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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89. 11. 20. 선고 89헌가102 판례집 [변호사법 제10조 제2항 에 관한 위헌심판]

[판례집1권 329~342]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변호사법(辯護士法) 제10조 제2항, 제3항의 위헌여부(違憲與否)

결정요지

1. 변호사법(辯護士法) 제10조 제2항은 직업선택(職業選擇)의 자유(自由)를 제한(制限)함에 있어서 비례(比例)의 원칙(原則)에 벗어난 것이고, 합리적(合理的)인 이유(理由)없이 변호사(辯護士)로 개업(開業)하고자 하는 공무원(公務員)을 차별하고 있으며, 병역의무(兵役義務)의 이행(履行)을 위하여 군법무관(軍法務官)으로 복무(服務)한 후 개업(開業)하는 경우에는 병역의무(兵役義務)의 이행(履行)으로 불이익(不利益)한 처우(處遇)를 받게 되어 헌법(憲法) 제11조 제1항, 제15조, 제37조 제2항, 제39조 제2항에 각 위반(違反)된다.

2. 변호사법(辯護士法) 제10조 제3항은 독립(獨立)하여 존속할 의미가 없으므로 같은 법조(法條) 제2항과 아울러 헌법(憲法) 위반(違反)으로 인정(認定)된다.

제청법원 서울고등법원(1989.7.18. 89카323 위헌여부 심판제청)

제청신청인 오○호

변호사법(辯護士法) 제4조 (변호사(辯護士)의 자격(資格)) 대한민국국민(大韓民國國民)으로서 다음 각호(各號)의 1에 해당하는 자(者)는 변호사(辯護士)의 자격(資格)이 있다.

1. 사법시험(司法試驗)에 합격(合格)하여 사법연수원(司法硏修院)의 소정과정(所定課程)을 마친 자(者)

2. 판사(判事) 또는 검사(檢事)의 자격(資格)이 있는 자(者)

변호사법(辯護士法) 제7조 (자격등록(資格登錄))

① 변호사(辯護士)로서 개업(開業)을 하고자 할 때에는 대한변호사협회(大韓辯護士協會)에 등록(登錄)을 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등록(登錄)을 하고자 하는 자(者)는 입회(入會)하고자 하는 지방변호사회(地方辯護士會)를 거쳐 등록신청(登錄申請)을 하여야 한다.

③ 지방변호사회(地方辯護士會)가 제2항의 신청(申請)을 받은 경우에는 당해 변호사(辯護士)의 자격유무(資格有無)에 관한 의견서(意見書)를 첨부할 수 있다.

④ 대한변호사협회(大韓辯護士協會)가 제2항의 등록신청(登錄申請)을 받은 때에는 지체(遲滯)없이 변호사명부(辯護士名簿)에 등록(登錄)하고 그 사실(事實)을 신청인(申請人)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변호사법(辯護士法) 제8조 (등록거부(登錄拒否)) ① 대한변호사협회(大韓辯護士協會)는 등록(登錄)을 신청(申請)한 자(者)가 제4조의 규정(規定)에 의한 변호사(辯護士)의 자격(資格)이 없거나 제5조의 규정(規定)에 의한 결격사유(缺格事由)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사회(理事會)의 결의(決議)를 거쳐 등록(登錄)을 거부(拒否)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지체(遲滯)없이 그 사유(事由)를 명시(明示)하여 신청인(申請人)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② 대한변호사협회(大韓辯護士協會)가 제7조 제2항의 신청(申請)을 받은 날로부터 3월(月)이 경과하여도 등록(登錄)을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등록(登錄)을 거부(拒否)한 것으로 본다.

③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規定)에 의하여 등록(登錄)이 거부(拒否)된 자(者)는 제1항의 통지를 받은 날 또는 제2항의 기간(期間)이 경과한날로부터 3월(月)이내에 등록거부(登錄拒否)에 관하여 부당한 이유를 소명(疎明)하여 법무부장관(法務部長官)에게 이의신청(異議申請)을 할 수 있다.

