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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2.26.선고 99도5190 판결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

사건

99도5190 가. 출판물에의 한명예훼손

피고인

A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B, C, D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9. 11. 9. 선고 99노1875 판결

판결선고

2004. 2. 26.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월간지 E의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서 1997. 12. 18. 실시될 제15대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한 F정당 G 후보를 비방하여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1)1997.11.21.경부터 같은 해 12.5.경까지 E 1997년 12월호 (통권100호) 3만부를 발행하였는 바, 위 잡지에 H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실은 G 후보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체제전복까지 주장하지 않았음에도 G 후보는 1945, 12. 27,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결의한 한국에 대한 5년간의 신탁통치안을 지지했던 1의 중앙위원이었으며 이 단체는 그 후 몇차례의 조직개편을 하였지만 의연 조선노동당 대남담당비서 3국청사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남조선 지하당 산하의 J으로 계속 활발히 기능하고 있고 이들과 연대 또는 함께 통일전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내의 여러 비합법, 반합법 또는 합법 단체들이 있는데 매우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설킨 “이들의 공통된 정치적 목표는 ① 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정과 궁극적인 체제전복, ② 국가보안법의 철폐, ③ 주한미군의 철수, ④ 연방제에 의한 평화적 통일이다, G씨는 어떤 때는 직설적으로(①, ②의 경우), 어떤 때는 은유적으로(④)의 경우), 어떤 때는 정반대로(③의 경우) 주장하거나 설득해 왔다. 그래서 그는 「집권하면 1년 내에 남북문제를 해결한다」, 「집권하면 정상회담은 제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이 아니라 한다.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회견)는 등 자신만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적시하여 마치 G 후보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체제전복을 주장하고 있다는 취지로 허위 내용의 글을 게재하고(아래에서는 이 부분을 공소사실(1)의 전단이라 한다) 사실은 G 후보가 6·25. 당시 미군이 철수하면서 경찰의 사살대상자로 지목된 사실이 없음에도, “G씨는 6·25. 당시 공산당에게 총살당할 뻔한게 아니라 6·25.후 미군이 목포를 철수하면서 사살대상자로 지목됐었으며(CHQ <연합군총사령부> CIC기록), 「미불노임 및 횡령 등 혐의로 북한군 산하 내무서에 검거됐다가 9.28(서울 수복) 때 탈출했다(1980년 7월호 일본 중앙공론 게재 K 산케이 서울특파원 글)」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는 허위 내용의 글을 게재한 후(아래에서는 이 부분을 공소사실(1)의 후단이라 한다),

그 무렵 정기구독자에게 11,600여부, 전국 판매총판에 5,500여부 등 총 22,000여부를 배부함으로써 G 후보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함과 동시에 그의 명예를 훼손하고, (2) 평소 위 잡지의 발행일이 매월 20.임에도 대통령선거일 이전에 배포하기 위하여 1997. 12. 15. E 1998년 1월호(통권 101호) 2만부를 발행하였는 바, 위 잡지의 “L”이라는 제목의 기사 중 “M” 이라는 소제목하에서,

사실은 G 후보가 북한의 노선에 동조하여 대한민국을 북한에 팔아넘기거나 소멸시키려는 의도 또는 정치적 목표를 갖거나 그러한 음모를 꾸민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틀림없이 대한민국을 북한집단에 팔아넘길 위인이다. 우리가 이 체제를 유지하려면 절대로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의 노선과 궤를 같이하며 궁극적으로 그들과 똑같은 방법(연방제)으로 통일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소멸시키려는 음모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수 있는가"라고 적시하여 허위 내용의 글을 게재하고(아래에서는 이 부분을 공소사실(2)의 전단이라 한다),

사실은 G 후보가 고정간첩과 내통하여 대한민국의 기밀을 북한에 누설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정간첩과 내통하여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 통치기구의 기밀을 적에게 알려온 자를 이 나라 대통령을 시킬 수 있겠는가? 유권자여 표를 던지기 전에 심사숙고하지 않으면 지난 50년간 살아온 대한민국은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함을 명심하기 바란다”라고 적시하여 허위 내용의 글을 게재한 후(아래에서는 이 부분을 공소사실(2)의 후단이라 한다),

그 무렵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배부함으로써 G 후보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함과 동시에 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원심판단의 요지

가. 사실의 적시가 아닌 정치적 평가라는 항소이유주장에 대한 판단.

