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미간행]
[1]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한 요건
[2]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구조조정 실시 자체를 반대할 목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아간 경우, 쟁위행위의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3]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의 판단 기준
[4] 공동재물손괴의 범행이 업무방해의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양 죄의 피해자 및 행위의 태양이 다르므로 양 죄가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본 사례
[1]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588 판결 (공1998상, 636) 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공2001하, 2624) [3]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34523 판결 (공1992, 1839) 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공2001하, 1785)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공2002상, 1290)
피고인 1외 1인
피고인들
변호사 권두섭외 3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은 제1심의 유죄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을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할 것인바 (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588 판결 ,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공기업의 민영화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며 (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참조),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 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 2003. 2. 28. 선고 2002도588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을 포함한 전국철도노동조합원들은 한국철도공사의 신규사업 외주화 계획의 철회를 목적으로 하였던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그 목적이 정당하지 못하여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한편, 2인 이상이 공동으로 가공하여 범죄를 행하는 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나 모의는 반드시 직접, 명시적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고 순차적,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어느 경우에도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이를 공동으로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이 있어야 할 것이고, 피고인이 공모의 점과 함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인바(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103 판결 ,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채택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의 판시 공동재물손괴의 점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를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그리고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판시 공동재물손괴의 범행은 판시 업무방해의 과정에서, 그 소란의 일환으로 저지른 것이기는 하지만, 양 죄는 피해자가 다를 뿐 아니라, 판시 업무방해의 범행은 판시 공동재물손괴의 범행 외에 장시간에 걸쳐 집단적으로 한국철도공사 사업본부장실을 점거하고 구호를 제창하는 등의 위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저지른 것이어서 행위의 태양이 다르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양 죄는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