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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21536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뇌물수수·정치자금법위반·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공여·증거위조교사·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방조·변호사법위반·제3자뇌물취득·조세범처벌법위반][공2017상,925]

판시사항

[1] 정치자금의 명목으로 정치자금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주고받은 금품이라도 뇌물성이 인정되는 경우 및 이때 금품 제공의 뇌물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2] 공무원이 뇌물을 받는 데에 지출한 필요 경비 또는 뇌물을 받는 주체가 아닌 자가 수고비로 받은 부분이나 뇌물을 받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체결된 용역계약에 따른 비용으로 사용된 부분이 뇌물의 가액과 추징액에서 공제할 항목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 피고인이 영득의 의사로 뇌물을 받은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3] 변호사법 제111조 에서 규정하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향응, 그 밖의 이익을 받는다’의 의미 /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금품과 이와 무관한 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금품이 액수가 구분되지 않은 채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수수된 경우, 그 전부가 청탁 명목의 금품인지 여부(적극) / 금품의 수수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고 각각의 행위별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대가성 유무를 달리 볼 여지가 있는 경우, 청탁 명목과 관련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1] 정치자금의 기부행위는 정치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원행위이고, 뇌물은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위법한 대가로서, 양자는 별개의 개념이다. 정치자금의 명목으로 금품을 주고받았고 정치자금법에 정한 절차를 밟았다고 할지라도, 정치인의 정치활동 전반에 대한 지원의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인 정치인의 특정한 구체적 직무행위와 관련하여 금품 제공자에게 유리한 행위를 기대하거나 또는 그에 대한 사례로서 금품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진다면 뇌물성이 인정된다. 이때 금품 제공의 뇌물성을 판단할 때 상대방의 지위와 직무권한, 금품 제공자와 상대방의 종래 교제상황, 금품 제공자가 평소 기부를 하였는지와 기부의 시기·상대방·금액·빈도, 제공한 금품의 액수, 금품 제공의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2] 공무원이 뇌물을 받는 데에 필요한 경비를 지출한 경우 그 경비는 뇌물수수의 부수적 비용에 불과하여 뇌물의 가액과 추징액에서 공제할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다. 뇌물을 받는 주체가 아닌 자가 수고비로 받은 부분이나 뇌물을 받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체결된 용역계약에 따른 비용으로 사용된 부분은 뇌물수수의 부수적 비용에 지나지 않는다. 뇌물을 받는다는 것은 영득의 의사로 금품을 받는 것을 말하므로, 뇌물인지 모르고 받았다가 뇌물임을 알고 즉시 반환하거나 또는 증뢰자가 일방적으로 뇌물을 두고 가므로 나중에 기회를 보아 반환할 의사로 어쩔 수 없이 일시 보관하다가 반환하는 등 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뇌물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피고인이 먼저 뇌물을 요구하여 증뢰자로부터 돈을 받았다면 피고인에게는 받은 돈 전부에 대한 영득의 의사가 인정된다.

