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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1. 1. 18. 선고 2000헌마149 판례집 [행정자치부고시 제1999-58호 지방자치단체표준정원 2. 시 군 자치구중 3자치구 부분 위헌확인]

[판례집13권 1집 178~187]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지방공무원의 정원을 규정한 행정자치부장관의 고시(지방자치단체 표준정원:1999. 12. 31. 행정자치부고시 제1999-58호)가 그 정원을 자치구에 따라 불합리하게 차별취급하였다는 이유로 인천 부평구의 주민, 공무원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자기관련성이 없다며 각하한 사례

결정요지

주민으로서의 청구인들의 경우, 이 사건 규정은 조직규범으로서 그 수범자(受範者)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이고, 청구인들에게 직접 의무를 부과하거나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간접적으로 관련될 뿐이다. 지방공무원 정원 자체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적음으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행정서비스가 열악하여 불편을 겪을 수 있고, 공무원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이 줄어들어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과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이 사실상 제한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나, 헌법소원의 관점에서 그러한 불편과 불이익은 단순히 간접적이고 사실적인 것이며,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 규율대상, 청구인들에게 미치는 효과나 진지성의 정도 및 원칙적으로 권한쟁의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 고려하면 청구인들의 자기관련성은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공무원으로서의 청구인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국가기관이나 그 일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할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이며 기본권의 침해를 받는 당사자라 볼 수 없으므로 공무원 신분에 기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재판관 이영모의 보충의견

이 고시에 규정된 내용이 헌법지방자치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권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인천 부평구)는 중앙정부(행정자치부장관)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으로 다툴 수 있음은 명백하다.

심판대상조문

지방자치단체 표준정원(1999. 12. 31. 행정자치부고시 제1999-58호) 중 인천 부평구의 표준정원을 738명으로 한 “2. 시·군·자치구 ③자치구 중 인천 부평구” 부분

참조판례

헌재 1993. 3. 11. 91헌마233 , 판례집 5-1, 104

헌재 1993. 7. 29. 89헌마123 , 판례집 5-2, 127

헌재 1994. 6. 30. 92헌마61 , 판례집 6-1, 680

당사자

청 구 인 최○환 외 3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이석연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청구인1은 인천 부평구의 주민으로서 지방공무원임용시험에 응시하려는 자이고, 청구인2는 인천 부평구청장이며, 청구인3은 같은 구의 구의회의원이고, 청구인4는 같은 구 공무원이다. 한편 청구인2, 3, 4는 부평구 주민으로서의 지위도 가지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103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에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경비로서 부담하는 지방공무원을 두되, 그 정원은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행정기구와정원기준등에관한규정(1998. 8. 31. 대통령령 제15875호)제14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정원관리의 적정화와 운영의 합리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행정자치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산정한 정원(이하 “표준정원”이라 한다)의 범위 안에서 정원을 책정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위 규정 부칙 제6조는 “제1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종전의 표준정원은 새로운 표준정원 산정방법이 마련될 때까지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하며, 그때까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개편에 따른 정원의 감축규모 등을 참작하여 행정자치부장관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따로 정하는 정원을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표준정원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새로운 표준정원 산정방법이 마련될 때까지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 정원을 종전의 표준정원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도록 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제정된 지방자치단체 표준정원(1999. 12. 31. 행정자치부고시 제1999-58호. 이하 “이 사건 고시”)은 2. 시·군·자치구 ③자치구 중 인천 부평구 부분에서 인천 부평구의 표준정원을 738

명으로 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규정”).

청구인들은 이 사건 규정이 인천시 부평구와 인구가 비슷한 서울특별시 자치구들의 공무원 정원에 비하여 인천 부평구의 공무원 표준정원을 현저히 적게 정함으로써 자신들의 평등권, 공무담임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2000. 2. 29.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 규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여부이다.

