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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뇌물수수{인정된 죄명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뇌물공여][공1998.11.1.(69), 2628]

판시사항

[1] 항소법원의 심판 범위

[2]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고 그 제3자가 뇌물을 받은 경우,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단순수뢰죄의 성립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1] 항소법원은 직권조사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제기가 적법하다면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었는지 여부나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가릴 필요 없이 반드시 심판하여야 할 것이지만, 직권조사사유가 아닌 것에 관하여는 그것이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소정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경우에 한하여 심판의 대상으로 할 수 있고,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 할 것이고, 한편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사항을 항소심 공판정에서 진술한다 하더라도 그 진술에 포함된 주장과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2] 형법 제130조의 제3자뇌물제공죄를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단순수뢰죄와 비교하여 보면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고 그 제3자로 하여금 뇌물을 받도록 한 경우에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경우에 한하여 단순수뢰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하고,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고 그 제3자로 하여금 뇌물을 받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면 이를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나, 다만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고 그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뇌물을 받도록 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 다른 사람이 공무원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뇌물을 받은 경우나 그 밖에 예컨대 평소 공무원이 그 다른 사람의 생활비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혹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서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음으로써 공무원은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 등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단순수뢰죄가 성립한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임완규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서 직권으로 판단한다.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은 구청장으로 재직하며 영등포구청 소속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 등을 가지고 영등포구청 업무 전반을 총괄적으로 관장하는 사람인데 영등포구청 재무과 계약계장인 피고인 2로부터 그의 업무에 대한 감독, 인사 등과 관련하여 잘 보아달라는 취지로 ① 1996. 6. 초순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소재 피고인의 집에서 현금 10,000,000원, ② 같은 해 10. 초순경 같은 구 여의도동 소재 여의도 세모선착장 1층 식당에서 현금 5,000,000원, ③ 같은 해 11. 초순경 같은 구 소재 영등포구청 근처 동원참치 식당에서 현금 10,000,000원, ④ 같은 해 12. 중순경 영등포구청장실에서 현금 10,000,000원, ⑤ 1997. 1. 중순경 영등포구청장실에서 현금 6,000,000원, ⑥ 1997. 2. 초순경 영등포구청 근처 영등포병원 건물 1층 다방에서 현금 3,000,000원, ⑦ 1997. 3. 초순경 영등포구청장실에서 현금 10,000,000원, ⑧ 1997. 4. 초순경 영등포구청장실에서 현금 6,000,000원, ⑨ 1997. 5. 27.경 같은 구 목동 소재 대지주유소 근처 피자집에서 현금 6,000,000원을 각 교부받아 합계 금 66,000,000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뇌물공여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는 영등포구청 재무과 계약계장으로서 구청이 발주하는 공사의 입찰, 계약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인데 피고인 1의 직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9회에 걸쳐 합계 금 66,000,000원의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이 그대로 유지한 제1심판결이 인정한 범죄사실은, 피고인 1은 피고인 2로부터 ① 1996. 6. 초순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소재 피고인의 집에서 현금 10,000,000원, ② 같은 해 10. 초순경 같은 구 여의도동 소재 여의도 세모선착장 1층 식당에서 현금 5,000,000원, ③ 같은 해 11. 초순경 여의도 세모선착장 1층 식당에서 현금 5,000,000원, ④ 같은 해 11. 초순경 위 같은 구 소재 영등포구청 근처 동원참치 식당에서 현금 10,000,000원, ⑤ 같은 해 12. 중순경 영등포구청장실에서 현금 6,000,000원, ⑥ 같은 해(1997년의 오기로 보인다) 2. 초순경 영등포구청 근처 영등포병원 건물 1층 다방에서 현금 3,000,000원, ⑦ 같은 해 3. 초순경 영등포구청장실에서 현금 10,000,000원, ⑧ 같은 해 4. 초순경 영등포구청장실에서 현금 6,000,000원, ⑨ 같은 해 5. 27.경 같은 구 목동 소재 대지주유소 근처 피자집에서 현금 6,000,000원을 각 교부받아 합계 금 66,000,000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고(포괄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129조 제1항), 피고인 2는 피고인 1의 직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9회에 걸쳐 합계 금 66,000,000원의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것(포괄하여 형법 제133조 제1항, 제129조 제1항)이다. 아울러 제1심은 피고인 1로부터 금 66,000,000원을 추징하였다.

