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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9. 5. 28. 선고 2006헌바109 2007헌바49 2007헌바57 2007헌바83 2007헌바129 결정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1항 제2호 위헌소원]

[결정문]

사건

2006헌바109, 2007헌바49, 2007헌바57, 2007헌바83, 2007헌바129

청구인

1. 최○호(2006헌바109)

2. 손○익( 2007헌바49 )

3. 엄○춘( 2007헌바57 )

4. 윤○희( 2007헌바83 )

5. ○○ 주식회사( 2007헌바83 )

대표이사 송○한

6. 양○현( 2007헌바129 )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윤용섭, 송인보, 염용표, 서형석

당해사건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단3247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 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유포 등)(2006헌바109)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단158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 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유포 등)( 2007헌바49 )

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단3242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 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유포 등)( 2007헌바57 )

4.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단3250, 2006고단4240(병합) 정보통 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유포 등)( 2007헌바83 )

5.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정378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 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유포 등)( 2007헌바129 )

주문

1. 청구인 최○호, 손○익, 엄○춘, 양○현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6헌바109 사건

청구인 최○호는 인터넷포털사이트인 □□와 △△ 및 (주)□□ 운영의 이동전화망 내 이동통신서비스에 음란한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공연히 전시하였다는 이유로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구 정보통신망법’이라고 한다) 제65조 제1항 제2호 위반으로 기소되었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단3247호로 형사재판 계속중 위 조항에 대하여 2006초기2921호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6. 11. 15. 기각되자 같은 달 20.경 그 결정문을 송달받고 2006. 12.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07헌바49 사건

청구인 손○익은 인터넷사이트인 ▽▽에 ‘성인만화’, ‘일본만화’, ‘만화영화’, ‘인기순위’ 및 ‘거시기’ 등의 제목으로 메뉴를 만들어 음란한 문언,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공연히 전시하였다는 이유로 위 조항 위반으로 기소되었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단1581호로 형사재판 계속중 위 조항에 대하여 2006초기3036호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7. 4. 30. 기각되자 2007. 5. 4.경 그 결정문을 송달받고 같은 달 3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3) 2007헌바57 사건

청구인 엄○춘은 (주)□□ 운영의 이동전화망 내 이동통신서비스에 음란한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공연히 전시하였다는 이유로 위 조항 위반으로 기소되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2. 9. 2005고단3242호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하였고, 위 법원 항소심(2007노575) 계속중 위 조항에 대하여 2007초기1362호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7. 5. 31. 기각되자 2007. 6. 5.경 그 결정문을 송

달받고 2007. 7.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4) 2007헌바83 사건

청구인 윤○희는 청구인 ○○ 주식회사의 모바일콘텐츠 팀장으로, (주)□□ 운영의 이동전화망 내 이동통신서비스에 음란한 문언,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공연히 전시하고, (주)□□ 운영의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서비스에 야설(야한 소설)을 게재하여 음란한 문언을 공연히 전시하고, 청구인 ○○ 주식회사는 종업원인 청구인 윤○희가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위 조항 위반 등으로 기소되었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단3250호 등으로 형사재판 계속중 위 조항에 대하여 2006초기3176호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7. 7. 10. 기각되자 같은 달 16.경 그 결정문을 송달받고 2007. 8.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5) 2007헌바129 사건

청구인 양○현은 (주)△△ 운영의 이동전화망 내 이동통신서비스에 음란한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공연히 전시하였다는 이유로 위 조항 위반으로 기소되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고정3781호로 형사재판 계속중 위 조항에 대하여 2006초기2998호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7. 10. 12. 기각되자 같은 달 29. 그 결정문을 송달받고 2007. 11.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여부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65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한 자

2. 청구인들의 주장, 각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1) 명확성 원칙 위반 주장

‘음란’ 개념은 비고정적·역사적·포괄적·비단일적 개념으로서 다양한 개인들 사이에 각각의 역사적·문화적·종교적인 요소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밖에 없어 법적 판단기준이 되는 규범적 개념으로는 정의될 수 없다.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그로 인하여 위축적 효과가 미치지 않도록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가능한 한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되며, 실제로 많은 국가는 규범적 음란 개념을 떠나 보호법익과 표현내용에 따른 해악발생 가능성 별로 법문(法文)화 하고 있다. 우리 입법기관은 이러한 구체적·개별적 입법을 하지 아니하여 성적 표현 영역에 대한 사법기관의 독점적 판단과 자의적 법집행을 하고 있고, 결국 기본권주체가 처벌을 우려하여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도록 하고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등 주장

전통적 도덕관념에 따른 규범력이 약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음란물로부터 사회의 건전한 도덕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가치상대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원리에 반하여 그 정당성이 없고, 성적 표현물에 대한 일반국민의 인식이 개방화된 현실에서는 규범력도 현저히 약화되었으며, 사이버공간에서는 외국에 서버를 두는 경우 재판관할권이 없어 형사처벌이 불가능하여 단속의 실효성조차 의문시되는 정보통신망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수단의 적절성 또한 결여되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심사를 통과한 영상의 경우, 일반 국민은 법위반의 인식 없이 합법적으로 유통될 수 있다는 신뢰 하에서 이를 배포하는 것임에도 형사처벌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신뢰이익을 침해하는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고, 국가가 성적 표현에 대한 판단을 독점하는 것은 문화국가원리에 위배된다.

대부분 경제적 동기로 음란물을 유통하는 것에 대하여 과태료·과징금의 제재를 넘어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고,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를 한 것에 대하여도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과잉입법이며 법치주의에 반한다.

(3)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예술의 자유, 일반적 인격권,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직업의 자유, 재산권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문화국가원리에 반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다.

