사건 위반행위가 인정된다면,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3) 처분사유가 '취소 대상인 2차 직접생산확인 신청이 신청제한기간 내에 이루어진 것'임을 전제로 한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은 2차 직접생산확인의 원시적 하자를 처분사유로 하여 1차 취소처분과 별개의 직접생산확인 취소처분을 하는 것이 아니라, 1차 취소처분과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적 근거'를 같이하면서 1차 취소처분의 제재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 제품만을 변경한 처분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기초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처분사유가 "취소 대상을 '1차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시점에 유효한 직접생산확인'으로 변경하는 것"임을 전제로 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청문절차의 하자 내지 이유제시의무 위반의 하자 존부

(1)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행정절차법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를 하도록 규정한 것은 불이익처분 상대방의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함이다(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3339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7두31064 판결 등 참조).

또한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하고(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이 경우 행정청은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근거가 되는 법령 또는 자치법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4조의2). 다만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처분의 근거 및 이유제시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처분을 하면서 당사자가 그 근거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유를 제시한 경우에는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때 '이유를 제시한 경우'는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6두44186 판결,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6두6497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판례의 법리, 앞서 든 증거, 갑 제31호증(을 제2호증과 같다)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청문절차에서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이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원고가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은 청문절차의 하자나 이유제시의무 위반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위반행위를 이유로 한 1차 취소처분에 대하여 집행정지결정을 받고, 이 사건 선행 취소소송에서 '처분사유의 부존재, 직접생산확인 취소의 제한적 적용, 직접생산확인 취소사유 발생시점에 따른 취소 범위의 제한' 등에 관한 주장을 하는 등 1차 취소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다투었으나, 선행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어 원고 패소판결이 확정되었으며, 그에 따라 당초 집행정지결정이 실효되어 위 집행정지결정이 없었던 경우와 동등한 수준으로 1차 취소처분이 집행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나)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이하 '이 사건 사전통지서'라 한다)에는 그 '관련근거'란에 이 사건 선행 취소소송의 진행 경과 및 선행 대법원 판결 등이, 그 '처분내용'란에 '최초 취소처분(14. 7. 23.) 이후 직접생산확인 받은 모든 제품에 대해 직접생산확인 취소'라고 각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처분서에는 그 '관련근거'란 및 '취소사유'란에 이 사건 선행 취소소송의 진행 경과 및 선행 대법원 판결 등이, 그 '조치내용'란에 '직접생산확인 받은 모든 제품에 대한 취소'라고 각 기재되어 있는 등 이 사건 선행 취소소송에서 선행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어 원고 패소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그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원고의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어, 이 사건 처분이 1차 취소처분과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적 근거'를 같이하면서 1차 취소처분의 제재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생산확인 취소 대상 제품을 변경하는 처분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서에는 그 '취소제한기간'란에 '대법원 판결 선고일자(2019. 2. 18.)부터 2019. 8. 2.(금)까지'라고 기재되어 있고, 신규 신청제한 조항에서 정한 6개월의 제한기간 중 집행정지결정을 받지 못하여 진행한 15일을 제회한 나머지 기간이 진행한다고 고지하는 등 이 사건 집행정지기간 중에는 신규 신청제한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점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2차 직접생산확인 신청이 신규 신청제한 조항에 위배된다'는 점을 처분사유로 삼은 것으로 보기 어려운 사정에 해당한다.

