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제27호)]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부터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자에 대하여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하는 구 상속세법 제34조의4가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고 및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인지 여부(적극)
구 상속세법 제34조의4(1981. 12. 31. 법률 제3474호로 개정되고, 1990. 12. 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는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는 경우를 그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익”을 받는다는 개념은 매우 넓은 개념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이란, 과연 어떠한 이익을 어떻게 받은 경우가 이에 해당하게 되는 것인지 이 사건 법률조항만으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어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다.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법률상·사실상의 양도행위로 인하여,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이익을 받는 것으로서, 엄밀한 의미의 증여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다른 증여의제규정과 대비하여 보면 실질상 무상으로 이익을 받는 증여와 다름 없는 경우를 재산의 무상이전으로 본 것임이 분명하므로 과세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 이 사건 법률조항 소정의 “현저히 저렴한 대가”라는 말은 ‘드러나게 값이 싸다’는 사전(辭典)에 나타난 뜻만으로도 증여로 의제되는 행위의 범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과세대상 재산이 현저히 저렴한 것인지의 여부는 급변하는 경제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때와 장소에 따라 수시로 그 뜻이 다를 수도 있고 이에 바로 대응하여야 할 조세정책의
필요성 때문에 이러한 사항은 법률에 규정하기보다는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위임할 필요가 있다. …… 구 상속세법시행령 등의 내용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모두 합리적으로 그 대강을 예측할 수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법률주의의 근간을 유지한 채 과세형평과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제현실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으로 대통령령인 시행령에서 과세대상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고 해당 세액을 산출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데 불과한 것이므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
구 상속세법 제34조의4(1981. 12. 31. 법률 제3474호로 개정되고, 1990. 12. 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헌재 1992. 12. 24. 90헌바21 , 판례집 4, 890
헌재 1995. 11. 30. 94헌바40 등 판례집 7-2, 616
헌재 1995. 11. 30. 91헌바1 등, 판례집 7-2, 562
청 구 인 김 ○ 일 외 3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우 창 록 외 2인
당해사건 대법원 94누15905 증여세등부과처분취소
구 상속세법 제34조의4(1981. 12. 31. 법률 제3474호로 개정되고, 1990. 12. 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는 헌법에 위반된다.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외 ○○회사 ○○○○산업은 1989. 10. 17.부터 1990. 11. 6.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합계 330,000주의 신주를 발행하였고, 이때 위 회사의 주주인 청구외 이○숙은 신주인수권의 일부를 포기하고 위 이○숙과 구 상속세법시행령 제41조 제2항(1982. 12. 31. 대통령령 제10979호로 개정되고, 1990. 12. 31. 대통령령 제
131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규정에 의한 특수관계에 있는 청구인들은 신주인수권을 초과하여 신주를 배정받았다.
(2) 청구외 ○○세무서장은 청구인들과 위 이○숙 사이에 이루어진 위 신주인수행위는 구 상속세법(1981. 12. 31. 법률 제3474호로 개정되고, 1990. 12. 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34조의4, 같은 법 시행령 제41조의3(1988. 12. 31. 대통령령 제12567호로 개정되고, 1990. 12. 31. 대통령령 제131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규정에 의하여 증여로 의제된다고 보아 1992. 1. 16. 청구인들에게 합계 금 3,266,558,810원의 증여세 및 방위세를 부과하였다.
(3) 청구인들은 ○○세무서장을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위 증여세 및 방위세의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92구23331)을 제기하였다가 1994. 11. 17.청구기각의 판결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94누15905)하면서 구 상속세법 제34조의4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위헌심판제청신청(95부30)하였다가 1995. 12. 8. 위 신청이 기각되자 1995. 12.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상속세법 제34조의4(1981. 12. 31. 법률 제3474호로 개정되고, 1990. 12. 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속세법 제34조의4(무상 등으로 양도받은 경우의 증여의제)
제32조 내지 제34조의3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부터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자는 당해 이익을 받은 때에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 받은 것으로 본다. 다만, 이익을 받은 자가 자력을 상실하여 납세할 능력이 없을 때에는 그 세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같은 법 시행령 조항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41조(현저히 저렴 또는 높은 가액 및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정의) ① 법 제34조의2 제1항에 규정한 “현저히 저렴한 가액” 및 법 제34조의4에 규정한 “현저히 저렴한 대가”라 함은 증여일의 현황을 기준으로 하여 제5조 내지 제7조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의 100
분의 70 이하의 가액을 말한다.