나. 각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이유 요지

(1) 명확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규정된 ‘음란’의 개념은 형법상의 음란 개념과 달리 볼 특별한 이유가 없고, 대법원은 ‘음란물’이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그 판단을 위한 구체적 기준을 일관되게 제시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음란’ 부분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음란한 표현으로부터 사회의 성도덕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에 의한 것이고, 위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유효적절한 수단이며, 정보통신망에서의 각종 정보에의 접근의 용이성 및 정보의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보면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정보를 공연히 전시하는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의 본질적인 부분까지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청구인들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관람가의 등급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하는 등급분류결정 또는 등급분류 보류결정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의 음란의 판단과는 목적과 기준의 면에서 차원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위 등급분류결정에 대한 신뢰를 법률상 보호하여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나. 정보통신부장관의 의견 요지(정보통신부는 2008. 2. 29.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폐지되었으나 의견 제출 당시의 직제로써 표시한다)

(1) 명확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규범적인 구성요건 요소도 합리적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 경우에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의 경우 ‘음란’의 개념은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면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으므로 규범적인 구성요건 요소로서의 실재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규범적 구성요건 요소들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 의미내용이 변천하는 것으로서 입법기술상 명확하고 구체적인 표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적 표현으로서의 음란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헌법적 보장을 받지 못한다.

설사 음란표현이 행복추구권의 한 내용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사회의 성도덕을 보호하기 위하여 음란정보의 유통을 금지시킬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법을 보완하여 정보통신망상의 음란정보에 대한 규제 공백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사회구성원의 성도덕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있고, 또 현행 법제상 음란정보가 유통된 이후는 그 유통을 신속히 차단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형사처벌을 통하여 음란정보의 유통을 사전에 억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형사사건과 재판의 전제성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는바, 재

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58; 헌재 2007. 1. 17. 2005헌바40 , 공보 제124호, 129, 131).

그런데 당해사건이 형사사건이고, 청구인의 유·무죄가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처벌의 근거가 되는 형벌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청구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의미에서의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나, 청구인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재판의 전제성을 계속하여 인정할 것인지를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은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당해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8항에서 위 조항에 의한 재심에 있어 형사사건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421조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항소 또는 상고기각판결에 대하여는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인이 당해사건인 형사사건에서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때에는 처벌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이 인용되더라도 재심을 청구할 수 없고, 청구인에 대한 무죄판결은 종국적으로 다툴 수 없게 되므로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더 이상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각 당해사건의 진행경과

(1) 2006헌바109 사건의 청구인은 당해사건에서 벌금 800만원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으나 그 항소심에서는 음란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7. 10. 선고 2006노3411호 판결), 위 무죄판결은 같은 달 18. 확정되었다.

(2) 2007헌바49 사건의 청구인은 당해사건에서 벌금 500만원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으나 그 항소심에서는 음란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6. 20. 선고 2007노1407호 판결), 위 무죄판결은 같은 달 28. 확정되었다.

(3) 2007헌바57 사건의 청구인은 당해사건에서 벌금 300만원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항소심에서도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으나, 그 상고심인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7도4719호 판결로 파기환송된 후,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8. 21. 선고 2008노1585호 판결에서 음란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같은 달 29. 확정되었다.

(4) 2007헌바83 사건의 청구인들은 당해사건에서 각 벌금 500만원(청구인 윤○희) 및 1,000만원(청구인 ○○ 주식회사)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항소심판결에서도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그 상고심인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44호 판결에서 12편의 동영상에 대하여는 음란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서비스의 야설 서비스란에 게재한 68편의 야설에 대하여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음란한 문언’에 해당한다고 보아 정보통신망을 통한 야설 전시의 점은 유죄로 판시하여 위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환송

후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11. 5. 선고 2008노2355호 판결에서는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68편의 야설에 대하여만 유죄로 판결하였고, 위 판결은 상고심에서 청구인들의 상고가 기각됨에 따라 확정되었다.

(5) 2007헌바129 사건의 청구인은 당해사건에서 벌금 700만원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으나 그 항소심에서는 음란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6. 20. 선고 2007노3494호 판결), 위 무죄판결은 같은 달 28. 확정되었다.

다. 재판의 전제성 인정 여부

그렇다면 당해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된 2006헌바109, 2007헌바49 ·57·129 사건의 각 청구인들인 청구인 최○호, 손○익, 엄○춘, 양○현의 심판청구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고(헌재 2008. 7. 31. 2004헌바28 , 공보 제142호, 1028, 1030-1031 참조), 이미 유죄로 확정된 2007헌바83 사건의 나머지 청구인들이 한 심판청구 부분은 적법하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과 입법연혁

우리나라에서 음란물에 관한 죄는 형법 제22장 성풍속에 관한 죄의 장(사회적 보호법익 침해) 중 형법 제243조(음화반포등), 제244조(음화제조등)로 규정되어 있고, 따라서 그 입법목적(보호법익)도 “사회일반의 건전한 성적 풍속 내지 성도덕”이라고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2000. 10. 27. 선고 98도679 판결 등).

그러므로 인터넷 등 온라인매체를 통해서 유통되는 음란표현에 대하여도 1차적으로 형법 제243조 등에 의한 규율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나, 그 규율대상인 음란한 ‘정보’(컴퓨터프로그램파일)가 형법상의 음란한 ‘물건’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9. 2. 24. 98도3140 판결 참조), 구 전기통신기본법(1996. 12. 30. 법률 제5219호로 개정된 것) 제48조의2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음란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반포·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를 신설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전기통신의 효율적 관리와 전기통신사업의 발전‧촉진을 목적으로 하여 전기통신사업을 규제하는 전기통신기본법에 음란정보를 유통시킨 일반인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는 것은 법체계상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아 위 조항은 삭제되었고, 2001. 1. 16. 법률 제6360호로 전문개정된 구 정보통신망법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두게 된 것으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보호법익)도 “사회일반의 건전한 성적 풍속 내지 성도덕”이라고 할 것이다.

