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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8. 4. 20. 선고 2016나2033545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별지1 원고들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진 외 1인)

피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정상수)

변론종결

2018. 3. 7.

주문

1. 당심에서 확장,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나. 피고는 별지2 계산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같은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돈 중 같은 표 ‘제1심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에 관하여는 1999. 1. 1.부터 2016. 5. 18.까지, 같은 표 ‘당심 추가인용금액’란 기재 돈에 관하여는 1999. 1. 1.부터 2018. 1. 5.까지 각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다. 원고 30(대판 : 원고 1)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1/5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 피고는 별지3 부동산 목록 기재 각 토지별 해당 원고들에게, 같은 목록 기재 각 해당 토지 중 별지2 계산표 ‘지분’란 기재 원고별 각 해당 지분에 관하여 각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예비적 청구: 피고는 별지2 계산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같은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1999. 1. 1.부터 2016. 5.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당심 2018. 1. 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원고 30은 1,353,950,500원을 추가 청구함으로써 원금을 894,574,437원에서 2,248,524,937원으로 확장하였고, 원고들 모두는 지연손해금 청구를 감축하였다).

2. 항소취지

원고 30: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 30에게 별지3 부동산 목록 기재 원고 30 해당 토지 중 별지2 계산표 ‘지분’란 기재 원고 30 해당 지분에 관하여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 30에게 894,574,437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1. 1.부터 2016. 5.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3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판결을 구한다.

피고: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농지분배 및 상속 등

1) 서울 영등포구 (주소 생략) 답 786평 등 그 일대 약 30만 평의 전답(이하 ‘이 사건 ○○동 일대 토지’라 한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의하여 강제 수용되어 1942년 내지 1943년경 ‘국(육군성)’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으나, 군용시설이나 군용지로 사용되지 아니하여 등기부상 지목은 전답으로 계속 남아 있었고, 기존의 경작자들에 의하여 농경지로 경작되었다.

2) 1950. 3. 10. 구 농지개혁법(1960. 10. 13. 법률 제5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농지개혁법’이라 한다)이 공포·시행되자, 이 사건 ○○동 일대 토지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영등포구청장은 구 농지개혁법 시행령 제32조 에 따라 분배 대상 토지에 관하여 농지소표에 의한 대지조사를 하고, 농가별 농지분배일람표를 작성하여 농지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뒤, 1950. 4. 2.자 서울특별시장의 일제 공고 지시에 따라 1950. 4. 3.부터 같은 달 12.까지 열흘 동안 종람공고를 마침으로써 분배농지를 확정하고 별지2 계산표 ‘수분배자’란 기재 각 사람들(이하 ‘이 사건 수분배자들’이라 한다)에게 별지3 부동산 목록 중 1953년 폐쇄지적도를 기준으로 현황을 표시한 각 농지(이하 ‘이 사건 분배농지’라 한다)를 각 분배하였다.

3) 이 사건 수분배자들 중 원고 4, 원고 5를 제외한 나머지 수분배자들이 사망함에 따라 각 상속인들이 그 재산을 상속하거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거나 혹은 채권양도·양수를 하였는데, 구체적인 상속 내지 양수 지분은 별지2 계산표 ‘지분’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분배농지는 이후 분할·합병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적도인 제1심 판결 별지 각 도면 표시 각 토지로 지번, 지목 및 면적 등이 변경되었는데, 구체적인 내역은 별지3 부동산 목록 기재와 같다.

나. 피고의 상환곡 수령중단과 공단조성 등

1) 이 사건 ○○동 일대 토지에 관하여, 피고는 1950년부터 1952년까지는 일부 상환곡을 납부받기도 하였으나, 1953. 5.경부터 국방부가 육군이 관리하는 국유지임을 내세워 소유권을 주장하자 더 이상 상환곡을 수령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는 1961. 9. 1. 이 사건 ○○동 일대 토지의 관리권을 국방부에서 재무부로 이관하고 서울특별시로 하여금 위 토지에 ○○수출산업공업단지(이하 ‘○○공단’이라 한다)를 조성하게 하면서 그 무렵 ○○공단을 주관하는 한국수출산업공단에 위 토지 중 상당 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서울특별시는 1961. 8.경 위 토지 위에 공영주택 1,200세대, 간이주택 1,100세대의 신축공사에 착공하여 1962. 8. 내지 9.경 준공·입주를 완료하였고, 그 무렵 ○○공단, ○○△초등학교, ○○시장, 개인주택용지 등도 조성하였다.

