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두8638 판결

[계약해지무효확인][미간행]

판시사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일반계약직공무원으로 채용한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게 미술품 구입과정에서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의 성실의무 및 계약직공무원규정 제7조 의 복무상 의무를 위반하여 채용계약의 기초가 된 신뢰관계가 파괴되었다는 이유로 채용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사안에서,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서 미술품 구입과정에서 통관절차에 다소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된 것을 미리 막지 못한 점 정도를 제외하고는 달리 비난할 만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국가공무원법이나 계약직공무원규정이 정한 복무상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어 위 채용계약의 해지는 효력이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김형태 외 1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김동건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채용계약 해지가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보수지급 청구를 인용하였다.

① 원고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작품인 여행용 가방(La Boite en Valise, 이하 ‘이 사건 미술품’이라 한다)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2005. 5. 30. 그 상대방인 리치몬드사에 이 사건 공문을 보낸 행위는 ‘작품 수집의 가부를 미리 약속’한 것이라거나 ‘최종 수집결정 이전에 심의결과 및 내용을 외부에 유출’시킨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이를 국립현대미술관 작품수집 및 관리규정 제15조의2 제1항 관련 [별표 1] 작품수집업무지침(이하 ‘작품수집지침’이라 한다) 제4호 및 제8호 위반이라 할 수 없다. ② 원고가 리치몬드사가 제시한 미화 700,000달러의 가격 그대로 작품수집심의위원회에 제안가격을 상정하고, 리치몬드사에 대한 몇 차례의 감액 요청 끝에 최종 구입가격을 미화 623,000달러로 정한 행위를 작품수집지침 제2호를 위반하였다거나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4호 같은 법률 시행규칙 제10조 에서 정한 예정가격 결정기준을 위반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③ 원고가 이 사건 미술품의 계약에 있어 ‘표준계약서’를 사용하지 않은 채 서신 교환 및 우편을 통해 리치몬드사와 거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9조 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이 사건 미술품이 세관장에게 신고되지 않은 채 국내로 반입되어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되었다 하더라도 미술관장인 원고에게 곧바로 관세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 결국, 원고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서 이 사건 미술품을 구입함에 있어 통관절차에 다소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된 것을 미리 막지 못한 점 정도를 제외하고는 달리 비난할 만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국가공무원법이나 계약직공무원규정이 정한 복무상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⑥ 따라서 원고가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채용계약 해지는 효력이 없다.

관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계속적 계약 해지 등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및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