[3] 변호사법 제111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향응, 그 밖의 이익을 받는다’고 함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공무원과 의뢰인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이라는 성격과 단순히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와 관련하여 노무나 편의를 제공한 대가라는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금품을 받은 경우에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금품과 이와 무관한 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금품이 액수가 구분되지 않은 채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수수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금품의 수수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고 각각의 행위별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대가성 유무를 달리 볼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그 행위마다 청탁 명목과 관련성이 있는지를 가릴 필요가 있을 뿐이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경환 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정치자금의 기부행위는 정치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원행위이고 뇌물은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위법한 대가로서 양자는 별개의 개념이다. 정치자금의 명목으로 금품을 주고받았고 정치자금법에 정한 절차를 밟았다고 할지라도, 정치인의 정치활동 전반에 대한 지원의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인 정치인의 특정한 구체적 직무행위와 관련하여 금품 제공자에게 유리한 행위를 기대하거나 또는 그에 대한 사례로서 금품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진다면 뇌물성이 인정된다. 이때 금품 제공의 뇌물성을 판단할 때 상대방의 지위와 직무권한, 금품 제공자와 상대방의 종래 교제상황, 금품 제공자가 평소 기부를 하였는지 여부와 기부의 시기·상대방·금액·빈도, 제공한 금품의 액수, 금품 제공의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도856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1 주식회사 관련 뇌물수수 부분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3과 피고인 2로부터 받은 돈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받은 뇌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수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공무원이 뇌물을 받는 데에 필요한 경비를 지출한 경우 그 경비는 뇌물수수의 부수적 비용에 불과하여 뇌물의 가액과 추징액에서 공제할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다 ( 대법원 1999. 10. 8. 선고 99도1638 판결 참조). 뇌물을 받는 주체가 아닌 자가 수고비로 받은 부분이나 뇌물을 받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체결된 용역계약에 따른 비용으로 사용된 부분은 뇌물수수의 부수적 비용에 지나지 않는다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도9585 판결 참조). 뇌물을 받는다는 것은 영득의 의사로 금품을 받는 것을 말하므로, 뇌물인지 모르고 받았다가 뇌물임을 알고 즉시 반환하거나 또는 증뢰자가 일방적으로 뇌물을 두고 가므로 나중에 기회를 보아 반환할 의사로 어쩔 수 없이 일시 보관하다가 반환하는 등 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뇌물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피고인이 먼저 뇌물을 요구하여 증뢰자로부터 돈을 받았다면 피고인에게는 받은 돈 전부에 대한 영득의 의사가 인정된다 (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182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피고인이 받은 7,000만 원 전액에 대한 뇌물수수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 1은 2014. 8.경 피고인 2를 통해 제1심 공동피고인 3에게 후원금을 요청하였다. (2) 제1심 공동피고인 3은 2014. 10. 17. 가장 용역계약의 상대방인 공소외 2 주식회사에 7,700만 원(부가가치세 700만 원 포함)을 송금하고 이를 피고인 3, 피고인 2에게 알려주었으며, 같은 날 피고인 3은 피고인 1에게 7,000만 원이 송금된 사실을 보고하였다. (3) 피고인 1은 피고인 3에게 ‘수수료와 비용을 제외하고 현금으로 전달하라’고 지시하였고, 피고인 1이 그중 합계 5,500만 원을 현금으로 전달받았다. (4) 위 7,000만 원 중 1,500만 원이 실제로 피고인 1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중 1,000만 원은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제공된 비용이고, 나머지 500만 원은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으로서 뇌물을 전달받기 위해 지출한 경비에 지나지 않아 뇌물의 가액에서 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수수죄의 뇌물액수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변호사법 제111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향응, 그 밖의 이익을 받는다’고 함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공무원과 의뢰인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이라는 성격과 단순히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와 관련하여 노무나 편의를 제공한 대가라는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금품을 받은 경우에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514 판결 , 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5도7771 판결 등 참조). 이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금품과 이와 무관한 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금품이 액수가 구분되지 않은 채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수수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 금품의 수수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고 각각의 행위별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대가성 유무를 달리 볼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그 행위마다 청탁 명목과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을 뿐이다 (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도12642 판결 은 뇌물죄에 관하여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는데, 이는 변호사법위반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원심은, 피고인 2가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의 금품과 공소외 3 주식회사와의 M&A 관련 용역대금 명목의 대가로 그 액수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5회에 걸쳐 합계 96,700,020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 2가 받은 자금에 위와 같은 두 가지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어 지급받은 금액 전체에 관하여 변호사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위 금액 전부에 대해 추징을 명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가 받은 자금에 관해 그 행위별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대가성 유무를 달리 볼 수 있다거나 청탁 명목의 대가와 공소외 3 주식회사와의 M&A 관련 용역의 대가를 구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2가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금액 전체에 관해 변호사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위 금액의 추징을 명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3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수수죄의 고의와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피고인 3에게 벌금형을 병과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평등권,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4.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유죄로 인정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무죄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473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3. 12.경 상품권 100만 원의 제3자뇌물취득 부분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결론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