② 법 제34조 제2항, 법 제34조의2 제1항·제2항 및 법 제34조의4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라 함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양도자의 배우자와 그 배우자의 친족
2. 양도자의 친족, 친족의 배우자와 그의 4촌 이내의 친족
3. 양도자의 사용인이나 사용인 이외의 자로서 양도자의 자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와 이들과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
4. 양도자 또는 제1호 내지 제3호의 게기하는 자가 출자하고 있는 법인
5. 양도자의 상품 또는 제품을 특약판매하는 자
6. 양도자의 친지. 다만, 재무부령으로 정하는 자로 한다.
제41조의3(현저히 저렴한 대가로 받은 이익) 법 제34조의4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이라 함은 법인이 자본 또는 출자액을 증가하기 위하여 주식 또는 지분(이하 “신주”라 한다)을 배정함에 있어서 당해 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이하 “주주 등”이라 한다)가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이하 “신주인수권”이라 한다)의 일부 또는 전부를 포기함으로 인하여 당해 신주인수권을 포기한 주주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그의 지분비율을 초과하여 신주를 배정받은 경우에 그 초과하여 배정받은 신주의 납입금액과 증여일의 현황을 기준으로하여 제5조 내지 제7조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과의 차액을 말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나 거래가 과세대상이 되는 것인지에 대하여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고 다만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경우에는 증여가 있었던 것으로 의제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고, 나아가 과세대상 내지 과세물건인 이익에 관하여서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이라고만 정하고 있을 뿐 달리 대통령령이 그러한 이익을 정할 때 준수하여야 할 아무런 기준도 정한 바가 없어 하위법령에로의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였다. 또 증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증여를 의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실질과세원칙에도 위배된다.
나. 법원의 위헌심판제청신청 기각결정 이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의제규정 중의 하나로서 다른 증여의제규정이 적용되는 때를 제외하고 특수관계
에 있는 자로부터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 이익을 받은 경우를 증여로 의제하면서 다만 그 이익의 종류와 범위만을 하위법령에 위임한 것이므로 포괄적 백지위임으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실질적으로 이익을 받은 경우 이를 증여로 의제하는 것이므로 실질과세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다. 재정경제원장관 및 국세청장의 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진실한 증여사실을 감추고 자본거래 등 가장행위를 통하여 증여세를 면탈하려는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로서, 재산의 무상이전이라는 점에서 민법상 증여와 동일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경우 즉 특수관계자 사이에 경제적 이익이 무상으로 이전되는 경우 현저하게 이익을 받은 자에 대하여 증여로 의제한다는 본질적인 내용은 법률로서 규정하여 과세형평과 조세정의를 실현하면서 다만 당해 이익의 종류와 범위·계산방법을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이므로 백지위임이라 할 수 없고, 논리적 해석을 하면 법률의 내용 또한 명확하므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도 않는다. 또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증여세의 부과는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는 것이므로 실질과세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3. 판 단
가. 증여의제 규정의 입법목적
국세기본법 제21조 제1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하면 증여세에 대한 조세채무는 증여에 의하여 재산을 취득하는 때 성립한다. 그리고 법 제29조의2의 규정에 의하면 증여세 납세의무자는 증여를 받은 자를 원칙으로 하며, 따라서 증여세는 그 과세대상을 증여로 하고 있다.
그런데 증여세의 세율이 매우 고율인 관계로, 실질은 증여나 다름없는 경우에도 형식적으로는 신탁이나 채무의 인수, 채무면제 등을 가장하거나 재산이전의 대가를 조작함으로써 이를 면탈하려 하는 시도가 많다. 따라서 이와 같은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실질과세를 이룸으로써 공평한 조세부담을 통한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법은 추정규정들을 둠과 동시에 형식적으로는 증여로 보기 어려우나 실질은 증여로 볼 수 있는 경우 이를 증여로 보는 의제규정들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증여의제 규정은 그 추구하는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조세부과의 근거가 되는 한 헌법이 요구한 조세법률주의에 따라야 하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지켜야 한다.