허위사실 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아래에서는 공직선거법이라 한다)위반죄와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 것인 바,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아니면 의견이나 추상적 판단의 표현인지의 구별은 단순히 사용된 한 구절의 용어만에 의하여 구별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표현을 둘러싼 모든 사정, 즉 표현 전체의 내용과 문맥, 표현의 경위, 전달방법, 상대방, 그 표현의 진실성이 입증될 수 있는지 여부, 피해자의 신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의견이나 평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실에 반하는 사실에 기초하여 행해지거나, 의견이나 평가임을 빙자하여 허위의 사실을 암시하는 경우에는 위 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부분들만을 떼어내보면 비록 그 내용 중 일부에 피고인의 가치판단이나 의견의 표현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여러증거들에 의하면 그러한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일체를 이루는 다른 내용 즉, 글의 전체적인 취지, 문맥, 게재경위와 표현의 상대방, 전달방법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그러한 가치판단이나 의견도 일정한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허위가 아니거나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다는 항소이유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여러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허위 내용의 글을 게재하였다는 제1심 판시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비록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미 일본의 신문이나 잡지 또는 연합군총사령부의 기록 등에 그러한 내용의 기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사회활동 전력, 피고인이 제15대 대통령 선거에 임박하여 이 사건 기사들을 게재한 동기 및 경위, 피고인이 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G 후보에 대하여 'E' 1996년 3월호, 6월호, 1997년 10월호와 위 1997년 12월호 등을 통하여 계속적으로 모욕적 표현방법까지 사용하면서 인신 공격적 기사를 게재한 점 등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기사들을 게재할 당시 허위사실 부분에 대한 고의도 있었다고 볼 것이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개관

우리 헌법 제21조는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4항에서 언론 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 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이를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그 규정들의 취지대로 표현의 자유, 특히 공익사항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최대한 보장받도록 규율되어야 할 것인 바, 한편으로는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자유 등 사적 법익도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그 두가지 법익이 상충되었을때는 구체적인 경우의 그 각 법익에 관련되는 여러가지 이익과 가치를 비교 형량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하여야 할 터이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도2188 판결 참조).

그 규정들에 근거하여 사법상으로는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며, 형사법상 주요한 처벌 조항으로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 제2항), 형법상의 명예훼손죄(제307조~제309조), 모욕죄(제311조)가 규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 형사처벌 법규에서의 범죄구성요건에 관하여는 사법상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요건과는 달라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엄격 해석이 요청됨에 따라 허위사실공표죄 및 명예훼손죄는 모욕죄와 별개 유형의 구성요건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두가지 유형 범죄의 보호법익은 다같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인 점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허위사실공표죄 및 명예훼손죄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행위를 하여 명예를 침해함을 요하는 것이어서 구체적 사실의 적시행위를 요하지 않고 단순한 추상적 의견,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써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모욕죄와 구별된다(대법원 1989. 3. 14. 선고 88도1397 판결 참조).

나. 상고이유 제1주장에 관하여

(1) 사실적시와 의견표명의 구별

명예훼손죄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사실의 적시는 가치.

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사실의 적시행위는 시간,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의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해 입증가능한 것을 가리킨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 2000. 4. 25. 선고 99도4260 판결, 2002. 6. 14. 선고 2000도4595 판결 등 참조).

그리하여, 구체적 사실이란 그의 표현에 사용된 의미를 일반적으로 수용되는 의미에 좇아 이해할때 오관의 작용에 의해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화 되고 증거에 의하여 증명할 수 있는 특정인의 과거 또는 현재의 구체적 사건 또는 상태를 말함에 대하여, 의견은 가치 판단적이어서 단순한 사실과 구별되어 사실관계나 사람에 대하여 어떤 인식 또는 견해를 갖거나 평가하거나 판단하거나 태도를 결정하는 등의 정신적인 활동의 표현을 뜻한다.

