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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누15418 판결

[주택건설사업영업정지처분취소][공1998.2.1.(51),429]

판시사항

[1] 기속행위와 재량행위의 구별 기준

[2] 주택건설촉진법 제7조 제2항의 위임에 터잡아 행정처분의 기준을 정한 같은법시행령 제10조의3 제1항 [별표 1]이 법규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어느 행정행위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 나아가 재량행위라고 할지라도 기속재량행위인지 또는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이를 일률적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고, 당해 처분의 근거가 된 규정의 형식이나 체재 또는 문언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당해 처분의 기준이 된 주택건설촉진법시행령 제10조의3 제1항 [별표 1]은 주택건설촉진법 제7조 제2항의 위임규정에 터잡은 규정형식상 대통령령이므로 그 성질이 부령인 시행규칙이나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규칙과 같이 통상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 있어서의 행정명령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힘이 있는 법규명령에 해당한다.

원고,상고인

금용종합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제필)

피고,피상고인

서울특별시 노원구청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채증법칙 위배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주택건설촉진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6조 소정의 등록을 마친 주택건설사업자로서 신축·분양한 이 사건 아파트 370세대분에 다수의 하자가 있어 1993. 8. 9. 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 입주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보수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제대로 보수하지 못한 사실, 그러다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면서 그 대표회의와 관리소장이 1994. 9.경 사업주체인 원고에 대하여 위 아파트의 전반적인 하자발생에 관하여 정식으로 통보하고 그 보수를 요구한 사실, 그럼에도 원고가 통보받은 하자에 대한 보수를 지체하자 위 입주자대표회의는 사용검사권자인 제천시장에게 이를 통보하였고 이에 제천시장이 1995. 2. 8.자로 원고에게 기간을 정하여 하자의 보수를 명하였으나 원고는 입주가 시작된지 3년여가 경과하도록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 중 일부만 보수하고 원심판시 별지 제1 내지 4 목록 기재의 각 하자에 대하여는 보수하지 아니한 채로 남겨 두자 피고는 1996. 10. 21. 사용검사권자의 하자보수지시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체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1996. 10. 22.부터 1997. 1. 21.까지 3개월간 영업을 정지시키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재량권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행정청이 이른바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거나 중지시키는 경우에는 이미 부여된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비록 정지 등의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권한의 행사는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는 때에 한하여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그 처분으로 인하여 공익상의 필요보다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 등이 막대한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위법임을 면치 못한다고 판시하는 한편,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법 제7조 및 같은법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10조의3 제1항 [별표 1]의 제2호 (타)목 (1)의 규정이 행정처분의 기준을 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형식상으로는 대통령령으로 되어 있으나 그 성질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관계 행정기관 및 직원에 대하여 그 직무권한 행사의 지침을 정하여 주기 위하여 발한 행정명령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지 법 제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장된 재량권을 기속하거나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이 사건 처분이 재량행위임을 전제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어느 행정행위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 나아가 재량행위라고 할지라도 기속재량행위인지 또는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이를 일률적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고, 당해 처분의 근거가 된 규정의 형식이나 체재 또는 문언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대법원 1995. 12. 12. 선고 94누12302 판결 등 참조), 한편 이 사건 처분의 기준이 된 시행령 제10조의3 제1항 [별표 1]은 법 제7조 제2항의 위임규정에 터잡은 규정형식상 대통령령이므로 그 성질이 부령인 시행규칙이나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규칙과 같이 통상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 있어서의 행정명령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힘이 있는 법규명령에 해당한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0. 17. 선고 94누14148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재량행위인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먼저 그 근거가 된 시행령 제10조의3의 규정과 같은 조 제1항 [별표 1]의 규정형식이나 체재 또는 문언을 살펴야 하는바, 이들 규정들은 영업의 정지처분에 관한 기준을 개개의 사유별로 그에 따른 영업정지기간을 일률적으로 확정하여 규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고 다만 영업정지 사유가 경합되거나(시행령 제10조의3 제2항 제2호) 사업실적미달로 인하여 영업정지처분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같은 조 제3항)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그 정지기간 결정에 재량의 여지를 두고 있을 뿐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등록을 마친 주택건설사업자가 "법 제38조 제14항의 규정에 의한 하자보수를 정당한 사유 없이 사용검사권자가 지정한 날까지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체한 때"에는 관할 관청으로서는 위 [별표 1]의 제2호 (타)목 (1)의 규정에 의하여 3개월간의 영업정지처분을 하여야 할 뿐 달리 그 정지기간에 관하여 재량의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원심이 이 사건 처분을 재량행위로 보고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의 위법 여부까지 나아가 판단한 것은 이 사건 처분의 법적 성질을 오인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나 그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으므로, 거기에 소론과 같은 재량권의 일탈 내지 남용에 관한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 박준서(주심) 김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