나. ‘음란’의 개념과 인터넷

(1) ‘음란’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 또는 그 행동이 성(性)에 대해 삼가지 않고 난잡한 경우나 책·그림·사진·영화 등이 그 내용에 있어서 성(性)을 노골적으로 다루고 있어 난잡한 것’으로서, 음란물은 선량한 풍속을 해한다거나 그 사회의 도덕성을 훼손한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하여 오래전부터 규제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런데 ‘음란’이란 개념 자체가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 유동적인 것이고 그 시대에 있어서 사회의 풍속, 윤리, 종교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며(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누11287 판결), 인터넷은 진입장벽이

낮고 표현의 쌍방향성이 보장되는 등의 장점으로 오늘날 가장 거대하고 주요한 표현매체의 하나로 자리를 굳혔고, 이와 같은 표현매체에 관한 기술의 발달은 표현의 자유의 장을 넓히고 질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으므로, 계속 변화하는 이 분야에서의 규제 수단 또한 헌법의 틀 내에서 다채롭고 새롭게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2002. 6. 27. 99헌마480 , 판례집 14-1, 616, 632 참조).

(2) 그리하여 우리 재판소는 ‘출판사 및 인쇄소의 등록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5호 등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에서 위 법률조항의 ‘음란’ 개념에 대하여 “음란이란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한편, 대법원은 “음란한 문서라 함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고, 문서의 음란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당해문서의 성에 관한 노골적이고 상세한 묘사서술의 정도와 그 수법, 묘사서술이 문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문서에 표현된 사상 등과 묘사서술과의 관련성, 문서의 구성이나 전개 또는 예술성·사상성 등에 의한 성적 자극의 완화의 정도, 이들의 관점으로부터 당해 문서를 전체로서 보았을 때 주로 독자의 호색적 흥미를 돋구는 것으로 인정되느냐의 여부 등의 모든 점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들의 사정을 종합하여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것이 ‘공연히 성욕을 흥분 또는 자극시키고 또한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일관되게 판시하여 오다가(대법원 1995. 6. 16. 선고 94도2413 판결; 대법원 1997. 8. 27. 선고 97도937 판결; 대법원 2000. 10. 27. 선고 98도679 판결 등 참조), 최근에는 구 정보통신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음란’ 개념에 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것을 뜻한다고 볼 것”이라고 판시하여(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도6317 판결;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7도47129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44 판결), 우리 재판소가 본 ‘음란’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아니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 ‘음란’과 헌법상 표현 자유의 보호영역

(1) 우리 재판소는 “모든 표현이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에 의해서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표현은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대립되는 사상의 자유경쟁에 의한다 하더라도 아예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거나 또는 다른 사상이나 표현을 기다려 해소되기에는 너무나 심대한 해악을 지닌 것이 있다. 바로 이러한 표현에 대하여는 국가의 개입이 1차적인 것으로 용인되고, 헌법상 언

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데, 위에서 본 헌법 제21조 제4항이 바로 이러한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의 한계를 설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율하는 음란 또는 저속한 표현 중 ‘음란’이란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으로서, 사회의 건전한 성도덕을 크게 해칠 뿐만 아니라 사상의 경쟁메커니즘에 의해서도 그 해악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엄격한 의미의 음란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해서 보호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0-341), ‘음란표현’은 헌법상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 재판소는 그 후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등 위헌제청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 제2조 제3호가 ‘청소년이용음란물’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청소년의 수치심을 야기시키는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 등을 노골적으로 노출하여 음란한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 기타 통신매체를 통한 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우선 ‘음란한’이라는 부분은 그 개념과 관련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할 것(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4; 헌재 2002. 2. 28. 99헌가8 , 공보 66, 204, 207 등 참조)”이라고 판시하여 음란표현의 개념을 위 선례와 같이 파악하면서도, “본건에 있어서 문제되고 있는 ‘청소년이용음란물’ 역시 의사형성적 작용을 하는 의사의 표현·전파의 형식 중 하나임이 분명하므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는 의사표현의 매개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바, 이 사건 법률

제2조 제3호 및 제8조 제1항은 이의 제작·수입·수출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위와 같은 의사표현의 매개체에 의한 일정한 내용의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 즉 언론·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판시하고, 이어서 “그러나, ‘청소년이용음란물’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대상이 되고 따라서 그 제작 등의 행위에 대하여 형사상 중한 처벌을 가하는 것이 이러한 기본권을 다소 제한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하더라도, 이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제한으로서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헌재 2002. 4. 25. 2001헌가27 , 판례집 14-1, 251, 261, 265), ‘음란표현’도 헌법상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영역 안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살피건대, 위 95헌가16 선례가 설시한 바와 같이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거나 또는 너무나 심대한 해악을 지닌 음란표현’이 존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어떤 표현이 바로 위와 같은 이유에 의하여 ‘국가의 개입이 1차적인 것으로 용인되고,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의 중요한 기본권을 떠나서는 규명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음란’의 개념을 위와 같이 엄격하게 이해한다 하더라도 ‘음란’의 내용 자체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호에 관한 법리와 관련하여 그 내포와 외연을 파악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무관하게 음란 여부를 먼저 판단한 다음, 음란으로 판단되는 표현은 표현자유의 보호영역에서 애당초 배제시킨다는 것은 그와 관련한 합헌성 심사를 포기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즉, 위와 같이 해석할 경우 음란표현에 대하여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제한에 대한 헌법상의 기본원칙, 예컨대 명확성의 원칙, 검열 금지의 원칙 등에 입각한 합헌성 심사를 하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기본권 제한에 대한 헌법상의 기본원칙, 예컨대 법률에 의한 제한, 본질적 내용의 침해금지 원칙 등도 적용하기 어렵게 되는 결과, 모든 음란표현에 대하여 사전 검열을 받도록 하고 이를 받지 않은 경우 형사처벌을 하거나, 유통목적이 없는 음란물의 단순소지를 금지하거나,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 음란물출판에 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행위 등에 대한 합헌성 심사도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결국 음란표현에 대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마저도 부인하게 될 위험성이 농후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헌법 제21조 제4항은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언론·출판의 자유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동시에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요건을 명시한 규정으로 볼 것이고,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 한계를 설정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음란표현도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는 해당하되, 다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3)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음란표현은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내에 있다고 볼 것인바, 종전에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음란표현은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우리 재판소의 의견(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0-341)은 이를 변경하기로 하며, 이하에서는 이를 전제로 하여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사하기로 한다.