다. 수분배자들의 민사소송 제기 및 승소

1) 이 사건 수분배자들을 비롯한 43명은 서울민사지방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구 농지개혁법에 의하여 농지를 분배받았다며 상환곡 납부를 조건으로 하여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1967. 2. 8. 이 사건 수분배자들 중 망 소외 2, 망 소외 3, 망 소외 4를 제외한 나머지 수분배자들의 청구를 인용하였고( 서울민사지방법원 65가5470호 ), 항소심 법원은 1967. 12. 8. 망 소외 2, 망 소외 3, 망 소외 4의 항소를 인용하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 서울고등법원 67나646호 ), 대법원이 1968. 3. 19. 피고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대법원 68다106호 ) 제1심 판결 또는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민사확정판결’이라 한다).

2) 이 사건 수분배자들을 비롯한 위 65가5470호 사건의 원고들 외에도 소외 8 외 84명 등 다수의 사람들이 피고를 상대로 모두 9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피고는 대부분의 소송에서 패소하였다.

라.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관련 수사 및 형사소송의 진행

1) 피고가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관련 민사소송들에서 패소하자, 수사기관은 1968. 3.경부터 1970. 7.경까지 사이에, 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농민들과 그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을 한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구속영장 없이 4, 5일간 불법구금하거나 같은 죄로 재구속하기도 하는 한편, 폭행 및 가혹행위로 소취하와 권리 포기를 강요하거나, 재판과정에서 일부 증인들에게 협박, 기망으로 허위증언을 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2) 결국 위 농민들과 공무원들을 포함하여 총 41명이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았다. 이 사건 수분배자들에 대한 수사 및 형사소송의 진행경과는 다음 표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순번 성명 증거 최종처분
1 소외 3 갑 제10호증의 1 [68형제25251호]
불구속, 1968. 12. 30. 혐의없음
2 원고 4 갑 제3호증의 4, 13, 14,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1979. 6. 26.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갑 제10호증의 1 [70형제51095호]
1970. 7. 9. 구속
1971. 12. 24. 기소유예
3 원고 5 갑 제3호증의 4, 13, 14,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979. 6. 26.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5 소외 9 갑 제10호증의 1 [68형제25251호]
불구속, 1968. 12. 30. 기소유예
[70형제51095호]
1970. 7. 9. 구속
1971. 12. 24. 기소유예
7 소외 10 갑 제3호증의 4, 13, 14,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1979. 6. 26.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갑 제10호증의 1 [70형제51095호]
1970. 7. 9. 구속
1971. 12. 24. 기소유예
8 소외 5 갑 제10호증의 1 [68형제25251호]
불구속, 1968. 12. 30. 공소권 없음
9 소외 11 갑 제3호증의 6,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974. 5. 4. 징역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10 소외 2 갑 제3호증의 4, 10, [68형제25251호]
1968. 12. 30. 구속기소(미결구금일수 5일)
1974. 2. 18.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선고
(이명 □□□) 갑 제10호증의 1 1975. 9. 2. 사망
1978. 10. 6. 공소기각
11 소외 6 갑 제3호증의 3,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심 계속 중 1973. 12. 19. 사망
1973. 12. 22. 공소기각
12 소외 1 갑 제10호증의 1 [68형제25251호]
불구속, 1968. 12. 30. 공소권 없음
14 소외 12 갑 제3호증의 4, 12,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1974. 2. 18.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선고
갑 제10호증의 1 1977. 3. 22. 사망
1977. 11. 3. 공소기각
17 소외 13 갑 제3호증의 4, 13, 14,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979. 6. 26. 징역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18 소외 14 갑 제3호증의 4, 9,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975. 6. 7.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19 소외 15 갑 제3호증의 7,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974. 7. 7.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20 소외 16 갑 제3호증의 4, 9,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975. 6. 7.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22 소외 17 갑 제3호증의 1,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968. 10. 19. 사망
1970. 12. 8. 공소기각
23 소외 18 갑 제3호증의 4, 11, [68형제25251호]
1968. 12. 30. 구속기소(미결구금일수 5일)
1974. 2. 18. 징역8월, 집행유예2년 선고
갑 제10호증의 1 1975. 4. 22. 사망
1978. 10. 27. 공소기각
24 소외 19 갑 제10호증의 1 [70형제51095호]
1970. 7. 9. 구속
1971. 12. 24. 기소유예
25 소외 7 갑 제3호증의 4, 13, 14, [68형제25251호]
1968. 12. 30. 불구속기소
갑 제10호증의 1 1979. 6. 26.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확정
26 소외 4 갑 제3호증의 4, 11, [68형제25251호]
구속기소(미결구금일수 5일)
1974. 2. 18.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선고
1975. 12. 21. 사망
갑 제10호증의 1 1978. 10. 27. 공소기각
[70형제51095호]
1970. 7. 9. 구속
1971. 12. 24. 기소유예

