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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52943 판결

[유족보상비수급권확인][공2001.6.1.(131),1129]

판시사항

사실혼관계의 성립요건 및 법률혼이 존속중인 부부 중 일방이 제3자와 맺은 사실혼의 보호 가부(소극)

판결요지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라야 하고, 법률상 혼인을 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다른 한 쪽이 제3자와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사실혼으로 인정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는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율)

피고,상고인

근로복지공단

보조참가인,상고인

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9. 6. 선고 2000나 1124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대한포장공사 소속 근로자로서 1997. 10. 30. 선로보수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열차에 부딪힌 사고로 같은 해 11월 7일 사망한 사실, 원고는 소외 2와 1977. 10. 20. 혼인하여 그 사이에 자녀 둘을 두었으나, 1990년경부터 혼인생활이 파탄되어 그와 헤어져 자녀들과 함께 살아오던 중 1994년경 평택시에 있는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식당 손님으로 드나들던 소외 1과 사귀게 되어 1995년 2월경부터 원고의 주거지인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163-1.에 있는 집에서 같이 살기 시작한 이래 그가 사망할 때까지 동거생활을 계속하여 왔는데, 두 사람은 서로를 '여보', '당신'으로 호칭하였고, 원고가 식당에서 받는 수입과 소외 1이 공사 현장에서 일하여 받는 수입으로 생활비를 충당하여 왔으며, 당시 고등학교에 다니던 원고의 자녀들은 소외 1을 '아빠'라고 부른 사실, 한편 소외 1은 가끔 천안시 성환읍에 거주하고 있는 어머니인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을 찾아가 용돈을 주기도 하였으나, 참가인은 장남인 소외 3과 같이 살면서 소외 3이 부양한 사실, 원고는 소외 1이 사망하기 약 한달 전인 1997. 10. 9. 법률상 남편이던 소외 2와 협의이혼신고를 한 사실, 원고는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같은 달 30일 참가인에게 사고 소식을 전화로 알리고, 같은 해 11월 7일 소외 1이 사망하기까지 병원에서 간병하였으며, 소외 1을 화장한 후 유골을 그의 고향인 천안시 성환읍 매주리 소재 뒷산에 직접 뿌린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결혼하지 아니한 소외 1이 원고 및 그 자녀들과 함께 2년 9개월간이나 같은 집에서 동거생활을 하여 온 점, 동거생활 중 원고와 소외 1이 각자의 수입으로 공동의 생활비를 충당해 왔고 원고의 자녀들도 소외 1을 '아빠'라고 부른 점, 이 사건 사고 후 원고가 소외 1을 간병하고 그의 유골을 직접 뿌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소외 1은 비록 결혼식을 치르지는 아니하였지만 1995년 2월경부터 혼인의 의사로 동거생활을 시작하고 서로를 부양함으로써 1997. 11. 7. 소외 1이 사망하기까지 사실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고 있었고, 나아가 비록 원고가 전 남편인 소외 2와 이혼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법률상 중혼관계에 있어 두 사람의 사실상 혼인관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보호받을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원고가 이혼신고를 한 같은 해 10월 9일부터는 중혼관계에서 벗어나 법률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사실혼관계로 되었다는 이유로, 원고는 소외 1이 사망할 당시 그로부터 부양되고 있던 사실상의 배우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서 규정하는 유족급여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업무상 재해로 소외 1이 사망함으로 인한 이 사건 유족보상금의 최선순위 수급권자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우선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로써는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1) 소외 1은 1996. 1. 3.부터 사망신고로 1997. 11. 27. 그 주민등록이 말소될 때까지 계속 큰형 소외 3의 주소인 천안시 성환읍에 주민등록을 하고 있었고(갑 제3호증), 원고는 소외 1이 사망한 뒤인 1997. 11. 27.에야 비로소 자신의 거주지라는 평택시 팽성읍으로 전입하였으나, 함께 살았다는 원고의 자녀도 동거인으로 등재된 바 없고, 오히려 조카 하나만 동거인으로 1998. 2. 6.에 전입한 것으로 되어 있어(갑 제4호증), 이들 증거자료는 원고와 소외 1이 2년 9개월 동안 동거하면서 부부처럼 생활하여 왔다는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되지 못한다.

(2) 갑 제7호증의 1, 2, 3은 옷장 속에 남자의 옷이 여러 벌 걸려 있는 것을 찍은 사진들로서 원고는 소외 1과 동거하던 집의 옷장 속에 있던 소외 1의 옷가지를 찍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 촬영일자가 1999. 5. 14.로 되어 있고, 갑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평택시 팽성읍에서 1998. 8. 13.에 평택시 현덕면으로 전출하였음을 알 수 있음에 비추어 이 또한 증거가치가 없다.

(3) 결국, 사실혼관계에 있었다는 원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소외 4의 제1심 증언과 소외 5의 원심 증언이 있을 뿐이나, 먼저 소외 4(1935년생)는 원고와 소외 1이 동거하였다는 평택시 팽성읍의 주택 소유자로 소외 1과 원고의 부부관계, 자녀와의 관계 등 사적인 생활모습을 소상히 알고 있었다는 그 증언내용은 쉽사리 믿기 어렵고, 한편 소외 5(1977년생)는 원고의 딸로 그 증언내용은, 원고와 소외 1이 1995년 2월경부터 사망할 때까지 함께 살면서 소외 1과 원고가 부부처럼 생활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취지이나, 갑 제4호증(주민등록표등본)에 의하면, 소외 5는 어머니인 원고와 동거한 것으로 등재되어 있지 아니한 데다가 그 구체적인 증언내용도 원고의 주장사실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어서, 산재사고 발생 후 병원에서 원고를 처음 보았고, 소외 1이 평소 사귀는 여자가 없다고 말해 왔다는 참가인의 진술(을 제2호증) 등에 비추어 이 또한 그대로 믿기 어렵다.

(4) 그렇다면 원고와 소외 1이 1995년 2월경부터 소외 1이 사망할 때까지 계속 동거하면서 서로 부부로 호칭하였다거나, 서로의 수입으로 생활비에 충당하였다거나, 원고의 자녀들이 소외 1을 아버지로 받아들였다는 내용의 원심 사실인정은 신빙성이 없는 증거들을 그 근거로 한 것이어서, 결국 원심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나.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라야 하고 (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므70 판결,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등 참조), 법률상 혼인을 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다른 한 쪽이 제3자와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사실혼으로 인정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법원 1995. 7. 3.자 94스30 결정, 1995. 9. 26. 선고 94므1638 판결, 1996. 9. 20. 선고 96므53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결혼하지 아니한 소외 1이 원고 및 그 자녀들과 함께 2년 9개월간이나 같은 집에서 동거생활을 하여 온 점, 그 동거생활 중에 원고와 소외 1이 각자의 수입으로 공동의 생활비를 충당해 오고, 원고의 자녀들도 '아빠'라고 부른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소외 1은 비록 결혼식을 치르지는 아니하였지만 1995년 2월경부터 혼인의 의사를 가지고 동거하며 서로를 부양함으로써 사실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었고, 이러한 관계는 원고가 전 남편과 이혼신고를 함으로써 정상적인 사실혼관계로 발전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릇된 사실인정에 터잡은 것일 뿐만 아니라,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만으로는, 기록상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소외 1이 평소 어머니인 참가인과 형을 때때로 찾아가 만나면서도 가족들에게 원고와의 관계를 알리지 아니한 점을 보더라도, 원고와 소외 1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나아가 사실상 혼인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들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주심) 윤재식 손지열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9.6.선고 2000나11241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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