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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다52122 판결

[손해배상(기)][공1993.4.15.(942),1078]

판시사항

가. 자연력과 가해자측의 과실행위가 경합되어 손해가 발생된 경우 가해자의 배상범위(=자연력의 기여분을 공제한 나머지)

나. 태풍 셀마호로 말미암아 피해자의 공장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가해자측의 아이빔과 석괴가 공장에 유입됨으로써 공장 내의 각종 기계설비 등을 충격파괴한 데 대하여 가해자의 배상범위를 자연력의 기여분을 공제한 50%로 본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가. 피해자가 입은 손해가 자연력인 태풍(해일)에 의한 침수와 가해자측의 과실행위가 경합되어 발생된 경우 가해자의 배상범위는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손해발생에 대하여 자연력이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제한하여야 할 것이다.

나. 태풍 셀마호로 말미암아 피해자의 공장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가해자측의 아이빔과 석괴가 공장에 유입됨으로써 공장 내의 각종 기계설비 등을 충격파괴한 데 대하여 가해자의 배상범위를 자연력의 기여분을 공제한 50%로 본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정리회사 대동조선주식회사의 관리인 신종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석용진

피고, 상고인

부산직할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인수

피고보조참가인

코오롱건설주식회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피고 산하 지하철본부장은 피고 산하 영도구청장으로부터 상습태풍피해지구 내에 있는 판시 해안도로 부분에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그의 지휘감독하에 있는 지하철공사 수급인인 피고보조참가인으로 하여금 이곳에 지하철공사용 관급자재인 아이빔 등을 적치하게 하였고, 위 영도구청장은 이곳에 지하철공사중에 굴착한 석괴 등을 적치하여 왔는데, 태풍 셀마호가 부산 일대에 내습함에 따라 이에 동반한 폭풍우와 해일로 말미암아 위 해안도로 옆에 있던 원고의 판시 공장에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위 해안도로 위에 일부만 철근으로 묶여 적치되어 있던 아이빔과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적치되어 있던 석괴 등이 위 공장에 유입되어 위 공장 내의 각종 기계설비 등을 충격파괴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은 사실을 확정하고, 이에 의하면 원고 공장 등이 위치한 곳은 태풍통과시 상습침수지역으로서 이러한 지역에 아이빔 등을 적치하여 두면 태풍 등으로 파도가 밀려올 때 위 자재 등이 함께 이동하여 인근 공장 등에 유입되어 피해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으므로 위 해안도로는 자재 등의 적치장으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산하 지하철본부장은 위 해안도로에 자재 등의 적치를 위한 도로점용허가를 얻어 그의 지휘 감독을 받는 피고보조참가인으로 하여금 이곳에 아이빔을 적치하게 한 과실이 있고, 피고 산하 영도구청장은 위 해안도로에 자재 등의 적치를 위한 도로점용허가를 하고 이곳에 석괴 등을 적치한 과실이 있으며, 또한 자재 등을 적치한 후에도 태풍내습기에는 자재 등을 미리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밀려오는 파도에 움직이지 않도록 철사나 방책 등을 사용하여 이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일부 아이빔만을 철근으로 묶은 채 그대로 방치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손해 중 산하 지하철본부장과 영도구청장의 위와 같은 과실에 상응하는 손해부분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재해발생에 있어 피고 산하 지하철본부장과 영도구청장에게 판시와 같은 과실이 있었다면, 이 사건 재해발생이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에 의하여서만 발생하였다 할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수 없다.

이 사건에 있어 피해자인 원고의 손해가 자연력인 태풍(해일)에 의한 침수와 가해자인 피고측의 위와 같은 과실행위가 경합되어 발생된 경우 가해자의 배상범위는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손해발생에 대하여 자연력이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제한하여야 할 것인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태풍의 발생경위와 그 결과, 피고의 과실내용, 원고의 손해내역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이 사건 재해로 원고가입은 손해 중 해일과 침수로 인한 손해와 위 아이빔이나 석괴 등으로 인한 손해의 비율을 각 50퍼센트씩으로 판단하였음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자연력의 기여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원심이 전문지식 있는 손해사정 주식회사 작성의 손해사정결과를 기재한 문서로서 이 사건 손해액에 관한 유일한 증거인 이재조사서(갑 제1호증의 1,2)를 주된 근거로하여 이 사건 재해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을 각종 구축물 보수공사비, 전기, 전자제품 및 공구류, 블록, 취부대 보수 및 유실강판대, 잡석과 철재 등을 제거하는 정리비 등 항목별로 판시와 같은 금액으로 인정하였음은 기록에 비추어 옳은 것으로 수긍되고, 그 사실인정 과정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2.10.16.선고 90나7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