(라) 비록 이 사건 사전통지서 및 처분서의 각 '취소사유'란에 '신규 직접생산확인(현재 유효한 직접생산확인)은 최초 취소처분(14. 7. 23.)의 신청제한기간이 도과되기 전의 신청에 의하여 이루어진 직접생산확인이므로 하자가 있어 직권취소' 또는 '현재 유효한 직접생산확인은 2014. 7. 23.자 직접생산확인 취소처분으로 인한 신청제한기간 내에 이루어진 신청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직접생산확인 신청에 하자가 있으므로 직권취소'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러한 직접생산확인 신청의 제한은 1차 취소처분에 따른 법적 효과로서 1차 취소처분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고, 판로지원법 제11조에 위 제한을 위반한 직접생산확인을 별도로 취소할 수 있는 명시적인 근거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취소사유에 관한 기재는 1차 취소처분 내지 그 변경처분에 따른 법적 효과를 추가적으로 설명하는 취지로 볼 수 있으므로,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처분의 1차 취소처분에 대한 변경처분으로서의 성격이 배제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앞서 살펴본 바와 달리 이 사건 처분에 '신청제한기간 내의 직접생산확인 신청'이라는 처분사유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1차 취소처분의 변경처분으로서의 성격과 위 처분사유에 기초한 처분으로서의 성격을 겸유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변경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마) 원고는 선행 취소소송에서 이 사건 위반행위의 존부 등에 관하여 다투었고,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청문절차에서 '처분권한의 부존재, 유효한 처분사유의 부존재, 재량권의 일탈 · 남용’ 등에 관하여 주장하였으며, 환송판결 선고 이후에 ‘변경처분의 필요성, 변경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피해 정도 등을 비교 · 교량하되, 처분의 상대방이 집행정지 결정을 받지 않았을 때보다 더 불리해지지 않아야 하는 한계를 준수하여야 하고, 원고의 1차 직접생산확인에 따른 영업이익과 2차 직접생산확인에 따른 영업이익의 규모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추가하였는데, 이러한 추가 주장은 원고가 청문절차에서 이미 주장한 재량권 일탈 · 남용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서 그 주장취지가 본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처분사유의 존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위반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사유가 인정된다.

다)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1차 취소처분의 변경처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처분이 재량행위에 해당하여 변경처분의 필요성, 변경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피해 정도, 변경처분 대상의 범위 등을 비교 · 교량하여야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① 이 사건 근거 조항에 따른 직접생산확인 취소처분은 직접생산확인 의무 위반이라는 처분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관할 행정청으로서는 반드시 해당 중소기업자가 받은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여야 하는 '기속행위'에 해당하고(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두3503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은 직접생산확인의 취소 처분을 함에 있어 그 취소 대상을 변경('1차 취소처분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었던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1차 취소처분을 집행할 수 있게 된 시점에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한 것으로 여전히 이 사건 근거 조항에 기초한 처분에 해당하므로, 그 취소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에도 엄격한 요건하에 이를 인정함이 타당한 점, ② 하청생산 납품 등 부당한 방법으로 직접 생산하지 아니한 제품을 납품하는 것은, 직접생산 능력을 보유한 중소기업만이 중소기업자간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공공조달물자의 품질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직접생산확인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서, 그에 따른 공적 피해가 크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1차 취소처분 당시 그 집행정지로 인하여 직접생산확인 취소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바, 이 사건 처분에 따른 직접생산확인 취소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원고로서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처분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여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가할 수 없게 하는 이 사건 근거 조항에서 의도한 제재 효과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점, ④ 집행정지결정을 받지 않은 처분상대방은 취소처분을 집행하는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이 취소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과 비교할 때 집행정지결정을 받은 처분상대방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결과가 되므로, 동종 위반행위를 한 자 사이의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점, ⑤ 원고로서도 집행정지 이후에 직접생산확인 취소 처분의 집행이 이루어질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1차 취소처분 및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직접생산확인을 받은 품목의 규모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갑 제15, 16호증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한편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앞서 2019. 2. 19. 피고 운영의 공공구매종합정보 사이트의 행정처분 게시판에 원고에 대한 모든 직접생산확인을 취소하고 6개월 동안 새로운 직접생산확인 신청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게시하였다가 2019. 3. 21. 이를 삭제하는 등의 위법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조달청에 의하여 원고의 납품계약이 일부 취소되는 등의 불이익을 입고, 국가보훈처장이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직접생산확인을 거부하는 위법한 조치로 인하여 같은 법 제23조 제2호를 적용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은 사정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시철

판사 이경훈

판사 송민경

주석

1) 환송판결의 판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