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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6422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인정된죄명:뇌물수수)][미간행]
판시사항

공무원이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또는 그 다른 사람을 통하여 투자하는 관계에 있으면서 공무원 자신의 투자금 내지 대여금으로 계산하면서 그 다른 사람 이름으로 뇌물을 받는 경우,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 성립 여부(한정 적극) 및 그 판단 기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다비다 담당변호사 조동섭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경우, 그 다른 사람이 공무원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뇌물을 받은 경우나,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음으로써 공무원은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 등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8077 판결 등 참조). 또한 공무원이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또는 그 다른 사람을 통하여 투자하는 관계에 있으면서 공무원 자신의 투자금 내지 대여금으로 계산하면서 그 다른 사람 이름으로 뇌물을 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인데,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공무원과 그 다른 사람 사이에 투자관계가 형성되어 있거나 장차 형성될 것이 기대되었는지 여부, 공무원과 증뢰자의 의사가 어떠하였는지 여부, 공무원의 투자금 내지 대여금이라는 계산을 배제하고서도 증뢰자와 그 다른 사람 사이에 정상적인 거래가 성립될 수 있는 관계였는지 여부, 증뢰자와 그 다른 사람 사이의 정상적인 거래를 나타내는 정황적인 징표들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2를 통하여 합계 1억 4,000만 원의 뇌물을 판시와 같이 수수하였다라는 판시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택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1이 2006. 1. 17. 공소외 2에게 현금을 지급하거나 공소외 2가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합계 1억 원을 지급하고, 그 후 2006. 8.경 공소외 2에게 현금 4,0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나, 그 판시 사정 즉, ① 공소외 2가 받은 위 1억 4,000만 원이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다거나, 공소외 2와 피고인 사이에 위 1억 4,000만 원을 중국 아파트 사업에 대한 피고인의 투자금 내지 대여금으로 인정하기로 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② 공소외 2는 공소외 3과 중국 아파트 사업을 동업한 자로서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으로 중국 아파트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스스로 노력할 충분한 동기가 있었던 점, ③ 피고인은 공소외 1에게 “차용증을 작성해 두고 공소외 2에게 돈을 빌려주라”고 요청하였는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사실에 부합된다는 전제에 선다면 결국 피고인은 자신의 뇌물수수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위와 같이 차용증을 작성하라고 요청하였다는 것이 될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은 피고인과 아무런 의사연락 없이 차용증을 폐기하였고, 위 차용증의 용도와 관련하여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에 서로의 진술을 일치시키기 위한 시도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없어, 공소외 1이 위 차용증에도 불구하고 위 1억 4,000만 원이 피고인에게 공여되는 뇌물이라고 생각하였다는 것은 공소외 1의 일방적인 내심의 의사에 불과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④ 공소외 1은 피고인 외에도 당시 화성시 도시계획과장으로 근무하던 공소외 4에게 합계 23,665,000원 상당, 화성시 도시계획과 계장으로 근무하던 공소외 5에게 합계 18,752,500원 상당의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하였는데, 위 1억 4,000만 원 또는 그에 대한 금융이익을 합산할 경우, 피고인의 상급자인 위 공소외 4나 같은 직급인 공소외 5에게 공여된 뇌물 액수에 비하여 피고인에게 공여된 뇌물 액수가 훨씬 커지는 결과가 되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사자 또는 대리인이라거나 사회통념상 공소외 2가 돈을 받은 것을 피고인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 및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공소외 1은 공소외 6을 통하여 화성시 발주 수치지형도 제작 등 용역을 수주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화성시청 공무원 등 관계자들과 안면을 익히고 금품 등을 제공하여 왔고, 공소외 6과 사이에 공무원들에게 위 용역 수주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기로 협의하기도 한 점, 위 용역은 2006년경부터 수년에 걸쳐 진행되면서 그 수주액만도 약 87억 원에 달하고 위 용역의 발주 및 공정진행, 검수와 관련하여 화성시 도시계획국 도시계획과 소속 담당계장인 피고인으로부터 감독을 받아야 할 입장이어서 피고인은 담당과장 공소외 4 등과 함께 공소외 1, 6의 접대대상으로 되어 있었던 점, 위 1억 4,000만 원 중 1억 원의 지급시점은 2005. 