나. 조세법률주의 및 위임입법의 한계
헌법 제59조가 규정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는 과세
관청의 자의적인 과세권 행사를 방지하고 국민의 경제생활에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정성을 부여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기능을 하는 등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헌법원리이며,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과세요건 명확주의를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즉 납세의무를 성립시키는 납세의무자, 과세물건, 과세표준, 과세기간, 세율 등의 모든 과세요건과 부과·징수절차는 모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하여야 하고, 과세요건을 법률로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그 규정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면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 규정내용이 명확하고 일의적이어야 한다(헌재 1992. 12. 24. 90헌바21 , 판례집 4. 890;헌재 1995. 11. 30. 94헌바40 등, 판례집 7-2. 616 등 참조).
한편,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위임입법과 그한계에 관하여 법률에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여 두도록 함으로써 행정권에 의한 자의적인 법률의 해석과 집행을 방지하고 의회입법의 원칙과 법치주의를 달성하고자 하는 규정이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고, 이와 같은 위임입법의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그 규율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특히 처벌법규나 조세법규 등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가 더욱 강화되어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1995. 11. 30. 91헌바1 등, 판례집 7-2, 562).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제32조 내지 제34조의3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부터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자는 당해 이익을 받은 때에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는 경우를 그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이익”을 받는다는 개념은 매우 넓은 개념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는 “대통령령이 정히는 이익”이란, 과연 어떠한 이익을 어떻게 받은 경우가 이에 해당하게 되는 것인지 이 사건 법률조항만으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령 제41조의3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이라 함은 법인이 자본 또는 출자액을 증가하기 위하여 신주를 배정함에 있어서 당해 법인의 주주 등이 신주인수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포기함으로 인하여 당해 신주인수권을 포기한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그의 지분비율을 초과하여 신주를 배정받은 경우에 그 초과하여 배정받은 신주의 납입금액과 증여일의 현황을 기준으로 하여 법 제5조 내지 제7조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과의 차액을 말한다고 규정하여, 신주인수권의 포기와 추가배정에 따른 사실상의 경제적 이익을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유일한 과세대상으로 포착하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신주인수권의 포기 및 추가배정에 의한 이익이라고 하는 과세대상은,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자”라고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해석으로부터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법상 신탁이익을 받을 권리의 양도에 대한 증여의제를 규정한 제32조, 제3자 명의로 등기 등을 한 재산에 대한 증여추정을 규정한 제32조의2, 보험금에 대한 증여의제를 규정한 제33조,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사이의 양도행위에 대한 증여의제를 규정한 제34조나 기타 재산양도대가의 현저한 불균형에 대한 증여의제를 규정한 제34조의2, 채무면제나 채무인수 등에 대한 증여의제를 규정한 제34조의3 등의 해석에 비추어 예측가능한 것도 아니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 제32조 내지 제34조의3에 규정하여 놓은 경우 외에도, 이익의 종류 여하를 불문하고,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이익을 받은 행위가 법형식상으로는 증여에 해당하지는 아니하지만, 경제적인 실질에서는 증여에 다름없다고 볼 수 있는 경우를 증여로 의제하는 근거를 마련한 다음, 그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여 이에 대하여 과세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세요건 중 가장 중요한 과세대상 내지 과세물건을 법정하지 않은 채 이를 포괄적으로 하위법규인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으로서, 과세당국의 행정편의적인 규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이는 과세요건 법정주의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조세법률주의
에 정면으로 위반될 뿐만 아니라,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임이 분명하다.
(4) 이와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은 그 후의 법 개정 내용과 대비하여 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즉, 1990. 12. 31. 개정 법률(법률 제4283호)에서는 제34조의5에 위 시행령이 규정하였던 법인의 증자 및 감자시의 이익에 관한 증여의제를 직접 규정하였고, 제34조의4는 법인의 합병으로 인한 이익에 대한 증여의제를 새로 규정하였다. 그 후 1993. 12. 31. 개정 법률(법률 제4662호)에서는 제34조의5에 신주발행시 위와 같이 실권주를 배정하는 경우 외에 실권주를 다시 배정하지 아니한 경우까지도 증여로 본다고 규정하였고, 1996. 12. 30. 전문개정된 현행 상속세및증여세법(법률 제5193호)에서는 법인의 합병시의 증여의제를 제38조로, 증자·감자시의 증여의제를 제39조로 규정하는 외에 제40조에서 전환사채이익에 대한 증여의제를 새로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위와 같은 법의 개정 경위는, 과세관청이 법률은 그대로 둔 채 하위규범인 대통령령만을 개정하여 계속 위와 같은 경우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게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법률주의 및 백지위임 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위 시행령에 규정되었던 내용을 법개정을 통하여 법률로 규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5) 결론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증여의제로 증여세의 과세대상 내지 과세물건이 되는 것을 단지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 받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자”로만 규정하고 있을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전적으로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어, 납세의무자인 일반 국민이 과연 어떤 행위로 인한 어떤 이익에 대하여 증여세가 부과될 것인가를 법률만으로는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게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결국 증여세의 과세대상 내지 과세물건을 법률에 특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조세법률주의를 정한 헌법 제59조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납세의무의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 내용을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에 백지위임하고 있으므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정한 헌법 제75조에도 위반된다.