④ 법무부장관(法務部長官)은 제3항의 이의신청(異議申請)이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대한변호사협회(大韓辯護士協會)에 대하여 당해 변호사(辯護士)의 등록(登錄)을 명(命)하여야 한다.

변호사법(辯護士法) 제10조 (개업신고(開業申告)등) ① 변호사(辯護士)가 개업(開業)하거나 법률사무소(法律事務所)를 이전(移轉)한 때에는 지체(遲滯)없이 소속 지방변호사회(地方辯護士會) 및 대한변호사협회(大韓辯護士協會)에 이를 신고(申告)하여야 한다.

② 판사(判事)·검사(檢事)·군법무관(軍法務官) 또는 변호사(辯護士)의 자격(資格)이 있는 경찰공무원(警察公務員)으로서 판사(判事)·검사(檢事)·군법무관(軍法務官) 또는 경찰공무원(警察公務員)의 재직(在職) 기간(期間)이 통산하여 15년(年)에 달하지 아니한 자(者)는 변호사(辯護士)의 개업신고(開業申告)전 2년(年)이내의 근무지(勤務地)가 속하는 지방법원(地方法院)의 관할구역(管轄區域) 안에서는 퇴직(退職)한 날로부터 3년간(年間) 개업(開業)할 수 없다. 다만, 정년(停年)으로 퇴직(退職)하거나 대법원장(大法阮長) 또는 대법관(大法官)이 퇴직(退職)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2항의 지방법원(地方法院)의 관할구역(管轄區域)은 각급법원(各級法院)의설치(設置)와 관할구역(管轄區域)에관한법률(法律) 제4조의 규정(規定)에 불구하고 그 지방법원(地方法院)에 설치(設置)된 각 지원(支院)의 관할구역(管轄區域)을 포함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이 사건 위헌심판의 제청신청인은 1983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5.12.31.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여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후, 군법무관으로 육군에 입대하여 1989.1.31. 병역의무를 마치고 전역하였다.

제청신청은 1989.2. 서울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하여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자격등록신청과 개업신고를 하였으나, 대한변호사협회는 제청신청인이 그 개업신고전 2년이내에 서울지방법원의 관할구역안에 소재하는 육군본부 법무감실에서 송무장교로 근무한 사실을 들어 1989.3.경 변호사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10조 제2항에 의하여 그 등록 및 신고를 거부하였다.

이에 제청신청인은 대한변호사협회를 상대로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변호사자격등록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각하되자 다시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는데, 서울고등법원은 1989.7.18.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에 따라 법 제10조 제2항의 위헌여부에 대한 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은 개업지에 대한 제한을 규정한 법 제10조 제2항(1982.12.31. 법률 제3594호)으로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판사·검사·군법무관 또는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경찰공무원으로서 판사·검사·군법무관 또는 경찰공무원의 재직기

간이 통산하여 15년에 달하지 아니한 자는 변호사의 개업신고전 2년이내의 근무지가 속하는 지방법원의 관할구역안에서는 퇴직한 날로부터 3년간 개업할 수 없다. 다만, 정년으로 퇴직하거나 대법원장 또는 대법관(1987.12.4. 법률 제3992호, 종전의 대법원판사를 대법관으로 개정)이 퇴직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아울러 법 제10조 제3항은 "제2항의 지방법원의 관할구역은 각급법원의설치와관할구역에관한법률 제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지방법원에 설치된 각 지원의 관할구역을 포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위헌심판의 제청이유와 관계인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제청이유의 요지

제청법원은 법 제10조 제2항이 아래의 이유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심이 있다하여 이 사건 위헌심판을 제청하였다.

(1) 변호사로서의 개업지를 제한하는 법 제10조 제2항 본문은 개업지를 제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업무의 편의를 위한 거주나 장소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어 거주이전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14조에 위반된다.

(2) 법 제10조 제2항은 개업을 희망하는 그 조항 소정의 변호사로 하여금 원하는 곳에서의 개업을 금지하고 원하지 않는 곳에서의 개업을 강제함으로써 업무수행장소의 선택을 제한하는 결과가 되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15조에 위반된다.

