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취득·장물알선] 확정[각공2004.12.10.(16),1773]
[1] 장물취득죄에 있어서 고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
[2] 전당포 영업자가 재물을 전당잡으면서 인도받을 당시에 장물인 정을 알지 못하였다면, 그 후 장물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은 행위가 장물취득죄에 해당할 여지는 없고, 또한 대여금 채권의 담보로 위 재물을 전당잡은 행위는 점유할 권한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장물보관죄도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한 사례
[1] 전당포 영업자가 돈을 대여하고 물건을 전당잡는 행위(질권설정 행위)는 전당잡은 물건에 대하여 사실상의 처분권을 획득하는 행위로서 장물취득죄에 있어서의 장물취득 행위에 해당하여 장물취득죄에 있어서의 고의 여부는 이 때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2] 전당포 영업자가 재물을 전당잡으면서 인도받을 당시에 장물인 정을 알지 못하였다면, 그 후 장물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은 행위가 장물취득죄에 해당할 여지는 없고, 또한 대여금 채권의 담보로 위 재물을 전당잡은 행위는 점유할 권한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장물보관죄도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62조 제1항 [2] 형법 제362조 제1항
피고인
피고인
김도균
변호사 이희영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1.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고,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피고인은 서울 중구 남창동 에서 전당포 영업을 하는 자인바,
2. 가. 2001. 8. 10.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상호불상 커피숍에서, 공동피고인 으로부터 동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1. 항과 같이 편취한 5.89캐럿 에메랄드 반지 1개 시가 4,550만 원 상당을 그것이 장물인 정을 알면서도 동인에게 1,800만 원을 대출하여 주고 위 반지를 보관하던 중 위 공동피고인으로부터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은 것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모두 14회에 걸쳐 위와 같은 방법으로 루비, 에메랄드 각 4점,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각 3점을 대출금 합계 1억 7,200만 원에 대출하여 주고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아 장물을 취득하고,
나. 같은 해 7. 중순경 공동피고인 운영의 귀금속점에서, 공동피고인 으로부터 동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1. 항과 같이 편취한 2.16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1개 시가 3,380만 원 상당을 팔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것이 장물인 정을 알면서도 같은 달 중순경 불상지에서 성명불상자로 하여금 위 반지를 대금 2,800만 원에 매수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같은 달 하순경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이 다이아몬드 4점을 대금 합계 9,800만 원에 매수하게 하여 장물의 양도를 알선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①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사이의 거래 관계, 거래 기간, 거래 횟수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은 공동피고인으로부터 원심 판시 별지(이하 '별지'라고만 한다) 범죄일람표 (4) 기재 각 보석들을 전당잡을 당시 그 보석들이 장물인 정을 알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2001. 10. 초순경 공동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소유권포기각서는 담보를 확실히 해 두기 위한 것에 불과하여 위 각서에 서명을 받음으로써 장물을 취득한 것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가. 항과 같은 장물취득죄는 성립하지 않고, ② 피고인이 공동피고인으로부터 다이아몬드의 매각 의뢰를 받아 매매를 중개한 것은 그 수가 많을 뿐 아니라 따로 장부에 기재하지도 않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피고인은 다이아몬드의 매각 의뢰를 받을 때마다 시가의 90-100%의 가격으로 물건을 팔아주고 수수료로 10만 원 내지 30만 원 정도를 받았을 뿐이지,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은 시가의 각 다이아몬드를 그 기재의 가격으로 매매알선한 사실은 없어, 피고인으로서는 다이아몬드 매매알선시 장물인 정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나. 항과 같은 장물알선죄 또한 성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에 대한 검사의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하여 원심이 선고한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 단
가. 직권 판단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제2의 가. 항 제1행 중 '2001. 8. 10.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상호불상 커피숍에서'를 '2001. 10. 초순경 원주시 소재 고속터미널 부근에서'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였고 당원이 이를 허가하였으므로, 당초의 공소제기를 전제로 하는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변경된 공소사실에 의할 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공소장 변경 후 변경된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장물취득의 점에 대한 판단(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가. 항)