4. 결 론
이 결정은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이
영모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나머지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따른 것이다.
5.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따라 과세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는 과세요건인 법률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면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의 우려 때문에 명확·일의적(一義的)이어야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조세법률주의의 철저한 관철은 복잡다양하고 쉴새없이 바뀌는 경제상황에 따른 정확한 과세대상의 포착, 적정한 과세표준의 산출, 담세력에 따른 공평과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세정의의 실현이라는 또 다른 이념과는 서로 어긋날 수도 있으므로 이를 조절 융화할 필요가 있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조세법률주의를 견지하면서도 조세평등주의와의 조화를 위하여 경제현실에 걸맞는 공정한 과세를 할 수 있게 하고 탈법적인 조세회피행위에 대처하기 위하여는 납세의무의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에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중 경제현실의 변화나 전문적인 기술의 발달 등에 곧바로 대응하여야 하는 세부적인 사항에 관하여는 국회제정의 형식적 법률보다 더 탄력성이 있는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이를 위임할 필요가 있다(헌재 1995. 11. 30. 94헌바40 등, 판례집 7-2, 616, 633).
한편, 헌법 제75조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고 함은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은 될 수 있는대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헌재 1996. 3. 28. 94헌바42 , 판례집 8-1, 199, 209).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 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따라서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한 것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재판소의 되풀이 되는 선례이다(헌재 1994. 7. 29. 93헌가12 , 판례집 6-2, 53, 59등 다수).
나. (1) 상속세법은 타인의 증여에 의하여 재산을 취득한 자는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9조의2 제1항). 상속세가 피상속인의 유산 자체를 과세대상으로 하는데 반하여 증여세는 재산의 무
상이전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상속세는 자연인의 사망으로 재산을 취득한 자에게 과(課)하는 조세인데 생전에 재산을 증여하면 그 부담을 경감 내지 회피할 수 있으므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증여세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증여세를 상속세의 보완세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재산취득의 원인이 사후이전과 생전이전의 차이만 있을 뿐 무상이전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두가지를 하나의 법률(구법은 상속세법, 현행법은 상속세및증여세법)에 묶어 입법을 하고 있다. 상속세는 재산의 무상취득에 따른 담세력에 기초를 둔 국세로서, 국가의 재정수요의 충족과 부(富)의 일부계층으로의 과도한 집중을 완화하여 국민의 경제적인 균등을 도모하고 복지국가의 이념을 실현하려는 정책적인 의도도 아울러 갖고 있다.
(2) 상속세법은 재산의 이전 원인이 법률적으로 증여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으나 증여로 취득한 재산과 그 실질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부담의 공평을 도모하는 뜻에서 증여에 의한 재산 취득으로 보는 이른바 증여의제 규정을 두고 있다. 즉, ① 신탁이익을 받을 권리의 양도에 대한 증여의제(제32조) ② 제3자명의로 등기 등을 한 재산에 대한 증여의제(제32조의2) [이 부분은 헌법재판소가 1989. 7. 21. 한정합헌 결정을 하였다( 89헌마38 , 판례집 1, 131)]③ 보험금에 대한 증여의제(제33조) ④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 사이의 양도행위에 대한 증여의제(제34조) ⑤ 기타 재산의 양도대가의 현저한 불균형에 대한 증여의제(제34조의2) ⑥ 채무면제, 인수 등에 대한 증여의제(제34조의3)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법 제34의4에서 위 ① 내지 ⑥의 증여의제 규정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그밖의 이익에 대하여 과세할 목적으로 “제32조 내지 제34조의3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부터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자는 당해 이익을 받은 때에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하는 ‘무상 등으로 양도받은 증여의제’ 규정인 이 사건 법률조항을 따로 두고 있다.
