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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누81 판결

[유족보상금부결처분취소][공1988.4.15.(822),606]

판시사항

가.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소정의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 의 의미 및 직무상 과로와의 관계

나. 외무사무관이 비(B)형 간염에 감염된 상태에서 계속 직무 중 간암으로 사망하게 된 경우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소정의 유족보상금 지급청구의 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공무원이 공무집행중 이로 인하여 발생한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를 뜻하므로 공무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공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직무상의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과로로 인한 질병이란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으로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으로 급속히 악화된 경우까지도 포함된다.

나. 외무사무관이 비(B)형 간염에 감염된 상태에서 계속 직무중 간암으로 사망하게 된 경우 위 법 제61조 소정의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순

피고, 상고인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소정의 유족보상금지급청구의 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공무원이 공무집행중 이로 인하여 발생한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를 뜻하므로 공무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병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공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직무상의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과로로 인한 질병이란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으로 급속히 악화된 경우까지도 포함된다고 풀이할 것이다 ( 당원 1986.12.9 선고 86누679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망 소외 1은 1963.8.1 외무사무관으로 임명된 이래 외무부 및 해외공관 등에 근무하다가 1979.8.21부터 1982.8.27까지는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공사로 근무하였으며 1982.8.28 외무부로 전임되어 외무부장관 보좌관 등을 거쳐 1983.12.1부터 는 경제국장으로 부임하여 재직하고 있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던 1981년 초에는 대사가 부임하지 아니하여 대리대사로서 발령을 받아 업무가과중하였고 특히 1981.6. 경에는 대통령의 인도네시아방문을 준비하기 위하여 약 반년동안 과도한 직무를 수행하였으며, 귀국후 경제국장에 부임한 이후에는 경제외교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보건사회부 소관이던 해외이주업무가 외무부 경제국으로 이관되어 경제국의 업무가 증대됨에 따라 하루도 빠짐없이 평일은 밤 10시경까지, 토요일 및 일요일은 저녁 6시경까지 야간근무나 시간외 근무를 하여 오던 중 1984.4.30부터 5.1까지 인도네시아 덴파사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지역 무역담당 고위실무자회의에 수석대표로서 참석하여 각국 대표와의 접촉 및 대책회의 등으로 새벽 1시경 취침한 것은 물론 갑자기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도 업무를 강행하다가 같은 해 5.5 귀국하여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단되어 바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해 7.8 사망한 사실, 간암은 간염이 악화되어 간경변에 이르고 다시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우와 간염이나 간경변증을 거침이 없이 막바로 간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 소외 1의 경우는 비(B)형 간염에 감염되어 이것이 간경변증으로 악화되고 나아가 간암까지도 앓게 된 것인 바, 현대의학상 과로와 영양부족은 비형간염이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는 주된 원인으로 밝혀져 있고, 위 소외 1은 1980.8.경 혈액검사를 받을 당시까지만 해도 비형간염 등에 감염되어 있지 아니하였는데, 그후 비형간염에 감염되어 위와 같이 과로를 하는 동안 비형간염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급속히 악화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소외 1이 비형간염에 감염된 후 비형간염의 자연적인 악화의 결과가 아닌 간경변증으로 나아가고 아울러 간암으로까지 급속하게 발전하게 된 발병요인 중에는 비형간염에 감염된 상태에서 계속된 직무의 과중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설사 위 소외 1이 평소 음주를 즐기는 편이라 하더라도 직무의 과중이 그 발병요인으로 인정되는 한 위 소외 1의 사망은 공무상 질병으로 인하여 재직중 사망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

원심이 거친 증거의 취사과정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 거기에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공무와 사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기승(재판장) 최재호 김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