라.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1) 명확성 원칙의 위반 여부

(가) 명확성 원칙의 의미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 명확성의 원칙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적 효과를 야기하고, 그로 인하여 다양한 의견, 견해, 사상의 표출을 가능케 함으로써 그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 즉,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2; 헌재 2002. 6. 27. 99헌마480 , 판례집 14-1, 616, 628 참조).

한편 이러한 명확성의 원칙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도 요청된다. 즉 헌법 제12조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

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 판례집 1, 357, 383; 헌재 2000. 6. 29. 98헌가10 , 판례집 12-1, 741, 748; 헌재 2006. 7. 27. 2004헌바46 , 판례집 18-2, 68, 73 참조).

그러나 모든 법규범의 문언을 순수하게 기술적 개념만으로 구성하는 것은 입법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다소 광범위하여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 판례집 1, 357, 383; 헌재 2000. 6. 29. 98헌가10 , 판례집 12-1, 741, 748; 헌재 2006. 7. 27. 2004헌바46 , 판례집 18-2, 68, 73). 그리고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하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는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07. 7. 26. 2006헌바12 , 판례집 19-2, 70, 78;

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 판례집 17-1, 812, 821-822).

(나) ‘음란’ 개념과 명확성 원칙의 위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음란’에 대하여 개념규정을 하고 있지 않고, 구 정보통신망법의 다른 어디에도 별도의 개념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우리 재판소는 이미 ‘음란’ 개념을 앞서 본 바와 같이 규정하면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고(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대법원도 앞서 보았듯이 오랜 기간에 걸쳐 형법상 ‘음란’ 개념을 일관되게 판시하여 오면서 최근 그 범위를 엄격하게 좁힌 바 있으며, 구 정보통신망법이 규정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제공하는 동영상의 ‘음란성’에 대한 기준도 유통되는 매체의 특성에 따라 달리 볼 것이 아니라 성표현물 그 자체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고 함으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음란’에 대한 객관적 해석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입법자가 음란에 해당하는 행위를 일일이 구체적, 서술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으로 명확성의 원칙을 관철하는 것은 ‘사회일반의 건전한 성적 풍속 내지 성도덕’ 보호라는 입법목적의 온전한 달성을 위한 적절한 방법이라 하기 어렵고, ‘음란’의 개념과 그 행태는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 유동적인 것이고 그 시대에 있어서 사회의 풍속, 윤리, 종교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추상적인 것이므로, 음란에 해당하는 행위를 일일이 구체적, 서술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으로 명확성의 원칙을 관철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현저히 곤란하다.

물론 규범적 음란개념 대신 보호법익과 표현내용에 따른 해악발생 가능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법문(法文)화·구체화하여 ‘음란’에 해당하는 행위를 구체적 유

형별로 명시하는 것이 명확성을 더욱 담보할 수 있는 바람직한 입법형식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입법목적, 입법연혁,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해석기준을 통하여 어떠한 행위가 ‘음란’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이상 보다 구체적인 입법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곧바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헌재 2000. 2. 24. 99헌가4 , 판례집 12-1, 98, 106 참조). 명확성의 원칙이 언제나 최상의 명확성을 요구한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 판례집 17-1, 812, 829; 헌재 2006. 11. 30. 2006헌바53 , 공보 제122호).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음란’ 개념은, 비록 보다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현 상태로도 수범자와 법집행자에게 적정한 판단기준 또는 해석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어떤 표현이 ‘음란’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을 배제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음란’ 개념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2) 과잉금지 원칙의 위반 여부

(가)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한 과잉금지의 원칙은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원리이므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입법도 이 원칙을 준수하여야 함은 물론인바, 이 원칙은 죄형법정주의와 그로부터 파생된 명확성의 원칙과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가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행위까지 금지대상에 망라하게 되어 필요 이상의 처벌을 가하게 될 수 있으므로

과잉금지의 원칙과도 조화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구성요건 부분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점은 이미 앞서 보았으므로 이하에서는 이를 전제로 하여 검토하기로 한다.

(나) 표현의 자유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전달하고, 의사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접수하며, 객관적인 사실을 보도·전파할 수 있는 자유를 그 내용으로 하는 주관적 공권일 뿐 아니라, 의사표현과 여론형성 그리고 정보의 전달을 통하여 국민의 정치적 공감대에 바탕을 둔 민주정치를 실현시키고 동화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객관적 가치질서로서의 성격도 갖는다고 할 것인바, 우리 재판소는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 전통적으로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의 정신적인 자유를 외부적으로 표현하는 자유라고 판단한 바 있고(헌재 1989. 9. 4. 88헌마22 , 판례집 1, 176, 188; 헌재 1992. 11. 12. 89헌마88 , 판례집 4, 739, 758-759), 또한 표현의 자유의 내용으로서는 의사표현·전파의 자유, 정보의 자유, 신문의 자유 및 방송·방영의 자유 등이 있는데, 이러한 언론·출판의 자유의 내용 중 의사표현·전파의 자유에 있어서 의사표현 또는 전파의 매개체는 어떠한 형태이건 가능하며 그 제한이 없으므로, 담화·연설·토론·연극·방송·음악·영화·가요 등과 문서·소설·시가·도화·사진·조각·서화 등 모든 형상의 의사표현 또는 의사전파의 매개체를 포함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1993. 5. 13. 91헌바17 , 판례집 5-1, 275, 284; 헌재 1996. 10. 4. 93헌가13 등, 판례집 8-2, 212, 222; 헌재 2001. 8. 30.