(3) 변호사 이외의 다른 전문직에 관하여는 개업을 제한하는 법률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변호사에 대해서만 법 제10조 제2항이 개업장소나 시기에 대한 제한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제한을 규정하면서도 법 제10조 제2항 본문은 법조경력이 15년 이상인 경우에는 그 제한을 배제하고 있고, 그 단서에서는 정년으로 퇴직하는 경우 등에도 그러한 제한을 두지 아

니하여 아무런 합리적 근거없이 개업대상자에 따라 변호사 개업장소의 제한에 차별을 두고 있어 위 법률의 조항은 모든 국민의 법 앞에서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11조에 위반된다.

(4) 제청신청인과 같이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하여 군법무관으로 임용되어 근무한 경우에는 본인의 의사에 의하여 판사나 검사로 근무한 경우와는 달리 임용 여부나 근무지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결정된다. 그런데도 그 근무지에 따라 변호사로서의 개업에 제한을 받게 된다면 이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병역의무의 이행없이 변호사로서 개업하는 경우 임의로 개업지를 선택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는 결과가 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법 제10조 제2항이 개업지의 제한 대상자에 군법무관을 포함한 것은 헌법 제39조 제2항에 위반된다.

나. 제청신청인의 주장

(1) 법 제10조 제2항은 퇴직하여 변호사로 개업하고자 하는 판사·검사·군법무관 등으로 하여금 자신의 근무지를 변호사로서의 직무를 행하는 생활근거지로 삼을 수 없게 함으로써 사실상 퇴직한 지역에 대하여 3년간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2) 판사·검사·군법무관 등이 자신의 생활근거지에서 개업하여 변호사로서 활동하지 못하고, 자신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개업하여야 한다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개업을 할 수 없도록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3) 다른 어떠한 전문직도 법률상 개업지의 제한을 받지 않는 점에 비하여 변호사만 개업지의 제한을 받는다는 것은 변호사라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차별을 받는 셈이 될 뿐 아니라, 장

기근속자일수록 개업후 동료들이 취급하는 업무에 정실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 제10조 제2항은 아무런 합리적 이유없이 15년이상의 근속자를 그 개업지 제한규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헌법상의 평등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4)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군법무관으로 복무한 경우 그 임용 및 근무지의 결정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정되는 것이므로 군법무관 제대자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기전에 병역의무를 필하였거나 병역의무를 면제받고 변호사를 개업하는 경우에 비하여 개업지제한의 현저한 불이익을 입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법 제10조 제2항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규정한 헌법 제39조 제2항에 위반된다.

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의견

(1) 법 제10조 제2항이 일정한 경우 변호사의 개업을 제한하는 것은 정실개입방지를 위한 것으로 보이나, 판사·검사·군법무관·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경찰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실의 영향을 받을 것인지는 개인의 양식에 관한 문제일 뿐이고, 관계 공무원으로서의 재직기간이 통산하여 15년에 달하는지의 여부가 개업신고전 2년이내의 근무지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실의 영향을 받게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전보되자마자 사직하여 새 근무지의 공무원과는 친분관계가 없어 정실개입의 여지가 없음에도 개업이 제한되는 불합리한 경우도 예상될 수 있다. 또한 개업이 제한된다 하더라도 개업이 금지된 곳에 소재하는 관서의 사건을 취급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로써 정실을 배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법 제10조 제2항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합리적 이유없이 제한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2) 변리사나 세무사 등 유사한 개인사업자들에 대하여는 개업지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점등으로 미루어볼 때 법 제10조 제2항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

라. 법무부장관의 의견

법 제10조 제2항은 중견판사 및 검사의 확보와 정실개입에 의한 법조윤리의 침해방지라는 공공복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률조항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위헌여부의 판단

