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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9878 판결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사기방조·전자금융거래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양수’의 의미 및 단지 접근매체를 대여 받거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한 위임을 받는 행위가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2]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에 따른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에서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1, 피고인 3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홍강국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의견서 등 서면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피고인 3이 일명 ‘최실장’에게 통장을 건네주고 대가를 받은 행위는 해당 접근매체에 대한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한 것으로서 전자금융거래법이 처벌하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 3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2) 피고인 3이 ‘최실장’에게 제1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통장에서 원심 별지 무죄 부분 범죄일람표 기재 각 통장을 제외한 나머지 69개 통장을 양도한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상고이유 주장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전자금융거래법의 접근매체 양도 및 공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3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1)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양수는 양도인의 의사에 기하여 접근매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것을 의미하고, 단지 대여 받거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한 위임을 받는 행위는 이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된다 (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도14913 판결 , 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도4004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에서 양도·양수가 문제 된 접근매체는 피고인 1과 피고인 2를 비롯한 명의대여자들이 공모하여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그 행사 범행을 통하여 만들어 낸 이른바 유령법인 명의의 접근매체이다.

(나) 피고인 1이 피고인 2를 비롯한 명의대여자들로부터 유령법인 명의의 통장을 건네받은 행위는 피고인 1이 이미 그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가지고 있는 접근매체를 건네받은 것으로서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그 행사 범행의 공범 사이에서 이루어진 내부적인 전달행위에 불과하고, 양도인의 의사에 따라 해당 접근매체의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양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위 통장을 건네준 행위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로 접근매체의 ‘양도’로 보아 처벌할 수 없다.

(다) 한편 피고인 3은 피고인 1과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여 이를 판매하는 범행을 하기로 공모하고 피고인 1이 개설해 온 통장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을 뿐이고, 피고인 1로부터 통장을 매수한 후 이를 다시 매도하여 중간 차익을 얻는 행위를 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3이 피고인 1로부터 유령법인 명의의 통장을 건네받은 행위도 공범 사이에서 이루어진 내부적인 전달행위에 불과하고, 전자금융거래법의 ‘양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전자금융거래법의 접근매체 양도 및 양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에 의하면, 검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 여기서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에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면서 규범적 요소 또한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4도639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피고인 1, 피고인 3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가) 검사가 제1심에서 사기 방조 공소사실을 도박공간개설 방조 공소사실로 변경하였는데, 변경 전후의 공소사실 사이에 각 정범의 범죄를 구성하는 실행행위의 태양과 이에 대한 위 피고인들의 인식 내용이 전혀 달라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아니하므로, 변경 전의 공소사실과 변경된 공소사실이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다고 볼 수 없어 위 공소장변경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다음, (나) 변경 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다)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변경 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 및 피고인 3에 대한 원심 별지 무죄 부분 범죄일람표 기재 각 통장의 양도로 인한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구체적인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박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