1981. 12. 31. 최종 개정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새로운 유형의 조세회피 수단이 출현할 것에 대비하여 만든 것으로 이 조항이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①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②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③ 법률상·사실상의 양도행위로 인하여, ④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이익을 받는 것으로서, ⑤ 엄밀한
의미의 증여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위 ① 내지 ⑥의 증여의제규정과 대비하여 보면 실질상 무상으로 이익을 받는 증여와 다름없는 경우를 재산의 무상이전으로 본 것임이 분명하므로 과세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1988. 12. 31. 최종 개정된 이 법 시행령 제41조의3이 들고 있는 신주인수권의 포기와 초과인수로 인한 이익은 물론, 같은 령 제41조의 ‘현저히 저렴한 가액 및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정의’는 이 조항에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납세자에게 불리한 새로운 과세대상을 규정한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해석은 위 ‘가’ 항에서 설시한 우리재판소의 선례의 견해에 따른 것이므로 이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바, 그 이유를 아래 ‘다’ 항에서 자세히 밝히고자 한다.
다. 우리나라의 주식회사는 가족, 친족 등이 주주로 된 회사가 많이 있고 이 회사들은 주식의 사전상속이나 변칙증여행위 등을 신주발행의 방법으로 행하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본거래의 방법은 다양하고 점점 지능화 되어가고 있으므로, 이러한 변화된 상황 하나 하나를 모두 법률에 반영하여 과세를 하는 것은 바람직스러운 일이기는 하나 법률을 마련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세회피 수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기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말미암아 위에서 열거된 ① 내지 ⑥에서 본 증여의제 규정 이외에도 여러가지 새로운 형태로 이루어지는 변칙적인 재산의 무상이전 등을 과세대상으로 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과 그에 따른 시행령을 마련해 두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최종개정일자(1981. 12. 31.)와 법시행령의 최종개정일자(1988. 12. 31.)의 차이는 이와 같은 사정이 표현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산을 갖고 있는 회사가 증자를 하면 구주식의 가액은 증자액의 비율에 따라 희석(稀釋)되고 신주식의 가액은 거꾸로 증가하게 된다. 증자하기 전의 주식의 비율에 따른 신주 인수를 하지 아니하면 신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하지 아니한 자의 재산은 구주식의 가액이 증자를 한 비율만큼 희석 감소되고, 반면에 비율을 초과하여 신주를 인수한 자의 재산은 그만큼 증가하게 됨으로 후자는 전자로부터 그 차액에 상당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증여의제로 되는 과세대상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과 권리를 아울러 가리키는 개념이므로 신주인수권에 의한 이익을 무상으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증여의제에 해당되는 “이익”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5. 12. 8. 94누15905, 공96. 426 참조).
이 조항에서 규정한 “이익”에 대한 내용과 절차를 다시 구체화 하기 위하여 구 상속세법시행령 제41조의3에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이라 함은 “법인이 자본 또는 출자액을 증가하기 위하여 주식 또는 지분을 배정함에 있어서 당해 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가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의 일부 또는 전부를 포기함으로 인하여 당해 신주인수권을 포기한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그의 지분 비율을 초과하여 신주를 배정받은 경우에 그 초과하여 배정받은 신주의 납입금액과 증여일의 현황을 기준으로하여 제5조 내지 제7조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과의 차액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다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조세법률주의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가) 이 조항에서 ‘이익 제공자’의 범위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라고 규정한 부분을 본다.
이 조항의 연혁을 보면, 1952. 11. 30. 법률 제261호로 상속세법이 개정될 당시 제34조의3으로 신설되었는데, 그 당시는 “…… 대가를 지불하지 아니하거나 또는 현저히 저렴한 가액의 대가로서 이익을 주었을 경우……”라고만 규정하여 이익제공자의 범위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1956. 12. 31. 법률 제418호로 위 조문 내용을 “……「친족으로부터」…… 이익을 받은 자……”로 개정하여 이익의 제공자를 “친족”으로 한정하였고, 다시 1960. 12. 30. 법률 제573호로「친족으로부터」를「타인으로부터」로 개정하였다가, 1971. 12. 28. 법률 제2319호로「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부터」로 개정하기에 이르렀다.