가. 법 제10조 제2항의 내용과 기본권제한의 한계

(1) 변호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의 소정과정을 마치거나 판사 또는 검사의 자격이 있는 자에게 그 자격이 인정된다(법 제4조). 이러한 자격을 갖춘 변호사가 개업을 하고자할 때에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을 하여야 하고(법 제7조 제1항), 그 등록을 하고자 하는 자는 입회하고자 하는 지방변호사회를 거쳐 등록신청을 하여야 한다(법 제7조 제2항). 대한변호사협회는 등록을 신청한 자가 법 제4조 소정의 자격이 없거나 일정한 처벌전력, 탄핵이나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또는 파산자 등 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등록을 거부할 수 있고(법 제8조 제1항 전문), 대한변호사협회가 법 제7조 제2항의 신청을 받은날로부터 3월이 경과하여도 등록을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등록을 거부한 것으로 본다(법 제8조 제2항). 이와같이 등록이 거부된 자는 그 거부의 통지를 받거나 법 제8조 제2항의 기간이 경과한 날로부터 3월이내에 등록거부에 관하여 부당한 이유를 소명하여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법 제8조 제3항), 법무부장관은 그 이의신청이 이유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대한변호사협회에 대하여 당해 변호사의 등록을 명

하여야 한다(법 제8조 제4항).

변호사가 개업하거나 법률사무소를 이전한 때에는 지체없이 소속 지방변호사회 및 대한변호사협회에 이를 신고하여야 하는데(법 제10조 제1항), 다만 이 사건 위헌심판의 대상인 법 제10조 제2항은 위 "1의 나"에서 본 바와 같이 일정한 대상자에 대하여 개업지를 제한하고 있고, 위 법률조항을 시행하기 위하여 대한변호사협회가 마련한 변호사등록규칙 제12조 제1항 제3호는 이에 위반된 경우 변호사자격등록을 거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헌법 제15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따라서 국민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이 종사할 직업을 선택하고, 그 직업에 종사하며, 이를 변경할 수 있다. 이에는 개인의 직업적 활동을 하는 장소 즉 직장을 선택할 자유도 포함된다. 이러한 원칙은 변호사와 같이 자유로운 전문직의 경우라 하여 달리 취급될 수는 없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인 법 제10조 제2항은 일정한 경우 변호사의 개업을 제한하는 내용이므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라 할 것이다.

물론 직업선택의 자유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직업선택의 자유는 삶의 보람이요 생활의 터전인 직업을 개인의 창의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선택케함으로써 자유로운 인격의 발전에 이바지하게 하는 한편 자유주의적 경제·사회질서의 요소가 되는 기본적 인권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그 제한은 반드시 법률로써 하여야 할 뿐 아니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 정당하고 중요한 공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적정한 수단·방법에 의하여서만 가능한 것이다.

나. 입법의 목적

이 사건 위헌심판의 대상인 법 제10조 제2항은 1973.1.25. 법

률 제2452호에 의하여 개정전 법 제8조 제5항으로 입법되었다가 1982.12.31. 법률 제3594호에 의하여 전문개정된 법률에 동일한 내용으로 수용된 것이다.

위 법률조항의 입법제안 이유에 의하면, 그 입법취지는 판사나 검사등으로 근무하던 공무원이 그 근무지에서 변호사로 개업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정실개입의 위험을 배제하고, 공무원 직무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확보에 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위 법률조항에 의한 제한 대상자를 관계공무원으로서 재직기간이 통산하여 15년에 달하지 아니한 자에 대해서만 적용하도록 규정한 점으로 미루어 보면, 법무부장관이 주장하듯 중견판사 및 검사를 확보하기 위함도 위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의 하나로 인정된다.

다. 제한의 적정성 여부

(1) 변호사로 개업하고자 하는 판사나 검사등의 개업지를 제한함으로써 개업을 막겠다는 것은 중견판사 및 검사의 확보라는 목적에 비추어 적절하거나 합리적인 방법이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판사나 검사 등으로서의 직무의 수행이 국민의 의무에 따른 복무가 아닌 한 필요한 인력의 확보는 인력충당의 장기계획이나 스스로 전직을 원하지 아니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함으로써 이루어야 하는 것이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전직을 어렵게 하는 방법으로써 이루어서는 아니되기 때문이다. 특히 판사나 검사 등과 같이 단순한 노무의 제공만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직무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과 함께 사명감을 요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더욱 그러하다.