어느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는 것인지,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인지, 논평을 표명함과 동시에 묵시적으로라도 그의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지는 구별되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그 표현의 객관적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기사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 의미, 기사의 전체적 흐름,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며 당해 기사가 게재된 보다 넓은 의미의 문맥이나 그 표현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도2910 판결, 1998. 9. 22. 선고 98도1992 판결, 2000. 4. 25, 선고 99도426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어느 표현이 주체와 행위를 지적하여 일견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함과 동시에 그의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라도 그 표현의 전후 문맥과 그 표현이 이루어진 당시의 상황을 종합하여 볼 때, 그 표현이 비유적, 상상적이어서 다의적이고 구체적 내용, 일시, 장소, 목적, 방법 등이 불특정되어 일반적으로 수용될 핵심적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우며 독자에 따라 달리 볼 여지가 있는 등으로 입장표명이라는 요소가 결정적이라면 그 표현은 사실의 적시라고 볼 수는 없고 의견 또는 평가의 표명이라 할 것이다.

(2) 이 사건에서의 판단

(가) 이 사건 행위 당시의 배경적 상황

기록에 따른 즉, 이 사건 기사가 게재된 1997.10., 1997.12.무렵은 제15대 대통령 선거 직전으로서 대통령 후보들의 사상논쟁이 중요한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어 선거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던 시기였으며, 피고인은 6·25.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한 바 있는 반공주의자로서 이 사건 기사가 게재된 E의 이사를 거쳐 1993년 부터는 대표이사 발행인으로서 그 잡지를 반공보수 노선의 월간지로 경영해오면서 피고인 스스로 정치평론가로서 반공보수적 경향의 기사를 투고 게재해 왔고 그 잡지에는 1996년 3월호, 6월호, 1997년 10월호에도 같은 피해자에 대한 유사한 기사가 게재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공소사실 (1)의 전단 부분

공소사실(1)의 요지는 “G 후보가 대한민국의 정통성 자체를 부정하거나 체제전복까지 주장한 사실은 없음에도.... 정통성 부정, 체제전복 등을 직설적으로 주장하거나 설득해왔다는 취지로 허위의 내용의 글을 게재하였다는 것(전단 부분)과 G 후보가 6·25당시 미군이 철수하면서 경찰의 사살대상자로 지목된 사실이 없음에도....그의 사살대상자로 지목됐으며 따라서....북한군에 검거됐다가 서울 수복때 탈출했다고 한 글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는 취지(후단 부분)의 허위내용의 글을 게재하여.... 배부함으로써 허위의 사실을 공표함과 동시에 출판물에 의하여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공소사실 (1)은 전단과 후단이 통틀어 포괄1죄로서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형법 제309조 제2항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기소되었다.

그 기사를 전체적으로 1죄로서 파악하는 경우 문장구성 형식상 전단 부분은 후단 부분의 구체적 사실 적시에 앞선 사상적 배경의 설시로서 후단의 구체적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한 부분으로 볼 여지가 있다.

나아가, 전단 부분의 객관적 내용을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정통성 자체를 부정하거나 체제전복 등을 주장한 사실이 없음에도....J'과 연대하여 통일전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들의 정치적 목표인 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정과 궁극적인 체제전복 등을....직설적으로 주장하거나 설득해 왔다”는 것으로서, 공소사실로서 적시된 그 문장에서의 행위 내용을 요약하면 “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정과 체제전복 등을 주장 · 설득해 왔다”는 표현이 된다.

