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다54180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공1993.10.15.(954),2586]

판시사항

가. 종중대표자의 선임방법

나. 종회의 소집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종회의 소집을 거부하는 경우 종회를 소집할 수 있는 자

다. 토지의 매수인이 사후 자신의 분묘를 설치하게 한 경우 그 토지의 상속관계에 관한 동인의 의사

판결요지

가. 종중대표자의 선임은 종중규약이나 일반관례가 있으면 그에 따르고 그것이 없다면 종장 또는 문장이 그 종족 중 성년 이상의 남자를 소집하여 출석자의 과반수 결의로 선출하는 것이 일반관습이다.

나. 종중원들이 종중재산의 관리 또는 처분 등에 관하여 대표자를 선정할 필요가 있어 적법한 소집권자에게 종중회의의 소집을 요구하였으나 소집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소집하지 아니할 때에는 차석 또는 발기인이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다. 토지매수인이 그 토지에 사후 자신의 분묘를 설치하게 한 경우에는 후손 중 1인이 개인의 자금으로 분묘지를 단독 매수하여 조상의 분묘를 설치한 경우와는 달리 장손에게 단독 상속시켜 후에 용이하게 처분할 수 있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공동선조로 하는 종중의 총유재산으로 하여 자손들로 하여금 영구 보존하게 할 의사였다고 봄이 우리의 전통적 사고에 부합한다.

원고, 피상고인

경주이씨 청호공파 명제공종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성기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4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것이므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내에서 판단한다).

1.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및 종중원 상호간의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자연발생적인 관습상의 종족집단체로서 특별한 조직행위나 성문의 규약이 있어야 비로소 성립하는 것이 아니며, 종중대표자의 선임은 종중규약이나 일반관례가 있으면 그에 따르고 그것이 없다면 종장 또는 문장이 그 종족중 성년 이상의 남자를 소집하여 출석자의 과반수 결의로 선출하는 것이 일반 관습이며, 또한 종중원들이 종중재산의 관리 또는 처분 등에 관하여 대표자를 선정할 필요가 있어 적법한 소집권자에게 종중회의의 소집을 요구하였으나 소집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소집하지 아니할 때에는 차석 또는 발기인이 회의를 소집할 수 있는 것이다 ( 당원 1980.9.9. 선고 80다1215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 종중은 경주이씨 29세손인 명제공 수곤(명제공 수곤)을 공동선조로 하여 조상에 대한 봉제사 등을 목적으로 형성된 자연적인 집단으로서 그 종중원의 수는 약 216명 정도이고, 그중 연락가능한 자는 190명으로 대구 동구 사복동, 서울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사실, 원고종중에는 종중대표자에 관한 성문의 규약이 없고 대신 종손이 문장으로서 종중을 대표하여 온 관례가 있는데 피고 1이 현재 원고종중의 종손인 사실,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의 귀속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던 중 원고종중의 연고항존자인 소외 1(족보명 ○○)외 9명의 종중원이 피고 1에게 종중대표자 선출 및 재산관리를 위한 종중회의를 소집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위 피고가 이에 불응하여 판시와 같이 위 소외 1 외 9인의 공동명의로 종중회의의 소집통지를 하고 판시 일시에 종중회의를 소집하여 소외 2를 원고종중의 대표자로 선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종중은 존재하는 종중이고, 원고종중의 대표자 선임을 위한 종중회의의 소집권자인 피고 1이 위와 같이 소집요구를 거부하여 연고항존자를 포함한 종중원 10명이 발기인이 되어 소집한 위 종중회의는 적법하므로 위 종중회의에서 원고종중의 대표자로 선출된 위 소외 2는 원고종중의 적법한 대표자라고 판단하였는바,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또한 원고종중의 존재 및 원고종중의 대표자에 대한 판단도 위 당원의 견해를 따른 것으로 정당하며,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종중 및 종중대표자의 선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토지매수인이 그 토지에 사후 자신의 분묘를 설치하게 한 경우에는 후손 중 1인이 개인의 자금으로 분묘지를 단독 매수하여 조상의 분묘를 설치한 경우와는 달리 장손에게 단독 상속시켜 후에 용이하게 처분할 수 있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공동선조로 하는 종중의 총유재산으로 하여 자손들로 하여금 영구 보존하게 할 의사였다고 봄이 우리의 전통적 사고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 당원 1989.9.26. 선고 89다카5680 판결 참조).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특별한 사정이 있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종중의 공동선조인 명제공이 그가 사후에 묻힐 묘산과 위토로서 매수한 토지인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종중의 총유로 보았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종중재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부동산이 원고종중의 공동선조인 명제공이 사후에 그가 묻힐 묘산과 위토로서 매수하여 마련한 토지라는 사실에 대한 피고들의 자백이 진실에 반하고 착오에 기한 것이라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이에 부합하는 거시증거들은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위 자백의 취소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자백의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최재호 김석수 최종영(주심)

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92.11.5.선고 91나5182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