(2) 법 제10조 제2항은 법조경력이 15년이 되지 아니한 변호사가 개업신고전 2년이내의 근무지가 속하는 지방법원의 관할구역안에서 3년간 개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는 하나, 개업

이 금지된 곳에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이 변호사의 개업지를 제한하는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사건으로부터 정실개입의 소지가 있는 변호사의 관여를 배제하여 법률사무의 공정성과 공신성을 확보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아래 (3), (4)에서 보듯 그 제한이 획일적인 점을 감안해 볼 때 위 법률조항이 정한 개업지의 제한은 결국 정실배제라는 목적실현에도 필요하고 적정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

(3) 우선, 법 제10조 제2항은 개업지의 제한 단위를 지방법원의 관할구역으로 정하고 있다. 공무원이 법원이나 검찰청에서 근무하면서 그 동료들과 사이에 형성하는 친분관계는 그 관청의 규모나 본원·본청과 지원·지청간의 거리, 교통편의, 생활권의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법원의 경우 관할구역별로 비교해 보면, 서울지역의 서울민사지방법원, 서울형사지방법원, 서울가정법원은 그 관할내에 동부, 남부, 북부, 서부, 의정부 등 5개지원을 거느리고 있고, 대법원, 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및 서울고등법원 등 다수의 단위기관들이 존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관할구역내에 실제 근무하는 법관의 수는 1989.9.1. 현재 443명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국내에서 근무하는 전체 법관의 수 982명의 약 45퍼센트(전국 검사정원중 서울지방법원의 관할내에 근무하는 검사정원의 비율도 이와 거의 일치한다)에 이르는 숫자이다. 이에 비하여 지원이 없는 인천지방법원의 경우 근무중인 법관의 수는 35명에 불과하고, 지원이 없으면서 가장 규모가 작은 제주지방법원의 경우는 불과 10명의 판사가 근무하고 있을 뿐이다.

또 생활권의 규모로 보더라도 제주지방법원은 비교적 좁은 지역에서 단일한 생활권을 이루고 있는데 비하여, 대구지방법원은

소년부지원 이외에 안동, 경주, 김천, 상주, 의성, 영덕 등 6개 지원이 비교적 넓은 지역에 산재해 있고, 교통이나 거리, 산업배치상황 등을 감안해 볼 때 지원이나 본원 또는 지원 상호간에 생활권을 같이 한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

서울에서와 같이 다수의 인력이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배치되거나, 대구지방법원의 경우와 같이 여러 지원이 광범위한 지역에 산재해 있는 경우에는 공무원 사이에 같은 지방법원관할구역 안에서 근무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직무상 정실이 개입될 정도의 친분관계가 형성되기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 제10조 제2항은 각 지방법원의 규모 및 사회환경에 따른 특성에 관한 합리적 고려없이 일률적으로 지방법원의 관할구역을 단위로 하여 개업지를 제한하고 있다. 그 결과 예컨대, 서울의 경우 정실개입의 개연성은 위에서 본 바와같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비하여 개업지 제한의 범위는 오히려 국내에 근무하는 판사의 약 45퍼센트를 대상으로 하게 된다. 이는 국민에게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 자유롭게 종사할 수 있는 직업행사의 자유를 심히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우기 군법무관의 경우에는 군복무기간중 주로 법률사무 가운데 군사법원이 관할하는 한정된 범위에만 종사하는데다가 그 조직의 성격상 판사·검사나 경찰관과의 직무상 교류가 적은만큼 변호사로 개업한다하여 군사법원 관할사건 이외에 정실의 영향을 미칠 소지도 거의 없다. 또 군사법원 자체가 법원이나 검찰청에 비하여 작은 단위로 나누어져 산재해 있고, 군법무관은 소속 군사법원이 설치된 비교적 제한된 관할구역 안에서 생활하게 되는 까닭에 직무를 떠나서라도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다른 공무원과 접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법원의 관할구역을 기준으로 하여 개업