나라의 정통성 부정이나 체제전복의 주장이란 개념은 극히 다의적이고 막연한 것으로서 그의 내용이 한가지로 정의될 수도 없고 그의 내용이 증거에 의하여 입증가능하다. 거나 시간, 공간적으로 특정되는 과거 또는 현재의 구체적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것은 기소된 요지가 ‘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정, 체제전복'임에도 정통성에 관한 피고인 인식, 사상의 내용이라는 자료로 드는 연설문에서는 민족의 정통성' 또는 '민주 정통성'으로 표현되어 당시 지도자의 일적 행적을 문제삼고 있었을 뿐이며 ‘체제전복'의 내용에 관하여는 구체화된 주장이나 자료가 제시되지 아니한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보다 넓은 의미의 전후 문맥을 보더라도 이어지는 문장이 “그래서 그는 집권하면 1년 내에 남북문제를 해결한다. 집권하면 정상회담은 제안이 아니라 한다는 등 자신만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되어 그 앞의 표현들이 피고인의 추측 내지 상상에 의한 의견임을 확인하는 표현을 덧붙이고 있다.

이에,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그 기사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거기에 사용된 각개 어휘의 통상적 의미, 기사의 전체적 흐름 또는 보다 넓은 문맥이나 기록상 드러난 그 표현의 배경이 된 피고인의 정치평론가로서의 위치,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의 분위기 등 앞서 본 사회적 상황까지 함께 고려해 볼 때, 그 부분 표현은 “피고인이....주장, 설득해 왔다”는 것으로 일견 사실 적시의 형태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주장, 설득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그 표현상의 특징에 나타나듯이 피고인이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려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당시의 G 후보의 민주주의에 적대되는 공산주의에 관한 내면적 사상 또는 이념이 어떠하여 왔던가에 관하여 정치평론가인 피고인의 입장에서 주관적으로 평가한 의견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공소사실(2)의 전단 부분

공소사실(2)의 요지는 “G 후보가 북한노선에 동조하여 대한민국을 북한집단에 팔아넘기거나 소멸시키려는 의도 또는 정치적 목표를 가지거나 그런 음모를 꾸민 사실이 없음에도 그런짓을 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적시 게재하였다는 것(전단 부분)과 고정간첩과 내통하여 대한민국의 기밀을 북한에 누설한 사실이 없음에도 그런 행위를 한 자를 대통령을 시킬 수 있겠는가 유권자는 명심하기 바란다는 취지(후단 부분)의 기사를 게재.... 배부하였다”는 것이며, 그 공소사실(2)의 전단과 후단은 통틀어 포괄1 죄로서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형법 제309조 제2항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기소되었다.

그 중 전단 부분인 “그는 틀림없이 대한민국을 북한집단에 팔아 넘길 위인이다. 우리가 이 체제를 유지하려면 절대로 그런 사람은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의 노선과 궤를 같이 하며 궁극적으로 그들과 똑같은 방법(연방제)으로 통일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소멸시키려는 음모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은 지나친 용어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게 하는 모욕일 수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는 틀림없이.... 팔아넘길 위인이다", "궁극적으로.... 소멸시키려는 음모자"라는 표현은 장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한다는 의미가 뚜렷하여 거기서 암시된 행위가 이루어진 과거나 현재의 시점은 거론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팔아넘길’, ‘소멸시키려는 행위의 객체, 내용이 전혀 특정됨이 없어서 장래에 일어날 일을 추측하는 추상적인 의견을 내세운 것일 뿐, 시간, 공간적으로 특정되는 과거 또는 현재의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보다 넓은 의미의 전후 문맥을 함께 고려하더라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된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강조한 것으로서 개인적 주장을 섞은 추상적 의견표명이라고 할 것이다.