(1) 장물인지 여부
피고인의 일부 진술(당심 제21회 공판기일에서의 진술), 공동피고인 및 김종원, 김영규, 신인철, 이수정, 윤석진의 각 진술에 의하면, 공동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 각 보석들의 피해자들(위 범죄일람표 순번에 따른 피해자들 : 1. 김종원 2. 안갑헌 3. 김영규 4. 강두희 5. 이상오 6. 안갑헌 7. 김종원 8. 이수정 9. 김길모 10. 김종원 11. 정호권 12. 김종원 13. 홍도철 14. 안갑헌)에게 "당신 귀금속을 내 거래처에 팔아 그 대금을 바로 지급하겠으니 귀금속을 달라."는 취지의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 각 보석들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그 보석들은 공동피고인이 사기죄를 범함으로써 영득한 재물이라고 할 것이어서 장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피고인이 보석들을 전당잡을 당시 장물인 정을 알았는지 여부
피고인 및 공동피고인의 각 진술, 공판기록에 편철된 전당물대장(99정 내지 180정)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의 순번 1, 2는 각 2001. 5. 2., 순번 3은 2001. 6. 25., 순번 4는 2001. 6. 29., 순번 5, 6은 각 2001. 7. 2., 순번 7은 2001. 7. 5., 순번 8, 9는 각 2001. 7. 18., 순번 10은 2001. 7. 17., 순번 11은 2001. 7. 19., 순번 12는 2001. 7. 25., 순번 13, 14는 각 2001. 8. 9.에 각 그 기재와 같이 공동피고인으로부터 보석들을 담보로 받고 공동피고인에게 돈을 대여하여 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1970.경부터 서울 종로4가에 있는 금은세공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20여 년 전부터 보석중개상(속칭 나까마)을 하면서 동시에 1998. 2. 24.경부터 전당포영업을 하고 있고, 공동피고인은 1989.경부터 귀금속 판매점을 경영하면서 아울러 보석중개상으로서 영업을 하여 왔는데, 피고인은 공동피고인과 사이에 10여 년 전부터 연간 100여 회 이상 보석들을 담보로 돈을 대출하여 주거나, 매매알선을 부탁하는 보석들을 제3자에게 매각하여 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법으로 보석거래를 하여 온 점, ② 공판기록에 편철된 전당물대장(99정 내지 180정)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00. 10. 31.부터 2001. 8. 9.까지 피고인이 공동피고인에게 각종 보석류를 담보로 받고 돈을 대여한 것은 124회(2000. 10. 31. : 2회, 2000. 11. : 16회, 2000. 12. : 11회, 2001. 1. : 9회, 2001. 2. : 18회, 2001. 3. : 15회, 2001. 4. : 18회, 2001. 5. : 15회, 2001. 6. : 10회, 2001. 7. : 8회, 2001. 8. 9. : 2회)에 이르고 그 중 이 사건 장물취득으로 기소된 14회를 제외하고는 공동피고인이 차용금을 변제하고 보석을 찾아가거나, 그에 상응하는 다른 물건을 가져와 수수료를 주고 전에 맡겼던 보석을 찾아가는 방법으로 전부 찾아간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특히 공동피고인은 피고인으로부터 2001. 5. 한 달 동안 15회에 걸쳐 2억 5,200만 원을, 2001. 6. 한 달 동안 10회에 걸쳐 1억 5,000만 원을 차용하였는바, 그 중 2001. 5. 2.자 차용금 2,000만 원, 2001. 6. 25.자 차용금 1,800만 원, 2001. 6. 29.자 차용금 500만 원을 제외한 각 그 달의 나머지 차용금을 모두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변제한 후 담보로 맡긴 보석을 찾아 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③ 뿐만 아니라, 위 전당물대장의 각 기재에 의하면, 공동피고인은 피고인에게 보석을 전당잡히고 돈을 빌린 후 통상 10일 내지 한 달 내에 차용금을 변제하고 보석을 찾아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공동피고인이 비록 2001. 6. 25. 이후 담보로 맡긴 보석에 대하여 차용금을 갚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같은 해 7. 2., 7. 4., 7. 5., 7. 7., 7. 9.에 6. 25. 이전에 빌린 돈을 갚았고, 나아가 피고인이 전당잡은 180여 개의 보석들에 대하여 그 종류 및 질량 등을 살펴보면, 공동피고인이 특정 보석을 계속 돌려가며 전당잡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한두 번만 전당 잡힌 보석이 많으며, 이 사건에서 문제된 14개의 보석 중 별지 범죄일람표 10번의 12.3캐럿 사파이어는 2001. 2. 7. 전당잡혔다가 2001. 2. 16. 찾았고, 2001. 2. 22. 또 전당잡혔다가 2001. 3. 12. 찾았으며, 2001. 6. 19. 또 다시 전당잡혔다가 2001. 7. 9. 찾았고, 2001. 7. 17. 마지막으로 전당잡힌 후 돈을 갚지 못하여 찾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나, 그 외 13개의 보석은 전당잡힐 당시 처음 맡겨진 것으로 보이므로, 공동피고인이 마지막으로 돈을 갚은 2001. 7. 9.경부터 마지막으로 보석들을 전당잡힌 같은 해 8. 9.경까지 차용금을 갚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인으로서는 공동피고인이 2001. 7. 9. 이전에 맡긴 보석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이후 맡긴 보석들에 관하여도 공동피고인이 편취한 장물이라는 정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위 보석들이 모두 공동피고인의 소유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의 당심 일부 법정 진술, 공동피고인, 이수정, 김준, 신인철, 김영규, 윤석진의 각 진술에 의하면, 공동피고인은 당시 3,000만 원 정도의 물건을 가지고 장사를 하였고, 공동피고인의 사무실에는 물건이 거의 없어 주문이 들어오면 다른 가게에서 물건을 가져다 팔고 수수료를 받아 왔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본 피고인과 공동피고인의 관계를 고려할 때, 피고인은 공동피고인으로부터 보석들을 전당잡을 당시, 그 보석들이 공동피고인의 소유가 아니라는 정은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나, 보석 중간거래상은 직접 매수인에게 매수를 의뢰할 뿐만 아니라 다른 보석 중간거래상에게 매매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어 