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김도형)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박남훈)
2023. 4. 27.
1. 이 법원에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400,412,906원 및 그중 370,412,906원에 대하여는 2014. 4. 16.부터, 3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1. 1. 25.부터 각 2023. 5. 25.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00,412,906원 및 그중 370,412,906원에 대하여는 2014. 4. 16.부터, 3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1. 1. 25.부터 각 2023. 3. 13.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이 법원에서 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일실수입 채권에 대한 원고의 상속분 원금에 관하여 청구취지를 확장하고, 원고의 위자료 채권 원금 및 전체 손해의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1. 기초사실’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쳐 쓰는 부분〉
○ 제1심 판결문 제3면 제3행부터 제5행까지 주1) 를 삭제한다.
○ 제1심 판결문 제7면 제19행의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서울고등법원 2018나2047920호 ).”를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항소심 법원은 2023. 1. 12. 일부 유가족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피고 및 청해진해운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액을 추가로 인정하고, 위 유가족들이 항소심에서 추가한 청구에 관하여 기무사 소속 공무원들이 불법사찰을 했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위 유가족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서울고등법원 2018나2047920호 ), 위 항소심 판결은 2023. 3. 3. 그대로 확정되었다.』
○ 제1심 판결문 제9면 표 안의 마지막행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 제16조(지급결정 동의의 효력)
심의위원회의 배상금·위로지원금 및 보상금 지급결정에 대하여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국가와 신청인 사이에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
○ 제1심 판결문 제9면 마지막행부터 제10면 제2행까지를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9, 10, 11, 12, 14,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해양수산부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 배보상지원과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라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공무원 소외 2의 직무집행상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에 의하여 망인 및 그 유가족인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의 주장
소외 2는 세월호 사고 당시 현장 구조 활동을 함에 있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대처하였으므로,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13면 제3행의 “앞서 본” 다음에 “ 서울고등법원 2018나2047920호 판결 은 세월호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피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한 사건에 관한 것이고,”를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제3의 가항(제1심 판결문 제12면 제20행부터 제19면 제10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다) 구체적 판단
(1) 직무상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
경찰은 범죄의 예방, 진압 및 수사와 함께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직무로 하고 있고,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경찰관 직무집행법,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여러 가지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으로서는 제반 상황에 대응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여러 가지 권한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권한은 일반적으로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것이나, 경찰관에게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경찰관이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되어 위법하게 된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다228083 판결 등 참조).
위 기초사실 및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소외 2는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경비정인 △△정의 정장으로서 진도 연안3구역 내의 해상경비, 해난구조 등 해양경찰의 관할범위에 속하는 활동을 수행하여야 할 임무와 함께 선박의 침몰·침수·전복 등으로 인한 다수 인명 피해 등 재난 발생시 경찰공무원법, 수난구호법 등 관계 법령 및 해상 수색구조 매뉴얼 등 해양경찰청 업무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수색 및 인명구조 업무를 수행해야 할 임무가 있었던 점, ② 소외 2는 세월호 사고 현장의 현장지휘관으로 지정되어 그 곳에서 구조 활동 중인 구조세력에 대한 포괄적인 지휘권한을 부여받았으므로, 구조작업에 임하는 요원들로 하여금 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조사하도록 하고 선내에 있는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서 확인을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생존자가 없는 것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생존자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구조작업을 전개하되 선박이 침몰되지 않았을 때 구조작업을 수행하여야 할 것인 점, ③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 2는 ㉮ 현장지휘관으로 지정된 이후 세월호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세월호와 한 번도 교신하지 않음으로써 세월호 내 상황을 확인하고 구조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는 조치 및 선장 또는 선원들에 대한 구조 지휘를 하지 아니하였고, ㉯ 세월호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이후 세월호 선장 또는 선원과의 교신을 통한 승객 퇴선유도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으며, ㉰ △△정의 방송장비를 이용한 퇴선방송을 실시하지 아니하였고, △△정 승조원들에게 세월호 갑판에서 실시할 수 있는 퇴선유도 지시를 하지 아니하였던 점, ④ 특히 해경은 해양에서 국민에게 발생하는 위해의 방지를 임무로 하고 해양조난사고의 경우 육상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비하여 훨씬 위험성이 높고 상황이 긴박하다는 점에 비추어, 해경은 육상경찰이나 소방대원보다 더욱 엄격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2가 구조업무를 담당하는 해양경찰관으로서 위와 같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할 것인바, 위와 같은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위법행위에 해당하고 과실 역시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망인의 사망과의 인과관계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진다.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위 대법원 2017다228083 판결 등 참조).