마. 민사확정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1) 피고는 위와 같이 1968년부터 1970년까지 사이에 이 사건 ○○동 일대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피고 패소의 민사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다. 피고가 청구한 재심사건은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변론이 중단되었다가 형사재판이 모두 끝난 후인 1984년에 재개되었다.

2) 피고는 재심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관련 형사소송기록 등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재심법원은 1989. 12. 6. 민사확정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수분배자들을 비롯한 43명의 청구를 기각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서울고등법원 68사23호 , 이하 ‘민사재심판결’이라 한다).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

1)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관련사건에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피고인들 중 일부와 유족 등 155명은 2006. 5. 26.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라 한다)에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신청하였다.

2) 과거사위는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관련 형사사건을 ‘○○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으로 명명하고, 1년여의 조사를 거친 후인 2008. 7. 8. 위 형사사건의 성격을 국가가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민사소송에 개입하여 공권력을 부당하게 남용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나아가 ‘당시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한 농민들에 대하여 소송사기의 책임을 묻기 어렵고, 농민들을 집단적으로 불법 연행하여 가혹행위를 가하고 위법하게 권리포기와 위증을 강요한 것은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진실규명결정을 하였다.

사.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관련 형사소송에 대한 재심청구

1)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관련 형사소송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던 피고인 26명 중 이 사건 수분배자들을 비롯한 23명(본인 또는 유족들)은 2009. 2. 4. 과거사위 결정을 토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서울형사지방법원 1974. 2. 18. 선고 68고42609, 69고13577, 69고29382, 70고27529, 70고30743(병합) 판결 등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다.

2)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1. 11. 29. 이 사건 수분배자들을 비롯한 21명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2009재고단3, 6, 9(병합) 판결 , 이하 ‘형사재심판결’이라 한다]. 위 재심판결은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2011. 12. 7. 확정되었다.

아. 민사재심판결에 대한 재심청구

이 사건 수분배자들 본인 또는 그 유족들은 형사재심판결이 선고되자 민사재심판결에 대하여 재심청구를 하였다. 재심법원은 민사재심판결 중 이 사건 수분배자들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의 종전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서울고등법원 2012. 12. 12. 선고 2012재나68 판결 , 2013. 5. 9. 선고 2012재나1009 판결 , 2013. 4. 26. 선고 2012재나1177 판결 , 2013. 6. 19. 선고 2012재나341 판결 , 이하 ‘민사재재심판결들’이라 한다), 대법원이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함으로써(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3다8953 판결 , 2015. 12. 23. 선고 2013다37746 판결 , 2016. 1. 14. 선고 2013다41004 판결 , 2016. 1. 28. 선고 2013다55492 판결 ) 위 각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내지 28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감정인 소외 20의 측량감정 결과, 제1심 감정인 소외 21의 시가감정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의 요지

이 사건 수분배자들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하여 상환곡의 납부를 조건으로 하여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음에도 피고의 방해로 상환곡을 납부하지 못하다가, 2013. 1. 18.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년 금제288호로 상환곡 상당의 돈을 공탁함으로써 상환 완료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수분배자들 본인 또는 그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별지3 부동산 목록 기재 각 토지 중 각 원고들 소유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하여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나. 직권판단