2. 주장과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적법요건부분

이 사건 규정(행정자치부고시)은 행정규칙의 일종이지만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공권력 행사의 효과가 있으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

(2) 본안부분

광역시 자치구 주민이나 공무원들은 서울시 자치구에 비하여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예컨대 서울 중구의 경우 인구 126,000여명인데 정원은 1,081명인 반면 청구인들이 거주하는 인천 부평구는 인구 528,000여명인데도 공무원 정원은 738명에 지나지 않는다. 또 서울 관악구의 경우 인구 527,000여명에 공무원 정원이 1,316명으로 부평구의 거의 두배에 달하고 있다. 수도인 서울특별시의 특례가 어느 정도 인정될 수도 있으나, 자치구간에는 지역여건과 행정환경이 유사하고, 인구수, 예산액, 행정수요 등 행정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특별한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정상

적인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해당 기초자치단체의 경우에는 서울시나 광역시 어디에 속해 있든지간에 기초자치단체의 규모나 특성, 능력 등에 따라서 정원이 책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 고시에 의한 현재의 표준정원은 합리적으로 책정된 것이 아니며, 단지 해당 자치구가 서울에 속하느냐, 지방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공무원 정원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매우 불합리한 행정관행의 지속을 용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는 주민들의 행정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일인당 공무담당량의 양과 질 등에 있어서 합리적 근거없는 차별을 둠으로써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주민의 입장에서는 공무원 수가 적은 경우 행정에 대한 서비스의 만족도가 낮다는 점에서 행복추구권을 침해받고 있다. 나아가 당해 자치구의 공무원이나 공무원이 되려는 자의 입장에서 볼 때 담당하는 공무량의 증가 및 공직취임의 기회감소가 초래되므로 공무담임권도 침해받게 된다.

나. 행정자치부장관의 의견

(1) 적법요건부분

이 사건 고시는 행정기관 내부의 정원관리에 관한 것으로서 직접적인 대국민적 효력을 갖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고시는 청구인 자신들을 직접 상대방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자기관련성이 없을 뿐 아니라, 현재, 그리고 아무런 매개행위 없이 직접적으로 청구인들의 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증거도 없다.

(2) 본안부분

표준정원 산식은 1988. 4. 도입된 이래 여러 차례에 걸쳐 개선·보완되어 왔으며, 현실과의 괴리를 최소화 하기 위해 기구정원규정 제14조 제2항에서 행정수요의 급격한 증가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행정자치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표준정원을 초과하여 정원을 책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방공무원 정원관리에 있어 표준정원관리제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면적, 재정규모 등 중요변수를 중심으로 정원 산식을 모형화하여 지방자치단체별 적정 공무원수를 산정, 유지토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인건비 증액을 수반하게 되는 무분별한 인력팽창을 억제하여 건전한 지방행정과 재정운용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여건 변화에 따라 산식의 변수, 변수의 비중 등을 재검토하여 지속적으로 보완·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사건 고시에서 나타난 자치구 사이의 표준정원 차이는 양 지역의 도시 발전단계, 수도로서의 특수성, 정원관리기관 등 제반여건이 본래적으로 차이가 있었고, 이러한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전문기관의 연구로 도출된 표준정원 산식의 적용 결과로서 자의적 또는 합리적 근거없는 차별이라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그 밖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3. 판 단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에 필요한 적법요건 중 자기관련성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가.지방공무원임용시험을 준비중인 청구인 1과 주민으로서의 청구인들의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만이 청구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라 함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은 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권력작용의 직접적인 규율대상이 되어 기본권이 침해된 자는 물론이고 “공권력의 작용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고 하더라도 공권력의 작용이 그 제3자의 기본권을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제3자에게도 자기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반대로 타인에 대한 공권력의 작용이 단지 간접적,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로만 관련되어 있는 제3자에게는 자기관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헌재 1993. 3. 11. 91헌마233 , 판례집 5-1, 104, 111; 1993. 7. 29. 89헌마123 , 판례집 5-2, 127, 134; 1994. 6. 30. 92헌마61 , 판례집 6-1, 680, 684).

