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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7두63986 판결

[모집정지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사이버대학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이에 대한 시정명령을 불이행한 경우, 교육부장관이 제재처분의 종류 및 제재의 정도를 결정할 재량권을 가지는지 여부(적극)

[2]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의 대상과 판단 기준 및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의 소재

원고, 피상고인

학교법인 서울디지털대학교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의환 외 3인)

피고, 상고인

교육부장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안세 담당변호사 이성환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고등교육법 제2조 제5호 는 사이버대학을 학교의 종류의 하나로 정하고 있고, 제4조 는 학교를 설립하려는 자가 시설·설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설립기준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법 제4조 제1항 규정에 의하여 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자가 갖추어야 하는 시설·설비 등 학교의 설립기준에 관한 사항은 따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령인 구 사이버대학 설립·운영 규정(2017. 9. 19. 대통령령 제282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사이버대학 규정’이라고 한다) 제7조 제1항 은 대학의 연간 학교회계 운영수익총액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가액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고등교육법 제60조 제1항 에서 “교육부장관은 학교가 시설, 설비, 수업, 학사, 그 밖의 사항에 관하여 교육 관계 법령 또는 이에 따른 명령이나 학칙을 위반하면 기간을 정하여 학교의 설립자·경영자 또는 학교의 장에게 그 시정이나 변경을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 에서 “교육부장관은 제1항 에 따른 시정 또는 변경 명령을 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된 기간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위반행위를 취소 또는 정지하거나 그 학교의 학생정원 감축, 학과 폐지 또는 학생 모집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2016. 11. 29. 대통령령 제276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의2 고등교육법 제60조 제2항 에 따른 행정처분의 세부기준을 [별표 4]에서 정하고 있다.

위 [별표 4] 제1호 일반기준 중 (바)목에서는 ‘개별기준에서 행정처분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개별기준에서 정한 유사위반행위의 행정처분기준에 따르되, 유사위반행위가 없는 경우에는 그 위반행위의 내용, 경중 및 위반횟수 등을 고려하여 학생정원 감축, 학과 폐지, 학생 모집정지 또는 학생정원 동결의 행정처분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위 [별표 4] 제2호 개별기준에서는 구 사이버대학 규정 제7조 제1항 에 따른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 또는 수익용 기본재산 미확보를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았으나 불이행한 경우 등의 행정처분기준에 관하여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법령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사이버대학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이에 대한 시정명령을 불이행한 경우에, 피고로서는 위반행위의 내용, 경중 및 위반횟수 등을 고려하여 제재처분의 종류 및 제재의 정도를 결정할 재량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나아가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공익판단에 관한 재량의 여지를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그 판단 기준은 사실오인과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등이 된다 (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1579 판결 , 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6두3086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하여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 (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두48956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원래 평생교육시설이었는데, 2009. 10. 30. 피고로부터 사이버대학으로의 전환인가를 받았다. 피고는 원고에게 전환인가를 하여 줄 당시 구 사이버대학 규정 제7조 제1항 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의무에 대하여 3년의 유예기간을 주었다.

나. 위 유예기간이 도과하도록 원고는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고, 이에 피고가 여러 차례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명령을 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피고는 2013. 8. 26. 원고에게 ‘2014년도 입학정원의 69.5%에 대한 모집정지’ 처분을 하였으나,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다. 그 후 피고가 2015. 12. 17. 원고에게 다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명령을 하였으나 이행되지 아니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2016. 10. 17. 원고에게, 수익용 기본재산 미확보를 이유로 ‘2017학년도 입학정원 대비 40%(1,200명) 모집정지’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마.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모집정지 비율을 40%로 정하게 된 경위는 아래와 같다.

(1) 원고가 피고에 제출한 2016. 3. 1. 기준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현황에 따르면, 원고는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 154억 6천만 원 중 37.2% 정도인 57억 5천만 원만 확보한 상태로, 미확보율이 62.8%이다.

(2) 구 사이버대학 규정 제7조 제4항 [별표 2]에 의하면 학교회계 운영수익은 운영수익총계에서 전입금 수입, 기부금 수입만 공제하고, 국고보조금 수입은 공제하지 않는 방법으로 산정하는데, 위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즉, 원고의 연간 학교회계 운영수익총액의 50%) 154억 6천만 원은 위 규정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공제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산정되었다.

(3) 이 사건 처분에 앞서 개최된 행정처분위원회에서는 원고의 수익용 기본재산 미확보율 62.8%를 기준으로 위반행위 발생 경위, 위반행위의 내용 및 경중, 위반횟수 및 개선 의지, 정당한 이해관계인의 보호, 재정건전성 저해 정도를 고려하여 모집정지 비율을 50%로 하는 안을 채택하였다. 당시 원고의 2014 내지 2016학년도 신입생 충원율 현황에 관한 자료가 제공되었는데, 위 자료에 나타나는 원고의 신입생 충원율은 1학기 신입생 충원율로서, 1, 2학기 신입생을 모두 합하여 산정된 실제 신입생 충원율보다 평균 17.5%가량 낮다.

(4) 피고가 원고에게 모집정지 비율을 50%로 한 처분의 사전통지를 하자, 원고는 3회에 걸쳐 의견을 제출하였는데, 사전통지안에 따른 등록금 수입 감소 및 운영적자 내역을 밝히는 추정자금계산서도 제출하였다. 추정자금계산서는 원고의 1, 2학기 신입생 수를 모두 반영한 등록금 수입내역을 기초로 작성된 것이다.

(5) 그 후 다시 개최된 행정처분위원회에서는 원고가 제출한 추정자금계산서 등을 참고한 후 모집정지 처분으로 초래될 원고의 재정 악화 및 정당한 이해관계인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하여 최종 행정처분안을 산출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모집정지 비율을 40%로 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3. 이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원고가 제출한 소명자료 등을 참고하여 재정 악화 등 모집정지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침해의 정도를 충분히 고려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피고가 국고보조금을 공제하지 않고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을 산정한 것은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사이버대학 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① 원고가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의무를 불이행한 기간이 긴 점, ② 원고가 피고의 수차례에 걸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명령에도 응하지 않은 점, ③ 수익용 기본재산 미확보율이 높은 점 등의 사정까지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최종적으로 모집정지 비율을 40%로 정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고영한 권순일 조재연(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