위 기초사실 및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① 해양경찰관에게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등의 목적, ② 현장지휘관으로서 소외 2에게 부여된 권한과 책임, ③ 세월호 탑승객 수, 세월호 기울기의 변화, 사고 당시의 수온, 구조세력이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간 등 현장상황에 비추어 소외 2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였다면 더 많은 승객이 살아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던 정황, ④ 망인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의 발생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소외 2의 직무상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와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라) 소결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라 피고 소속 공무원인 소외 2의 직무집행상 과실에 인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함으로써 망인 및 그 유가족인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위자료 채권(고유 채권)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적어도 소외 3과의 이혼 후 양육하여 온 소외 4(망인의 여동생)가 심의위원회에 배상금 등의 지급을 신청한 2015. 5. 27. 무렵에는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소는 위 2015. 5. 27.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 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이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위자료 채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망인의 부친인 소외 3과 모친인 원고는 2000. 8. 1. 협의이혼하였고, 같은 날 소외 3이 망인의 친권행사자로 등록되었으며, 실제로 소외 3이 이혼 이후 망인의 사망시까지 망인을 양육하여 온 점, ② 원고는 이혼 이후 소외 3 및 망인과 별다른 교류 없이 지내왔고(원고는 이혼 이후 재혼을 하여 새로이 자녀 2명을 낳았다), 소외 3은 망인이 세월호 사고로 사망하였을 때에도 원고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소외 3과 원고가 이혼하였을 때 소외 3이 망인의 동생인 소외 4의 친권행사자로 등록되었고, 소외 3이 2015. 5. 27. 심의위원회에 배상금 등의 지급을 신청하였을 당시 제출한 ‘신청인대표자 선정서’에 소외 4가 서명한 것처럼 되어 있긴 하나, 소외 4는 위와 같은 서명 사실이 없다고 다투고 있는 점(달리 소외 4의 서명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없다), ④ 한편, 소외 3과 원고의 이혼 이후 실제로는 원고의 언니인 소외 5가 소외 4를 양육하였고, 현재 가족관계등록부에 소외 4는 소외 5의 자녀로 등록되어 있는 점, ⑤ 원고는 2021. 1. 25.까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모금된 국민성금을 수령하지 않았고, 이에 같은 날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피해지원과 팀장 소외 6이 위 국민성금의 수령에 관하여 원고에게 처음으로 연락을 한 점(소외 6은 그 당시 원고가 ‘우리 망인이 세월호 때문에 죽은 거냐’, ‘그럼 ○○고를 다녔었냐’며 격앙되어 많이 울었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한다)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소외 6 팀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2021. 1. 25. 망인이 세월호 사고로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그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 이 정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지나기 전인 2021. 3. 3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나) 망인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 채권에 대한 원고의 상속분(상속 채권)에 관한 판단
(1) 소멸시효 완성 여부
(가) 피고의 주장 요지
망인의 법정대리인인 소외 3이 심의위원회에 배상금 등의 지급을 신청한 2015. 5. 27. 무렵에는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소는 위 2015. 5. 27.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 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이후에 제기되었으므로, 망인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 채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나) 판단
민법 제766조 제1항 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미성년자로 행위능력이 제한된 자인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아야 위 조항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79897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친권을 행사하는 부 또는 모는 미성년자인 자의 법정대리인이 되는데( 민법 제911조 ), 망인의 부친인 소외 3과 모친인 원고는 2000. 8. 1. 협의이혼하였고, 같은 날 소외 3이 망인의 친권행사자로 등록되었으며, 실제로 소외 3이 이혼 이후 망인의 사망시까지 망인을 양육하여 온 점, ② 소외 3은 2015. 5. 27.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따라 심의위원회에 배상금 등의 지급을 신청하였고, 2015. 8. 10. 배상금 등을 지급받았던 점, ③ 소외 2에 대한 항소심 판결에서 사망 또는 실종자 중 303명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인정하였고,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한 대법원의 상고기각판결이 2015. 11. 27. 선고되어 확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소외 3이 심의위원회에 배상금 등의 지급을 신청한 2015. 5. 27. 내지 소외 2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된 2015. 11. 27. 무렵에는 망인의 법정대리인인 소외 3이 불법행위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1. 3. 31.