한편 우리재판소는 “어떠한 경우에 제3자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입법의 목적, 실질적인 규율대상, 법규정에서의 제한이나 금지가 제3자에게 미치는 효과나 진지성의 정도 및 규범의 직접적인 수규자에 의한 헌법소원제기의 기대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헌재 1997. 9. 25. 96헌마133 , 판례집 9-2, 410, 416; 1998. 11. 26. 94헌마207 , 판례집 10-2, 716, 726 참조)고 판시하여 법률에 의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사건 규정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정할 지방공무원의 정원을 규정한 것이므로 그 수범자(受範者)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이지

청구인들이 아니며, 청구인들은 그 직접적인 규율대상이 아니고 단지 간접적으로 관련될 뿐이다. 한편, 이 사건 규정은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행위를 금지하는 것과 같은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 관련된 법률조항이 아니라 단지 지방공무원정원의 상한선을 정한 조직법규일 뿐인 바,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법적 이익 또는 권리가 직접 침해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지방공무원의 정원 자체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적다면 상대적으로 행정서비스가 열악해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청구인1은 합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 사건 규정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과 청구인1의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이 사실상 제한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불편과 불이익은 단순히 간접적이고 사실적인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 규율대상, 청구인들에게 미치는 효과나 진지성의 정도 및 원칙적으로 권한쟁의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등을 종합 고려하면 청구인들의 자기관련성은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나. 공무원들로서 청구인2, 3, 4의 경우

일반적으로 국가기관이나 그 일부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즉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는 자는 원칙으로 기본권의 주체로서의 국민에 한정되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할 책임과 의무를 지는 국가기관이나 그 일부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없다(헌재 1994. 12. 29. 93헌마120 , 판례집 6-2, 477, 480-481; 1995. 2. 23. 90헌마125 , 판례집 7-1, 238, 242; 1995. 9. 28.

92헌마23 등, 판례집 7-2, 343, 351).

이 사건에서 청구인2, 3, 4는 각 공무원으로서, 이 사건 규정에 대하여 헌법소원으로 다툴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달리 판단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4. 결 론

결국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모두 자기관련성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 대하여 재판관 이영모는 주문과 이유에 찬성하면서 아래 5와 같은 보충의견을 개진하였다.

5. 재판관 이영모의 보충의견

나는, 우리 재판소의 의견에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 있어 이 점을 보충해 두고자 한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권력의 수평적(입법·행정·사법), 수직적(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분립의 유지를 감시하는 기관이다.

이 사건 고시는 중앙정부(행정자치부장관)가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의 상한선을 규정한 것으로, 구체적인 정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게 되어 있다(지방자치법 제103조 제1항). 나는 이 고시에 규정된 내용이 헌법지방자치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권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인천 부평구)는 중앙정부(행정자치부장관)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으로 이를 다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2항에서 말하는 ‘처분’은 행정청이 발하는 법규명령, 조례 및 규칙, 개별적 행정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이고 이 사건 고시는 성질상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이 사건과 같은 방법으로 지방자치단체에 관여하는 것이 지방자치권의 침해인지 여부, 이른바 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하는 기준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으나, 중앙정부의 행정적인 규율에 의한 제한이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핵심영역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헌법 또는 법률위반이 되므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권한쟁의심판을 통하여 이의 시정을 구할 수 있다(헌재 1998. 8. 27. 96헌라1 , 판례집 10-2, 364, 388, 396.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참조).

이 사건 고시가 인천 부평구의 지방공무원 정원을 주민수와 여건이 유사한 다른 자치구보다 현저하게 그 수를 적게 책정하였다면 이는 평등원칙 위반이 되고, 이로 인하여 부평구 자체의 사무처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때에는 지방자치권(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1호 마항)이 침해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이영모 한대현 하경철(주심)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