제1심이 인정한 하나하나의 뇌물수수 및 공여행위의 일자와 금액을 공소사실과 대조하여 보면 제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 중 ③과 ⑤는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이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 점에서 제1심판결은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고, 아울러 제1심이 인정한 하나하나의 뇌물수수 및 공여행위의 금액을 합산하여 보면 합계 금 61,000,000원이 되므로 제1심이 피고인들이 수수 또는 공여한 뇌물의 합계액이 금 66,000,000원이라고 인정하고, 피고인 1에 대하여 금 66,000,000원을 추징한 조치는 이유에 모순이 있다 할 것이고,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 역시 같은 위법을 저지른 것이므로 원심판결은 우선 이 점에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1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에 대하여

(1)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유탈이 있는지 여부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은 항소인이나 변호인이 같은 법 제361조의3 제1항의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하여야 하나, 직권조사사유가 있거나 항소장에 항소이유의 기재가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64조 제1항, 제2항은 항소법원은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사유에 관하여 심판하여야 하고,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두 규정을 대조하여 살펴보면 항소법원은 직권조사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제기가 적법하다면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었는지 여부나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가릴 필요 없이 반드시 심판하여야 할 것이지만, 직권조사사유가 아닌 것에 관하여는 그것이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소정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경우에 한하여 심판의 대상으로 할 수 있고,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음이 명백하다 (대법원 1976. 3. 23. 선고 76도437 판결 참조). 한편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사항을 항소심 공판정에서 진술한다 하더라도 그 진술에 포함된 주장과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1544 판결, 1974. 3. 26. 선고 74도50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1의 변호인 변호사 장진성이 제출한 항소이유서는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을 시인하면서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것으로서, 항소이유서에 공소사실 기재 수뢰 금액 중 금 24,000,000원은 피고인이 아니라 공소외 인이 받았고, 피고인이 받은 돈은 불우이웃돕기, 주민 경조사비, 자생단체 지원 등에 사용하였다는 기재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 그 돈까지 피고인이 받은 것이다라고 시인하는 기재가 있고, 피고인 1 또는 공소외인이 피고인 2로부터 받은 돈이 피고인 1의 직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주장은 법리오해나 사실오인 등을 주장한 것이라기보다 양형에 관하여 참작할 사유를 주장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그 이후 항소심에서 피고인 1의 변호인 변호사 임완규가 제출한 보석청구이유서,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따른 피고인 1의 진술, 항소심 증인 공소외인의 증언 내용, 피고인 1의 변호인 변호사 임완규의 항소심 변론 내용 등에 법리오해나 사실오인 등의 주장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그와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만 있다고 보고 양형부당 여부에 대하여만 판단하였다 하더라도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을 유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인 1에 대한 검사 작성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 1에 대한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는 1997. 7. 14.에 작성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같은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는 다음날 작성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위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제1회 진술이 끝난 직후 변호사를 접견하였다."는 피고인 1의 진술 기재가 있어서 피고인 1이 1997. 7. 14. 저녁에 조사를 받기 시작하여 다음날 시간 불상경까지 계속하여 심야에 조사를 받은 것으로 볼 소지가 많기는 하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 1은 제1심 법정에서 공소사실에 대하여 자백하고,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진정성립뿐만 아니라 임의성을 인정하였음이 명백하고,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에 나타난 자백의 경위를 보더라도 피고인 1은 조사 초기에는 피고인 2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가 피고인 2와 대질 신문을 받으면서 피고인 2가 돈을 주고 받을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며 피고인 1을 압박하자 그때서야 비로소 범행을 자백하였고, 그 자백의 내용도 돈을 준 피고인 2의 흔들림 없는 진술과 일치하여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1의 진술이 임의성이 없는 것이라고 의심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 기재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의 조치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이 점에 대한 피고인 1의 변호인 변호사 임완규의 논지는 이유가 없다.