2000헌가9 , 공보 60, 808, 813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음란’한 영상 등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배포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의사표현의 매개체에 의한 일정한 내용의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그러나 음란표현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대상이 되고 따라서 음란물 정보의 배포 등의 행위에 대하여 형사상 중한 처벌을 가하는 것이 이러한 기본권을 다소 제한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하더라도 이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제한으로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1)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음란’ 표현의 배포 등이 표현의 자유의 한 내용으로서 인정된다 하더라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널리 사회에 유통시키는 것이 허용된다면 현재 아무리 전통적 도덕관념에 따른 규범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성도덕이 더욱 문란하게 되거나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에 정지화상, 동영상 또는 음성파일 등으로 제공되는 각종 ‘음란’ 표현물이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전파성을 지닌 정보통신매체와 결합하여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그 위험성은 일반 출판물 등에 비해 현저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음란정보로부터 사회일반의 건전한 성적 풍속 내지 성도덕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보통신망을 통한 음란한 부호 등에 관한 배포 등 행위를 금지시킬 필요성은 분명 존재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목적은 정

당하다 할 것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위반되는 경우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단지 규범력이 약화되었다거나 특정한 경우 단속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적합한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2) 침해의 최소성

앞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 판결에서 들고 있는 음란물 판단기준에 의하면, 모든 성적 표현물이 음란물이나 음란정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것’만 음란물에 해당되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법적 규제를 받게 되므로 그 요건이 보다 엄격하게 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행위의 수단에 있어 ‘정보통신망’이라는 전파가능성이 아주 높은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한 행위만을 규율하고 있는 점, 규제의 대상이 음란표현에 관한 일체의 행위, 예컨대 유통 목적이 없는 음란물의 단순소지 등의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하는 행위로 한정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점과 관련하여,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

류를 받은 문언, 영상의 배포 등에 대하여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은 신뢰의 원칙에 반하는 과도한 기본권제한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영화나 비디오물 등에 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는 관람자의 연령을 고려하여 영화나 비디오물 등의 시청등급을 분류하는 것일 뿐 그 음란성 여부에 대하여 심사하여 판단하는 것이 아니므로, 법원이 영화나 비디오물 등의 음란성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참작사유로 삼을 수는 있으나,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18세 관람가로 등급분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영화나 비디오물 등의 음란성이 당연히 부정된다거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판단에 법원이 기속된다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위와 같은 사정이 헌법상 보호할 신뢰라고도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신뢰한 자에 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근거로 형사처벌한다고 하여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구 정보통신망법 제42조의 규정한 바에 따라 청소년보호법 소정의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는 표시를 한 경우에도 음란한 표현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상호 모순되는 입법에 의한 과도한 기본권제한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과 청소년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위 제42조는 입법취지가 다르고, 나아가 위 제42조의 입법취지가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는 표시만 하면 자유롭게 음란정보를 유통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도 없으며, ‘음란’ 여부에 대한 종국판단은 결국 법원에서 하게 되는 점에서 차이가 없으므로 규정간 모순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정보통신망을 통한 배포 등을 위하여 제작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

상에 대하여 사법기관이 그 음란 여부를 판단하여 배포한 자 등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는 볼 수 없다.

3) 법익의 균형성

이상과 같이 정보통신망을 통한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의 배포 등을 처벌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만을 규제하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초래될지도 모르는 합헌적 표현활동에 대한 제약 및 기본권적 이익의 실질적 침해는 그다지 크다고 보이지 않는다. 반면, 우리 사회의 성도덕을 문란 또는 파괴의 위험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정보통신망을 통한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의 배포 등을 억제할 필요성과 공익은 현저히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오늘날 정보통신망의 두드러진 발전으로 인하여 음란정보는 그 어느 때보다 전파가 용이해졌을 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 사회의 성에 관한 인식이나 관념도 다소 관대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편승하여 음란물의 제작·전파를 통하여 오로지 상업적 이윤만을 추구하고자 인간의 성을 수단화, 상품화하는 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들 중에는 형사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윤획득을 위하여 이러한 행위를 계속적으로 시도하는 자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정보통신망을 통한 음란물의 전파는 정상적인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고 은밀하고 파행적이며 변칙적인 경로를 통하여 전파될 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에 전송 가능한 상태로 되는 즉시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세계로 신속하게 전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성을 왜곡하는 음란물로부터 사회의 성도덕을 보호하기 위한 공익은 현저히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역시 인정할 수 있다.

마. 기타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한 검토

청구인들은 그밖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예술의 자유, 일반적 인격권,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직업의 자유, 재산권 등을 침해하거나 우리 헌법상 문화국가원리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위 각 기본권침해의 구체적 사유에 대하여는 언급이 없는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표현의 자유를 주된 기본권으로 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상, 경합적 또는 보충적 관계에 있는 기본권의 침해 여부 및 문화국가원리 위배 여부에 관하여도 같은 결론에 이른다고 볼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 최○호, 손○익, 엄○춘, 양○현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에 관하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청구인 최○호, 손○익, 엄○춘, 양○현의 심판청구 부분에 대한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아래 6.과 같은 반대의견,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부분에 대한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아래 7.과 같은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청구인 최○호, 손○익, 엄○춘, 양○현의 심판청구 부분에 대한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

청구인 최○호·손○익·엄○춘·양○현이 당해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확정되었으므로 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졌다는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헌법이 법률에 대한 위헌심판제도를 마련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을 실효시켜 헌법의 최고규범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헌법재판소법은 위헌법률심판에 관하여 구체적 규범통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법원이 제청하거나 헌법소원의 형태로 청구할 때에 재판의 전제성을 요구하는 것은 구체적 규범통제제도의 요청이다.