직권으로 주위적 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수분배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하여 상환곡 납부를 조건으로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민사확정판결을 받은 사실, 피고가 위 민사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여 이 사건 수분배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취지의 민사재심판결을 선고받고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이 사건 수분배자들 본인 또는 유족들이 위 민사재심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여 이 사건 수분배자들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의 종전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취지의 민사재재심판결들을 선고받고 위 판결들이 모두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의하면, 민사재재심판결들의 확정으로 민사재심판결이 취소됨에 따라 민사확정판결이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할 것인데, 이로써 위 민사확정판결에서 이행을 명한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한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민사확정판결에 의하여 이미 확정되었다 할 것이다.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소 중 위 확정된 청구 부분은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책임 근거

구 농지법(1994. 12. 22. 법률 제4817호로 제정되어 1996. 1. 1.부터 시행된 것)은 그 부칙 제2조에서 구 농지개혁법 및 구 농지개혁사업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특조법’이라고 한다)을 각 폐지하는 한편, 그 부칙 제3조에서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농지개혁법 및 특조법에 의하여 농지대가 상환 및 등기 등이 종료되지 아니한 분배농지에 대한 농지대가 상환 및 등기 등은 이 법 시행일부터 3년 이내에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완료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구 농지법 시행일부터 3년의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농지대가 상환에 관한 근거 규정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그 후에는 농지대가 상환을 하더라도 농지개혁법 및 특조법의 적용을 받을 수 없어 법률의 규정에 의한 소유권취득이 불가능하게 되므로 농지법 시행일부터 3년 내에 농지대가 상환 및 등기를 완료하지 않은 농지에 대하여는 더 이상 분배의 절차인 농지대가 상환을 할 수 없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79698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구 농지법 시행일로부터 3년 이내인 1998. 12. 31.까지 농지대가 상환 및 등기를 완료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원고들은 1999. 1. 1.부터는 더 이상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을 수 없게 되었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수분배자들이 이 사건 분배농지를 적법하게 분배받았음에도, 피고가 1953. 5.경 이후 상환곡의 수령을 거절하고 위 농지 위에 ○○공단을 조성하였고, 이 사건 수분배자들의 위 농지에 관한 상환곡 납부를 조건으로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 한다)을 인정하는 민사판결이 확정되자, 수사기관 등 공권력을 동원하여 증거를 조작하는 등 방법으로 관련자들로 하여금 사기미수 등 혐의로 유죄의 형사판결을 받게 하고, 민사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소송에서 위 유죄의 형사판결 등을 증거로 제출하여 이 사건 수분배자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게 하는 등 일련의 불법행위를 저질러, 수분배자 본인 또는 그 상속인들인 원고들이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구 농지법 부칙 제3조에서 정한 기한인 1998. 12. 31.까지 농지대가 상환 및 등기를 완료하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하여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전단에 따라 소속 공무원들이 그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행한 위와 같은 일련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소멸시효의 완성