12.경 공소외 1이 운영하는 △△이엔지가 공소외 7 주식회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화성시로부터 ‘화성시 수치지형도 제작 및 동부권 도시관리계획 지형도면 고시 용역’을 수주한 때와 근접한 2006. 1. 17.경인 점, 공소외 1은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외 2에게 돈을 빌려주라는 전화를 받고 2006. 1. 17. 공소외 2와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공소외 2에게 1억 원을 주었고, 그 후 2006. 8.경 4,000만 원을 줄 때 다시 공소외 2를 만났을 뿐, 그 전이나 후에 공소외 2를 만난 사실이 없음은 물론 서로 전화통화를 한 사실조차 없어 공소외 1의 공소외 2에 대한 금원의 지급을 두 사람 사이의 통상적인 금전대차관계로 보기 어려운 점, 위 1억 원 중 5,400만 원은 공소외 1이 모친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 마련한 돈으로, 당시 공소외 1이 다른 사람에게 1억 원에 이르는 돈을 빌려 줄 정도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형편이 아니었던 점, 공소외 2는 “2006. 1. 17. 공소외 1로부터 1억 원을 빌리면서 1~2개월 안에 넉넉히 보태주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약속이 이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7개월 후인 2006. 8.경 공소외 1이 또다시 4,000만 원을 아무런 담보도 없이 현금으로 빌려준다는 것은 금전대여에 관한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 점, 또한 공소외 2가 공소외 1에게 위 각 금원 차용 당시 이자나 변제기도 기재하지 않고 차용증을 1장만 작성하여 주었다는 것도 차용증 작성에 대한 경험칙에 어긋나는 점, 공소외 2는 그 명의 아파트 등으로 위 돈을 충분히 변제할 수 있는 자력이 있었음에도 이를 변제하지 않고 있는 점, 공소외 1은 수사 개시 이래 일관하여 위 1억 4,000만 원은 피고인에게 용역 수주 등에 대한 대가로 지급한 뇌물이고, 피고인이 차용증을 받으라고 말을 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면서, 지금까지 변제독촉을 하거나 돌려받은 사실도 없고, 공소외 2를 전혀 알지 못한 사이여서 공소외 2에게 돈을 빌려줄 이유도 없고 공소외 2는 단지 피고인의 심부름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공소외 1의 지시로 위 돈을 마련한 그의 처 곽문숙은 공소외 1로부터 위 돈이 공무원들에게 로비자금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비자금파일에 위 돈을 피고인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입력하여 놓은 점,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자신의 뇌물수수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위와 같이 차용증을 작성하라고 요청하였다고 하여 공소외 1이 피고인과 아무런 의사연락 없이 차용증을 폐기한 것이 위 금원을 뇌물이 아니라고 볼 사정이 된다고는 할 수 없고, 오히려 차용증 자체가 피고인에게 제공한 뇌물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폐기하였을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점, 공소외 1은 공소외 6과 사이에 위 용역 수주와 관련하여 공무원들에게 3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그 중 공소외 4 과장 몫 1억 원, 피고인 계장 몫 1억 원, 나머지 1억 원은 공소외 6이 알아서 사용하는 것으로 협의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1억 4,000만 원을 지급한 것이 상급자인 공소외 4나 같은 직급인 공소외 5에게 공여된 뇌물 액수에 비하여 그 금액이 훨씬 커지게 되는 결과가 된다고 하여 이를 경험칙에 어긋난다고는 할 수 없는 점, 피고인 역시 공소외 2의 중국 사업에 3억 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고, 공소외 2의 요구로 계속 투자금이 필요한 상태였으므로,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2를 통하여 위 돈을 받아 중국사업에 투자하게 함으로써 그 금액만큼 자신의 돈을 투입하지 않게 되는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이러한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화성시에서 발주하는 위 수치지형도 제작 등 용역의 수주 및 관리감독, 공정진행, 검수 등과 관련하여 제반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로 공여하는 것임을 알면서 피고인 자신의 투자금 내지 대여금으로 계산하면서 공소외 2의 이름으로 위와 같이 합계 1억 4,000만 원을 제공받아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뇌물죄에 관한 법리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이 부분 공소사실을 파기하여야 할 것인데, 이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무죄 부분과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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