헌법이 위헌법률심판의 요건으로 재판의 전제성을 요구하는 것은 법률의 위헌성이 구체적 사건에서 문제된 때에 비로소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하기 위한 요건을 정한 것일 뿐, 위헌법률심판제도가 구체적인 분쟁의 해결이나 개인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위헌법률심판제도의 근본적인 목적은 어디까지나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을 제거하여 헌법의 최고규범력을 보장하는 것이지, 구체적인 분쟁 해결이나 개인의 권리보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위헌법률심판 개시의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을 엄격하게 요구하면,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의 기능은 그만큼 축소되고, 헌법에 어긋나는 법률을 통제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범위가 커지게 된다.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위헌법률을 실효시켜 헌법의 최고규범력을 보장하려는 헌법의 기본정신에 부합된다고 보기 어렵다.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로 된 경우”(헌법 제107조 제1항)라 함은 어느 법률이 구체적인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관계에 있고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논리적·추상적으로 재판의 의미와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와 같은 재판의 전제성이 있으면 헌법에서 정하는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하기 위한 요건은 충족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위헌법률심판이 제청신청인이나 헌법소원 청구인을 유리하게 하거나 재심의 기회를 주는 경우라야 비로소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위헌법률심판제도의 본질을 왜곡시켜 객관적인 규범통제보다도 주관적인 권리보호에 치중하는 제도로 변질시키게 될 것이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종래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는 재판의 전제성만 인정되면 더 나아가 심판청구의 이익이나 심판의 필요성에 관하여 따지지 않고 심판대상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여 왔던 것이다. 거꾸로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이익이 있어야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08. 7. 31. 2004헌바28 결정의 반대의견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 최○호·손○익·엄○춘·양○현에 대한 공소사실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다. 위 청구인들이 당해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확정되었지만,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는 이유가 아니라 각 청구인의 행위의 음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라면 무죄판결의 이유가 달라지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로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된다면 그 법률조항은 효력을 상실

하고 당해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는 법률상 처벌대상에서 제외되게 된다. 바로 이 점이 위헌법률심판제도의 존재 이유이고,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이익이고,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여야 하는 필요성이다. 따라서 청구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적용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에 필요한 재판의 전제성은 없어졌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기에 필요한 재판의 전제성 요건은 갖추어졌고 없어지지 않았으므로, 본안에 들어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여야 한다.

7. 청구인 윤○희, ○○ 주식회사의 심판청구 부분에 대한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별개의견(선례변경에 대한 반대의견)

가. 개요

(1)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다수의견에는 동의하지만, 다수의견이 헌법 제21조 제1항, 제4항과 관련하여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해서 보호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0-341)을 변경하고,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도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판시한 부분에 대하여는 반대하는 입장임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2)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음란 표현도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바와 같은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으로서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성 심사에 있어 엄격한 명확성 원칙의 심사 이외에 별도로 언론·출판의 자유의 제한에 관한 과잉금지원칙의 심사는 불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성 심사에 있어서도 과잉금지원칙의 심사는 필요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언론·출판의 자유 이외의 다른 기본권의 영역에서 검토되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나. 기본권의 보호영역

(1) 국민의 모든 행위나 주장하는 이익이 헌법상 기본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것은 아니므로,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침해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헌법재판에 있어서 먼저 확인하여야 할 것은 공권력에 의하여 침해되었다는 자유나 이익이 과연 헌법상의 어느 기본권조항의 보호영역에 해당하는가 하는 점이다. 만일 공권력에 의하여 침해되었다는 자유나 이익이 문제된 기본권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기본권에 대한 제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더 이상 그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심사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에 열거되어 있는 기본권의 고유한 보호영역을 확정하는 문제는 위헌성 심사의 첫 단계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2) 우리 재판소도 이러한 견지에서 개개의 사건에 있어 공권력에 의하여 침해되었다는 자유나 이익이 문제된 기본권의 보호영역에 속하는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헌심사의 출발점이자 중요한 한 단계로서 취급하여 왔다. 즉 우리 재판소는, 예컨대 양심의 자유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자신의 태도나 입장을 외부에 설명하거나 해명하는 행위는, 진지한 윤리적 결정에 관계된 행위라기보다는 단순한 생각이나 의견, 사상이나 확신 등의 표현행위라

고 볼 수 있어, 그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이를 하지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내면적으로 구축된 인간의 양심이 왜곡 굴절된다고는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양심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괄되지 아니한다(헌재 2001. 8. 30. 99헌바92 , 판례집 13-2, 174, 203-204).”, “운전 중 운전자의 좌석안전띠착용은 양심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한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 판례집 15-2하, 185, 208).”고 판시하였고, 재산권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민사집행법 제102조 제2항이 청구인에게 부여하는 매각대상 부동산에 대한 매수의 기회는 …… 헌법상 요구되는 재산권의 본질적 징표를 갖추지 못하여 재산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7. 3. 29. 2004헌바93 , 판례집 19-1, 199, 208).”고 판시하였으며, 공무담임권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는 일반적으로 공직취임의 기회보장, 신분박탈, 직무의 정지가 포함되는 것일 뿐, 여기서 더 나아가 공무원이 특정의 장소에서 근무하는 것 또는 특정의 보직을 받아 근무하는 것을 포함하는 일종의 ‘공무수행의 자유’까지 그 보호영역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헌재 2008. 6. 26. 2005헌마1275 , 판례집 20-1하, 427, 436).”고 판시하는 등 문제된 기본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에는 더 이상 그 기본권의 침해여부를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하였던 것이다.