피고는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전단에 따른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불법행위의 종료일로부터 구 예산회계법(2006. 10. 4. 법률 제8050호로 제정된 국가재정법 시행으로 폐지된 것) 제96조 제2항 , 제1항 에서 정한 5년의 기간 동안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이 경우 그 소멸시효는 피해자가 손해의 결과발생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는가 여부에 관계없이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며(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71881 판결 등 참조), 아울러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채권도 주된 채권인 원본의 존재를 전제로 발생하는 종된 권리이고 국가에 대한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이므로 위 법에서 정한 기간 내에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이 구하는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상실에 따른 손해는 구 농지법 부칙 제3조에서 정한 1998. 12. 31.이 지남으로써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고, 그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인 2013. 5. 22.에야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나) 피고의 권리남용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 행사도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36091 판결 참조).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한 증거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뒤늦게 밝혀짐에 따라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후 국가기관의 위법행위 등을 원인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것인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수분배자들과 사이에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하자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관련자들로 하여금 사기미수 등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피고 패소의 민사확정판결을 취소하는 민사재심판결을 받았으나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뒤늦게 밝혀짐에 따라 민사재심판결을 취소하는 민사재재심판결들이 확정된 후 피고의 일련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 사건의 경우에도, 피고의 불법행위에 따른 결과인 민사재심판결을 취소하는 민사재재심판결들 중 가장 먼저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2012재나68호 판결 이 확정된 2013. 4. 11.까지는 원고들이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것이다(피고는 원고들 중 민사재재심판결들의 재심청구인이 아니었던 원고들은 권리남용의 재항변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해당 원고들의 피상속인인 수분배자들도 다른 상속인들에 의하여 재심원고가 되어 민사재재심판결들을 받은 사실이 기록상 명백한 이상, 민사재심판결의 존재는 원고들이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사유이지 원고들의 재심청구 여부에 따라 주관적으로 장애사유의 유무가 달라진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또한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동일하지 아니하여도 전소의 기판력 있는 법률관계가 후소의 선결적 법률관계로 되는 때에는 분쟁의 1회적 해결의 측면에서 전소의 판결의 기판력이 후소에 미쳐 후소의 법원은 전에 한 판단과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는데(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3다34183 판결 참조), 민사재재심판결들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전소인 민사재심판결에서 소송물인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부존재한다고 판단한 것에 기판력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수분배자들 본인 및 그 상속인들인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피고의 불법행위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그 배상을 구하는 후소를 제기할 경우, 후소의 법원은 선결적 법률관계인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관하여 전에 한 판단과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어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측면에서도 원고들에게는 민사재심판결 중 이 사건 수분배자들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의 종전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민사재재심판결들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하여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상실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사유가 있었다 할 것이다.