타인 소유의 보석을 위탁거래하거나 담보로 잡히고 융통을 하는 경우가 빈번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담보로 잡는 보석이 확실하고 그 대금의 변제만 확실하게 해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석의 소유자에 대하여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을 수 있고, 비록 공동피고인의 영업 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석중개상으로 다른 사람의 보석을 위탁받아 거래할 수 있으며, 공동피고인으로서도 피고인과의 거래 내역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과 위 보석들을 거래할 당시 장물을 처분하여 현금화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금원을 차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여지가 높으므로, 피고인이 위 보석들이 공동피고인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보석들이 공동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보석들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⑤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 각 보석의 시가 합계가 원심 판시와 같이 292,280,000원 상당에 이른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공동피고인의 일부 진술 및 피해자들의 각 진술이 있으나, 이는 피해자들의 일방적인 진술에 불과하여 위 각 진술만으로는 위 각 보석의 시가 합계가 292,280,000원 상당에 이른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공동피고인 또한 원심 제5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증언함에 있어 "당시 대출가격이 현저하게 낮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 ⑥ 피고인, 신인철, 김영규의 각 진술에 의하면, 공동피고인이 2001. 8. 10.경 강원도로 행방을 감춘 후,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공동피고인으로부터 보석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 주었는지에 대하여 질문하자, 피고인이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이 거짓말한 점만으로 피고인이 공동피고인이 가지고 온 보석들을 전당잡을 당시 장물인 정을 알았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 등과 앞서 본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사이의 거래 관계, 거래 기간, 거래 횟수에, 공동피고인이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을 기망하여 보석을 편취하는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공동피고인으로부터 보석들을 전당잡을 당시 위 보석들이 공동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장물이라는 정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은 행위가 장물취득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장물취득죄 부분의 일시와 장소를 '2001. 10. 초순경 원주시 소재 고속터미널 부근에서'로 변경하였는바, 피고인의 원심 및 당심 법정진술과 공동피고인, 이수정, 신인철, 김영규, 김종원의 각 진술에 의하면, 2001. 8. 9. 공동피고인이 피고인에게 지금까지 맡겨 놓은 보석을 담보로 5,000만 원을 더 대여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위 보석들에 대한 소유권포기각서를 작성하는 것을 조건으로 3,000만 원만 더 대여하겠다고 말하고 같은 달 말경 1,000만 원을 공동피고인에게 송금한 사실, 피고인은 2001. 8. 10. 소유권포기각서를 작성하여 그날 공동피고인의 서명을 받으려 하였으나, 공동피고인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아 서명을 받지 못한 사실, 피고인은 공동피고인이 2001. 8. 10. 무렵 행방을 감춘 후 피해자들로부터 자신들의 보석이 피고인의 전당포에 없느냐는 문의를 받은 사실, 2001. 10. 초순경 피고인은 공동피고인으로부터 원주로 내려와 나머지 대여금 1,400만 원과 진주알 3개를 가져다 달라는 연락을 받고, 공동피고인과 원주시 소재 고속터미널 부근에서 만나 공동피고인으로부터 소유권포기각서에 서명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피고인의 전당포에 자신들의 보석이 없느냐는 문의를 받은 시점부터는 위 보석들이 장물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인식하였을 수는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피고인이 2001. 10. 초순경 원주시 소재 고속터미널 부근에서 공동피고인으로부터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은 행위가 과연 장물취득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장물취득죄에서 취득이란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재물에 대한 사실상의 처분권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바(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1366 판결 참조), 이러한 장물취득 행위는 반드시 소유권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며, 대법원도 다수의 판결에서 전당포영업주가 전당물을 전당잡는(입질받는) 행위가 장물취득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으므로( 대법원 1985. 2. 26. 선고 83도1215 판결 , 대법원 1985. 2. 26. 선고 84도2732, 84감도429 판결 ,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207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같이 전당포 영업자가 돈을 대여하고 물건을 전당잡는 행위(질권설정 행위)는 전당잡은 물건에 대하여 사실상의 처분권을 획득하는 행위로서 장물취득죄에 있어서의 장물취득 행위에 해당하여 장물취득죄에 있어서의 고의 여부는 이 때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물취득죄는 취득 당시 장물인 정을 알면서 이를 취득하여야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재물을 인도받은 후에 비로소 장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고 하여 그 재물의 수수행위가 장물취득죄를 구성한다고는 할 수 없다( 대법원 1971. 