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인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 채권은 민법 제766조 제1항 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2) 시효정지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민법 제181조 에 따라 상속재산에 속한 권리는 상속인의 확정이 있는 때로부터 6월 내에는 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 원고는 위 2021. 1. 25. 망인의 사망사실을 알게되었으므로, 원고가 망인의 상속인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리 빨라도 위 2021. 1. 25.이라고 할 것이고, 원고는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지 않은 2021. 3. 3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망인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 채권에 대한 원고의 상속분은 시효정지로 인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
(나) 판단
민법 제181조 는 상속재산에 속한 권리는 상속인의 확정, 관리인의 선임 또는 파산선고가 있는 때로부터 6월 내에는 소멸시효가 완성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망인의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는 앞서 본 소멸시효 기산점(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한 날과 상속인의 확정이 있는 때로부터 민법 제181조 가 정하는 6월의 소멸시효 정지기간이 진행한 날 중 뒤의 시점에 완성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다58440, 58457 판결 등 참조). 또한 민법 제181조 에서 말하는 상속인의 확정은 상속인의 존부불명 내지 소재나 생사불명인 경우에 상속인이 확정된 경우뿐만 아니라 상속의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다가 상속의 승인에 의하여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 경우도 포함하고, 상속인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으므로( 제1019조 제1항 ), 상속인이 위 기간 내에 단순승인을 하지 않는 한 상속의 효과가 확정되지 않고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 기간이 경과하여야 비로소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의제되어( 민법 제1026조 제2호 )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다( 대법원 2018. 7. 12. 자 2018다236159 판결 로 확정된 청주지방법원 2018. 5. 4. 선고 2018나5554 판결 등 참조).
원고가 2021. 1. 25. 망인이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망인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 채권은 상속재산에 속한 권리로서 상속인이 확정된 때로부터 6월 간 소멸시효가 정지되는데, 원고의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 때는 아무리 빨라도 위 2021. 1. 25. 주2) 라 할 것이고, 원고가 그로부터 6월의 소멸시효 정지기간이 지나기 전인 2021. 3. 3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망인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 채권에 대한 원고의 상속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
(3) 소결론
결국 소멸시효 완성 전에 시효가 정지되었다는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있고, 피고의 이 부분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원고의 시효정지 재항변을 받아들이는 이상, 권리남용 재항변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과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1) 일실수입
가) 인적사항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나) 소득 및 가동기간 : 보통인부 도시일용노임 적용, 가동일수 월 22일
다) 생계비 : 1/3 공제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1,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계산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다.
2) 위자료
가) 위자료의 인정
세월호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함으로써 망인은 물론 그 모친인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은 경험칙상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이들의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여 줄 의무가 있다.
나) 위자료의 액수
(1) 산정기준
(가) 법원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 및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에 가해자의 고의, 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 원인, 가해자의 재산상태, 사회적 지위, 연령, 사고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하고(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 등 참조), 특히 대형재난사고는 당연히 기대되는 안전성의 결여가 빚은 대형 참사로, 피해자의 과실이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고, 가해자의 불법성에 대한 비난의 정도가 매우 크며, 다수의 피해자에게 참혹한 결과가 발생하고, 사고발생의 원인과 책임 소재의 규명 및 배상과 관련된 분쟁이 오랜 기간 계속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피해자와 유족의 정신적 고통이 심하게 가중되게 되는 점, 대형재난사고는 그 영향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중대하고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재발가능성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국가·사회적 신뢰저하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발생에 대한 예방의 필요가 크다는 점 등도 그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중요한 참작사유로 고려되어야 한다.
