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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2525 판결

[살인미수(변경된죄명:살인)][집30(4)형,216;공1983.3.15.(700)454]

판시사항

가. 예리한 식도로 피해자의 하복부를 찔러 사망하게 한 경우와 살인의 미필적 고의

나. 자상행위가 다른 원인과 결합하여 사망의 결과를 야기한 경우 인과관계의 존부(적극)

판결요지

가. 피고인이 예리한 식도로 피해자의 하복부를 찔러 직경 5센티, 길이 15센티미터 이상의 자상을 입힌 결과 사망하였다면 일반적으로 내장파열 및 다량의 출혈과 자창의 감염으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하리라는 점을 경험상 예견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살인의 결과에 대한 확정적 고의는 없다 치더라도 미필적 인식은 있었다고 볼 것이다.

나. 피고인의 자상행위가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로부터 발생된 다른 간접적 원인이 결합되어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라도 그 행위와 사망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진단서에는 직접사인 심장마비, 호흡부전, 중간선행사인 패혈증, 급성심부전증, 선행사인 자상, 장골정맥파열로 되어 있으며, 피해자가 부상한 후 1개월이 지난 후에 위 패혈증 등으로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그 패혈증이 위 자창으로 인한 과다한 출혈과 상처의 감염 등에 연유한 것인 이상 자상행위와 사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완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후 구금일수중 95일을 그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이 들은 각 증거를 기록에 대조하여 보면, 피고인 이 판시와 같은 경위로 길이 39센티미터(2중손잡이 길이는 13센티미터임), 너비 4.8센티미터의 서독제 식도로 피해자의 하복부를 찔러 직경 5센티, 깊이 15센티미터 이상의 자창을 입혀 복강내 출혈로 인한 혈복증으로 의식이 불명하고 혈압이 촉진되지 아니하는 위급한 상태에서 병원에서 지혈을 위한 응급개복수술을 한바 우측외장골 동·정맥 등의 완전 파열로 인한 다량의 출혈이 있어 지혈시술과 함께 산소호흡을 시키고, 다량의 수혈을 하였으나 사건후 약 1개월만에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증의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하였던 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겼거나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은 없고,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예리하고 긴 식도로 피해자의 하복부를 찔러 그 결과 사망한 것이라면 일반적으로 판시와 같은 내장파열 및 다량의 출혈과 자창의 감염으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하리라는 점을 경험상 예견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살인의 결과에 대한 확정적 고의는 없다 치더라도 미필적 인식은 있었다고 보기 어렵지 아니하므로 살인죄로 의율한 원심의 조치는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를 사망케 한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로부터 발생된 다른 간접적 원인이 결합되어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경우라도 그 행위와 사망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인바, 소론의 진단서에는 직접사인 심장마비, 호흡부전, 중간선행사인 패혈증, 급성심부전증, 선행사인 자상, 장골 정맥파열로 되어 있으나, 소론이 지적한 원심증인 강민서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망인의 경우 위와 같은 패혈증은 자창의 감염과 2차에 걸친수술, 과다한 수혈때문이며, 위 망인의 증상에 비추어 위와 같은 수술과 수혈은 불가피했다는 것이고 심부전증, 심장마비는 몸전체의 기관의 기능이 감소되어 생긴 것이라는 것이므로(거기에 치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볼 자료도 없다.) 피해자가 이건 범행으로 부상한 후 1개월이 지난 후에 위 패혈증 등으로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그 패혈증이 위 자창으로 인한 과다한 출혈과 상처의 감염 등에 연유한 것인 이상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거기에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위반한 위법도 없다.

3. 기록에 의하여 원심판시 증거를 대비하여 보아도 피고인이 이건 범행당시 소론과 같이 음주를 하여 취기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이로 인하여 범행당시 심신상실이나 미약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하여 피고인의 심신장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에 아무런 위법이 없다 할 것이니 심신장애 내지 미약의 주장 역시 이유없다.

4. 원심이 이 사건 형을 양정함에 있어 참작한 판시와 같은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사정에 소론의 피고인의 환경, 이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직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의 존귀성에 비추어 보아 원심이 피고인에게 징역 10년에 처한 조치는 상당하다고 인정되고, 그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논지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미결구금일수의 산입에 관하여는 형법 제57조를 적용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우영(재판장) 김중서 이정우 신정철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2.9.23.선고 82노1702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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