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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37589 판결

[손해배상(기)][공1997.4.1.(31),869]

판시사항

[1] 귀중품을 금고에 보관하지 않은 경우 용역경비업자의 면책을 규정한 용역경비약관의 효력(한정적 유효)

[2] 도난사고 현장에 출동한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의 대응조치에 중과실이 있다고 보아 위 면책조항의 적용을 배제한 사례

판결요지

[1] 용역경비계약의 특약사항에 각종 금제품 및 기타 보석류 전량과 시계류 중 사용자 매입단가 기준 150,000원 이상의 모든 손목시계는 사용중인 금고에 보관하여야 하며, 사용자가 위 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하여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는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면책조항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 면책조항이 경비용역업체의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여기서 중과실이라 함은 행위자에게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한다.

[2] 도난방지 등 경비용역업무를 제공하는 용역경비업체의 직원들이 관제본부에서 이상신호를 접수하고 현장에 긴급출동하게 된 경우, 언제나 점포 안으로 들어가 현장을 확인할 의무는 없다 하더라도 위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하였을 당시 이미 후문의 잠금장치가 파손되어 있었음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나아가 예비열쇠로 점포 안으로 들어가 현장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함이 없이 만연히 밖에서 출입문의 시정장치와 등화상태만을 확인한 채 이상이 없는 것으로 가볍게 판단하고 그대로 철수하여 버림으로써 도난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위 직원들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용역경비업체는 피해자에게 위 용역경비계약에 따라 도난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김종호

피고,상고인

고려안전시스템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원)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는 경보기기 등을 설치하여 도난방지 등 경비용역업무를 제공하는 자로서 "동보당"이라는 상호로 금은방을 경영하는 원고와의 사이에 용역경비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경영하는 위 동보당 내의 창문과 출입문 등 5부분에 도난방지를 위한 경비기기인 감지기를 설치하여 위 점포에 대한 무인경비용역업무를 수행하여 온 사실, 그런데 소외 김석근 등 3인이 1994. 4. 24. 04:00경부터 같은 날 05:00경까지 사이에 위 점포의 후문 열쇠를 뜯고 침입하여 진열대 안에 있는 귀금속 등을 절취하여 간 사실, 당시 피고의 관제본부에서는 같은 날 04:10경 위 점포에 대한 이상경보가 작동되었고 이에 피고의 긴급대처요원인 소외 박동희 및 한용수가 위 점포로 출동하였으나 점포 안을 확인함이 없이 위 점포의 밖에서 출입문의 시정장치와 점포내 등화상태만을 보고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그대로 철수하였고, 같은 날 05:00경 재차 피고의 관제본부에 이상경보가 작동되자 다시 위 소외인들이 같은 날 05:10경 위 점포로 출동하여 그 때는 점포 안으로 들어가 확인하였으나 이미 진열대에 있던 귀금속 등이 절취당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도난방지 등의 용역경비업체인 피고의 직원들로서 관제본부에서 이상신호를 접수하고 현장에 긴급출동하게 된 위 박동희, 한용수로서는 용역경비약관이 정하는 업무수행방법에 따라 당연히 가지고 있던 예비열쇠로 위 점포 안으로 들어가 현장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함이 없이 만연히 밖에서 출입문의 시정장치와 등화상태만을 확인한 채 이상이 없는 것으로 가볍게 판단하고 그대로 철수하여 버린 중대한 과실로 이 사건 도난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용역경비계약에 따라 위 도난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중과실이라 함은 행위자에게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 으로서( 당원 1995. 10. 13. 선고 94다36506 판결 , 1996. 8. 23. 선고 96다1983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마치 이상경보가 작동되어 현장에 출동한 경비요원은 언제나 점포 안으로 들어가 현장을 확인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게을리하기만 하면 중과실에 해당되는 것 처럼 판시한 것은 반드시 적절하다고 할 수 없으나,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절도범들은 최초의 이상경보 작동시 이미 후문 열쇠를 뜯고 침입하여 금품을 절취한 다음, 재차 이상경보 작동시 현장을 이탈하였다고 보는 것이 경험법칙에 부합되고, 이렇게 본다면 위 소외인들이 최초로 출동하였을 당시 이미 후문의 잠금장치가 파손되어 있었음에도 그들이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나아가 점포 내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현장을 이탈한 것은 중과실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므로 위 소외인들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이러한 위 소외인들의 중과실과 이 사건 사고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도 충분히 인정이 되므로 이 점을 다투는 논지는 결국 이유 없다.

제2점 및 제3점에 대하여

이 사건과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용역경비계약의 특약사항으로 각종 금제품 및 기타 보석류 전량과 시계류 중 사용자 매입단가 기준 150,000원 이상의 모든 손목시계는 사용중인 금고에 보관하여야 하며, 사용자가 위 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하여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는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면책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위 면책조항이 피고의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 당원 1996. 5. 14. 선고 94다2169 판결 , 1996. 9. 6. 선고 96다1770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피고의 피용자인 위 소외인들의 중과실을 인정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면책조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으며, 원심은 피고가 주장하는 면책조항의 의미를 한정하여 해석한 것에 불과하고 그 면책조항이 무효라는 원고의 재항변을 의제하여 판단한 것이 아니므로, 원심판결에 변론주의에 위배한 위법이 있다는 소론 논지도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한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제4점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의 발생경위에 관하여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해자인 원고의 과실비율을 20%로 평가한 것은 적절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6.7.5.선고 95나3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