(3) 기본권의 보호영역에 관한 논의는 헌법 제21조 제1항의 언론·출판의 자유에 있어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개개의 사건에서 문제된 모든 표현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될 수 없음은 자명한 것이고, 이와 같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관한 논의는 다수의견이 지적하듯이 언론·출판의

자유에 관한 합헌성 심사를 포기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언론·출판의 자유에 관한 합헌성 심사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가 되는 것이다.

(4) 특히 현대 자유민주주의의 존립과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으로서의 중요성을 갖는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는, 그 보호영역의 지나친 확대는 표현의 자유의 최대한의 보장으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있어 엄격한 위헌성 심사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게 되어 표현의 자유의 우월성을 약화시키고 그 자유의 보장을 가볍게 하는 결과에 이르게 될 수도 있음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다. 언론·출판의 자유의 헌법적 한계와 보호영역

(1) 헌법 제21조 제4항은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보호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헌법적 한계를 명시한 것으로서 헌법 제21조 제4항헌법적 한계를 벗어난 표현은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하여, 이에 대하여는 국가의 개입이 1차적인 것으로 용인되고 언론·출판의 자유의 제한에 관한 헌법 제37조 제2항의 적용 대상이 되지도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우리 재판소는 출판사 및 인쇄소의 등록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5호 등 위헌제청사건에서“모든 표현이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에 의해서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표현은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대립되는 사상의 자유경쟁에 의한다 하더라도 아예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거나 또는 다른 사상이나 표현을 기다려 해소되기에는 너무나 심대한 해악을 지닌 것이 있다. 바로 이러

한 표현에 대하여는 국가의 개입이 1차적인 것으로 용인되고,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데, 위에서 본 헌법 제21조 제4항이 바로 이러한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의 한계를 설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던 것이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0).

(2) 한편 우리 재판소는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언론·출판의 자유 즉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를 의미하고,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으로서(헌재 1989. 9. 4. 88헌마22 , 판례집 1, 176, 188),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의 정신적인 자유를 외부적으로 표현하는 자유라고 할 수 있다(헌재 1992. 11. 12. 89헌마88 , 판례집 4, 739, 758; 헌재 2002. 4. 25. 2001헌가27 , 판례집 14-1, 251, 265).”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의하면,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 아니고, 나아가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의 정신적인 자유에 속하지도 아니하는 것을 외부적으로 표현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고, 이른바 음란 표현이 그와 같은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는지, 속하지 않는지는 규범적 개념인 ‘음란’의 판단 기준을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3) 이에 대하여 다수의견은, 헌법 제21조 제4항헌법상 보호되는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한계를 설정한 것이 아니라 언론·출판의 자유에 따

르는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 규정에 불과하므로, 헌법 제21조 제4항에 해당하는 표현물도 헌법 제37조 제2항의 적용대상이 되는 것이라면서 헌법 제21조 제4항의 의미를 애써 도외시하는 한편, 단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보통신망이라는 의사표현의 매개체에 의한 일정한 내용의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과 같이 헌법 제21조 제4항을 단순히 언론·출판의 자유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규정으로 해석하는 것은 우리 헌법의 규정 자체의 존재 의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에 다름없는 것이고, 이를 정당화할 어떠한 합리적인 이유도 찾기 어려운 것이다. 또한 다수의견과 같이 의사표현의 형태만을 가지고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결국 어떠한 내용이든, 예컨대 그것이 음란 표현이든, 모욕적 언사이든 간에 일정한 의사표현의 매개체를 통한 것인 이상 모두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어 결국 언론·출판의 자유의 고유한 보호영역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4) 따라서, 헌법 제21조 제4항헌법 제21조 제1항의 언론·출판의 자유의 헌법적 한계를 규정한 것으로서, 헌법 제37조 제2항의 일반적 법률유보조항과는 구별되는 개별적 헌법유보조항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헌재 1989. 9. 4. 88헌마22 , 판례집 1, 176, 190), 헌법 제21조 제4항헌법적 한계를 벗어난 표현은 헌법 제21조 제1항의 언론·출판의 자유로서 보호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이때에도 헌법상 보호되어야 할 표현까지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밖에 두지 않도록 헌법상 보호되지 않는 표현의 판단 기준은 엄격히 정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라.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과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1) 우리 재판소는 위에서 본 95헌가16 결정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율하는 음란 또는 저속한 표현 중 ‘음란’이란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 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으로서, 사회의 건전한 성 도덕을 크게 해칠 뿐만 아니라 사상의 경쟁메커니즘에 의해서도 그 해악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엄격한 의미의 음란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해서 보호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다만, 모든 성적 표현이 음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헌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는 음란표현과 헌법의 보호영역 안에 있는 성적 표현은 엄밀한 판단 기준 하에 구분되어야 하고 헌법적인 평가 또한 달리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0-341),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음란’의 개념 및 그 판단 기준을 매우 엄격히 규정한 바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음란’ 개념도 정보통신망을 통한 유통행위 자체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는 점에서, 위 95헌가16 결정에서 판시한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또한 대법원도 당해 사건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유포등) 사건에서 ‘음란’이라 함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 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존중, 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사상적, 과학적, 의학적, 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것을 뜻한다고 볼 것”이라고 판시하여(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도6317 판결,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7도47129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44 판결), 앞에서 본 우리 재판소의 입장과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3) 우리 재판소나 최근 대법원에서 정립한 ‘음란’의 판단 기준에 따르면,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은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 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이어야 하므로, 이에 해당하는 ‘음란’ 표현은 예술의 자유나 학문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기 어려운 것이고, 만일 예술의 자유나 학문의 자유 등의 보호영역에 포함될 수 있는 진지한 문학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성적 표현이라면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에 해당할 여지도 없게 되는 것이다. 즉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이란 단순한 포르노그래피(pornography)나 저속한(indecent) 표현과는 질적으로 구분되는 개념으로서, 이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는 음란물(obscenity), 또는 독일형법 제184조a에서 반포 등의 행위가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폭력적 성표현물, 수간 등 이른바 하드코어 포르노그래피(hardcore pornography)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해악을 지닌 성적 표현만이 이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4) 따라서 이러한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은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거나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의 정신적인 자유에 속하는 것을 외부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 헌법 제21조 제4항헌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어서, 헌법 제21조 제1항의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해서 보호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와 같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서 배제되는 ‘음란’ 표현이 매우 엄격한 판단 기준에 의하여 한정되는 것인 이상 ‘음란’ 표현을 헌법 제21조의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이를 두고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을 지나치게 축소하였다거나 개별적 법익형량과정을 도외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5) 그런데 다수의견은, 앞에서 본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판단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이에 해당하는 ‘음란’ 표현까지도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는바, 다수의견이 그 논거로서 내세우는 이유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첫째, 다수의견은 그 논거로서 ‘음란’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의 중요한 기본권을 떠나서는 규명될 수 없는 것이므로, ‘음란’의 내용 자체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호 법리와 관련하여 그 내포와 외연을 파악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무관하게 음란 여부를 먼저 판단한 다음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서 배제된다고 하는 것은 결국 표현의 자유에 관한 합헌성 심사를 포기하는 결과가 되고 음란 표현에 대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마저도 부인될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음란 여부의 판단은 표현의 자유와 무관하게 이