다만 채권자에게 시효완성 전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객관적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때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하는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민사재재심판결들 중 가장 먼저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2012재나68호 판결 의 확정으로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해소된 2013. 4. 11.부터 6개월 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의 위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어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재항변은 이유 있고,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음에 귀착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손해액 범위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불법행위가 가해진 이후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한다(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다25695 판결 참조). 앞서 본 피고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수분배자 또는 그 상속인인 원고들은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하여 상환곡 납부를 조건으로 분배 당시의 현황인 전의 상태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 받을 수 있었을 것이나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이를 경료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고, 위 불법행위로 말미암은 손해는 구 농지법 부칙 제3조에서 정한 기한인 1998. 12. 31.이 지남으로써, 즉 1999. 1. 1. 그 결과발생이 현실화되었다(원고들은 2013. 1. 18.경 원고들이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한 상환곡 납부를 완료한 때 위 손해의 결과발생이 현실화되었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것처럼 1998. 12. 31.이 지남으로써 이미 상환곡을 납부하더라도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을 수 없게 된 이상, 원고들의 상환곡 납부 완료 시점이 손해의 결과발생 시점과 어떠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손해액은 그 손해의 결과발생이 현실화된 1999. 1. 1.에 가까운 1998. 12. 31.의 시점에 별지3 부동산 목록 기재 각 토지의 분배 당시의 현황을 기준으로 산정한 시가 상당액에서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한 상환곡 상당액을 공제한 금액이라 할 것이나, 위 공제해야 할 금원에 대한 피고의 구체적인 주장·증명이 없으므로, 이 사건에서는 각 토지의 시가 상당액을 위 손해액으로 보아 배상액을 산정한다(피고는 원고들의 손해가 조건부 권리가액으로서 성질상 가액을 산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에 따라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도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는바, 조건부 권리의 상실에 대한 손해배상 액수를 산정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별지3 부동산 목록 기재 각 토지의 1998. 12. 31. 당시의 시가 상당액은 별지2 계산표 중 ‘1998. 12. 31. 현재 구 지번상 지목 기준 시가’란 기재와 같고, 이를 원고들의 각 지분에 따라 계산하면 같은 표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다[피고는 제1심 감정인 소외 21의 시가감정 결과에 분배 당시의 현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아니하였거나, 이례적 고액 거래 사례가 포함되었거나, 개발이익이 배제되지 아니하는 등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나, 위 감정인의 감정방법 등에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함부로 위 감정결과를 배척할 수 없다(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2) 피고의 각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농지를 분배받은 사람이 사망한 경우 그 농지에 대한 수배권을 상속할 수 있는 사람은 피상속인의 집에 있는 가주 또는 동거가족의 주업인 농경으로서 생계를 영위하는 그 집의 구성원인 재산상속인에 한하는 것으로, 민법상 이 사건 수분배자들의 재산상속인이라 하더라도 농가가 아니고 또 그 농지의 경작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지 않는 한 농지 수분배권을 상속할 수 없는데, 원고 4, 원고 5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수분배권을 상속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주장 및 증명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구 농지개혁법(1994. 12. 22. 법률 제4817호로 폐지된 것) 제2조 제1항 은 “본법에서 농지는 전, 답, 과수원, 잡종 기타 법적지목 여하에 불구하고 실제경작에 사용하는 토지현장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의 지시를 받은 서울특별시가 1961. 8.경 이 사건 분배농지를 포함한 이 사건 ○○동 일대 토지 위에 공영주택 1,200세대, 간이주택 1,100세대의 신축공사에 착공하여 1962. 8. 내지 9.경 준공·입주를 완료하고, 그 무렵 ○○공단, ○○△초등학교, ○○시장, 개인주택용지 등을 조성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분배농지는 그 무렵 대지화하여 향후 실제 경작에 사용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갑 제1, 2, 12, 14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원고 4, 원고 5를 제외한 나머지 이 사건 수분배자들이 모두 이 사건 분배농지가 대지화한 이후에 사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 4, 원고 5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모두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한 망인의 권리를 적법하게 상속하였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는, 망 소외 2의 상속인인 원고 59(대판 : 원고 4), 원고 57(대판 : 원고 2), 원고 58(대판 : 원고 3), 망 소외 6의 상속인인 원고 60(대판 : 원고 5), 원고 61(대판 : 원고 6), 원고 62(대판 : 원고 8), 원고 63(대판 : 원고 9), 원고 64(대판 : 원고 10), 원고 65(대판 : 원고 7)가 각 다른 공동상속인들과 사이에 금전채권인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한 상속재산분할협의는 허용될 수 없으므로 위 각 원고들 고유의 상속분을 넘어서는 범위의 손해배상청구는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금전채권과 같이 급부의 내용이 가분인 채권은 공동상속되는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되어 귀속되므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갑 제14호증의 9, 1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원고들이 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손해배상채권으로 전환된 후인 2013년경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으나, 갑 제1호증의 16, 17, 22, 23, 25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 소외 2는 1975. 9. 2., 망 소외 6은 1973. 12. 19. 