(나) 세월호 사고는 위와 같은 대형재난사고의 전형적인 특수한 사정 즉, ①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은 과적과 고박불량 상태로 세월호를 출항시켜 변침 과정에서 복원력이 상실되는 이례적인 형태의 사고를 야기하였고, 세월호 선장 및 선원들은 승객들에게 선내에 대기할 것을 지시한 뒤 자신들만 먼저 퇴선하였으며, △△정 정장 소외 2는 승객들의 퇴선유도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실시하지 않는 등 국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망인은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선내에서 구조세력을 기다리다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던 점, ② 망인은 세월호가 전도되기 시작한 2016. 4. 16. 08:48경부터 세월호가 완전히 전복된 10:31경까지 다른 사고에 비하여 훨씬 긴 시간 동안 공포감에 시달리다가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와 사망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세월호 사고로 인해 원고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세월호 사고 이후 9년 이상이 경과한 현재까지 사고발생의 원인과 책임 소재 및 배상과 관련된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 ⑤ 세월호 사고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이 중대하고 광범위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필요가 큰 점 등의 사정이 있으므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 이러한 특수한 사정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
다만, 심의위원회에서 희생자 1인당 위자료를 100,000,000원(유가족에 대한 위자료 포함)으로 결정하였고, 일부 유가족들은 이에 동의하여 위 위자료를 수령하면서 피고 대한민국과 위 유가족들 사이에 재판상 화해가 성립되었으므로( 세월호피해지원법 제16조 ), 이들과의 형평을 고려하여야만 하는 점, 세월호 사고로 인한 희생자 304명 중 300명의 유가족들에게 가족당 210,000,000원 ~ 250,000,000원 상당의 국민성금이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역시 참작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 망인의 나이, 망인과 원고의 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다음과 같이 위자료를 정한다.
(2) 인정금액
(가) 망인 : 200,000,000원
(나) 원고 : 원고는 이혼 이후 배우자에 비해 망인의 양육에 기여한 정도가 낮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30,000,000원
3) 상속관계
가) 상속대상금액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재산손해 + 위자료’ 중 망인에 해당하는 부분의 기재와 같다.
나) 법정상속분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에 대하여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상속지분’란 기재와 같은 상속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 계산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상속금액’란 기재와 같다.
4) 피고의 책임제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설령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세월호 사고 발생의 주된 책임은 세월호 운항 및 사고 이후의 구조 과정에서 승객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청해진해운 임직원들 및 자신들의 안위를 위하여 승객들을 저버린 세월호의 선장 소외 7과 선원들에게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책임은 대폭 제한되어야 한다.
나) 판단
공동불법행위책임은 가해자 각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들이 공동으로 가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들 전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정하여야 하며, 그 손해배상액에 대하여는 가해자 각자가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고, 가해자 중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하여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 중 1인의 책임 범위를 위와 같이 정하여진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하여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3다2414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인 망인 및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공동불법행위자들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00,412,906원(= 망인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 채권에 대한 원고의 상속분 370,412,906원 + 원고의 위자료 채권 30,000,000원) 및 그중 370,412,906원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일인 2014. 4. 16.부터, 30,000,000원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1. 25.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5.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원고는 2023. 3. 13.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를 다투어 제1심에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진 바 있다면 비록 항소심에서 그 주장이 배척되더라도 그 주장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 에 따라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는 같은 조 제1항 소정의 지연손해금 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7028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인정 부분을 초과하는 원고의 지연손해금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 법원에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별지 생략]
주1) 해당 부분은 아래의 제2. 가.의 2)항(피고의 소멸시효 항변 등에 관한 판단, 이 판결문 제7면 이하)에서 설시되므로, 판결 구성상 기초사실 부분에서는 삭제한다.
주2) 원고가 2021. 1. 25. 망인의 사망 사실을 알고 같은 날 단순승인 등을 한 경우를 상정한다.
본문참조판례
서울고등법원 2018나2047920호
서울고등법원 2018나2047920호
서울고등법원 2018나2047920호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다228083 판결
위 대법원 2017다228083 판결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79897 판결
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다58440, 58457 판결
대법원 2018. 7. 12.자 2018다236159 판결
청주지방법원 2018. 5. 4. 선고 2018나5554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
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3다24147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70285 판결
본문참조조문
- 민법 제911조
- 민법 제181조
-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16조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17. 선고 2021가합52248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