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두6889 판결

[국가유공자등록취소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국민에게 일정한 이익과 권리를 취득하게 한 종전 행정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 경우 및 행정처분의 하자나 취소해야 할 필요성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행정청)

[2] 군청 공무원 갑이 간이상수도 고장 민원을 받고 누수지점을 탐지하기 위해 간이상수도 관로가 매설된 언덕 비탈면을 따라 이동하다가 우측 발목을 접질리는 사고를 당하여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었는데, 감사원의 감사 결과 갑을 재심사 대상으로 결정함에 따라 지방보훈지청장이 위 상이는 갑 본인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이유로 공상공무원에서 지원공상공무원으로 지원대상자 대상구분을 변경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갑이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로 또는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상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전주보훈지청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행정처분에 의하여 국민이 일정한 이익과 권리를 취득하였을 경우에 종전의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행정처분은 이미 취득한 국민의 기존이익과 권리를 박탈하는 별개의 행정처분으로서 그 취소될 행정처분에 하자 또는 취소하여야 할 공공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나아가 행정처분에 하자 등이 있더라도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으며, 그 하자나 취소하여야 할 필요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기존의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는 처분을 한 그 행정청에 있다 ( 대법원 1983. 9. 13. 선고 83누288 판결 , 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누17723 판결 ,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337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원고가 전북 임실군청 환경보호과 상수도계에서 간이상수도 업무 전반을 주된 분장업무로 하고 있던 공무원으로서 간이상수도 고장으로 마을 전체 주민이 음용수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민원을 접수받고 그 누수지점을 탐지하기 위하여 간이상수도 관로가 매설되어 있는 언덕의 비탈면을 따라 이동하던 중 언덕 아래 부분에 있는 도랑을 뛰어넘다가 풀 속에 숨은 돌을 밟고 우측 발목을 접질리는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는데, 위 마을 간이상수도 관로는 이 사건 사고 지점인 언덕의 비탈면을 따라 매설되어 있었고 위 지점에 매설되어 있는 관로에 접근할 만한 다른 정상적인 통행로는 없었으므로, 원고로서는 누수지점을 탐지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풀과 나무가 우거져 있는 이 사건 사고 지점을 도보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던 점, ② 당시 도랑 건너편의 착지 지점에도 적지 않은 풀이 우거져 있었던 데다가 그곳은 상대적으로 평평한 지대이어서, 원고가 위 도랑을 뛰어넘기 전에 육안으로 풀 속에 돌과 같은 위험물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이를 미리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위 마을의 간이상수도는 약 221가구, 약 400명의 주민들에게 상수도를 공급하는 시설이고, 당시는 식수에 대한 수요가 큰 여름철이어서, 위 간이상수도의 고장으로 위 마을 주민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었을 것이므로, 이러한 마을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담당 공무원인 원고로서는 간이상수도 누수문제를 시급히 해결하여야 하는 입장이었고, 위 마을을 둘러싸는 형태로 매설되어 있는 간이상수도 관로를 따라 신속하게 이동하면서 누수지점을 탐지하여야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자신의 안전한 이동을 위하여 이 사건 사고 지점에 있는 풀이나 위험물을 미리 제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당시 불가피한 사유 없이 원고 본인의 과실로 인하여 또는 원고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상이를 입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하여, 원고에 대한 국가유공자등록처분에 하자가 있음을 사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 김신 권순일(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