지를 제한함으로써 군사법원에 비하여 업무의 양이나 조직이 월등히 방대한 법원이나 검찰을 상대로 한 변호사로서의 활동까지 제한한다는 것은 법 제10조 제2항의 제정으로 이루고자하는 공익과 비교하여 보아도 과잉제한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서울지방법원의 관할구역이 미치는 최전방 소재의 군사법원에서 복무하던 군법무관이 전역하여 변호사로 개업하고자 할 때 서울지방법원의 관할구역 어느곳에서도 개업할 수 없다는 점을 상정해보면 그 제한의 정도가 얼마나 부당하게 과잉한 것인가를 쉽사리 알 수 있다.

한편 위 (2)에서 지적하였듯이 법 제10조 제2항은 개업이 금지된 곳에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 아니하면서 개업의 장소만을 제한하고 있다. 그 결과 당해 변호사로서는 자신이 근무하던 종래의 생활근거지의 법률사무를 취급할 수 있으면서도 개업만은 다른 곳에서 하게 되어 이에 따른 불편만을 겪게되고 그 변호사의 조력을 받고자 하는 국민의 편에서는 개업지에 불구하고 자신이 신뢰하는 변호사를 찾아가서 법률사무의 처리를 의뢰하려 할 것이므로 그 변호사의 개업장소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4) 아울러 법 제10조 제2항은 변호사의 개업지를 제한하면서 판사·검사·군법무관 또는 경찰공무원의 재직기간이 통산하여 15년에 달하는 경우와 정년으로 퇴직하거나 대법원장 또는 대법관이 퇴직하는 경우에는 위 법률의 조항이 정한 개업지 제한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그런데, 개업지의 제한을 둔 입법의 목적이 위 "3의 나"에서 본 바와 같이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공무원의 업무에 정실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자는데 있는 것이라면, 재직기간이 길면 길수록 정실개입의 소지가 줄어든다는 사정이 있을 때에만 위 규정은 합

리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로 개업하는 공무원의 재직기간이 길수록 그가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공무원의 업무에 친분관계로 인한 영향을 미칠 소지는 적어진다고 볼 합리적 근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법 제10조 제2항은 재직경력이 긴 사람에 대하여 그러하지 아니한 사람과 구별하여 그 개업지 제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어 변호사로서의 개업을 하고자 하는 동일한 처지에 있는 자를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이는 법 앞에서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된다.

(5) 끝으로 특히 위 법률의 조항이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군법무관으로 복무한 자에게도 적용될 때에는 다음의 문제가 제기된다. 즉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즉시 개업하는 변호사의 경우 개업지를 선택함에 있어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아니하나,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하여 군법무관으로 복무한 자는 전역후 변호사로 개업함에 있어 개업지의 제한을 받게 된다. 군법무관으로의 복무 여부가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정해지는 경우와는 달리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이는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말미암아 불이익한 처우를 받게 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어 이의 금지를 규정한 헌법 제39조 제2항에 위반된다.

(6) 따라서 법 제10조 제2항이 변호사의 개업지를 일정한 경우 제한함으로써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 것은 그 입법취지의 공익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선택된 수단이 그 목적에 적합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그 정도 또한 과잉하여 비례의 원칙에 벗어난 것이고, 나아가 합리적 이유없이 변호사로 개업하고자 하는 공무원을 근속기간 등에 따라 차별하여 취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법 제10조 제2항은 헌법 제11조 제1항, 제15조, 제37조 제2항에 각 위반된다. 또한 병역의무를 이행한 군법무관의

경우는 헌법 제39조 제2항의 경우에도 위반된다.

6. 결론

따라서 법 제10조 제2항은 헌법 제11조 제1항, 제15조, 제37조 제2항, 제39조 제2항에 각 위반되고, 한편 법 제10조 제3항은 제2항이 규정한 지방법원의 관할범위를 규정한 것으로서 법 제10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는 마당에 독립하여 존속할 의미가 없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5조 단서에 의하여 아울러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인정하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89. 11. 20.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이성렬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