“특수관계에 있는 자”라는 용어는 법 제34조(배우자 등의 양도행위)에서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 특수관계에 있는 자’라는 표현이 있다. 특히 ‘국세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 및 공통적인 상황과 …… 국세에 관한 법률관계를 확실하게 하고, 과세의 공정을 도모하며, 국민의 납세의무의 원활한 이행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구 국세기본법은 제39조(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 제2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친족 기타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규정을 두고, 같은 법 시행령 제20조(친족
기타 특수관계인의 범위)에서 한층 더 구체적으로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열거하고 있다. 그밖에 법인세법 제20조(부당행위계산의 부인)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규정을, 같은 법 시행령 제46조(법인의 부당한 행위 또는 계산)에서 다시 그 내용을 자세히 규정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구 상속세법시행령 제41조 제2항은 “① 양도자의 배우자와 그 배우자의 친족 ② 양도자의 친족, 친족의 배우자와 그의 4촌 이내의 친족 ③ 양도자의 사용인이나 사용인 이외의 자로서 양도자의 자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와 이들과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 ④ 양도자 또는 제1호 내지 제3호에 게기하는 자가 출자하고 있는 법인 ⑤ 양도자의 상품 또는 제품을 특약판매하는 자 ⑥ 양도자의 친지. 다만, 재무부령으로 정하는 자로 한다” 등으로 규정하여 구 국세기본법과 그 시행령의 내용과 비슷한 모습으로 “특수관계에 있는 자”를 열거하고 있다.
위에서 설명한 이유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면 대통령령에 위임한 구 상속세법시행령 제41조 제2항에서 규정될 특수관계자의 범위는 그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
(나) 이 조항에서 “현저히 저렴한 대가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부분을 본다.
“현저히 저렴한 대가”라는 말은 위 법 제34의2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현저히 저렴한 가액의 대가로써……”와 같은 표현으로 ‘드러나게 값이 싸다’ 는 사전(辭典)에 나타난 뜻 만으로도 증여로 의제되는 행위의 범위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 과세대상 재산이 현저히 저렴한 것 인지의 여부는 급변하는 경제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때와 장소에 따라 수시로 그 뜻이 다를 수도 있고 이에 바로 대응하여야 할 조세정책의 필요성 때문에 이러한 사항은 법률에 규정하기 보다는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위임할 필요가 있다. 구 상속세법시행령 제41조 제1항도 같은 취지에서 ‘법 제34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현저히 저렴한 가액” 및 법 제34조의4에 규정한 “현저히 저렴한 대가”라 함은 증여일의 현황을 기준으로 하여 제5조 내지 제7조의 규정(상속재산 등의 평가방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의 100분의 70 이하의 가액을 말한다’고 규정하여 현저히 저렴한 대가 또는 가액의 세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3) 결론적으로, 위에서 본 구 상속세법시행령 등의 내용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모두 합리적으로 그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하겠다. 다시 말하면, 조세법률주의의 근간은 유지한 채 과세형평과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제현실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으로 대통령령인 시행령에서 과세대상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고 해당 세액을 산출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데 불과한 것이다. 법시행령 등에서는 납세자에게 불리한 실질적인 내용이나 납세의무의 가중(加重)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는 도저히 해석되지 아니한다.
라.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 제32조 내지 제34조의3에서 규정되지 아니한 그밖의 재산의 무상이전 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조세회피 수단이 출현할 것에 대비하여 만든 규정이고 그 규정의 위임에 따라 법시행령에서 신주인수권의 포기와 초과인수의 규정을 마련한 것은 위 “가” 항에서 본 우리재판소의 선례에 부합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로 의제되는 과세대상이 불명확하고 포괄적으로 하위법규인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어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나, 장래에 생길 새로운 유형의 조세회피 수단 하나 하나를 구체적으로 국회에서 입법을 하여야만 과세가 가능하다는 다수의견의 견해는 조세평등주의에 의한 조세정의의 실현이라는 또 다른 헌법상의 원칙을 몰각(沒却)한 것은 아닌지? 이 사건 법률조항과 법시행령이 개정되어 상속세법상의 증여의제 조문으로 규정된 사정은 입법을 한지 상당한 시일이 지나 이미 새로운 조세회피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지 입법자가 입법의 잘못을 시인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현행 상속세및증여세법 또한 제42조에서 새로운 유형의 조세회피 수단이 출현할 것에 대비한 ‘기타 이익의 증여의제’ 규정을 따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도 볼 수 없으므로, 우리는 위헌이라는 다수의견의 결론과 이유에 반대하는 것이다.
재판장 재판관 김 용 준
재판관 김 문 희
재판관 이 재 화
재판관 조 승 형
재판관 정 경 식
재판관 고 중 석
주 심 재판관 신 창 언
재판관 이 영 모
재판관 한 대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