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의 합헌성 심사의 첫 단계인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관한 논의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표현이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러한 ‘음란’ 표현에 대하여 다른 기본권의 영역에서도 보호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며, 더욱이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않는 ‘음란’ 표현의 경우에도 명확성의 원칙은 합헌성 심사에 있어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2 참조), 다수의견의 비판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다수의견은 헌법 제21조 제1항의 언론·출판의 자유의 영역에 있어서는 기존의 우리 재판소의 입장과 달리 모든 내용의 표현이 그 보호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인지 그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다수의견은 우리 재판소에서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는 의사표현의 매개체로 보았다는 점(헌재 2002. 4. 25. 2001헌가27 , 판례집 14-1, 251, 265)도 선례변경의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위 2001헌가27 사건의 주된 쟁점은 ‘청소년이용’ 음란물의 개념과 관련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의 여부와 처벌의 정도가 과잉처벌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있었을 뿐, 청소년이용 ‘음란물’의 개념이나 표현의 자유의 침해여부가 쟁점이 되지 아니하였고, 위 2001헌가27 결정에서도 ‘음란’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종전의 선례인 위 95헌가16 결정을 원용하고 있을 뿐, 위 95헌가16 결정의 입장을 명시적으로 변경한 바 없다는 점에서, 위 2001헌가27 결정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 심사에 참조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위 2001헌가27 사건에서 문제된 ‘청소년이용음란물’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영역

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독일 형법에서도 전면적 금지를 허용하고 있는 이른바 아동포르노(child pornography)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음란을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개념 및 그 판단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의 성적 표현까지도 포함되는 것, 즉 포르노그래피에 준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하더라도 이러한 청소년이용음란물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야 한다(다만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2005. 12. 29. 법률 제7801호로 개정되면서 청소년이용음란물에 관한 정의규정인 제2조 제3호에서 ‘음란’ 부분은 삭제되었으므로, 이에 관한 더 이상의 논의는 의미가 없어지게 되었다.).

(6) 따라서, 우리 재판소에서 종전에 정립한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판단 기준에 따르는 한, ‘음란’ 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마.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성 심사

(1)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인 명확성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에 대하여 요구되는 것이지만, 특히 이 사건 법률조항에 있어서 명확성의 원칙은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닐 뿐만 아니라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으로부터도 요청되는 것인 만큼,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한 위헌성 심사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음란’ 개념은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즉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 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과 달리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우리 재판소는 이미 엄격한 의미의

‘음란’ 개념에 대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1-344). 선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음란’ 개념은 적어도 수범자와 법집행자에게 적정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또 법적용자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음란’ 개념은 그것이 애매모호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2) 다만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개념 및 그 판단 기준이 다른 모든 법률상의 ‘음란’ 개념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 대표적인 것이 형법 제245조에 규정된 ‘공연음란’죄에 있어서의 ‘음란’으로, 이때의 ‘음란’에는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판단 기준에서 한층 완화된 기준에 의한 성적 표현도 이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여하튼, 우리의 음란물규제입법에 있어서도 미국, 독일 등 외국 입법례와 같이 ‘음란’에 해당하는 행위를 구체적 유형별로 명시하거나 ‘음란’이라는 규범적 개념을 탈피하는 등으로 규제입법의 명확성을 더욱 담보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입법개선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한편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제한에 관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의 여부를 심사하고 있으나,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적 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음란’ 표현은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음란’ 표현물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배포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고 있다고 하여도 언론·출판의 자

유의 제한에 관한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의 심사는 불필요하다.

바. 결론

우리는, 이상과 같은 이유로 위 95헌가16 결정에서 판시한 ‘음란’ 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선례의 의견을 변경한다는 다수의견에 반대하고, 이 사건 법률에서 정한 ‘음란’ 표현은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정한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보는 입장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이나 언론·출판의 자유 이외의 기본권 영역에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별개의견을 개진하는 바이다.

2009. 5. 28.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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