(라) 공소사실(2) 후단의 끝 문장 부분

“유권자여 표를 던지기 전에 심사숙고하지 않으면 지난 50년간 살아온 대한민국은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함을 명심하기 바란다”는 부분은 문면상 과거 또는 현재의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며 독자에게 명심할 것을 권유하는 의미임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더 넓은 문맥상 그 문장의 직전에 나온 “고정간첩과 내통하여....기밀을 적에게 알려온 자를 나라 대통령을 시킬수 있겠는가?”라는 문장에 이어 나온것으로서 직전에 나온 그 문장들에서의 권유를 강조하는 의미일뿐 사실의 적시를 포함하고 있다고 볼 여지는 없다 하겠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에서 공소사실(1)의 후단, 공소사실(2)의 후단 전문 부분외에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아니어서 모욕죄에의 해당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허위사실공표죄 또는 명예훼손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의견으로 보이는 그 부분도 어느 것이나 사실의 적시를 포함하고 있다고 전제한 다음 그 포함된 사실의 존재여부와 그 사실의 허위여부를 판단한 끝에 그 부분이 포함된 공소사실 전체에 대한 제1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한 원심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명예훼손죄, 허위사실공표죄에서의 사실의 적시 또는 공표에 관련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그 취지가 포함된 피고인의 상고이유 제1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다. 상고이유 제2주장에 관하여

(1) 형사소송의 증명책임

형사재판의 증거법상 구성요건적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므로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허위사실공표죄, 형법 제309조 제2항의 출판물에의 한명예훼손죄가 성립되려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사실이 적시되었다는 것과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이 허위라고 피고인이 인식하고 적시하였음을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며, 거기에서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가 그렇치 않고 허위인가가 다투어지는 경우 적시된 사실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그 내용 전부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 없고 나아가, 범죄사실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그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것임은 상고이유로 주장된 취지와 같다.

피고인이 공소제기된 위의 기사를 위의 잡지에 게재하여 공연히 배포하였던 사실은 피고인도 자인하는 이 사건에서는 그 게재당시 적시된 그 사실이 허위라는 점과 그 사실이 허위임을 피고인이 인식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할 터이다.

그런데, 증명책임의 부담을 결정함에 있어서 어느 사실이 적극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증명은 물론이고 어느 사실의 부존재 사실의 증명이라도 특정기간, 특정장소에서의 특정행위의 부존재 사실에 관한 것이라면 적극적 당사자인 검사가 그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하여야 할 것이지만,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 되지 아니한 사실의 부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반면 그 사실이 존재한다고 주장 증명하는 것이 보다 용이한 것이므로 그러한 사정은 검사가 위에서 본 입증책임을 다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죄의 증명에서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심증을 가지게 하는데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한 간접증거에 의하여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증거를 상호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각 증거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대법원 2000. 10. 24. 선고 2000도3307 판결 참조), 범죄의 고의와 같은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될 수 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할 것이다(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참조).

또한, 범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 뿐만 아니라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고 그를 용인하는 의사인 이른바, 미필적 고의도 포함하는 것이어서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의 허위사실공표죄나 형법 제309조 제2항의 출판물에의 한명예훼손죄도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성립되는 것인 바(대법원 2002. 4. 10. 2001모293 결정 참조), 피고인이 적시한 구체적 사실이 진실한지를 확인하는 일이 시간적, 물리적으로 사회통념상 가능하였다. 고 인정됨에도 그러한 확인의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비방의 목적을 가지고 그 사실의 적시에 적극적으로 나아갔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2) 이 사건에서의 허위사실임의 증명

(가) 공소사실(1)의 후단

공소장에서 주장된 진상은 “G 후보가 6·25. 당시 미군이 철수하면서 경찰의 사살대상자로 지목된 사실이 없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6·25. 당시 공산당에게 총살당할 뻔한것이 아니라 6·25.이후 미군이 목포를 철수하면서 사살대상자로 지목됐었으며, 미불노임 및 횡령 등 혐의로 북한군 산하 내무서에 검거됐다가 9, 28. 서울 수복때 탈출했다. 는 일본중앙공론지에 게재된 글은 사실을 왜곡하였다”고 적시하였다는 것이다.

그 문맥을 종합적으로 볼때, “미불노임....왜곡하였다”부분은 앞의 “피고인이 6.25. 당시.... 사살대상자로 지목됐었으며” 부분을 수식 내지 확인 강조한 것이어서 허위여부가 문제되는 핵심 부분은 그 앞부분이라 하겠다.

