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987 판결

[업무방해·공무집행방해][미간행]

판시사항

[1] ‘범칙금을 납부한 사람은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벌받지 아니한다’는 경범죄처벌법 제7조 제3항 , 제8조 제3항 의 규정 취지

[2]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과 동일사건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면소판결) 및 공소사실이나 범칙행위의 동일성 여부 판단 기준

[3] 피고인에 대한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의 공소사실이 이미 경범죄처벌법에 의하여 범칙금을 납부한 범칙행위인 ‘음주소란 등’과 동일사건일 여지가 있는데도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직권조사사항으로 소극적 소송조건인 확정판결의 존부에 관한 심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은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과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9. 10. 10. 21:00경 서울 성북구 (이하 상세 주소 생략) 피해자 공소외 1 운영의 ○○치킨 호프집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던 중 옆 좌석의 손님들이 쳐다본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어 옆 좌석 손님에게 큰 소리로 ‘씨발놈아, 왜 쳐다보냐’라고 소리치고 위 손님의 멱살을 잡아 흔드는 등 행패를 부렸다.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을 제지하려 하였으나 피고인은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하고, 위 손님을 따라 호프집 밖으로 나간 후에도 그 앞에서 같은 날 21:30경까지 계속 소리를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써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과 “피고인은 같은 날 21:30경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서 ▽▽지구대 소속 경찰공무원들에 의해 현행범인으로 체포되어 위 지구대로 연행되었고, 그곳에서 사건을 처리 중인 위 지구대 소속 경위 공소외 2에게 욕설을 하며 발로 공소외 2의 왼쪽 정강이를 걷어차고, 이를 제지하려는 위 지구대 소속 경사 공소외 3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위 지구대 소속 경사 공소외 4에게 욕설을 하며 발로 공소외 4의 배를 1회 걷어차는 등 폭행하였다. 이로써 경찰공무원들의 신고사건 처리업무 및 현행범인 수사업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나. 제1심법원은 그 설시의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항소한 피고인은 항소이유서를 통하여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을 내세웠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직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을 배척한 다음 제1심판결과 동일한 형을 선고하였다.

2.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경범죄처벌법 제7조 제3항 , 제8조 제3항 에 의하면 범칙금 납부의 통고처분을 받고 범칙금을 납부한 사람은 그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벌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통고처분에 의한 범칙금의 납부에 확정판결에 준하는 효력을 인정한 것이고 (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2도2642 판결 ),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는 ‘확정판결이 있는 때’를 면소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과 동일사건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하며 (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도4885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공소사실이나 범칙행위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그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4도4758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범칙금 납부통고처분에 의하여 2010. 2. 5. 범칙금을 납부한 범칙행위는 ‘피고인이 2009. 10. 13. 12:00경 ▽▽지구대 내에서 음주소란 등 행위를 하였다’는 것인 사실, ② 피고인은 당초 50,000원의 범칙금 납부를 통고받고서 이를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았으나, 2010. 1. 7.자 즉결심판의 출석(즉결심판 예정일시는 2010. 2. 9. 13:00) 내지 범칙금(50% 증액된 75,000원) 납부통고서를 송달받고는 2010. 2. 5. 위 범칙금을 납부한 것으로 보이는 사실, ③ 경찰공무원 공소외 2는 경찰에서의 참고인 조사 시에 ‘저는 2009. 10. 10. 21:00부터 23:00까지 경사 공소외 5와 소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서울 성북구 (이하 상세 주소 생략) 소재 ○○치킨 집에서 술에 취한 채 손님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손님을 내쫓아 영업을 방해하였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였던 경사 공소외 4와 경장 공소외 6이 피고인을 영업방해로 데리고 와서, 피해자가 없다고 하여, 음주소란으로 경범스티커를 발부해 주고 귀가하라고 하자, 피고인이 욕설을 하는 것을 제가 저지하자 잡자기 발로 왼쪽 정강이를 걷어차 약 5㎝의 찰과상을 입었습니다’라고 진술한 사실, ④ 피고인은 2009. 10. 10. 23:28 서울 △△경찰서 형사과 형사3팀 사무실에 인치되었고, 2009. 10. 11. 08:35 서울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었으며, 2009. 10. 13. 15:00경 법원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예정되어 있었고,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되어 같은 날 석방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9. 10. 11. 08:35경부터 같은 달 1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전까지 서울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여 2009. 10. 13. ▽▽지구대에서 다시 음주소란 행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지구대 소속 경찰공무원 공소외 2도 2009. 10. 10. 피고인에게 경범스티커를 발부해 주고 귀가하라고 하자 피고인이 폭행을 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 범칙금 납부통보서상 위반일시인 2009. 10. 13.은 2009. 10. 10.의 착오 기재로 보이는바, 이러한 여러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범칙행위인 음주소란 등과 이 사건 공무집행방해죄의 공소사실은 범행장소가 동일하고 범행일시도 거의 같으며 피고인이 업무방해죄로 체포되어 ▽▽지구대로 연행되어 온 후 그곳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임이 분명해 보이므로 양 사실은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피고인을 영업방해로 데리고 왔는데 피해자가 없다고 하여 음주소란으로 경범스티커를 발부해 주고 귀가하라고 하자 피고인이 경찰관을 폭행하였다는 공소외 2의 진술에 중점을 두어 본다면, 이 사건 범칙행위인 음주소란 등이 이 사건 업무방해죄의 공소사실과 동일한 사건일 여지도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범칙금 납부통보서상 위반일시 2009. 10. 13. 부분이 착오 기재인지, 피고인이 실제로 2009. 10. 13. ▽▽지구대에서 재차 음주소란 행위를 한 것인지, 이 사건 범칙행위가 ○○치킨 호프집에서의 업무방해에 관한 것은 아닌지에 관하여 추가로 심리하여 본 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 관하여 확정판결이 있는지 여부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직권조사사항으로 소극적 소송조건인 확정판결의 존부에 관한 심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8.27.선고 2010노2236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5.20.선고 2011노404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