(3) 공소외인이 수령한 돈에 대한 수뢰죄 성립 여부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사실 기재를 기준으로 하여 위 ②의 돈은 피고인 1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피고인 2가 공소외 공소외인에게 직접 주었고, 위 ⑥의 돈은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1이 없는 자리에서 피고인 2가 공소외인에게 주었고, 위 ③과 ⑨의 돈은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받아서 그 즉시 동석하고 있던 공소외인에게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형법 제129조 제1항은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와 별도로 형법 제130조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130조의 제3자뇌물제공죄를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단순수뢰죄와 비교하여 보면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고 그 제3자로 하여금 뇌물을 받도록 한 경우에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경우에 한하여 단순수뢰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하고,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고 그 제3자로 하여금 뇌물을 받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면 이를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고 그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뇌물을 받도록 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 다른 사람이 공무원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뇌물을 받은 경우나 그 밖에 예컨대 평소 공무원이 그 다른 사람의 생활비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혹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서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음으로써 공무원은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 등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단순수뢰죄가 성립할 것이다 .

이 사건에 돌아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 공소사실 ③과 ⑨에 대하여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해당되는 돈을 받아 그것을 소비하는 방법으로 공소외인에게 준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위 공소사실 ②와 ⑥에 대하여는 피고인 2가 공소외인에게 직접 돈을 준 것으로서 그와 같이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 ②와 ⑥에 대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을 적용하기 위하여는 공소외인이 피고인 1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해당하는 돈을 받은 것이라거나 사회통념상 공소외인이 그 돈을 받은 것을 피고인 1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어야만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인은 영등포구 여성연합회 회장과 영등포구 문고 회장 등으로서 피고인 1과 가깝게 지내는 사이이고, 영등포구청 주변에는 피고인 1과 공소외인이 연인관계라는 소문이 나 있었음(정작 당사자인 피고인 1과 공소외인은 연인관계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사정만 가지고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 하여금 공소외인에게 돈을 주도록 하였다 할지라도 공소외인이 위 공소사실 ②와 ⑥에 기재된 돈을 받은 것을 가지고 피고인 1이 이를 받은 것과 동일시하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이 사회통념상 공소외인이 위 공소사실 ②와 ⑥에 기재된 돈을 받은 것을 가지고 피고인 1이 이를 받은 것과 동일시할 정도의 사정이 있는지에 대하여 더 심리하지도 아니하고 위 공소사실 ②와 ⑥에 기재된 돈에 대하여도 피고인 1이 이를 수수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형법 제129조 제1항제130조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범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위에 적은 범위 안에서는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4) 피고인 1이 받은 돈의 직무관련성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게 원심 공동피고인 조만석이 영등포구청에서 발주하는 안양천 정비사업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지시를 하였고, 피고인 2가 원심 공동피고인 1로 하여금 그 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부정한 방법으로 도와주고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금 18,000,000원의 뇌물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혼자 차지하면 피고인 1이 자신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여 위 공소사실 ①의 돈을 피고인 1에게 상납하였고, 위 공소사실 ⑧의 경우에는 피고인 1에게 돈을 주면서 자신을 다른 부서로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고 하고 있는바, 피고인 1이 구청장으로서 구청 직원인 피고인 2에 대하여 업무상 감독권, 인사권 등을 가지고 있음을 감안하여 보면, 피고인 2와 피고인 1· 공소외인이 공소사실 기재 각 돈을 주고 받은 것은 모두가 피고인 1의 피고인 2에 대한 업무상 감독권, 인사권 등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볼 것이다. 원심은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서 이 점을 다투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나. 피고인 2에 대하여

원심이 그대로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 2가 원심 공동피고인 2로부터 제1심 판시 각 돈을 그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로 수수하였고, 또한 위 공소사실 ① 내지 ⑨ 기재 각 돈은 피고인 1의 직무와 관련하여 (피고인 1 또는 공소외인에게) 공여된 것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뇌물 및 뇌물공여에 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위 공소사실 ②와 ⑥ 기재 각 돈을 피고인 1에게 공여하였다고 본 것은 형법 제133조, 제129조 제1항제130조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피고인 1과 2가 위 범죄사실 ① 내지 ⑨ 기재 각 돈을 뇌물로 주고 받았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 1에 대하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129조 제1항의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처벌하고, 피고인 2에 대하여는 형법 제133조 제1항, 제129조 제1항의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제1심 판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위반죄 및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단순수뢰죄 등과 경합범으로 처벌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은 그 전체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4.21.선고 97노2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