4. 20. 선고 71도468 판결 참조).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당포 영업자인 피고인이 재물을 전당잡으면서 인도받을 당시에 장물인 정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면, 그 후 장물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은 행위가 장물취득죄에 해당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진술, 공동피고인의 당심 법정진술, 당심 증인 유지숙의 진술에 의하면, 위 소유권포기각서의 의미는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공동피고인에게 압박을 가하여 담보를 더 확실히 하기 위한 것으로 피고인에게는 공동피고인이 차용금을 변제하면 언제든지 보석을 돌려줄 의사가 있었고, 공동피고인 또한 소유권포기각서를 써 주었으나 피고인에게 돈을 갚겠다고 약속하면서 담보로 맡긴 보석을 처분하지 말 것을 부탁하였으며, 전당업주에게 귀금속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릴 때 소유권포기각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피고인이 공동피고인으로부터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은 행위는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사이의 금전관계를 정산하여 피고인이 전당물에 대한 소유권을 완전히 취득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담보를 확실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위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은 행위가 별개의 취득행위라고 볼 여지는 더더욱 없다 할 것이다. 또한, 장물인 정을 모르고 장물을 보관하였다가 그 후에 장물인 정을 알게 된 경우 그 정을 알고서도 이를 계속하여 보관하는 행위는 장물보관죄를 구성하는 것이나 이 경우에도 점유할 권한이 있는 때에는 이를 계속하여 보관하더라도 장물보관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대법원 1986. 1. 21. 선고 85도2472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이 대여금 채권의 담보로 보석들을 전당잡은 행위는 점유할 권한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장물보관죄도 성립할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4) 소 결
따라서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공동피고인으로부터 보석들을 전당잡을 당시 위 보석들이 공동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장물이라는 정을 알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전당포 영업자인 피고인이 재물을 전당잡으면서 인도받을 당시에 장물인 정을 몰랐다면, 그 후 장물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 소유권포기각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장물취득죄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장물알선의 점에 대한 판단(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나. 항)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은 시가의 각 다이아몬드를 그 기재와 같이 약 80%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매매알선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공동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이수정의 진술, 공동피고인 자필의 처분 일람표의 기재(2002년 형제 8915호 수사기록 183정)가 있으나, 우선 위 각 다이아몬드의 현물을 감정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공동피고인의 일부 진술 및 피해자 이수정의 진술만으로는 다이아몬드의 시가가 위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인의 진술, 공동피고인의 당심 법정진술(제2회 공판기일), 공판기록에 편철된 각 인증서의 각 기재(318정 내지 338정)에 의하면, 통상 보석중개상에게 보석매매를 의뢰할 때 가격을 제시하여 위탁하고, 보석중개상은 매수자와 절충한 끝에 가격이 위 제시한 가격보다 낮게 책정될 때에는 다시 위탁 의뢰인과 상의하여 가격을 결정하며, 미조감정서가 첨부된 다이아몬드의 경우 수수료로 1-2% 정도의 이익을 보고 매매를 중개하는 사실, 피고인은 지난 10여 년간 공동피고인과 사이에 보석 매각의뢰를 받고 이를 팔아준 후 수수료를 취득하는 거래를 해 왔는데, 이 때 피고인은 보석 시가의 90-100%의 가격으로 물건을 팔아주고, 수수료로 10만 원 내지 30만 원을 받아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 및 위 나. 항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사이의 거래 관계, 거래 기간, 거래 횟수에, 통상 다이아몬드는 그 시가의 90% 이상으로 매매가 가능하므로, 보석중개상인 공동피고인으로서는 본인이 직접 매매하여 현금화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에게 시가의 80% 가격으로 팔아달라고 부탁하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을 보태어 보면, 공동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이수정의 진술, 공동피고인 자필의 처분 일람표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은 시가의 각 다이아몬드를 장물인 정을 알면서 약 80%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매매알선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심 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에 직권 파기 사유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