각 사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위 원고들이 상속한 것은 손해배상청구권이 아닌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 할 것이고, 이는 금전채권과 같은 가분채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상속 당시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되어 귀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상속개시 당시에는 금전채권이 아니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설령 그렇지 않다 하여도,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상속채권에 관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분할의 협의가 있는 경우라면 이러한 협의는 민법 제1013조 에서 말하는 상속재산의 협의분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 분할의 협의에 따라 공동상속인 중의 1인이 법정상속분을 초과하여 채권을 취득하기로 하는 약정은 채권양수의 실질을 가진다 할 것인데( 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8809 판결 등 참조), 위 각 원고들은 고유의 상속분을 넘어서는 범위의 손해배상채권을 다른 공동상속인들로부터 양수하였다고 볼 수 있고, 각 상속재산분할협의서(갑 제14호증의 9, 12)가 증거로 제출되어 피고에게 송달됨으로써 채권양도의 통지가 이루어졌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 각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고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범위의 손해배상채권뿐만 아니라 다른 공동상속인으로부터 적법하게 양수한 손해배상채권도 이를 행사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는 위 각 원고들 및 망 소외 5의 상속인인 원고 30, 망 소외 6의 상속인인 원고 70(대판 : 원고 12), 망 소외 7의 상속인인 원고 183(대판 : 원고 17)이 각 다른 공동상속인들로부터 양수한 손해배상채권을 행사하는 것은 임의적 소송신탁의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임의적 소송신탁이란 재산권에 관한 소송에서 소송물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가지는 권리주체가 관련 소송을 제3자에게 위임하여 하게 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다카1815 판결 , 2012. 5. 10. 선고 2010다87474 판결 등 참조), 적법하게 양수한 채권을 소송상 행사하는 것과는 전혀 사안을 달리한다 할 것이고, 달리 임의적 소송신탁의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수분배자들 중 망 소외 3 등 25인이 1970년경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포기서를 작성함으로써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적법하게 포기하였으므로, 본인 또는 그 상속인에 해당하는 원고들은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상실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을 제4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수분배자들 중 망 소외 3 등이 1970년경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포기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이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소속 수사기관이 위 수분배자들에 대하여 폭행 및 가혹행위로 권리포기를 강요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수분배자들 중 망 소외 3 등 25인의 권리포기는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피고는, 과거사위의 조사과정에서 원고 45의 아버지인 망 소외 22가 중앙정보부의 정보원으로서 피고의 위 불법행위에 협력한 사실이 드러났으므로 원고 45의 이 사건 청구는 금반언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 45의 이 사건 청구는 조부인 망 소외 11이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해 이 사건 분배농지의 수분배자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여 그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고, 손녀인 원고 45가 이를 상속하였음을 원인으로 하는 것이어서 망 소외 22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망 소외 22의 행위로 인해 원고 45의 권리행사가 제한된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피고는, 원고 4는 이 사건 분배농지를 피고의 위 불법행위가 있기 이전에 이미 제3자에게 매각하였으므로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해 입은 손해가 없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바) 피고는, 원고 80, 원고 81, 원고 82, 원고 83(대판 : 원고 16), 원고 103, 원고 105, 원고 33, 원고 34, 원고 35, 원고 36, 원고 37, 원고 38, 원고 39, 원고 41, 원고 191, 원고 192, 원고 59의 경우 민사재심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 않은 자들이므로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해 이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6호증의 1, 2, 제18호증의 1 내지 3, 제19호증, 제26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80, 원고 81, 원고 82, 원고 103, 원고 105는 서울고등법원 2012재나68호 로, 원고 33, 원고 34, 원고 35, 원고 36, 원고 37, 원고 38, 원고 39, 원고 41은 서울고등법원 2012재나1009호 로, 원고 191, 원고 192는 서울고등법원 2012재나1177호 로, 원고 59는 서울고등법원 2012재나341호 로 각 민사재심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갑 제18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83이 서울고등법원 2012재나1023호 로 민사재심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였지만 위 원고가 민사재심판결에 망 소외 1의 수계인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판결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 83의 이 사건 청구는 망 소외 1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채권을 상속하였음을 원인으로 하는 것인바, 원고 83이 망 소외 1의 상속인이라는 점에 관하여 다툼이 없는 이상 위 서울고등법원 2012재나1023호 판결 이 원고 83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사) 피고는 불법행위시부터 손해발생시 사이에 이 사건 분배농지의 시가가 크게 상승한 사정변경을 참작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여야 한다거나, 그와 같은 시가 상승은 특별손해로서 피고가 불법행위 당시 이를 예견하지 못하였으므로 시가 상승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가의 상승은 피고가 1953. 5.경부터 이 사건 분배농지에 관한 상환곡의 수령을 거절한 것을 시작으로 1989. 12. 6. 민사재심판결이 확정되기까지 일련의 불법행위를 장기간에 걸쳐 저지른 데에 그 주된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귀책과 무관하거나 피고가 예견할 수 없는 사정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소결

피고는 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별지2 계산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같은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① 제1심에서 이미 인용된 같은 표 ‘제1심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에 관하여는 위 손해발생 시점인 1999. 1. 1.부터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6. 5. 18.까지, ② 원고 30(원고번호 30)이 당심에서 확장 청구한 1,353,950,500원에 관하여는 위 1999. 1. 1.부터 2018. 1. 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2018. 1. 5.까지 각 민법이 정한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 사건의 특수성, 당심에서 관련 사건의 대법원 판결 선고시까지 추정되었던 사정 등을 들어 당심 판결 선고시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이율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당심이 원고 30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이상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 3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원고 30의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30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당심에서 확장 및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동근(재판장) 송석봉 서삼희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5.18.선고 2013가합521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