그리고 6·25. 당시 경찰에 의하여 사살대상자로 지목된 사실이 없다는 진실한 사실이 검사가 입증하여야 할 부분이나 그 행위의 시점이나 사살대상자로 지목한 주체가 특정되지 않아서 그렇게 지목된 사실이 없다는 점은 사회통념상 입증가능한 것이 아니므로 적시된 사실인 사살대상자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의 증명이 가능하고 보다 용이할 이치이다.

기록중의 증거들, 특히 관련 사건의 재판서, 공소장, 그외 공문서의 각 기재, N의 증언 등과 대조하여 보니 원심이 일본국잡지 중앙공론지의 기사를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해당 부분 적시 사실의 허위임이 증명되었다고 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공산당에 의하여 총살당할 뻔한게 아니며 우리경찰에 의하여 사살대상자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은 피고인이 그 행위당시 그 사실을 진실한 사실로 인식하였다거나 그렇게 인식함에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자료는 없으며 그 부분이 공소사실(1)에서 핵심 부분이어서 그 사실을 전제로 한 그의 뒷부분 “....글은 왜곡한 것이다" 는 부분도 허위사실의 적시로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 공소사실(2)의 후단

공소장에서 주장된 진실은 G 후보가 고정간첩과 내통하여 대한민국의 기밀을 북한에 누설한 일이 없다는 것인데 적시된 사실은 “고정간첩과 내통하여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 통치기구의 기밀을 적에게 알려 왔다"는 것이다.

피고인에 의해 적시된 사실이 일어난 시간적, 공간적 행위내용, 방법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여 입증이 불가능한 부존재 사실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적시한 바와 같은 적극적 사실의 특정, 증명이 보다 용이할 터이다.

기록중의 증거들과 대조하여 보니, 피해자가 어느 고정간첩과 어떻게 내통하였다거나 어떠한 국가기밀을 누설하였다는 등으로 구체적 내용을 이루는 적극적 사실의 존재 또는 그의 중요부분이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통'이나 '구설'이 허위임이 증명되었다고 본 원심의 인정 ·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적시된 이 부분 사실도 허위의 사실로 볼 것이며 피고인이 그 행위당시 그 사실을 진실한 사실로 인식하였다거나 그렇게 인식함에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자료는 없다.

(다) 소결

결국,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 공소사실(1)의 후단, 공소사실(2)의 후단 전문 부분에 관한한 그의 중요한 부분만이라도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고 볼 수도 없고 진실한 사실 다소 과장한 표현이라고 볼 여지도 없어서, 피고인이 허위의 사실일 수 도 있다는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적시한 출판물을 발행 배포하였다고 할 것이니, 같은 취지로 판단한 그 부분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해당 부분 인정 · 판단 또한 정당하고 그 인정·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증거법칙에 위반하였다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등의 위법은 없다.

상고이유중 이 부분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상고이유 제3주장에 관하여.

(1) 언론·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언론 활동을 통하여 자기의 인격을 형성하는 개인적 가치인 자기실현의 수단임과 동시에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평등한 배려와 존중을 기본원리로 공생공존 관계를 유지하고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회적 가치인 자기 통치를 실현하는 수단이어서 개인의 언론활동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행위자와 피해자라는 개인 대 개인간의 사적관계에서는 언론의 자유보다 명예보호라는 인격권이 우선하나 당해 표현이 공공적, 사회적, 객관적 의미를 가진 정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의 평가를 달리하여야 하고, 정치적 언론이 숨쉬는 열린공간에서 여론을 수렴하여 그것을 다수의사로 결집, 형성하는 과정은 민주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것임은 상고이유로 주장된 취지와 같다.

그런데, 형법 제309조 제2항의 출판물에의 한명예훼손죄에는 위법성조각규정(違法性阻規定)인 형법 제310조는 직접 적용될 수 없어서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적시한 것인 경우에도 그로써 위법성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써 구성되는 그 범죄에 있어서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서는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적시된 당해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임이 증명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의 목적이 부인될 수 있다(대법원 1998. 10. 9. 선고 97도158 판결, 2002. 8. 23. 선고 2000도32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언론매체의 명예훼손적 표현에 형벌 규정을 해석 적용할 때에는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보호를 조정하기 위하여 피해자가 공적인물인지, 사적인물인지 그 표현이 공적 관심사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안인지, 또는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의 알권리로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인 표현내용과 방식에 따라 상반되는 그 두가지 권리를 유형적으로 형량한 비례 관계를 따져 언론자유에 대한 한계 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헌법재판소 1999. 6. 24. 선고 97헌마265 전원부 결정 참조).

(2) 이 사건에서 허위의 사실 적시라고 판단된 공소사실(1)의 후단, 공소사실(2)의 후단 전문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먼저 피해자가 그러한 표현의 위험을 자초하였다고 볼 자료는 기록상 찾을 수 없으며, 그 사실이 대통령 후보자에 관한 것이어서 공적인 인물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적시된 사실이 재판에 의하여 진실이었음이 확정되지 않았음은 말할 것도 없고 수사기관에 의하여 혐의와 근거조차 제시되지도 아니한 단계에서 그의 진실여부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다하지 아니한 채 임박한 대통령선거 직전의 시기에 전파력이 강한 그 잡지에 그 사실들을 적시하여 발행시기를 앞당겨 게재 배포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시된 그 사실에 의하여 독자로서는 피해자가 사살대상자로 지목될 정도로 중대한 사상적 범죄를 저질렀고 현행법상 법정형이 사형인 반국가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결과, 피해자 개인으로서는 생사에 관련된 명예 문제로서 그보다 더한 경우란 상정하기 힘든 극도로 중대한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되는 반면 언론매체인 그 잡지로서는 그의 사상이념을 소개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표현 방법외에도 위법하지 않은 다른 표현을 사용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일반의 독자들이 통상적으로 기사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적시된 그 부분의 각 용어의 표현이나 문장구성 그리고 문맥 등을 종합해 볼 때, 과거에 있었던 사실 그대로를 보도하였다던가 의혹의 증거 또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형식을 취하였던 보도가 아니라 피해자가 그런 행위를 하였다는 단정을 한 다음 그것이 진실함을 전제로 설득조의 문장을 반복 강조한 것이라고 인식되는 이 사건에서는 그 잡지의 배포 시기, 그 기사의 표현방식 등에서 비방의 목적이 드러났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로서 의견의 시장 내지 언론의 숨쉴 공간이 존중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 사건 사실관계에서 언론의 자유와 피해자의 명예보호를 비교형량해 볼 때, 그 기사의 위법성이 인정되는 이상 그 기사가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것이 의견의 시장 내지 언론자유의 숨쉴공간에 부당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시간과 싸우게 되는 일간지와 같은 언론매체가 신문의 자유로서의 공공적 역할 인정받을 필요성은 수긍되지만, 그런 언론매체와는 달리 E은 월간지이어서 기사내용의 진위확인에 있어서 보다 많은 시간적 여유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더구나 발행시기를 의도적으로 앞당겨 시간적 애로를 자초하였던 이 사건에 있어서는 신문자유의 특성을 내세울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중 이 부분 주장들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원심판결 결과에의 영향

포괄1죄로 기소된 범행 중의 일부가 유죄로 인정되고 일부는 유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유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그 부분으로 인하여 사실심의 양형이 달라질 수 있게 된다면 그 사유는 원심판결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도3601 판결, 2003. 6. 13. 선고 2003도88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은 검사가 공소사실(1), (2)의 각 문장으로 표현된 내용이 모두 의견설시가 아니고 허위사실의 적시로 기소한 것으로 보고 그 기소 내용인 문장표현 전부가 모두 허위사실의 적시가 포함된 표현으로서 유죄 증명되었다고 보아 (1), (2)죄별로 포괄1죄로 처벌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 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인정되는 부분과 허위사실 적시의 유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그 밖의 부분이 구분 판단되었고 그 양쪽을 그 기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으로 해볼때, 유죄로 인정되지 아니한 부분이 가볍다고 여겨지지 않아 그 부분으로 말미암아 원심이 유지한 이 사건 양형에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 밖에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이규홍

주심 대법관 조무제

대법관 이용우

대법관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